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106
38. 기다리던 퀘스트.
다음날 아침 칼츠 호텔.
“흐음… 분명히 이때쯤 이었는데.”
인벤토리에 항상 갖고 다니던 노트를 꺼내 확인했다.
최초의 바리움이 탄생한 곳과 아자젤로의 천지를 뒤흔드는 번개 부츠 등이 적힌 남에게 절대 보여줄 수 없는 나만의 비밀 노트를.
쿠푸왕의 피라미드 던전에서 3달 동안 눈에 불을 켜고 사냥만 했던 이유가 450레벨 달성으로 심판자의 철퇴를 배우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다른 큰 이유도 있었다. 바로 제왕의 보물 퀘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
“제왕의 보물 퀘스트가 이때쯤을 시작으로 풀렸다고 분명 기억하는데.”
정확한 날짜는 모른다. 왜냐하면 회귀 전에 그 퀘스트에 낄 깜냥이 안됐기에.
그냥 방관자적인 입장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제왕의 보물 퀘스트를 무시하지 않고 지켜봤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하다.
“그래서 이렇게 주도적으로 참여 할 수도 있으니까.”
어제 상점을 방문했을 때 퀘스트 표지판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즉, 퀘스트가 없다는 뜻.
물론 제왕의 보물 퀘스트를 남들보다 좀 늦게 시작해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지금의 내 실력이라면 어느 정도 시간 격차는 충분히 따라잡을 능력이 있으니까.
“하지만 여유 부리다 정작 놓치기라도 하면 으…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
회귀 전에 등장한 제왕의 보물 퀘스트 보상은 무려 9등급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내가 노리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그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것을 노리고 있다.
회귀를 한 나만이 알고 있는 비밀로.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최종 관문 앞에서 7인 안에는 들어야하고. 그것을 얻는다면 몇 개월 사냥을 포기하는 것 정도는 문제도 아니니까.”
대충 기억으로는 길어야 1~2주 안에 퀘스트가 시작될 것이다.
“좋아. 지금 집중할 것은 당연히 이 제왕의 보물 퀘스트야. 괜히 사냥 조금 더 하는데 연연하지 말자. 사냥에 욕심내다 소탐대실의 우를 범할 필요는 없으니까. 퀘스트가 시작할 때까지 상점 근처에서 휴식이나 취하자. 정 근질근질하면 파주나 포전으로 마실 다녀오듯 사냥을 하고.”
칼츠 호텔에 휴식을 취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간간히 근처 필드에서 몸풀기식 사냥을 하면서.
1주일이 넘어가도록 제왕의 보물 퀘스트는 생성이 안됐지만 조급해하지 않았다. 분명 이때쯤으로 확실히 기억을 하기에.
그렇게 상점을 하루에 한번 이상 꼭 확인하는 사이에 아자젤로의 천지를 뒤흔드는 번개 시리즈 생각이 났다.
‘흠… 될까?’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매일 상점을 한 번 이상씩 방문하다보니 지하 1층의 거래소에도 종종 들렀다.
그러면서 이것저것 구경을 하는 도중에 아자젤로의 산산 조각난 보구 조각에 시선이 멈춘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더욱이 5개의 부위 중에 부츠 조합에 성공을 해서 번개 부츠를 갖고 있는 지금 다른 부위를 갖게 되면 2부위 보유로 세트 옵션이 발생하기에.
회귀 전에도 번개 부츠 외에는 다른 부위가 등장하지 않아서 세트 옵션이 뭔지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워낙 기본 능력이 좋기에 세트 옵션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소문만 무성했다.
‘음. 여전히 40개면 내가 성공한 부츠 외에는 아무도 성공을 못했다는 뜻이군. 50개에서 40개로 줄어들었으니 확률이… 그래도 9경이라니.’
거의 150경에서 9경으로 줄었으니 확 준 것은 맞지만 여전히 1/9경의 확률에 암담함을 느꼈다.
‘하지만 내 행운이라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샤만코의 욕심쟁이도 단 1%에 해당하는 3이 8개월간 연속으로 나왔잖아.’
그동안 조합식을 알고 있던 번개 부츠 외에 조합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내 행운이 지구 내에서 가장 높더라도 도전하기에는 성공 확률이 지나치게 낮기에 아예 포기를 했다.
더욱이 그 당시에는 단 1골덴링도 아끼던 시기라 말도 안 되는 확률에 생돈을 날린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더욱더 그랬다.
‘그래도 지금은 여유도 좀 있고 나 정도의 행운이면 1/9경의 확률 따위야 충분히 뚫을 수 있…겠…지?’
자신만만했던 여유가 9경이란 벽앞에 조금 수그러졌다. 하지만 지레짐작만으로 포기해야하는 시기는 지났기에 바로 구입을 눌렀다.
그 당시에 내가 구입할 때 최하가 1000골덴링에서 비싼 것은 1만 골덴링 사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제일 최하가 3500부터 시작했다. 3만 골덴링이 넘어가는 것도 많았고.
‘50개에서 40개로 줄어든 것을 확인하고 조합을 시도하는 자들이 꽤나 있나보군.’
40개를 개당 5개씩 구입했다.
싼 것, 비싼 것 종류별로 구입하다보니 평균적으로 15000골덴링으로 총 200개 구입에 무려 300만 골덴링이 소모됐다.
이정도만해도 내 행운의 능력을 확인하는데 모자람이 없기에 상점을 빠져나와 성공의 기억이 있는 구룡산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후! 그러니까 이건 무조건 성공하기를 바라고 하는 게 아니다. 긴장하지 말자. 재미삼아 하는 거다. 재미.”
따로 챙겨온 가방에 담긴 산산이 조각난 아자젤로의 번개 보구 조각들 중에서 각각 다른 40개의 조각들을 꺼냈다.
그리고 눈앞에 잘 보이게 깔았다. 그리고 똑같은 형태에 똑같은 색으로 전혀 구분이 가지 않는 산산이 조각난 보구 조각들을 찬찬히 살폈다.
“와… 정말 막막하구나.”
눈앞에 놓인 40개 중에 어떤 것을 첫 번째로 해야 할지 감 조차 안 왔다.
“에잇!”
한참을 들여다봐도 이거다 싶은 답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마음이 가는 대로 하나씩 뽑아 차례대로 10개를 이어 붙였다.
지지직!
그러자 그때 성공했을 때처럼 작은 스파크가 조합된 번개 보구 조각들에서 뿜어져 나왔다.
“오우!”
순간적으로 첫 번째 시도로 바로 성공이라는 생각에 입 밖으로 탄성이 새어나왔는데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펑!
조합된 보구 조각들이 허무하게 터지는 소리와 함께.
[아자젤로의 번개 보구 조합에 실패하였습니다. 조합에 사용된 조각들은 모두 사라집니다.]“괜…찮아. 첫 번째 잖아. 아직 기회는 많이 남았으니까.”
그 후로 연속으로 조합을 시도했다. 그럴 때마다 울리는 메시지는 한결같았다.
전부 조합에 실패 했다는 메시지.
눈을 감고도 해보고 공중에 던져서 먼저 땅에 떨어지는 것으로도 해보고 별 수를 다 써서 조합을 시도했다.
하지만 실패 메시지 외에는 다른 메시지가 울리지 않았다.
19번의 연속된 실패 메시지 이후에 남은 단 10개의 조각들을 살짝 떨리는 손으로 마저 이어 붙였다. 이번만은 제발 성공하기를 빌면서.
[아자젤로의 번개 보구 조합에 실패하였습니다. 조합에 사용된 조각들은 모두 사라집니다.]“허…”
마지막 20번째마저 똑같은 메시지에 허탈함이 몸을 지배했다.
“9경의 확률은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건가?”
물론 시도하기 전에 재미로 한다고 기대하지 말자고 스스로를 되뇌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어쩌면 하는 욕심이 있었다. 지구에서 제일 높은 행운을 보유한 나 이기에.
하지만 확률은 가차 없었다.
“와. 9경도 이럴지 언데 150경을 뚫은 와카바는 도대체 어떻게 성공한 거야?”
새삼 와카바가 존경스러웠다.
“여기서 멈춰야겠지?”
채 3분도 안돼서 300만 골덴링을 날렸다. 더욱이 계속 시도한다 해도 성공하리란 보장이 전혀 없다.
우선 내 행운에 대한 실험은 이정도면 충분했다.
“좋아. 이게 마지막은 아니니까. 그리고 갈수록 행운이 더 높아지면 높아지지 낮아지지는 않을 테니까. 나중을 기약하자.”
일말의 가능성도 안 보이는 지금 여기에 목숨 걸 생각은 없다. 그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다.
단언컨대 부츠를 제외하고 또 다른 부위가 나오는 것은 아주 먼 미래일 것이다.
회귀 전에도 부츠 외에는 그 누구도 성공한 적이 없었기에. 내가 리셋의 바다에 빠지기 전까지도.
“성급하게 욕심 부리지 말자.”
손을 탈탈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3분도 안돼서 허공으로 날아간 300만 골덴링의 아쉬움을 털어내듯이.
다음날 아침 72번 상점 앞.
평소도 항상 시끌벅적 하지만 그전과 달리 웅성웅성 대는 소리가 한층 더 크게 들렸다. 그리고 직감적으로 느꼈다.
‘제왕의 보물 퀘스트가 시작됐다!’
재빠르게 상점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퀘스트 표지판이 있는 곳을 확인했다.
일주일 넘게 아무런 변화가 없던 표지판이 반짝 빛나며 “!”가 표지판 위로 떠 있었다.
“제왕의 보물?”
“와! 보물이 8등급 이상이라면 최하가 8등급 아이템이라는 거잖아?”
“그렇지. 그리고 9등급 일수도 있고 10등급 일수도 있고.”
“10등급? 미쳤네. 미쳤어.”
“장소는 어디야?”
“그건 안나와있어. 직접 찾으래. 다만 위치가 제왕의 무덤 이라는데?”
“제왕의 무덤? 그것 가지고 어떻게 찾으라고.”
“뭔가 평소와 다른 변화가 생겼겠지. 갑자기 생성된 던전 일수도 있고.”
주변에 수많은 바리움들이 표지판 주위에 몰려들어 떠들어댔다.
개인에게 주어지는 일반적인 퀘스트가 아닌 전체를 대상하는 대단위 퀘스트에다가 보상이 무려 8등급 이상의 아이템이기에 들뜰 수밖에 없었다. 회귀전의 나처럼.
멀리서 퀘스트 표지판에 집중했다.
[제왕의 보물을 찾아라.(등급 없음)과거 천하를 호령하던 제왕이 있었다.
제왕은 젊고 건강했으며 한 번의 칼질로 산맥을 두 동강 내는 무력을 가졌다. 그리고 그 무력으로 천하를 자신의 발아래 두고 경영하였다.
그 누구도 젊은 제왕에게 고개를 치켜세우지 못했으며 그의 명을 거역하지 못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은 젊음과 건강한 몸은 세월의 힘을 비켜가지 못했다.
약함을 경멸하고 수치로 여긴 제왕은 분노하고 또 분노했다. 그리고 수치심을 견디지 못한 제왕은 스스로 땅을 파고 들어갔다. 세상에서 자신을 지우기 위해서.
-제왕과 함께 땅에 묻힌 보물을 찾아라.
-기한 : 누군가 보물을 찾기 전까지.
-장소 : 제왕의 무덤
-보상 : 8등급 이상의 아이템이 들어있는 랜덤상자
-수락 / 거절]
내가 아는 퀘스트 그대로였다. 두말할 것 없이 바로 수락을 선택했다.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퀘스트 수락을 확인하고 바로 밖으로 빠져 나왔다.
이제부터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바쁘다. 어떻게든 7명 안에는 들어야 한다.
‘하루였지?’
기억하기로 하루도 안돼서 제왕의 무덤의 위치가 공개됐다. 그것도 청룽길드가 조용히 작업하는 도중에.
그 작업 덕분인지 회귀 전 제왕의 보물인 9등급 아이템의 주인공은 청룽길드의 길드장 위청이었다.
‘그 9등급 아이템을 회귀 전처럼 갖던지 하라고. 내 목표는 그게 아니니까.’
위청과 고작 9등급(?) 아이템을 두고 경쟁할 생각은 없다.
72번 상점 옆에 있는 메신저길드의 텔레포트 건물로 재빨리 이동했다. 목적지는 바로 베이징.
“베이징으로 부탁합니다.”
“7만 골덴링입니다.”
곧바로 7만 골덴링을 건네줬다. 여기서 푼돈을 아낄 필요가 없다.
베이징에 위치한 메신저길드의 텔레포트 존.
텔레포트로 이동하자마자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으로 이동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로 이동하기 위해서.
“몽골에도 메신저길드의 텔레포트 존이 있으면 편할 텐데.”
회귀 전의 리셋의 바다에 빠지기 전까지도 몽골에는 메신저길드의 텔레포트 존이 입주하지 않았다.
몽골 내에는 상점 자체도 없으니 메신저길드의 텔레포트 존이 없는 것이 어쩌면 당연했다. 그만큼 바리움도 적다는 뜻이니까.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에서 몽골을 왕복하는 비행기는 꽤나 있어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집트에서 마카오. 이제는 몽골까지인가?”
바쁘게 돌아다닌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아니, 바쁘다는 것 자체가 뭔가 즐거웠다. 그만큼 할 일도 많고 나 스스로가 활동할 무대가 넓다는 뜻이기에.
“아! 이럴 때가 아니지. 우선 가자.”
제왕의 무덤의 위치는 정확히 안다.
왜냐하면 회귀 전에도 ‘제왕의 보물을 찾아라.’ 퀘스트를 받았다. 받는데 제한은 없으니까.
하지만 그 경쟁에 끼어들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귀만 열고 대충 전해지는 이야기는 잊지 않고 확인했다. 꼴에 나도 퀘스트를 받은 당사자라는 생각에.
“그게 지금에 와서는 최고의 선택이었지만.”
울란바토르 공항을 빠져나와 북동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워낙 인구수가 적어서인지 주변에 바리움도 일반인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
20분도 안돼서 컨티산맥 초입에 도달했다. 그리고 눈에 부르한 산이 보였다. 영상으로만 접했고 회귀 전에는 발도 내밀지 못한 제왕의 보물이 묻힌 장소가.
다 왔다는 생각에 더 빠른 속도로 부르한 산에 다가섰다. 그리고 부르한 산의 영역에 들어서자 메시지가 울렸다.
[퀘스트 ‘제왕의 보물을 찾아라.’를 수락한 자들 중에서 가장 먼저 제왕의 무덤을 발견했습니다.보상으로 모든 스탯포인트가 100씩 주어집니다.]
“헉!”
이건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요새 워낙 스탯포인트들이 높다보니 모든 스탯포인트 100이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총 500개로 레벨로 치면 무려 50레벨이다.
내가 아닌 다른 자가 얻었다면 기쁨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물론 내가 기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이게 쌓이고 쌓이면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더욱이 내 강함의 근거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식으로 얻은 보너스 스탯들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우르르 쾅!
생각지도 못한 이득에 기쁨에 잠겨 있을 찰나 부르한 산의 일부분이 붕괴되며 입구를 드러냈다.
제왕의 보물이 잠들어 있는 던전의 입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