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7
3. 72번 상점 방문
“말세야 말세.”
“지구가 종말할 거라니까.”
“우주로 도망가야 하나? 지구에 이대로 있어도 되는 거야?”
“지금 단체로 몰래카메라 아냐?”
“몰래카메라면 지금 네 왼쪽 손목에 있는 그 인식의 표라는 것은 뭐로 볼 건데?”
“누가 장난으로 그려놓은 거겠지.”
“장난을 전 세계인한테 다 치냐? 그거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고!”
“젠장! 도대체 이게 무슨 난리야. 제넨어도 뭐고 인식의 표도 뭐고 돈 게이트도 도대체 뭐냐고.”
나이지리아도 독일도 마찬가지였지만 인천국제공항도 엄청나게 시끄러웠다.
사람이 2명만 모여도 인식의 표니 바리움이니 떠들기 바빴다.
그들과 함께 떠들게 아니기에 우선 원래의 보금자리엔 강북구의 인수동의 옥탑방으로 향했다.
“휴… 고작 하루뿐이지만 심적으로 고단하군. 상태창 확인.”
[이름 : 이지원레벨 : 0 죽은 횟수 : 0
칭호 : 지구 최초의 바리움
생명력 : 110000 / 110000 마나 : 22000 / 22000
힘 : 220 민첩 : 220 체력 : 220
정신력 : 220 지력 : 220
잔여 스탯포인트 : 0
피로도 : 7
특성 : 행운증가(X+1)
물리공격력 : 660 물리방어력 : 220
마법공격력 : 660 마법방어력 : 220]
몸은 거뜬했다. 하지만 심적으로 지친것은 어쩔 수 없었다. 상태창에도 피로도가 7로 증가되어 있었다.
“피로도 7이라… 버서커 스킬도 배워야겠군.”
피로도는 중요한 수치였다.
피로도가 70에 도달하면 공격력과 방어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능력이 하락하고 90에 도달하면 그 능력치 하락이 눈에 보일정도로 확연하게 티가 난다.
하지만 버서커 스킬을 배우면 쿨타임 168시간으로 피로도가 높을수록 공격력과 방어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모든 능력치가 반대로 증가한다.
7일이라는 쿨타임이 존재하지만 거의 필수 스킬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항상 원하는 시간에만 사냥이든 싸움이든 할 수 있는 게 아니기에.
“그나저나 보면 볼수록 좋군.”
상태창을 바라보니 금세 정신적인 피로조차 모두 날아갈 정도였다. 그리고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우선 오늘은 씻고 푹 쉬자. 그리고내일 아침에 바로 상점에 가봐야지. 분명 그 자리에 있겠지?”
지구의 대도시 위주로 갑자기 생긴 NPC상점.
NPC를 빼고 일반적으로 상점으로 불리는 곳은 겉으로 보기에는 몽골의 유목민족이 거주지를 이동하면서 사용하는 게르나 서커스 공연을 하는 천막과 비슷하게 생겼다.
게르보다 한 2~3배 정도는 더 크고 웬만한 서커스 공연의 천막보다는 작은 상점은 솔직히 말하면 볼품없다고 평할 정도로 단출하다.
반전은 채 100명도 못 들어갈 것 같고 칙칙한 천으로 외관을 뒤덮고 있는 이 볼품없는 상점은 안에 들어가면 어지간한 아파트 단지 이상의 크기를 자랑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외관상 고작 2미터 높이도 안 되어 보이지만 실제로 들어가면 지하2층부터 지상4층까지 공간이 존재한다.
상점의 지배인의 말로는 공간을 최대한 늘리면 어지간한 도시 이상으로 늘릴 수 있는 마법이 걸린 공간이라고 들기만 했다.
상점의 지하2층에는 모든 상점에서 공동으로 진행하는 희귀한 아이템 위주로 진행되는 경매장이 있고 지하1층은 거래소가 있다.
지하1층의 거래소는 내가 팔고 싶은 아이템을 등록해 놓으면 구입 희망자가 있을시 서로 대면하지 않고 바로 판매가 된다. 그리고 판매금액은 수수료를 때고 거래소에서 바로 받을 수 있다.
물론 3%의 수수료가 붙지만 시간 절약이 되기에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항상 북적거렸고 상점에서 가장 활발한 곳이 바로 이곳 거래소다.
1층에는 골덴링과 아이템을 맡길 수 있는 은행 겸 창고가 있고 이곳도 당연히 이용하려면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2층에는 포션같은 잡화와 무기 및 방어구, 악세사리를 거래하는 무기점, 방어구점, 악세사리 상점이 존재하고 3층에는 스킬을 판매하는 스킬상점, 4층에는 여관으로 구성된 게 상점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텔레비전을 틀면서 밥을 차렸다.
바리움으로 변했지만 먹고 사는 것은 동일했다.
휴식을 취하지 않거나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피로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그러면 모든 능력치가 하락한다.
오히려 먹고 쉬는 것에 더 신경을 더 써야한다. 왜냐하면 바리움으로 변한 지금은 눈에 확연히 보이기 때문이다. 나의 현재 능력이.
“아직 바리움에 대해서는 안 나오는 건가?”
나이지리아에서 독일을 경유하느라 이동하는데 하루 이상이 걸렸기에 날짜로는 2일이나 흘렀다.
이정도면 분명 나를 제외한 돈 게이트에서 인식의 표를 사용한 다른 바리움이 나올 만도 했다. 하지만 뉴스에서는 여전히 하늘에서 울린 목소리에 대해서 천문학자를 포함한 패널들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뭐 상관없지. 어차피 지금 바리움이 나와도 몬스터가 없으니 레벨업을 할 수도 없을 테고. 계획대로 상점부터 가자.”
기억에 존재하는 서울의 상점은 강남세브란스병원 바로 옆에 위치했다.
옥탑방을 내려와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꽤 거리가 되지만 돈을 아낄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이 화폐도 곧 가치를 잃을 것이기에.
앞으로 골덴링이 모든 가치를 대신하게 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문에서 내려 밑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한 10분 정도를 걷자 공터가 나타났고 공터 한 가운데에는 주변 환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게 생긴 퀴퀴한 게르처럼 생긴 원형 천막이 눈앞에 드러났다.
“그나저나 멍청한 짓을 했군.”
멍한 눈으로 상점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택시를 타기 전까지는 생각도 못했다. 나에겐 단 1골덴링도 없다는 것을.
상점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오로지 골덴링이다.
당연히 지금 가지고 있는 원화와 아프리카를 가기위해 사용하고 남은 달러로는 스킬뿐만 아니라 그 무엇도 이용하지도 구입하지도 못한다.
그걸 상점을 딱 보고서야 알아챘다.
“휴.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기에는 아쉬우니까 한번 둘러봐야겠지?”
기껏 여기까지 와놓고서는 발걸음을 그대로 돌리기에는 아쉬웠다. 물론 회귀 전에도 뻔질나게 들락날락 했기에 상점에 대해서는 별 감흥이 없었지만 그래도 회귀 이후에는 처음으로 방문하는 것이기에 상점의 출입구를 향해 이동했다.
“탐색 스킬이 굉장히 아쉬워. 꼭 필요했는데…”
던전을 찾기 위해서는 탐색 스킬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지지만 어쩔 수 없었다. 몬스터가 없는 현재 골덴링을 구할 길은 전혀 없다.
촤악~
전체적인 크기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큰 입구를 막고 있는 천막을 밀치고 안으로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서자 밖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어마어마하게 넓은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밖에서는 고작 100평도 안되어 보이지만 안은 어마어마하게 넓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사방으로 얼핏 7개 이상이나 존재했다. 앞으로 이곳을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할 것이다.
“크어어억!”
“응?”
과거를 회상하는 찰나에 들려오는 괴상한 외침에 몸이 자동으로 움찔했다.
“이게 누구야. 바리움이잖아. 그나저나 이상하네? 분명 아직 바리움이 방문했다는 상점은 없는 걸로 아는데? 서… 설마! 내가 처음인거야?”
전생에도 주 활동구역이 서울이기에 이곳 상점을 자주 왔다. 하지만 그때 지점장과 지금의 지점장은 전혀 달랐다.
그때의 지점장은 50대 후반의 이고르 라는 이름을 가진 키가 3미터가 넘는 뚱뚱한 남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남자애였다. 1미터의 키도 안 되는 애.
가슴에 단 지점장 안톤이라는 명찰만 없었다면 지점장인줄 몰랐을 정도였다.
“설마… 나에게 이런 행운이. 마리. 마리. 빨리 와봐. 바리움이 왔다고. 그것도 내 상점에 가장 먼저!”
뭔가 굉장히 즐거운 듯 안톤은 하이톤의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괴상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옆으로 시녀 복장의 마리란 명찰을 달고 있는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소녀가 다가왔다. 그러자 안톤은 품에서 네모난 무언가를 꺼내서 이리저리 조작을 했다.
“지점장님. 좀 점잖게 행동하세요. 위엄이 없잖아요.”
“지금 위엄이 문제야? 이것 보라고.”
마치 누나에게 자랑하는 초등학생마냥 품에서 꺼낸 태블릿PC 같은 기계를 마리에게 보이면서 즐거워했다.
“정말 내가 처음이야. 지구 안에서 바리움이 가장먼저 내 상점을 방문했다고. 최고야. 크하하. 이게 몇 점이야. 이제 조금만 더 점수를 얻으면 나도 가문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크헤헤. 이런 복덩이!”
“윽! 떨어져. 떨어지라고.”
옆에 있는 마리에게 손에든 태블릿PC 비슷한 기계를 맡기고 안톤은 나에게 엉겨 붙었다. 연신 복덩이라 외치면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내가 더 당황스러웠다.
“크헤헤! 싫어. 싫어. 이런 복덩어리. 응?”
허벅지에 달라붙어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던 안톤이 갑자기 경직되어 나를 올려다봤다.
“너! 너!! 너!!!”
괴상한 웃음을 짓던 안톤이 갑자기 정색을 하고서는 놀라자 나까지 긴장됐다.
“설마… 너. 지구 내에서 최초의 바리움이야?”
“뭐. 그렇다.”
상대는 NPC.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기에 바로 대답을 했다.
“크헉! 이건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온 줄 알았더니… 호박이 아니라 금덩이였어. 금덩이! 푸하하. 일반 바리움이 모든 상점 중에 내 상점을 최초 방문한 것만으로도 대박인데 그게 일반 바리움이 아닌 지구의 첫 번째 바리움이라니. 가산점이… 가산점이 몇 점 인거야. 크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