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34)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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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 군주 연산! -34화
“주상 전하, 세종대왕 때 왜구의 근거지인 대마도를 정벌했으나 큰 성과가 없었습니다.”
대마도 정벌에서 큰 성과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정벌만 했지.
점령은 안 했고.
통치도 하지 않았으니까.
‘식민지를 점령해야 약탈이 가능해진다.’
식민지의 목적은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물자와 인력 약탈이다. 나는 제국주의적 식민지 확대 정책을 추호도 예쁜 그림처럼 덧칠할 생각은 없다.
‘지금까지 조선은 잔인하지도 또 강하지도 못했다.’
강하지 못하기에 잔인할 수 없고.
그래서 용서의 민족이라고 불리고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고 불렸다.
‘선조들 부끄러운 줄 아시오.’
약한 것이 무능이고.
강한 것이 진리이니까.
나는 잔인한 조선 그리고 강한 조선을 이룩할 것이고.
세계 역사에서는 가장 강력하고 잔인한 악마로 기록되기를 희망한다.
“옳소이다. 성과 없는 정벌은 아무런 이익도 없소.”
눈빛이 확 달라지는 순간이다.
“그래서 과인은 왜구의 근거지인 대마도를 점령할 것이오.”
내 말에 모두가 기겁한 눈빛으로 변했다.
‘사실 기회가 좋잖아.’
지금 일본은 역사적으로 전국시대의 서막이 오른 상태다.
누구도 대마도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거기다가 사실 왜는 대마도를 자신들의 완벽한 도서로 생각하지 않은 상태고.
대마도인들 역시 왜와 조선 사이를 줄타기하는 광대다.
그러다가 칼 듯 야차가 되고.
“그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 모든 왜관을 폐쇄할 것이오. 정벌에 대한 소문이 왜로 또 대마도로 퍼지지 않게 만드는 조치요.”
“주상 전하, 바로 왜관을 폐쇄하면 왜인들이 또 대마도인들이 의심할 것입니다.”
영의정이 내게 말했다.
‘영의정은 내 의지를 못 꺾는다는 걸 아는 거지.’
그래서 이렇게 말한 거다.
“그래서요?”
“한산도가 비록 작은 섬이기는 하지만 그곳을 정비하여 진을 설치하시고 그곳에 왜관을 설치하신다면 왜인들이나 대마도인들이 조선 내륙으로 유입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나의 결심이 굳건하기에 영의정은 대안을 내놨다.
“하하하, 정말 영의정의 말이 옳은 것 같소. 도승지.”
“예, 주상 전하.”
“영의정의 뜻을 그대로 진행하라고 하라.”
“예, 알겠습니다. 주상 전하.”
“모든 신료는 과인의 말을 잘 들으시오.”
“예, 주상 전하.”
“조선군이 수군을 보강해야 하니 지금까지 누리고 살았던 신료들이 전비를 부담했으면 합니다. 왕실 또한 모범을 보여서 재물을 내놓을 것이니 각자 성의껏 내시오.”
내 말에 멍해지는 훈구파 신료들이다.
“아시겠소?”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유자광은 창고에 쌓인 것이 많아서 그런지 알겠다고 바로 대답했다.
“역시 무령군은 시원시원합니다. 하하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나를 보며 웃는 유자광인데 영의정은 연륜이 있기에 유자광이 지금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고 있다고 생각하는 눈빛이다.
“성심껏 모인 재화로 대형 군선을 개발할 것이고 망할 고려 때 연구하던 귀선 개발도 진행할 것이오.”
내 말에 영의정이 일이 점점 더 커진다는 표정이다.
사실.
대항해 시대를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려면 조선식 범선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귀신으로 불리는 군선을 개발하는 것보다 범선 개발이 더 절실하겠지만 모든 일에는 상징성이 존재하는 법이다.
‘삼각돛이 달리면?’
인류가 대항의 시대를 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를 찾으라면 그건 바로 삼각돛의 개발이다.
‘내가 하지, 뭐.’
못할 것도 없으니까.
서양인들이 난파되어 일본이나 조선에 표류하기를 기다리는 것은 감나무 아래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까.
“주상 전하.”
영의정이 내게 무슨 말을 하려는 듯 나를 불렀다.
“마지막으로 신료들께 내가 공표하겠소, 대마도를 정벌하게 되면 그 땅을 신료들에게 공신전으로 내릴 것이니 그리 아시오.”
전비를 조정 신료와 사대부에게 내도록 강요했다. 그러니 대마도 정벌 그리고 점령하면 대마도의 땅을 신료들에게 나눠준다고 해야 불만이 없는 거다.
‘사대부들이 개고생해서 개척하고 다져놓으면?’
내가 다시 회수하면 된다.
어떤 걸로?
아직 갑자사화가 남아 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신료들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할 줄 아는 말이.’
‘성은이 망극하옵니다.’와 ‘통촉하여 주십시오.’밖에는 없나?
“마지막으로 갑사 2군 부장이 말한 그대로 투항한 자들은 토벌을 도왔으니 그 공이 있다고 할 수 있으니 죄를 묻지 않고 갑사 부대에 편입할 것이오. 그리들 아시면 됩니다.”
“하오나.”
그때 유자광이 나섰고.
나는 유자광을 매섭게 노려봤다.
“하오나?”
“주, 주상 전하.”
“무령군.”
“예, 주상 전하.”
“나는 무령군께서 사지가 찢어져서 죽은 김일손의 우를 범하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무령군은 과인의 충신이지 않습니까?”
마지막 어조에 물음표를 유자광의 가슴이 비수처럼 날렸다.
“옳고 옳으신 말씀입니다.”
눈빛이 떨리는 유자광이다.
“그러니 과인한테 더 할 말이 없지요?”
“예, 그렇사옵니다.”
“좋소이다. 그러면 오늘 대전 회의는 이것으로 마칩시다.”
이것으로 조선군에 수군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하나씩, 천천히, 그리고 완벽하게!’
서두르면 일이 틀어지는 법이니까.
[충선.] [예, 주상전하.] [왜로 가면 노예를 사고 그 노예들이 열도 곳곳에 터를 잡고 사는 자들이어야 한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왜는 곧 엄청난 내전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그런 조짐들이 많이 보입니다.] [한몫 거들어도 되고 직접 뛰어들어도 될 것 같다. 하하하!]일단 나는 남벌부터 정한 상태다.
‘그렇다면 귀선 아니 거북선부터 개량 개발에 착수하고.’
거대한 규모의 군선과 수송선을 건조에 돌입해야 한다.
‘대마도?’
수군을 강력하게 양성하는 이유가 과연 대마도에만 있을까?
* * *
그날 저녁 영의정의 사택 사랑채.
훈구파 신료들이 이곳에 회동했지만, 꽤 많은 이들이 빠졌다.
‘붕당이 만들어지고 있음이야.’
영의정은 자기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주상의 노림수가 이런 거겠지.’
영의정은 이제 임금 융을 막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죽으면 우리 문중의 수장은 너다.] [아버님, 어찌 그리 황망하신 말씀을 하십니까.] [김종직이 부관참시가 된 것을 봤겠지?] [예, 참담한 일이옵니다. 성균관 유생 중 일부는 무령군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나라고 김종직 대감처럼 그리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아버님, 어떻게 그리 말씀하십니까, 아버님께서는 임금의 국구이시며…….] [주상께서 주신 자리이니 주상께서 거두시는 것도 어렵지 않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유언처럼 잘 들어라.] [예?] [창고에 재물을 쌓아두지 말고 붕당이 갈라지고 쟁투가 일어나면 개입하지 마라.] [아버님.] [주상 전하의 조선에서 우리 문중은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명심해라.] [예, 아버님.]이미 영의정은 자신이 죽은 후를 대비하고 있었다.
“영의정 대감, 왜 그리 근심이 가득하십니까?”
훈구파 신료 하나가 영의정의 속도 모르고 물었다.
“주상께서 수군을 강력하게 양성하신다고 하셨소.”
“예, 저도 어전 회의에서 주상 전하의 말씀을 듣고 놀랐고, 일개 무반 따위가 기세등등해진 것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양반은 무반과 문반을 통칭한다.
그런데 문반 출신 양반은 무반 출신 양반들을 무시했다.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닙니다.”
“예?”
“갑사 2군 부장이 주상께 분명 정읍에서 노략질하던 왜구 500을 전멸시켰다고 합니다.”
“그랬지요.”
“무장에게 적의 수급은 공적인데 수급이 부족하지 않소?”
이런 것을 보고 연륜이라고 할 것이다.
“영의정 대감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둘 중 하나입니다.”
영의정이 일부지만 모인 훈구파 신료들을 봤다.
“주상께서 거짓을 말하라고 갑사 2군 부장에게 명을 내리셨든지 아니면 화적의 수급으로 바뀌치기를 했든지.”
영의정의 말에 이 자리에 모인 훈구파 신료들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영, 영의정 대감, 만약 그렇다면?”
“주상께서 세자로 지내실 때 엉뚱한 면이 많으셨지요, 그래서 성종 대왕께서 많이 걱정하셨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일들이 주상께서 세자일 때부터 준비되셨던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만약 그렇다면 주상의 창검이 조선 팔도에 도대체 몇이나 된다는 말입니까?”
“우린 모르지요. 분명해진 것은 도성 안에 갑사 1군과 2군을 합쳐서 3,000명이고, 내금위까지 하면 4,000명입니다.”
“거기다가 한성 부윤의 병졸까지 하면 거의 5,000명입니다.”
“그렇지요, 한양에 이렇게 많은 상비군이 있었던 저이 있소? 그것도 오로지 주상의 명만 따르는 군사 말이오.”
영의정의 말에 훈구파 신료들이 모두 기겁했다.
“모두 다 내 말을 잘 들으셔야 할 겁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만약에라도 주상의 분노를 사는 신료가 있다면 이제는 편히 죽기도 어려울 것이오.”
영의정은 경고했다.
“왜 갑자기 상황이 이렇게 된 걸까요?”
“우린 갑작스럽겠지만 주상께서는 오래 준비하셨을 것 같소.”
“영의정 대감.”
그때 예조 판서가 영의정을 불렀다.
“왜 그러시오?”
“이 회동에 무령군과 이조 판서 형조 판서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꽤 많은 신료가 참석하지 않았고요.”
사실 훈구파에게 절망의 발판은 임금 융이 만들고 있는 붕당이었다.
“권세는 맨 손으로 칼날을 잡은 것인데 왜 무령군은 모를까, 쯧쯧!”
* * *
정선 화암동굴 금광 광산 앞, 움막.
화암동굴에서 흘러나오는 물과 흙에 사금이 상당하기에 인수대비의 친정인 한 씨 문중은 이번에는 제대로 찾았다고 생각하며 문중 노비들을 동원하여 금맥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켰고 끝내 조선의 임금 융이 원하는 금맥을 찾아냈다.
“금맥입니다. 금맥!”
중인 출신 광산 업자가 한 씨 문중 책임자에게 흥분한 눈빛으로 말했고.
책임자는 드디어 금맥을 찾았다는 것에 흥분하고 있었다.
“정말인가?”
“보십시오. 이 돌을 보십시오. 여기 검게 보이는 것이 금입니다. 금, 하하하!”
“금은 노랗지 않나?”
“예, 그렇죠, 하지만 채굴 전에는 이렇게 검게 보인답니다. 금과 함께 은도 다량으로 섞여 있어서 이렇게 검은 겁니다.”
“하하하, 다행이로세, 정말 다행이로세.”
이번에도 금광 찾기에 실패했다면 한 씨 문중은 망했을 수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주상 전하의 성은입니다.”
그때 아무 말도 없던 무장 하나가 나섰고.
그의 옆에는 환관이 서 있었다.
조선의 임금 융은 혹시라도 한 씨 문중이 금광을 발견하고도 보고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이렇게 내시부 내시와 내금위 무장을 감독관으로 따로 파견한 거였다.
“옳습니다. 이게 다 주상전하께서 내리신 은덕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