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ways to be different from a tyrant RAW novel - Chapter 62
70화-
바르샤는 얼굴이 훤히 드러난 스 칼렛의 얼굴을 힐끔대고 있었다.
영애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창백하고, 하얗고, 또 분홍빛이었 다.
아주 고운 보랏빛과 함께.
생김새보다는 색감에 더 관심을 가지는 바르샤에게, 그녀는 아주 고운 사람이었다.
부드러운 색 조합이어서, 상당히 마음에 든다.
그런데 그 보기 좋은 얼굴이, 잔 뜩 흔들리고 있었다.
지금 들어온 남작 때문인가.
그는 무심한 시선을 책으로 박아 놓고,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하는 지 듣고 싶은 마음과 들으면 못쓴 다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했다.
물론 쓸데없는 고민이었다.
부녀는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았
으니까.
시선을 잠시 맞췄을 뿐이었다.
바르샤는 고민을 하면서 불러들였 던 바람의 정령에게 물어보았다.
-표정이 어때.
-파디! 파디! 소녀가 울어!
– 운다고?
재빨리 힐끔 보았지만, 우는 것 같지는 않았다.
눈물 냄새도 나지 않는다.
-거짓말을 하다니.
날 닮아 가는 거냐?
-거짓말 아냐! 파디 안 닮아!
-안 울잖아.
-울고 있어! 파디는 바보야!
바람의 정령이 꽥 소리를 쳤다.
-눈물 냄새가 나지 않아도 사람 은 울어!
바르샤는 조금 뚱해졌다.
울면 우는 거지, 안 울면서 울 것 은 또 뭐란 말인가.
하지만 그도 느끼고는 있었다.
바람의 정령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를.
그도 영 무지한 이는 아니었다.
하여, 정령에게 진지하게 가르쳐 주었다.
-그건 그냥 슬퍼한다고 하는 거 다. 바보라고 한 걸 취소해, 못된 정령아.
바람의 정령은 고개를 팽 돌리고 사라져 버렸다.
어차피 또 부르면 다시 올 것을 알고 있으므로,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바르샤는 책장 안쪽으로 들어오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서 눈을 느릿하 게 깜박였다.
그 순간, 그는 샤를레앙이 가끔 한숨을 쉬는 것을 이해하고 말았 다.
아파서도 아니고 힘들어서도 아니 었구나.
왕세자가 한숨을 쉬는 건 무력하 기 때문이었어.
속이 허한데, 뭐가 꽉 차기는 한 기분이라, 토해 내고 싶어졌으니까.
바르샤가 설핏 미간을 찌푸렸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싫은 것보다는 짜증이 났다.
그는 이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을 타개할 힘이 없었으니까.
그는 거의 죽었다가 기적처럼 살 아난 영애가 처음 보았을 때처럼 당당하기를 바랐다.
그녀를 도운 것에는 반쯤, 그것이 보기 좋았던 이유도 있었는데.
‘수도로 돌아가면, 자주 볼 수는 없겠지.’
아마도 샤를레앙의 지인으로 궁에
머무르게 되지 않을까.
최악의 경우, 바르샤는 그녀의 죽 음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왕이 계대자를 함부로 죽이지 않 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함부로 다루 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죽으라고 전장으로 보내 버린 제 이드의 경우처럼.
샤를레앙과 엮이는 것은 그런 의 미였다.
하지만 그녀가 이 사실을 알든 모 르든, 변하는 것은 없을 거라는 강 한 예감이 들었다.
이미 늦은 것 같기도 했고.
바르샤는 눈을 살짝 내리깔고서, 한참을 넘어가지 않던 책장을 넘겼 다.
……내용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수도로 가기로 한 뒤 결심한 것들이 있었다.
“일단 왕세자의 세력으로 편입되 어야 해.”
이건 단순히 그의 상처를 치료해 준 것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보다 더 강렬하고 의미 있는 것이 필요하다.
그건 가면서 채울 예정이었다.
“다음은 배드엔딩의 불씨들을 막 는 것.”
가장 크게는 전쟁이 있고, 가깝게 는 왕세자의 암살 사건과 좌천 사 건, 그리고 여주인공 엘리안의 비 극이 있다.
이것들만 잘 수습해도 죽을 사람 은 없을 것이다.
나를 포함해서.
왜냐하면 저걸 잘 수습한다는 건 왕이 죽는다는 것이니까!
“그리고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경 우를 대비하는 것.”
지닌 실력이 일천하면 아무리 좋 은 기회가 와도 활용할 것이 적어 서 기회를 놓치게 된다.
나는 이왕 가지게 된 능력, 제대 로 키워버리기로 다짐했다.
계대자들의 능력은 두 가지로 나 뉜다.
하나는 신성력을 쌓는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신성력을 쓰는 능력이 다.
진짜 신이 아니기 때문에 이 두 능력 사이의 효율은 극악에 가까웠 다.
‘그래서 왕도 무려 마신의 계대자 이면서 공포 마법만 열심히 쓰고 그런 거지.’
신성력을 쌓아야, 그걸로 마법도 부릴 수 있는 건데 이 신성력을 쌓
는 게 신마다 달랐다.
왕은 공포로 쌓는 것이고, 아마 수도에 가면 곧 보게 될 제이드는 피로 쌓는 것이었다.
피를 뒤집어써야 했던가?
‘그리고 나는.’
손에 아주 희미하게 신성력을 둘 러 보았다.
나는, 타인의 절망이나 고통을 흡 수해서, 그것을 정화하는 방식으로 신성력을 쌓는다.
한마디로 하면 ‘정화’가 내 능력 인 셈.
여기서 생각할 부분이 있었다.
‘어디까지 드러낼 것인가.’
왕이 살아 있는 동안은 최소한의 것은 완벽하게 감춰 둬야 한다.
일단은 부활을 감추어야 하고, 또……,
‘내가 신성력을 쌓는 과정은 사실 좀 특이하단 말이지?’
그건 쌓는 것보다는 쓰는 것에 가 까운 행위였다.
사람을 치료하는 것 말이다.
나는 고민 끝에, ‘정화’가 내 신성
력을 쌓는 키워드라는 것을 감추기 로 했다.
많이 쌓는 것은 경계를 사지만, 많이 사용하는 것은 경계를 덜 사 는 것이 계대자의 능력이니까.
정말로 믿을 만한 사람에게라면 말할 수도 있겠지만……오
아니, 아니다.
문득 떠오른 가든 남작 부부의 얼 굴에 나는 고개를 홰홰 저었다.
그 누구에게든지, 왕이 죽기 전까 지는 절대로 이 두 가지를 드러내
지 말 것.
밝히느니 그냥 죽을 것.
……어차피 부활하니까.
“ 좋아.
결론 났어.”
마차를 타고 가는 내내 신중하게 내린 결론.
마음을 정하고 나니 훨씬 머리가 가벼워졌다.
나는 얕게 홍얼거리며 마차 밖 풍 경을 눈에 담았다.
무더운 여름, 뜨겁고, 아름다운 날
이었다.
자기가 개량한 것이라며 잔뜩 연 고를 챙겨 온 스칼렛 영애를 보고, 샤를레앙은 심란함을 감출 수 없었 다.
“병석에서 일어난 지 이제 겨우 3 일이 되었는데. 기운 차리자마자 하는 말이 치료라니.”
“음……, 하지만 저는 얻어 타고 가는 거니까요. 공으로 신세지기는
싫은걸요.”
생글거리며 하는 말에 그는 더 말 을 잇지 못했다.
그는 스칼렛의 현 마음 상태에 잘 공감할 수 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
버려진다는 것은 생각보다 길게 깊은 상처로 남는다.
그녀는 내색하지 않고 있었지만.
‘자꾸만, 마음이 쓰여.’
냉랭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서, 그 는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 스스로가 조금 낯설었지만,
싫지 않았다.
바르샤 브로켈이 그와 공범자-스 칼렛 관련 일에서一가 된 것도 나 쁘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때 스칼렛이 마차 안에서 부스 럭거리다가, 창문을 열고 빼꼼 얼 굴을 드러냈다.
눈으로 사람을 만들어, 꽃으로 생 기를 더하고, 바람을 불어넣으면 딱 저럴 것 같다.
‘꽃은 제비꽃이겠고.’
시선이 그리로 다 모였는데, 정작 시선을 받는 이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아무도 자기에게는 관심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표정에 그대 로 드러나 있었으니까.
샤를레앙은 그 모습을 가만히 보 다가, 문득 깨달았다.
좀처럼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 없 게 되었다는 사실을.
“영애는 시선에 둔감한 것 같습니 다.”
가든 영지에 도착할 때만 해도 형 식적인 인사만 주고받던 바르샤 브 로켈이 슬쩍 다가와 말을 걸었다.
샤를레앙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주었다.
“……그런 것 같군.”
단 며칠이었지만, 그가 때때로 상 식이 부족한 맹탕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샤를레앙은 전보다는 그에게 경계 를 풀게 되었는데,
사실 이건 바르샤의 맹탕 기질보 단 샤를레앙이 화가 났을 때 바르 샤가 찔끔 울먹이는 것을 들킨 일 때문이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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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화-
“ 놔라.”
“저기, 전하. 살기를 지우는 게 어 떠신지……/
“두 번 말하지 않는다.”
“가서 뭘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왕궁에 가서 따지기라도 하시려고.”
“……언제까지!”
그게, 스칼렛이 죽었다는 하녀의 말을 들었을 때였던가.
그렇잖아도 비약을 먹였는데도 이 틀이나 사경을 헤매서 마음을 졸이 던 차에 덜컥 죽었다는 말을 들으 니, 그 순간만은 냉정하다는 샤를 레앙도 참을 수 없었다.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하지?”
스칼렛 하나만을 위한 분노가 아 니었다.
그녀가 특별하게 보인 것과는 별 개로, 이것은 그의 쌓여 온 상처였 다.
정말 많은 이들을 이런 식으로 보 냈었다.
“늘, 생각한다. 나는 나라에 대해 생각해. 살아가고 있는 자들을 생 각하며, 그들을 아낄 준비를 밤낮 으로 한다. 그러나 그게 무슨 소용 이냐, 공작.”
한 번, 울분을 토해 내지도 못하
고서, 눈물도 함부로 보이지 못하 고서 견뎌온 세월이 자그마치 17년 이었다.
“내가 지킨 게 대체 뭐가 있지?”
샤를레앙은 울 줄 모르는 자라서, 그렇게 살아야 했던 자라 그 순간 에도 눈물은커녕 더 무섭게 분노했 다.
그리고 그걸 가만히 맹한 얼굴로 듣던 바르샤는 그의 분노를 받아 낸 뒤에 스칼렛의 털썩 주저앉아서
음침한 기운을 뿜기 시작했다.
살짝 울먹이면서.
‘그 직후에 살았다는 말을 들었 고……/
답지 않게 울분을 토해 낸 샤를레 앙과 자기 방에서만 하던 버섯 키 우는 모습을 왕세자에게 들킨 둘 사이에 정적이 흘렀었다.
아무튼 그날 이후로 바르샤도 묘 하게 샤를레앙에게 편하게 다가왔 다.
어디까지나 예전에 비할 때의 말 이지만.
“스칼렛 영애.”
가문에서 제적되거나 한 것은 아 니지만 가든 영애라 부르기엔 조금 꺼려지게 되었기에,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허락해 주었다.
제 이름이 불리자 부드러운 빛깔 의 보라색 눈동자가 그를 향했다.
“네, 전하.”
샤를레앙은 그리 마주한 순간에야 자신이 그녀에게 시선이 몰릴 때부 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깨 달았다.
스칼렛 가든은 사실 가든 남작 부 부와는 하나도 닮지 않았다.
이제 와서 보면 당연한 일이었지 만.
그녀는 달빛을 받으면 희게 보이 는 은발을 타고났다.
그것은 태양빛 아래에서는 진짜 순은처럼 빛나는 빛깔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은.
“제가 많이 예쁜가요?”
옅은 보랏빛의 신비로운 눈을 깜 박이며, 그녀가 물었다.
순간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 머리가 삐걱거리며 해석을 시작했 다.
샤를레앙은 가면처럼 두르고 있는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다시 말해 주겠나?”
“제가, 많이, 예쁜가 보죠.”
그는 도무지 이런 상황에서 어떻 게 답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제 입으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또 생전 처음 보았으니까.
그리고 이어, 한 가지 기묘한 점 을 느꼈다.
그녀가 스스로를 타인처럼 표현하 고 있다는 것을.
“예쁘다기보다는.”
말간 눈동자는 영애의 마음 상태 를 그대로 투영했다.
앞머리로 가리고 있을 때는 몰랐 는데, 아주 맑은 인상이었다.
여러 가지 의미로.
자기 속내를 굳이 감추지 않는 느 낌.
“아름답지.”
“ 아하.”
그들 가까이에 있던 기사 하나가 미친 사람들을 보듯이 둘을 힐끔 보았지만, 둘 중 누구도 그것을 신 경 쓰지 않았다.
“예쁜 편이라고는 생각했는데, 그 정도군요.”
이거 농담이 아니군.
샤를레앙은 문득 웃고 싶어졌다.
“그래, 그 정도다.”
이미 말려 올라간 입꼬리는 의식 하지 못하고서, 그가 스칼렛에게 말했다.
“그러니 이만 마차 창문을 닫는 게 어떤가.”
“마차 창문이요?”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이냐는 물 음이 듣지 않아도 들리는 것 같았 다.
샤를레앙의 황금안이 기어코 살짝
휘었다.
그의 그런 웃음을 처음 보는 이들 이 남몰래 놀라는 것도 모르고, 그 가 말했다.
“혹, 저들의 시선이 불편할까 하 여.”
“시선……
거봐, 몰랐어.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바르샤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스칼렛 영애는 진지하게 고민하는 얼굴을 했다.
샤를레앙은 이제 조금 기대가 되 었다.
대체 무슨 답이 나올지.
“ 0
이건 저분들이 익숙해지셔야 하는 문제 같은걸요.”
“……하?”
“평생 제가 얼굴을 가리고 살 수 도 없으니까요. 이따가 치료도 시 작할 건데. 이 더운 날씨에 베일 같은 걸 쓸 순 없잖아요, 전하.”
미모는 죄가 아니에요.
언뜻 그런 중얼거림도 들려왔다.
샤를레앙은 가볍게 그녀가 그를 보지 못하는 자리로 슬쩍 빠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전하? 뭐 하세요?”
“음, 아니다.”
잠깐 사라졌던 그의 얼굴에 짙은 웃음기가 남아 있었지만, 스칼렛은 굳이 그것을 지적하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편안한 침묵이 흐른 뒤, 샤를레앙 이 슬쩍 입을 열었다.
“……치료를 한다고 했나.”
“ 네.”
솔직한 심정으로는 죽다 살아난 그녀가 쉬기를 바랐다.
하지만 쉬라는 말조차 잘 나오지 않았다.
그와 함께 가는 길 자체가 쉬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들은 왕이 친히 지정해 준 길로 수도로 가는 중이었다.
이는 마차 안이라 해도 스칼렛의 몸에 부담이 갔을 정도로, 척박한
길만 골라서 가는 중이라는 말이 다.
더불어 왕세자와 동행하는 이들은 바르샤 브로켈을 빼고는 전부 노약 자들이었다.
기사도 병사도 전부 나이 들었거 나 지나치게 어린 사람들뿐이었으 니.
왕이 친히 고른 오합지졸들을 이 끄는 건 한두 번 해본 일도 아니었 지만……오
이번에 왕이 스칼렛 가든의 생존 소식을 듣고 고른 길은 여느 때보
다도 더 척박했다.
‘수도로 향하는 길 중 이렇게 다 듬어지지 않은 길도 있었나.’
이런 길을 찾아낸 왕이 대단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스칼렛 영애도 티는 안 내지만 아 마 꽤 힘들 것이었다.
‘그런데도.’
저 힘든 것을 내색하기는커녕, 휴 식 시간이 오면 골골거리는 다른 사람들을 돌보겠다니.
사실 이제 와서 막기도 뭐한 것 이, 그녀는 여기까지 오는 내내 마
차 안에서 쉬는 와중에도 그와 바 르샤의 생채기들을 꼼꼼하게 치료 해 주고는 했기 때문이다.
‘아마 마음이 쓰이는 것이겠지.’
낯을 가려서 지금껏 참았다가, 슬 슬 적응을 하고 나니 이리 제안한 것이리라.
세간에서 황금의 빛을 띤 얼음 덩 어리라 부르던 왕세자의 황금안이 염려와 온기를 담고 그녀를 바라보 았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이 있을 때 무조건 말해라. 그리고 절대로 밤
에는 진료하지 말아야 해. 사실 지 금 너야말로 가장 환자에 가까울 테니까.”
이렇게 쉽게 누군가에게 정을 주 면 안 되는데.
몇 번이고 머릿속에서 속삭이는 이성의 소리를 번번이 무시하면서.
샤를레앙은 눈으로 만든 것 같은 여인에게 시선을 모조리 빼앗겨 있 었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이 있을 때 무조건 말해라. 그리고 절대로 밤 에는 진료하지 말아야 해. 사실 지 금 너야말로 가장 환자에 가까울 테니까.”
“그럴게요.”
샤를레앙의 말에, 나는 재빨리 고 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괜찮다고 했으면 샤를레앙 이 잠깐의 치료도 하지 못하게 할 거라는 것을 바르샤가 몰래 알려 줬기 때문이다.
‘사실 이 길이 아무리 척박해도
나는 상관없기도 하고.’
이건 좀 꼼수이기는 한데.
타인을 치료하면서 타인의 상처를 내게 옮기면, 전에도 말했다시피 고통은 안 느껴지고 체력만 닳는 다.
근데 이때,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게 고통 자체를 없애는 게 아니라 내 통각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것 같았다.
엉덩이 아프고 허리 쑤시고 그렇 게 되어도, 하루 한 번 다른 사람 을 치료하기만 하면 그 통증을 느
끼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난 천잰가……
가까이에서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 는 노기사와 눈이 마주쳤다.
생긋 부드럽게 웃어 주자 기사가 허헛, 하고 웃었다.
수도까지 열흘이 남은 시점.
그렇게 나는 샤를레앙 신뢰 얻기 및 실력 높이기를 시작했다.
폭군에게 차이는 10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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