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138)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138화
객관적으로 말해서 현재 은 북미 영화계의 기대작이 아니다.
물론 내가 슈퍼노바 닷지볼과 SNL 프로모를 돌면서 불렀던 의 인지도는 높다.
수플레들과 영화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꼭 봐야 할 영화로 꼽히고 있기도 하고.
하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있어서는 그리 눈에 띄는 영화가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사운드 오브 선이 뭔데??
미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수 감사절을 앞둔 시즌.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회사가 준비한 신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고, 웨스트 할리우드를 비롯해 개봉을 기다리는 대형 블록버스터들이 즐비하다.
이 상황에서 어느 재즈 피아니스트의 전기 영화가 눈에 띄기는 힘들 것이다.
배급사인 실버 스크린이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지만, 대형 블록버스터들이 수백억을 들여 쏟아붓는 물량을 따라잡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니 다른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마침 월드 아트 스튜디오라고 하니 떠오르는 게 하나 있네요.」
초이스 어워드의 레드 카펫 행사장.
내가 웃으며 인터뷰어에게 말했다.
「처음에 을 제안해 준 곳이 바로 월드 아트 스튜디오였거든요. 당시 그곳의 관계자 분이 그러셨어요. 아시안 무비는 팔리지 않는다. 그러니 당신 아버지의 인종을 바꿔 보자, 라고 하더라구요. 아하하핫!」
「…….」
인터뷰어가 경악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든 채 굳었다.
「엇… 그… 그…….」
「네?」
「…정말인가요?」
「네. 물론 저도 그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죠. 영화 업계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고.」
내가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말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다른 스튜디오에서 영화를 진행하게 되었고, 이렇게 영화가 멋지게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분께 감사하죠.」
「…….」
인터뷰어가 침을 꿀꺽 삼키며 마이크를 내밀었다.
특종을 잡은 듯한 표정.
「그때 당시에 그런 이야기만 들었던 건가요?」
「아뇨. 한 가지 더 있었어요.」
내가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아니, 되살리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었다.
다 기억하고 있으니까.
「어차피 아시안은 다른 나라 배우를 써도 모르기 때문에 한국 국적인 배우가 아니라 다른 나라 배우를 써도 될 거라고요.」
「…….」
다시금 입을 벌리는 리포터.
카메라맨과 리포터의 표정을 바라보며 내가 씩 웃었다.
다른 건 몰라도 화제성은 걱정할 필요 없을 것 같다.
* * *
영화계에 대형 떡밥이 투척됐다.
그것은 폭탄이었다.
[써니가 영화의 비하인드에 대해 밝히다, “그들이 아버지의 인종을 바꾸라고 했다.”]흔히 영화 개봉을 앞두고 벌어지는 일들이었다.
토크쇼에 출연한 배우들이 영화 제작 전에 있었던 어처구니없었던 비하인드를 밝히는 그런 것들.
하지만 이번에는 파급력이 달랐다.
바로 인종 차별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다.
-WTF
-내가 지금 뭘 들은거지????
-아시안 무비는 안 팔린다는 말은 솔직히 차별적이긴 하지만 영화사 입장에선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함. 그런데 실존인물인데 인종을 바꿔라?? 제정신인 건가?
-월드 아트 스튜디오는 평소에 정치적 올바름을 내세우면 뭐하냐. 뒤에서 저러고 있는데.
곧장 인터넷을 강타한 뜨거운 떡밥.
너 나 할 것 없이 비난 여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가장 열이 오른 것은 바로 뉴블랙의 팬인 수플레들이었다.
‘……돌았나?!’
배역의 인종을 바꾸는 경우야 종종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대부분 가상의 캐릭터에 국한된 이야기지, 실존 인물을 말하는 건 아니었다.
게다가 인종을 변경하자는 말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아들의 면전에서 하다니.
-가만두지 않겠다!
열이 뻗칠 대로 뻗친 수플레들이 화력을 퍼붓기 시작했다.
실시간 트렌드에 올라가는 해시 태그.
SNS 업로드.
항의 메일 보내기.
그리고 여기에 한국인들도 가세하고 있었다.
[뉴블랙 우주, 영화 제작 전 비하인드 공개 “다른 스튜디오에서 선명주의 인종을 바꾸자 했다”]소식을 들은 누구나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선명주였다.
예전에야 몰랐지만 지금에는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얼마나 재즈사에 큰 족적을 남겼는지.
그런 인물의 인종을 바꾸겠다고 했던 할리우드 영화사의 만행에 모두가 경악했다.
-미친거 아님??
-아 진짜 미친놈들 욕이 아깝다
-와ㅋㅋㅋㅋㅋㅋㅋㅋ 나였으면 울 아빠 백인이나 흑인으로 바꾸자는 말에 주먹날아갔음
-어질어질하다;
일상 속에서도 ‘그거 보셨어요? 선명주 영화 얘기?’, ‘미친 거 아냐?’ 하는 대화가 나올 정도.
그렇게 한국인들과 수플레들의 연합 공격이 펼쳐졌다.
그리고 이런 공격에 대해 월드 아트 스튜디오는 처음에는 무신경한 반응을 보였다.
-어쩌라고~
흑인 배우가 현장에서 인종 차별 당했다는 폭로를 해서 시끌시끌해도 ‘오, 그래요?’ 하고 말아 버리는 메이저 영화사.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며칠 지나면 잠잠해질 테니까. 그때까지만 기다리죠.”
“그러자고.”
흑인이 인종 차별을 당해도 슥 넘어가는데, 그보다 더 소수인종인 아시안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간과하고 있던 것은 바로 발언을 한 인물의 영향력이었다.
5000만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국민 아이돌.
라이브에만 천만 명을 동원한 슈퍼스타.
헤일리 블루나 콜드 브라운같이 대중문화에 영향력이 큰 유명 스타들과의 인맥까지.
“저기…….”
“응?”
“전혀 잠잠해지지 않는데요. 계속 시끄러워지고 있습니다.”
“…….”
오히려 월드 아트 스튜디오의 무반응에 더욱더 열이 오르는 분위기.
“그… 한국에서 아예 월드 아트 스튜디오를 불매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데요.”
“말만 그럴 거야. 신경 쓰지 마.”
“예매율이 반토막이 났답니다.”
“…….”
영화 시장에서 세계 10위 안에 들어가는 국가의 흥행이 위험한 상황.
여기에 아시아권의 여러 나라들에도 이 이야기가 퍼져 나가면서 월드 아트 스튜디오 관계자들의 표정이 초조해졌다.
“이대로라면 국내 성적은 몰라도 글로벌 성적이 조금 위험할 것 같습니다. 무언가 대처를 해야…….”
“젠장. 대체 팬이 몇 명인 거야?!”
여기에 영화 업계에 종사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도 제각기 단체를 통해 성명문을 내거나 이 발언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월드 아트 스튜디오가 가장 먼저 소집한 것은 바로 법무팀이었다.
회의실에 소집된 변호사 군단에게 임원이 물었다.
“어때? 입막음이 가능한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적절한 법적인 절차가 없을뿐더러, 당시 내용을 공개하면 안 된다는 조항도 없었고요. 오히려 법적으로 압박할수록 모양새가 안 좋을 겁니다.”
“흐으음…….”
그랬기에 월드 아트 스튜디오는 STEP 2에 들어갔다.
-레몬아.
-?
-너희 녹취록 가지고 있니?
캘리포니아에서 녹취 파일이 적법하건 아니건 상관없었다.
증거가 없다면 적절하게 뭉개고 넘어갈 수 없을까, 하며 레몬 쪽을 찔러보던 월드 아트 스튜디오는 확신했다.
‘뭔가 가지고 있다.’
발뺌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그랬기에 그들은 최종의 최종 단계에 들어갔다.
“크리스.”
“예.”
월드 아트 스튜디오에서 작품의 제작 기획 초반 단계를 전담하고 있는 유능한 직원, 크리스 핀.
은발의 중년 남자에게 임원들이 통보했다.
“자네는 해고야(You’re fired).”
“예?”
“그동안 수고 많았네. 자네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는 동안 보안팀이 자네의 개인 짐을 가져다줄 걸세. 나갈 때 사원증은 반납하고 나가도록.”
“예???”
크리스 핀이 눈을 휘둥그레 뜨며 임원들을 바라보았다.
평소에 그를 에이스처럼 취급하던 이들이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그의 눈이 당혹으로 물들었다.
‘아니…… 이…….’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사실, 본래대로였다면 그가 해고당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올해 1월의 뉴블랙은 미국에서 떠오르는 루키이긴 했으나 이 정도 화제성을 만들 힘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의 대흥행과 슈퍼노바 닷지볼 등이 합해진 지금, 뉴블랙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 중 하나였다.
일단 전 세계 차트가 오버쿡으로 들썩이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
크리스 핀의 머릿속에 이번 인터뷰를 하던 선우주의 표정이 떠올랐다.
방긋 웃고 있는 얼굴.
하지만 그 눈빛 속에서 활화산 같은 용암이 분출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마치 그렇게 말하는 듯했다.
-앞으로 절대 잊지 않을 거야.
그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판단 미스였다.’
뉴블랙이 이렇게까지 뜰 줄은 몰랐던 그였다.
그저 핫한 보이밴드 중 하나로 활동만 할 줄 알았는데…….
하지만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후회를 하건 이미 상황은 늦은 뒤였다.
“이…….”
크리스 핀은 황망한 얼굴로 회사 바깥으로 쫓겨났다.
그리고.
누군가의 앞길이 막막해지는 동안 월드 아트 스튜디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메이저 영화사다운 일 처리였다.
깔끔한 입장 표명에 수플레들이 공격을 멈추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평소로 돌아와 초이스 어워드에서 여러 상을 수상하는 뉴블랙을 보며 기뻐할 때.
우주의 발언은 생각지 못한 나비효과를 불러오고 있었다.
“그거 봤어? 아시안이니 아무 나라 배우나 써도 될 거라고 한 발언?”
“나도 봤어.”
바로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국적 배우들이었다.
‘이 새끼들! 나한테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할리우드에 온 이후로 겪었던 어처구니없는 일들에 대해서 다들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난 파키스탄 출신 배우인데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인도인 연기를 시키면서 그러더라 ‘인도랑 차이가 대체 뭔데?’
-헝가리에서 태어났는데 동유럽이니 러시아인 연기를 하라고 했어. 뭐 다들 먹고 살려면 그렇게 하는 거지. 영어를 유창하게 하니까 러시안 액센트를 넣으라고 하더라고
-너희는 축복받은거야.. 내가 온 곳은 발음도 못하더라고
미국인들 특유의 타국에 대한 관심 없음에서 비롯된 무지들.
그동안 배우들이 자신들이 겪었던 일들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풀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흐름이 만들어졌다.
인터뷰나 트윗 등에서 해당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나오는 서두.
-이번에 사운드 오브 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사운드 오브 선에서 써니가 겪었던 일에 대해 들었어. 나 역시….
-사운드 오브 선이….
그것은 바로 의 인지도가 굉장히 높아졌다는 것이었다.
제목을 들어 보지 못했던 이들도 시끌시끌하고 자극적인 뉴스 때문에 이제는 제목을 인지할 정도가 되었다.
단순히 발언 하나만으로 벌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당사자인 써니는 쿨하게 월드 아트 스튜디오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월드 아트 스튜디오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어요.]다른 인터뷰에서 여유롭게 미소 짓는 미남.
[스튜디오의 뜻이 아니라 당시 그 발언을 했던 분의 개인 발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수긍했습니다. 그때의 발언에 아무 상처를 받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잖아요?]쿨하게 넘기는 애티튜드에 대중들이 감탄했다.
‘나였으면 엄청 화가 났을 텐데…….’
‘대범하다.’
‘어쩜 사람이 저렇게 차분할까.’
* * *
내가 알고 있는 위대한 현자들.
그러니까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가끔 세상 이치를 통달한 발언을 하는 현자들이 아랫집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들었던 발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었다.
-행님. 군자의 복수는 존나 깁니다.
그렇다.
군자의 복수는 몹시 긴 것이다.
-뉴블랙 우주 ‘월드 아트 스튜디오의 사과에 감명 받았다’
-월드 아트 스튜디오가 지난 1월에 있었던 발언에 대해 뉴블랙의 리더에게 공식 사과하다
-[충격] ‘아버지 썬’ 선명주의 인종이 바뀔 뻔했던 사연은?
줄줄이 올라오는 해외와 국내 기사들을 바라보면서 내가 웃음을 터뜨렸다.
“후후후후후.”
“후후후후!”
“후흐흐하하하하하!”
“흐하하하하!”
동생들과 내가 꺄르륵 박장대소를 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특히나 리혁이가 의외로 제일 좋아하고 있다.
“흐헤헤헤헤헤!”
푼수 같군.
아마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정의 구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좋아?”
“가끔 상상하거든요. 신인 시절에 우리한테 못되게 굴었던 사람들을 폭로해서 복수하는 그런 상상.”
“음. 나도 가끔 하지.”
“그런 상상이 현실로 좀 이뤄진 기분이어서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이르지만 샴페인이라도 딸까요? 너무 속이 시원한데.”
“그건 좀 기다려 보면 어떨까요. 감독님.”
벌써 샴페인이라도 하나 따고 싶다며 기뻐하는 감독님을 말리며 웃었다.
이번 영화에 참여했던 한국계 스탭들, 그리고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인원들이 속이 뻥 뚫린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석환 형이 말했다.
“그때 진짜 얼마나 당황했는지 몰라. 갑자기 인종이랑 배우의 국적을 바꾸자고 하니까.”
“에이전트 님은 그때 테이블 아래로 뻐큐 날리고 그랬잖아요. 다들 속으로 얼마나 열불이 터졌겠어요.”
따지고 보면 이 영화에 모이게 된 스탭들의 90%가 그때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찾아온 것이니 이런 반응이 이해가 갔다.
스탭 중 하나가 감동 받은 얼굴로 말했다.
“그런데 진짜 우주 씨 덕분이에요.”
“네?”
“얘네 절대 사과 안 했을 거거든요. 우주 씨처럼 유명한 사람이 이야기를 하니까 눈치 보고 사과하는 거지, 할리우드 애들이 절대 이런 거 가지고 사과하는 애들이 아니에요.”
“그런가요?”
“흑인 배역은 차기작에서 다른 배우로 바꿔도 관객들이 구분 못 한다고 말한 사람도 멀쩡히 경영 잘하고 있는데요. 뭘.”
“…….”
문제 발언을 한 사람이 그리 고위 임원이 아니고, 나의 영향력까지 합쳐진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크게 상관은 없는 일이었다.
그때의 설움을 되갚아 준 게 조금 시원하긴….
“꺄르륵!”
…많이 시원하긴 하지만 단순히 그 때문에 이야기를 꺼낸 건 아니었으니까.
만약에 영화의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면 애초에 월드 아트 스튜디오에 관한 얘기를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시작이에요.”
“……?”
고개를 갸웃하던 비주가 물었다.
“뭐가 시작이에요. 형?”
“홍보.”
궁금해하는 얼굴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내가 설명했다.
“제가 홍보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홍보라는 건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생각하는 홍보는 물결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까 해변가에 밀려오는 파도처럼.
욕조에서 물장구를 열심히 치면 그것이 물결이 되듯이, 물살에 맞춰서 물장구를 잘 쳐서 파도까지 만드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다가가는 파도처럼, 홍보도 그렇게 되도록.
“그래서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야 하거든요.”
지금까지의 에는 아무런 서사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월드 아트 스튜디오를 언급하면서 한 가지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놓았다.
-소외된 집단에 대한 서사.
내가 설명했다.
“제가 보기에 은 단순히 영화만으로 홍보하기가 힘들어요. 아버지의 인지도가 엄청난 우리나라나 일본이라면 다르지만, 북미 쪽은 그렇지 않잖아요.”
아빠의 이름 석 자만으로 홍보가 가능한 국가들과 달리 이곳은 아빠에 대한 관심이 없다.
실버 스크린에서 과하게 홍보 예산을 삭감하긴 했지만, 객관적으로 보아도 팔리기 힘든 영화긴 했다.
-한국인 주인공.
-서사의 30%가 한국 배경.
-한국어가 나옴.
아무리 음악이 좋은 뮤지컬 영화라고 홍보해도 대중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진 않을 것이다.
좋은 상품이 있어도 대중들이 쓸 마음이 안 생기면 아무 소용이 없듯이.
물론 이 부분은 나중에 입소문이 해결해 줄 수도 있지만 일단 가장 큰 관건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봐야 할 흐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 할리우드에서 비영어권 작품들이 흥행을 하거나 수상했을 때의 흐름을 눈여겨봤어요.”
아카데미 상을 휩쓸어 간 영화들, 혹은 미국에서 굉장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영화들.
거기에는 하나의 흐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테마였다.
-마틴 루터 킹 50주년에 흑인 기념 영화가 나왔는데 너네… 정말 가만히 있을 거니?
-아프리카의 민주주의 투쟁을 다룬 영화야. 상 안 줄 거임??
바로 화두를 던져야 한다는 거였다.
“지금까지 조명 받지 못했던 음악인. 한때 유명했지만 할리우드에서 인종까지 바꾸라고 했을 정도의 포지션인 한국 스타. 무명이 아니지만 무명 같은 스타의 이야기.”
내가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 월드 아트 스튜디오를 이야기한 건 바로 그런 흐름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할리우드에서 보면 그런 타이밍들이 있잖아요. 아, 올해는 흑인 관련, 아시안 관련 영화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 느낌.”
“…….”
“바로 저희가 그걸 만들 거예요.”
그냥 영화만 좋다고 ‘하하! 저희 영화 재미있어요!’ 하는 건 효과가 없다.
최대한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홍보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 나를 바라보는 이들의 눈빛이 신기했다.
“……다들 왜 그러세요?”
“그.”
중현이가 말했다.
“제가 아버님 영화를 감명 깊게 봐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요.”
“응.”
“정말 아버님이랑 형이랑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방금 흐름 이야기하고 그럴 때.”
“……?”
모두가 그 말에 공감한다는 듯 웃었지만 나는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