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leashed and Talent Explosion RAW novel - Chapter 141
방출되고 재능폭발 141화
정우의 소개가 끝나고 가디언스의 라인업이 소개됐다.
-오늘 한정우 선수와 호흡을 맞출 선수는 가디언스의 안방마님, 코빈 선수입니다.
-작년에도 한정우 선수와 좋은 호흡을 보여준 선수죠.
타격이 조금 아쉽지만, 수비면에서는 내셔널리그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인 코빈이 그의 파트너로 출전했다.
-핫코너는 토니 무어와 윌슨 마르테 선수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1루와 3루를 책임집니다.
-키스톤 콤비 역시 앤서니 우드 선수와 미카엘 선수가 호흡을 맞추겠습니다.
가디언스의 외야까지 소개가 끝나고 캐스터가 말했다.
-가디언스는 작년과 비교해서 라인업이 바뀌지 않았군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야수 쪽에서는 FA로 풀리는 선수가 없었고 무엇보다 세부지표도 모두 훌륭했습니다.
-부상으로 빠진 선수도 없었기에 굳이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필요가 없었겠군요.
-맞습니다. 전문가들도 가디언스가 작년과 같은 전력을 보여준다면 2년 연속 챔피언에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으니까요.
전력보강이 없던 가디언스지만, 올 시즌 역시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다.
그만큼 가디언스의 전력은 압도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운드 쪽은 약간의 불안감이 있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일단 에이스인 루터 선수가 유리몸이란 평가를 받으며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부상으로 로스터에서 제외된 것이 가장 뼈아픕니다.
에이스는 팀에서 큰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건 단순히 공을 잘 던진다를 넘어서 팀을 이끌어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팀 내 투수들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이유였다.
그런데 루터는 1년도 아니고 2년 연속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했다.
이 사실은 에이스로서의 자질을 의심해볼 수 있는 일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한정우 선수가 해줘야 하는 역할은 최소한 퀄리티 스타트가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개막전 투수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을 때 그 팀의 투수 로테이션이 잘 돌아갈 수 있습니다.
정우가 할 일은 하나였다.
6이닝 이상을 3실점 이내로 막는 것.
작년 정우의 활약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불안한 점은 그가 커리어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나선다는 점이었다.
그 부분을 알기에 오멘 감독은 연습투구를 끝낸 정우에게 다가갔다.
“잘 알고 있겠지만, 평소대로 네 공을 던지면 제대로 때릴 수 있는 녀석이 없을 거다.”
“예.”
“힘내라.”
오멘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홀로 남은 정우는 로진을 손에 묻히며 주위를 바라봤다.
‘소연이가 안 보이는 건 좀 아쉽네.’
오늘 소연이는 집에서 시청하기로 했다.
정연이가 너무 어리기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 데려올 수 없었다.
‘언젠가는 정연이도 여기에 와서 이 아빠가 던지는 걸 보는 날이 오겠지.’
마운드 위에서도 정연이 생각밖에 하지 않는 정우는 딸 바보의 정석과도 같아졌다.
정우 스스로도 설마 본인이 이렇게까지 자식을 생각하는 사람이 될 줄은 몰랐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으니 말이다.
‘이 모든 게 야구 덕분이지.’
이런 생각의 변화를 맞이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야구 덕분이었다.
그렇기에 정우는 공을 던지는 게 즐거웠다.
‘자, 그럼 오늘도 열심히 일해볼까?’
때마침 타석에 타자가 들어왔고.
“플레이볼!!”
구심의 외침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 * *
마운드에 선 정우가 상체를 숙이고 코빈의 사인을 확인했다.
‘네가 어떤 준비를 했는지 보여주자. 포심 패스트볼.’
구종을 결정한 코빈이 양팔을 좌우로 펼쳤다.
자유롭게 던지라는 사인이었다.
고개를 끄덕인 정우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후우……!”
심호흡을 뱉고 몸을 비틀면서 킥킹에 들어간 그가 무게중심을 앞으로 이동시키면서 힘을 전달했다.
“흡!!”
팔을 돌려 정확한 포인트에서 짧은 기합과 함께 공을 던졌다.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은 좌타 기준 바깥쪽 낮은 코스를 날카롭게 찔렀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초구 바깥쪽 낮은 코스를 정확히 찌릅니다! 구심의 손이 올라가면서 한정우 선수의 2029시즌 첫 투구가 시작됐습니다!
-초구부터 구속이 100마일이 찍혔습니다. 한정우 선수가 몸을 잘 만들어 온 거 같네요.
-확실히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이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2028시즌.
정우의 활약은 눈부셨다.
그래서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정우의 그 활약이 커리어하이로 남는 게 아니냐는 말을 했다.
실제 메이저리그에선 그런 유형의 선수들이 제법 있었다.
루키시즌 반짝하고 주목을 받았지만, 그 기록이 커리어하이로 남는 경우 말이다.
하지만 정우는 그러지 않았다.
뻐어억-!!
부웅!!
“스윙, 스트라이크 투!!”
-2구 하이 패스트볼!
정우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으로 순식간에 볼카운트를 몰아넣은 그가 결정구를 뿌렸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정확히 패스트볼과 같은 코스로 날아들었다.
그걸 놓치지 않겠다는 듯 타자의 배트가 돌았다.
휘릭!!
그 순간, 공이 몸쪽으로 휘면서 스윙의 궤적에서 벗어나 그대로 미트에 꽂혔다.
뻐억-!!
부앙!!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삼진입니다! 결정구는 91마일의 스위퍼! 타자의 배트가 크게 헛돕니다!
-이야~ 한정우 선수의 스위퍼가 한층 더 각이 커졌네요!
스위퍼의 위력이 더해졌다.
타자 입장에서는 포심이라 생각했는데, 스위퍼로 휘어져 버리는 궤적과 타이밍 역시 머리를 아프게 만들었다.
새롭게 변화한 정우의 공은 데빌스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유격수 미카엘 선수의 정면으로 가는 타구! 가볍게 잡아 1루에 던집니다.
퍽!
“아웃!!”
-공 1개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한정우 선수!
투아웃을 잡아낸 정우가 다시 로진을 손에 묻히는 사이.
타석에 그와 악연을 맺은 브룩스가 들어섰다.
-타석에는 딘 브룩스가 들어섭니다! 이 선수, 개막전 기자회견에서 한정우 선수와 트러블을 일으킨 선수죠.
-그렇습니다. 메이저리그의 악동이라 불린 선수로서 올해부터 데빌스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데빌스가 펀치력을 강화하기 위해 데려왔지만, 개막전부터 사고를 치면서 올 시즌 과연 그들이 야생마를 길들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타석에 들어선 브룩스는 자신의 또라이 기질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불문율이나 다를 바 없는 투수를 향한 도발을 시도했다.
스윽-!
“아……!”
“저 새끼가……?”
“미친!”
브룩스가 배트를 들어 우익 쪽 관중석을 가리켰다.
그것을 본 가디언스 야수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아-! 딘 브룩스가 첫 타석에서 예고홈런을 선언했습니다!!
예고홈런.
야구의 신이자 메이저리그 올타임 레전드인 베이브 루스의 시그니처 무브를 재현하는 브룩스였다.
* * *
1932년 10월 1일.
리글리 필드에서 펼쳐진 뉴욕과 시카고의 월드시리즈 3차전.
4 대 4로 스코어가 동률인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베이브 루스가 배트로 센터 펜스를 가리키고 찰리 루트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냈다.
이를 예고홈런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베이브 루스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무브가 되었다.
-사실 예고홈런은 논란의 여지가 많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워낙 오래된 일화라서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도 상당합니다. 영상도 공개되긴 했지만, 그것이 정말 예고홈런을 선언한 건지도 정확하지 않고요.
-하지만 그것이 베이브 루스를 상징하는 것도 사실이죠.
-맞습니다. 예고홈런하면 베이브 루스, 베이브 루스하면 예고홈런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그를 상징하는 무브가 되었죠.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브룩스가 데빌스 유니폼을 입고 레전드 베이브 루스의 상징을 따라 한 거네요.
예고홈런은 양날의 검과 같다.
성공한다면 엄청난 화제를 모을 수 있지만, 실패한다면 비난과 조롱을 당한다.
브룩스가 아무리 악마의 재능을 가진 선수라지만, 이런 퍼포먼스를 일부러 할 이유는 없었다.
“그만큼 한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군.”
가디언스의 벤치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오멘이 말했다.
그의 말에 로건 역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녀석이라 하더라도 한의 공을 쉽게 때려낼 수 없을 텐데.”
로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옆에 있던 타격코치 드류가 말했다.
“그래도 저 예고홈런을 성공시킬 수 있는 건 현 메이저리그에선 브룩스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지.”
“……인정하긴 싫지만, 가능성은 있지.”
딘 브룩스의 타격 능력은 천재적이다.
타고난 피지컬도 NFL 톱클래스 선수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실제 그가 루키시절 때려낸 홈런은 대부분 힘만으로 넘겨 버릴 정도로 타고난 힘이 대단했다.
그런 그가 메이저리그 경험을 쌓으면서 기술까지 익혔다.
‘타율이 나날이 증가해서 이제는 3할을 유지한다는 것도 그의 기술 습득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지.’
원래 가지고 있는 파워만 해도 공을 맞히면 넘겨 버릴 정도로 대단한 녀석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기술까지 익히면서 정밀함까지 더했다.
한마디로 완성형 타자가 되었다는 뜻이다.
‘한이 과연 이길 수 있을까?’
브룩스의 도발은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었다.
정우에게 나와 정면승부를 하라는 도발과 같았다.
그리고 정우의 성격을 생각하면 이 승부를 피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과연 네가 피할 수 있을까?’
브룩스의 노림수는 거기까지였다.
그리고 마운드에 있는 정우는 그런 브룩스의 노림수를 이미 읽고 있었다.
‘단순무식한 녀석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머리가 잘 돌아가는 녀석이었네.’
기자회견에서 만날 때는 단순한 불도저 같은 녀석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게 지금 이 순간, 드러나고 있었다.
‘트래시 토크를 하는 것도 본인의 스타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인가?’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전 세계 스포츠 업계에서 트래시 토크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두 명이 있었다.
바로 메이웨더 주니어와 코너 맥그리거였다.
두 사람은 입으로 엄청난 화제성을 만들어내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인 스포츠 스타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두 사람이 맞붙은 대결은 한마디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게 만들었다.
심지어 복싱에 별로 관심이 없는 한국에서조차 이들의 경기는 큰 화제를 모아 공중파에서 방영을 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트래시 토크는 대중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아주 효율적인 수단이었다.
‘그 대상을 나로 잡은 것도 머리를 잘 쓴 거고.’
2028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정우이기에 브룩스의 표적이 되기에 아주 좋았다.
그의 노림수를 모두 읽어내자 정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럼 어울려 주도록 할게.’
상대가 이 무대에서 주인공이 되려고 한다면 그 주인공을 뺏어버릴 생각이었다.
타격자세를 잡는 브룩스를 향해 정우가 공을 앞으로 내밀었다.
-아아-! 이게 뭔가요!!
정우의 그 행동이 의미하는 건 단 하나였다.
-한정우 선수가 자신이 뭘 던질지 상대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고홈런을 선언한 브룩스 선수에게 예고투구를 선언하는 한정우 선수입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