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123
135화-
대륙의 가장 오래된 가문 중 남은 것은 지금 둘뿐.
그중 칼리오르의 시조는 겨울바람 의 신이 죽은 자였다고 한다.
“신이…… 죽어요?”
“인간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 신은 특히 차원을 넘나들 수 있는 초월적 힘을 가진 대신(大神) 이기도 했다고.
“어, 그럼 설마, 아르만이랑 라샤 헬도?”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세 가문이 라고 했으니까 말이다.
아르만이 왜 귀한 가문인지는 자 세히 알지 못했던지라 이야기가 재 미 있었다.
“아르만의 시조는 예언자와 나그 네의 신이 죽은 자였고, 라샤헬의 시조는 클로버의 여신이 죽은 자였 죠.”
―38화 中-
이단 명명.
그것은 특정 대상을 이단이라고 대륙에 공표하는 신전의 고유 권한 이었다.
일단 이것의 대상이 되면, 모든 사람들에게 꺼림칙한 시선을 받게 된다.
‘그 정도는 약과지.’
이 몸에도 이것에 대한 상식은 남 아 있었다.
‘그야, 귀족이니까.’
귀족이라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 중 하나니까 말이다.
사실 나는 이 지극히 종교적인 개 념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중세시대의 그 살벌한 전쟁과 연 결 지어 생각하기엔 좀……오
‘신전의 권력이 그에 비하면 으〕하 니까.’
하지만 생각보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그러니까, 방금 떠오른 영상으로
미루어 보면 말이다.
“폐하, 이단 명명이라니요!”
“문제될 것은 없지.”
“문제될 것이 없다니, 제정신이십 니까?”
앞뒤 없이 떠오른 영상 속에서 루 만 백작이 반쯤 울먹이며 하는 말 에 샤를레앙이 냉소했다.
“제정신이 아닌 건 백작 같은데.”
차분한 목소리였으나, 정작 그렇 게 말하는 샤를레앙의 분위기는 심 상찮았다.
나는 입을 살짝 벌리고 영상을 보 았다.
그러다 문득 조금 궁금해졌다.
이 영상이 아르만의 예지력으로 인해 떠오르는 것은 알겠는데.
‘근데 왜 과거도 보여 주지?’
글렌 마시아르의 과거를 보여 주 었을 때처럼 말이다.
‘애초에 이 영상이 보여 주던 미 래도 원작의 미래였고.’
그런데 지금 보이는 이 영상은 둘 중 무엇도 아니었다.
“죽은 신의 후예를 이단으로 명명 하는 건 신전으로서도 모험일 텐데 요……
“글쎄. 그런 걸 신경 쓸 위인들이 었으면 지금 이런 협박을 하지도 않았겠지.”
루만 백작과 샤를레앙의 대화는 원작에는 나오지 않았던 일이다.
분명했다.
왜냐하면 원작에는 이단 명명이라 는 사건 자체가 나오지 않으니까.
“ 흠.”
일단 본래 운명의 감춰진 이야기 정도로 이해하기로 했다.
‘그건 그렇고.’
저 대화를 들으니까 문득 그때가 떠올랐다.
그때, 두 원로들의 문제를 해결하
고 돌아오던 길에 루만 백작이 해 줬던 이야기 말이다.
‘죽은 신의 후예들에 대한 이야 기.’
지금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이야 기다.
중요한 것은 그 시조에 대한 이야 기가 대륙에 널리 퍼진 이야기라는 점.
‘그래서 신전이 세 가문을 대놓고 적대하지 못했던 건가 보네.’
신전은 그럴 수밖에 없다.
이곳 신전은 여러 신을 함께 모시
는 신전이니까 말이다.
주신을 가장 위에 두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여러 신을 모셔 둔다.
‘비록 잠든 신들이라서 신성력을 가진 자들이 별로 없다고는 해도 말이지.’
신성력을 지닌 신관들은 그나마 있던 자들도 지금은 다 쫓겨난 지 오래라던가.
‘바바도 그중 하나인 줄 알았었는 데.’
아마 그게 다가 아니겠지……으
그때 상념을 뚫고 영상 속 샤를레
앙이 말했다.
“신전이 무슨 짓을 벌였는지 차례 로 공표해 버리는 게 좋겠군.”
“ 예?”
……어?
영상 속 루만 백작이 이해하지 못 한 표정을 짓는 것과 달리, 나는 듣자마자 이해했다.
그렇지! 그러면 되지.
영상은 샤를레앙이 검은 검을 느
릿하게 닦으면서 체를라와 그를 향 해 내내 행해졌던 신전의 행태를 읊는 것으로 끝났다.
그것들을 널리널리 퍼뜨리라는 것 이겠지.
나는 방긋 웃었다.
“안 자나‘?”
그때 누워 있는 내 옆에 앉으며 샤를레앙이 물었다.
우리는 지금 바바가 있는 곳으로 향하다가 밤이 되어 야영을 하는 중이었다.
“자야죠. 근데 잠이 안 와요.”
나는 가장 따뜻한 자리에 침낭을 놓고 쏙 들어가 있었다.
얼굴만 내민 채로 웅얼웅얼 말하 자, 샤를레앙이 미소 지었다.
날 은근하게 바라보는 눈길이 간 지러웠다. 내가 손을 쏙 내밀자, 그 가 기다렸다는 듯이 그 손을 잡았 다.
손을 깍지 낀 채로, 우리는 하늘 을 보았다.
“달이 생기면 밤에 더 환할 텐데 요.”
“지금도 모닥불이 있으니 환한
데.”
“더 환해질 거예요.”
“그런가.”
달도 없는데 반짝이는 별들도 신 기하다.
예쁘긴 하지만.
어쨌든, 나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 가 방금 영상을 보고 떠오른 것을 말해 주었다.
신전이 이단 명명을 하기 전에, 신전의 명예를 먼저 박살내자고.
“다른 것도 아니고 죽은 신의 후
예들을 상대로 하는 거니까, 신전 은 어쩌면.”
“더 명예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서 이단 명명을 하지 못할 수도 있겠 네.”
“그거죠.”
“ 최고야.”
“그렇죠? 아무리 생각해도 전 천 재 같아요.”
사실 샤를레앙의 생각이지만 나는 있는 대로 생색을 냈다.
지금은 원작에서 체를라와 샤를레 앙을 공격했던 일들이 하나도 벌어
지지 않았지만……오
“걔네도 없는 걸 있다고 우기는데 우리도 그러지 말란 법 없고요. 알 죠?”
눈을 찡긋하며 말하자 샤를레앙의 표정이 묘해졌다.
“일단 제가 퍼뜨리고 싶은 소문부 터 말하자면요.”
나는 이어 원작에서 그 놈들이 체 를라와 샤를레앙에게 했을 일들을 조금 더 과장해서 말해 주었다.
가만히 듣던 샤를레앙이 드물게도 할 말을 잃은 표정을 했다.
“……너무 구체적인데.”
“제가 쫌.”
저쪽에 누워 있던 재상 쪽에서 크 핫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쪽을 보자, 재상이 몸을 둥글게 말고 킬킬거리 고 있었다.
그러더니 우리 시선을 느꼈는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해졌 다.
하여간.
“진짜 신관들의 명예를 이참에 회
복시키는 것도 좋겠군.”
그의 말에 나는 박수를 쳤다.
바바는 아마도 전쟁 구역에 도착 했을 테고.
거기서 걜 납치하고 돌아갈 건 데……오
나이 든 진짜 신관들은 다 사라지 고 바바만 남았다던데, 이왕 대놓 고 데리고 돌아갈 거라면 그것도 좋은 생각이었다.
다음 날.
우리는 바바가 1차로 들렀을 달이 비친다는 호수에 도착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데요?”
“그냥 평범한 호수 같습니다 만……
“폐하? 영애? 왜 그러세요?”
나는 아무 말 없이 샤를레앙을 돌 아보았다.
그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두 분은 뭐가 보이시는 겁니까?”
클로버 재상이 조심스럽게 물었
다.
우리는 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 호 수를 물끄러미 보았다.
‘바르샤 브로켈. 진짜 뭐 하는 인 간이지?’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 가득한 바바의 기운을.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바바가 가진 신성력, 다시 말해 바바가 모시는 신의 기운을 말이다.
그것이 호수 전체를 감싸고 있었 다.
‘무언가, 감추려는 듯이.’
책 속을 겪었기 때문에 나는 알 수 있었다.
‘이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 니야.’
신이 직접 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 의 힘이었다.
그때 였다.
웅오
내가 가진 팔찌와 샤를레앙의 반 지가 희미하게 공명하며 빛을 내더 니 터질 것처럼 부풀기 시작했다.
“어, 어어.”
풀려고 해도 빠지지 않았다.
어, 이거 불안한데?
“샤를. 손목이랑 손가락을 잘랐다 가 붙일까요?”
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붙이는 힘이 신물에서 나오는 데‘?”
“아, 하긴. ……없는 채로 살기엔 좀 끔찍하고.”
근데 이러다간 손목이랑 손가락만
이 아니라 팔 하나가 날아갈 것 같 은데!
“아니, 왜 이렇게 살벌한 말씀들
재상이 떨떠름하게 중얼거리고, 그림자들이 한 걸음 우리에게서 떨 어 졌다.
끼리끼리 어쩌고 수군거리는 그들 은 일단 뒤로하고.
그럼 어쩌지?
우리는 진지하게 신물들을 노려보 았다.
그때 샤를레앙이 인상을 팍 찌푸
렸다.
“렛, 오페르가 난리를 치고 있어.”
“……아, 그 검. 이제 말한다고 했 죠? 뭐라고 하는데요?”
새카맣고 마검 같은 힘을 가진 주 제에 사실은 성검이라고 했던가?
칼리오르에서 대대로 내려왔다던, 이번 대에서야 제대로 된 주인을 맞이했다던 검이었다.
수다쟁이라고 샤를은 귀찮아하지 만……으
그래도 칼리오르의 역사만큼은 산 검이니 뭔가 이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바라보자, 그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세상이 완전해져 버릴 거라고, 하는데?”
“완전해져요?”
“……그러니까 어서 여길 떠나자 고. 그 말만 반복하고 있어.”
그러니까, 완전해지는 걸 피하라 고?
뭔 소리야.
나는 물끄러미 그의 검을 바라보
았다.
그리고 말했다.
“혹시 검도 간지럼을 타나요?”
아무래도 심문할 대상이 늘어난 것 같아서.
폭군에게 차이는 10가지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