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ing Warrior of Wudang RAW novel - Chapter 622
92화
전쟁이 끝난 뒤.
“지계로 가겠다고?”
“그래.”
진무의 태연한 답에 북리도천이 입을 딱 벌렸다.
“어째서?”
“뭐가 어째서야?”
“굳이 지금 가야 할 필요가 있느냐 묻고 있는 게다.”
“굳이…… 가야 하지. 그래야 이 염병할 전쟁이 끝날 테니까.”
진무의 말이 맞았다.
오랫동안 귀모와 함께했던 북리도천이 인계를 손에 넣고자 하는 그녀의 욕망을 어찌 모르겠는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마왕을 세우고, 마귀들을 내보낼 것이다. 병력은 넘쳐나니까.
진무의 말처럼 귀모를 포기시켜야 무너진 경계를 막을 수 있을 테다.
“싸우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너무 위험하다. 귀모의 권능이 닿지 않는 인계에서 싸운다면 몰라도, 지계는 그들의 영역이다.”
“알아.”
“…….”
또다시 얄미울 정도로 태연히 답하는 모습에 북리도천이 벌컥 짜증을 냈다.
“아는 놈이 그런 결정을 한단 말이냐? 굳이 저들에게 유리한 곳으로 찾아가 싸우겠다고?”
“그래.”
“뭐?”
“지금까지 마왕 여섯을 전부 보냈다. 더는 이 인계에 귀모의 권능이 남아 있지 않으니 너 역시 죽었다 여길 테고, 지금쯤 길길이 날뛰고 있겠지.”
“…….”
아닐 리 없다.
포궁이 수차례 박살이 나고 재생되기를 반복했겠지.
“물론 새로운 마왕이 너네 자리를 대체하겠지. 하지만 너라면 어떨 거 같냐? 약이 바짝 올랐는데, 아랫것들에게 처리하라고 하겠어?”
“……직접 나서겠지, 나라면.”
“나도 그래, 그만큼 당했으니 참지 못할 거야. 알잖아? 어느 순간엔 자존심이란 게 더 소중하다는 거.”
“그럼 기다리면 되지 않느냐? 인계라면 그녀가 힘을 온전히 사용할 수 없을 텐데?”
“안 돼.”
“어째서?”
“인계가 더 파괴되어선 곤란하거든.”
“뭐?”
“이 세상은 거대한 생명이야. 파괴와 창조를 반복하며 시간을 이어 가지. 하지만 너무 많은 생명이 태어나서도 안 되고, 너무 많은 것들이 소멸해서도 안 돼. 균형이 무너지면 인계가 가진 자정 능력을 잃게 되니까.”
“그게 무슨?”
“해서 나누어질 수밖에 없었던 거야, 세상의 기원이었던 인계를 중심으로 해서 음과 양으로. 어찌 보면 그 또한 자정 능력에 의한 것이지. 귀모와 옥황이 가진 힘을 담기엔 너무 위험했으니까.”
“…….”
“귀모는 몰라. 자신의 힘으로 이 세상을 통일하고 싶은 욕망만 가득하지, 그 결과가 어찌 될지는 모르거든.”
“…….”
“한쪽으로 힘이 강해지거나 약해져서 균형이 기울면 세상은 붕괴한다. 종내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無)로 돌아가게 되지. 그래서 막아야 해, 귀모도 옥황도 인계를 가질 수 없도록. 내쫓아야만 하지.”
단 한 마디도 이해되지 않았다. 나지막이 이어지는 진무의 말에 북리도천은 그저 눈만 끔벅거렸다.
“너…… 대체 그런 걸 어찌 알게 된 거냐?”
“진실에 가까워져 버렸거든.”
“진실?”
“창조와 파괴. 조화에 대해 깊이 깨달아 갈수록 더 선명해지더라고.”
“…….”
씩 웃고 마는 진무를 북리도천이 황당하단 눈빛으로 쳐다본다.
이리 가까이 있는데, 아득하다 느껴졌다. 자신이 잡기에는 너무…… 멀리 가 버린 것만 같았다.
언제고 다시 승부를 내자고 말했지만……. 가능할까? 그를 이긴다는 것이?
“어쨌든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그 정도야. 나도 아직 전부 아는 게 아니라서.”
“…….”
더 이상의 설명은 없었다.
하지만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진무 외에는 알 수가 없는 일이니까.
실제로 자신도 그러했지 않았던가?
천계와 지계. 막연히 등선에 대해 생각했을 뿐, 망자가 되기 전엔 그런 곳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또한 마왕이 되기 전엔 지계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결국 가 본 사람이 아는 일. 굳이 이해되지 않는 것에 목맬 필요는 없다.
단순하게 생각해야 한다.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고개를 휘휘 저어 머리를 비우고, 북리도천은 당장 눈앞에 닥친 일부터 생각했다.
지금 자신이 할 일은 진무를 따라 지계로 가는 것.
귀모와 싸우기 위해, 지계를 가득 채운 마귀들을 뚫어야 하는 것……이잖아?
“젠장할 놈. 어째 살려 준다 했더니, 같이 죽자는 뜻이었구나.”
“그건 니가 어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다르지. 불안하면 따라오지 마. 나 혼자서라도 갈 테니까.”
“닥쳐라, 이 미친놈아. 내 세상의 이치는 모르겠다만, 목숨을 빚졌는데 여기서 맘 편히 기다리고 있으란 말이냐?!”
“그럼 따라오든가?”
“이…… 이런 빌어먹을 자식이.”
북리도천이 이를 바득바득 갈며 진무를 노려봤다.
아무리 제멋대로인 녀석이라곤 하지만…… 가끔 너무 막 나가는 경향이 있었다. 과거에도 그런 성격 탓에 그의 적들이 매번 뒤통수를 맞아야만 했다. 당최 어디서 어떻게 튈지 모르는지라.
“사숙.”
“응?”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청상이 다가왔다.
“무엇을 준비하면 되겠습니까?”
“으응? 니가 준비를 해?”
“예. 전처럼 숨어드는 것도 아니고, 지계와의 전면전이 벌어질 테니 보통의 준비로는 어림도 없지 않겠습니까? 다들 준비해야지요.”
“…….”
진무는 가만히 청상을 응시했다.
굳은 의지가 담긴 표정, 결의에 찬 눈빛.
그 뒤에 있는 놈들도 마찬가지였다.
“큭큭큭, 모조리 때려잡아 주지, 지계 놈들.”
“잘도 그러겠네.”
“둘 다 똑같아서는!”
“나이도 적잖이 먹은 놈들이 왜 또 싸워? 천주님 앞에서 버릇없이. 확 그냥 세 놈 다 모가지를 뽑아 버릴까 보다.”
천우명과 명세찬, 원공후가 서로를 향해 이를 갈다가 소약벽에게 야단을 맞는다.
사패천이 세워지기 전부터 자신을 따라다녔던 사패오왕.
하긴, 이놈들이 지계로 가서 유월청을 만나면 좋긴 하겠다.
그리고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두툼한 주먹을 움켜쥐고 있는 청우. ……저놈은 어째 또 찐 거 같은데?
“어디 보자, 지계에 쓰일 만한 보물이 뭐가 있더라?”
“…….”
커다란 보자기를 열심히 뒤져 대는 당세령.
대체 저 안에 보물이 몇 개나 들어 있을까?
언제 저 손버릇을 반드시 고쳐 놔야만 할 것 같다. 명색이 불선인데…….
“제가 천주님의 곁을 지킬 것입니다.”
“형님! 우리가, 라고 하셔야지요?”
“…….”
여전히 개인 호위를 자처하는 황신과 그 떨거…… 아니, 소동보와 각출.
그리고 신령들.
다들 진무를 따라 지계에서 한바탕 날뛸 생각에 기합을 잔뜩 넣은 얼굴이었다.
그들의 면면을 훑어보던 진무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니들은 오지 마.”
“예?”
“아무도 따라오지 마.”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지금 지계에 혼자 가시겠다고요? 혼자서 그 많은 마귀랑 싸우시겠다고요? 혼자 귀모와 싸운다고요?”
“……왜?”
“불가(不可)합니다!”
눈까지 부라리며 반발하는 청상을 물끄러미 보던 진무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손을 들었다.
빡!
그러곤 거침없이 청상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큭!”
“이게 어디서 사숙에게 눈깔을 부라리고 지랄이야?”
“아…… 그게 아니라…….”
“아니면 뭐?!”
“…….”
“약해 빠진 게, 지금 가면 어찌 될지는 알고 나서는 거냐?”
“…….”
“니들 전부 마찬가지야! 훅 불면 다 뒈질 것들이, 제 주제도 모르고 뭐가 어째? 지계에? 싸워어? 마귀들도 겨우 때려잡는 놈들이 꿈만 커서는. 같이 갔다가 또 내 발목이나 잡으려고 그러는 거야?”
진무가 버럭버럭 성을 내며 노려보자, 모두가 쭈뼛쭈뼛 눈치를 살폈다.
발목…….
부정할 순 없었다.
호된 꾸지람을 내리는 것이 퍽 서운했지만, 모두가 사실이 아닌가?
자신들이 위험해지면…… 늘 그랬듯 진무가 지켜 주려 할 것이다. 당연히 제대로 싸우지 못할 것이고.
하지만 그렇다고 그 위험한 곳에 어찌 진무만 보낼 수가 있단 말인가?
“제가 천주님을 도울 만한 전략을 짜 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두의 고민을 덜어 주려는 듯, 적생이 나섰다.
“닥쳐.”
“……예.”
물론 돌아온 것은 진무의 매몰찬 짜증이었다.
하여간에, 잘 봐줘야 허접한 것들이 나서긴 뭘 나서?
그들을 데려갈 생각 따위는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 싸움은 자신이 귀모를 만나 담판을 지어야 끝난다.
다신 인계를 넘보지 않도록…….
뭐, 그 과정에서 조금 투덕거리긴 해야겠지만.
사실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사타, 악구, 혼천. 그 셋과 싸우며 오행과 음양에 대해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북리도천을 살리며 조화의 진정한 힘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알아 가는 중이고.
“청상.”
“……눼, 사숙.”
“앉아서 쉬라는 게 아니야. 네겐 해야 할 일이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지.”
“예?”
“내가 지계로 가면, 곧바로 옥황을 찾아가라.”
“옥황을요?”
“그래. 가서 내 뜻을 전해.”
“……?”
“인계에서 꺼지라고.”
“……예에?!”
“귀모 쓰러뜨리고, 지계와 이어진 모든 통로를 닫을 생각이다. 사후(死後)라면 몰라도, 다시는 현생(現生)에 관여하지 못하게.”
“…….”
“천계도 마찬가지라고 해. 이건 청이 아니라 통보라는 말도 꼭 전하고. 당장은 우호적인 협약이지만, 만약 귀모가 물러난 뒤에도 인계에 숟가락 걸치려고 하면…… 협상이 결렬된 걸로 간주할 테니 각오하라고.”
“사, 사숙! 그게 무슨 소립니까? 지금 천계를 적으로 돌리시려는 겁니까?”
“그건 옥황의 결정에 따라 달라지겠지.”
둘의 대화를 듣던 신령들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지계는 그렇다 치고, 천계를 적으로 돌리겠다고?
“두장군.”
“……?”
뒤쪽에서 듣고 있던 백양이 잔뜩 굳은 얼굴로 다가왔다.
“두장군은 너지. 나는 그냥 진무야.”
“호칭은 접어 두도록 하지요.”
“…….”
“좀 전의 그 말, 천계에 대한 잠정적인 선전 포고라고 여겨도 되는 것입니까?”
낮아진 목소리와 딱딱한 얼굴.
천계에 적을 두었던 이들의 눈동자에 불안함이 스쳤다.
북방을 지키는 일곱 명의 장수들. 두장군이 된 백양과 우, 여, 허, 위, 실, 벽.
그중 벽장군이었던 청상을 제외한 다섯 신장이 백양과 같은 뜻인 양 그 뒤에 모여들었다.
“왜? 그럼 안 되냐?”
“확실히 해 주십시오.”
“…….”
백양이 단호히 말하며 눈에 힘을 주자 진무가 턱 끝을 살짝 쳐들고 그를 내려다보며 웃었다.
“그래. 처음부터 난 이곳 인계에서 천계와 지계를 모두 몰아낼 생각이었다. 도와준다길래 천계의 개입을 내버려 둔 것뿐이야.”
“…….”
“그러니 너도 신령들과 그만 돌아가라. 굳이 막지 않으마. 만약 내가 돌아와서도 이곳에 남아 있다면, 적으로 여기고 최선을 다해 죽여 줄 거야.”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확고한 진무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백양이 쓰고 있던 공작 깃 투구를 벗었다.
툭.
투구뿐이 아니었다.
우두둑.
천구(天龜)의 껍질로 만들었다는, 북방칠수의 정체성과 같은 흑암갑이 바닥에 떨어졌다.
“이제부턴 그냥 백양이라 부르십쇼.”
“……너 어째 배신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생각을 정한 겁니다. 해서 뜻을 여쭌 거고요.”
“괜찮겠어?”
“실은 천계의 장수라는 자리보단 진무 님 옆자리가 더 재미있더라고요.”
한쪽 눈을 찡긋하며 웃는 백양의 표정이 뒤에 선 신장들의 얼굴에도 퍼져 나갔다.
그리고 그들 역시 투구를 벗었다. 흑암갑과 함께.
“까짓거 한판 붙어 보죠, 천계든 지계든.”
“어차피 우리 다 진무 님 아니었으면 전부 진작 죽었을 거, 좀 오래 살았다고 생각하면 될 일인데요, 뭐.”
“그러니까.”
북방칠수의 여섯 장군마저 미련 없이 진무의 편에 서 버렸다.
일만 년.
진무가 북방군에 몸담은 이후, 그 아래에서 빛나며 북방칠수라는 이름을 얻은 이들이었다.
“미친놈들.”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진무는 그들을 막지 않았다.
결정은 본인이 하는 거니까.
아마, 나중에 옥황에게 한바탕 잔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가 자신을 적으로 여기지만 않는다면 말이지.
“하지만, 니들도 따라오는 건 안 돼.”
“압니다. 설마하니 저희가 만 년이나 본 진무 님 성격을 모르겠습니까? 저흰 청상선인의 곁을 지키며 돌아오시길 기다리겠습니다.”
“…….”
진무가 그은 선을, 그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상황이 이렇게 되고 나니 더 고집을 부릴 수 없어진 청상이 인상만 잔뜩 찌푸리고 있을 때였다.
“청상.”
“……예.”
“꼭 전해라, 옥황에게.”
“예.”
답을 들은 진무가 히죽 웃었다.
그럼 됐다.
자신이 없는 곳에서 뜻을 이어 줄 놈은 오직 녀석뿐이니까.
가장 믿고 있는 녀석이기도 하고.
“난 갈 거야. 놓고 가려면 죽이고 가.”
“…….”
하지만 끝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놈이 있으니, 바로 당세령.
보물 주머니를 등에 짊어 멘 그녀가 진무 쪽으로 성큼 걸음을 옮기자, 비사가 눈이 동그래져서 막아섰다.
“천수 님! 미친 겁니까? 저자는 지금 천계와 등을 돌리려 한다고요!”
“비켜, 비사.”
“천수 님! 지금 당장 천계로 돌아가야 합니다.”
“돌아가려면 너나 돌아가. 막으면 너부터 죽일 거야. 이 자리에서.”
“…….”
당세령이 불기를 극한까지 끌어 올리자 난감해하던 비사가 결국 옆으로 물러났다.
“세령.”
“왜! 무슨 말로도 안 돼! 무조건 따라갈 거야!”
“안 돼.”
“싫어!”
“……이 망할 고집불통 같으니라고.”
저 고집을 누가 말릴 수 있단 말인가?
잠시 고민하던 진무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당세령에게 말했다.
“돌아오면, 네 부탁 꼭 들어주마.”
“……응? 부, 부탁?”
“그래, 그러니까 기다리고 있어, 고집 피우지 말고.”
“…….”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오른 당세령이 살며시 시선을 깔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무는 더 머뭇거리지 않았다.
“여의!”
“……알겠다. 아쉽긴 하지만, 이곳에 머물러 청상을 돕도록 하지.”
진무의 부름에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던 여의가 금안(金眼)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뭔 개소리야?”
“응?”
“넌 나랑 함께다.”
“……응? 나도 가?”
“당연하지. 너 신수잖아. 원래 니가 했어야 할 일이라고.”
“아니, 그렇긴 한데…….”
“잡소리 말고 따라와.”
“……젠장.”
여의가 고개를 푹 숙인 채 터덜터덜 진무 옆에 섰다.
“…….”
진무의 시선이 태평하게 손 흔들며 배웅하던 금혼에게 향했다.
“……왜, 왜요?”
“너도 와.”
“제가요?”
“당연하지. 너도 대충 알잖아? 어느새 신수화되어 가고 있다는 거. 그리고 봐 봐라, 북리도천과 나, 둘이잖아. 그럼 당연히 탈것도 둘이어야지.”
“…….”
진무의 말에 금혼의 눈동자가 멍해졌다.
신수는 그렇다 치고…… 타, 탈것?
이 자식이, 한때 산군이요, 이젠 진짜 신수의 힘을 깨달아 가고 있는 날 뭘로 보고!
“빨리 안 와?”
“…….”
범의 어금니보다 흉흉히 빛나는 송곳니에 금혼이 기다렸다는 듯 위용 넘치는 모습으로 변했다.
편히 타시라고 등짝까지 척 내밀면서…….
-크허엉!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그렇게 진무와 북리도천이 지계로 떠난 후.
무당에 머무는 신령들은 천계와 등진 진무의 뜻을 따른 자들과 따르지 않는 자로 갈렸다.
손가락질하며 돌아가는 자들과 묵묵히 진무를 기다리며 남은 자들.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청상이 옥황에게 진무의 뜻을 전하기 위해 천계로 향했다.
결과가 어찌 되든…… 인계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