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Koryo III Corps RAW novel - Chapter 107
107. 정적 제거(2)
“해룡호로 저놈들 배를 뭉개 버릴 거야. 그러니 방어에 치중하고, 혹시 뱃전에 오르는 놈들만 잡아. 그리고 물에 뛰어든 왜병들이 해안으로 상륙하지 못하도록 하고.”
“네, 알겠습니다.”
김웅겸이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함교의 지붕으로 몇 사람이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함교를 벗어나 함교의 외부 난간에서 바라보자 돛대 위의 관측소로 두 명의 저격수가 올라가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보였다.
쿵~ 빠지직~
뒤이어 해룡호의 파가기에 부딪힌 왜선 한 척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첨벙, 풍덩, 첨벙~
으아악~
뒤이어 왜병들이 물에 뛰어드는 소리와 비명이 시간차 없이 마구 섞여서 들려왔다.
탕~
그 긴박한 순간에 해룡호의 뱃전에 갈고리를 걸고 갑판으로 뛰어올랐던 왜병이 미처 몸을 넘어오기도 전에 총소리와 함께 다시 뱃전 너머로 사라졌다.
심지어 비명조차 들려오지 않았다.
해룡호가 움직여서 제법 이동했기 때문인지 더 이상 비명 소리도 들리지 않고, 낮게 울리는 해룡호의 터빈 소리와 터빈이 돌아가면서 만들어 낸 조용한 진동만 전해진다.
해룡호가 다른 배들을 파괴하기 위해 방향을 바꾸자, 회전력으로 인해 한쪽으로 완만하게 기울어졌다.
조금 전에 파가기에 부딪쳐서 박살이 나 버린 왜선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거의 다 가라앉아 가는 배 위에서 갑판의 조각을 부여잡고 바닷물 속으로 떨어지지 않으려 애쓰며 소리치는 왜병들과 바닷물에 머리가 들락날락하는 수많은 왜병들의 모습도 보였다.
남은 왜선 2척이 해룡호의 피격 범위에서 벗어나려는 듯 긴급히 움직였지만, 속도의 차이가 워낙 크다.
쿠웅~ 뿌지직~
파가기가 왜선의 옆구리를 들이받으며 배를 반으로 가르며 지나가고, 그 갈라진 틈으로 해룡호가 빠져나가기도 전에, 남은 한 척의 뒤꽁무니를 쫓았다.
쿵~
뿌지직~ 우두두둑~
해룡호가 회전하면서 파가기에 왜선의 뒤꽁무니가 부딪치며 뒷부분이 터져 나갔다.
그리고 그 힘으로 인해 왜선이 한쪽으로 쏠리며 배가 돌아갔고, 해룡호가 밀어붙이는 힘을 견디지 못해 옆으로 기울어졌다.
기울어진 왜선으로 물이 넘쳐 들자, 왜병들이 고함을 지르며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북쪽으로는 육지가 있고, 서쪽으로는 제법 큰 섬이 막고 있는, 사발 모양으로 생긴 해안인 탓에 바다는 잠잠하고 파도조차 거의 없다
침몰하는 왜선에서부터 해안까지의 거리, 왜병들이 걸쳐 입은 갑옷, 그리고 추운 날씨.
이런 상황에서 해안으로 헤엄쳐 갈 수 있는 숫자가 몇이나 될까?
해룡호가 선수를 돌려 침몰하는 왜선과 오지카초 사이에 정선했다.
아무도 육지에 닿게 하지 않을 것이다.
“말해 봐.”
태영이 갑판으로 내려가, 망연자실해서 갑판에 앉아 있는 고가에게 밑도 끝도 없이 말했다.
이런 경우 참으로 황당할 것이다.
송나라에 가기 위해, 딴에는 비밀을 유지하며 준비를 한다고 했겠지만, 합류키로 한 호위군은 막부에 들켜서 전멸했을 가능성이 틀림없다.
그리고 일종의 선발대인 사신단 책임자 무리를 잡기 위해 저렇게 위장을 하고 기다린 것이리라.
“…….”
고가는 갑판에 코를 처박다시피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왕실이 병신이고, 막부가 잘한 거네, 뭐.
“너, 내가 요구한 조건 허락받으러 가면, 분명히 가다가 중도에 잡혀서 죽을 것 같다.”
태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그래도? 어디 적당한 변명 한번 해 봐.”
그때 병사가 의자를 들고 와 태영의 옆에 놓아 주었다.
“답답한 것은 못 참아. 널 물속으로 던져 버리게 하지 않으려면 뜸 들이지 말고 무슨 말이든지 해 봐.”
이들이 교토에서 출발해서 이곳 후쿠오카로 왔다면, 저놈들이 말하는 사이카이도의 남단을 돌아서 오지는 않았을 테고, 틀림없이 시모노세키와 사이카이도 사이의 해협을 통과해 왔을 것이다.
그 해협은 올해 봄에 와카마쓰를 토벌할 때 가 보았으니 이미 대략적인 정보를 알고 있는 상황이지만, 본슈와 사이카이도 사이의 거리가 1킬로도 되지 않는다.
아, 규슈를 사이카이도라 부르듯이 본슈도 본슈라는 이름이 아니겠지?
이걸 어찌 알아볼 수가 없을까?
그건 그렇다 치고, 시모노세키를 지나가 보지는 않았으니 짐작일 뿐이지만, 그보다 더 가까운 곳도 있을 것이다.
이들이 그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 송나라를 가려면, 가고시마 쪽으로 갔어야 한다. 멍청한 짓거리를 한 것이다.
“바보들 아냐?”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연안과 연안이 그렇게 가까운 해협이라면, 해안을 지키는 군부에 당연히 들킬 수 있다고 봐야 한다.
“…….”
고가는 여전히 아무 말도 못 했고,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답이 쉽게 나올 리가 없는 일이다.
“돌아가자.”
“네, 대장님.”
태영이 고가를 바라보다가 툭 던지듯 하는 명령에 김웅겸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김웅겸이 보기에도 답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오지카초에 상륙해 봐야 작은 어촌에 불과한 이곳에 무언가 있을 만한 것도 없다.
“돌아가는 대로 저놈하고 스물두 명 풀어 줘.”
“알겠습니다. 병선 한 척 내줄까요?”
“그래, 그리고 노병으로 스물 정도 더 내줘.”
“아무 약속도 안 받고 내줘도 되겠습니까?”
“저놈, 아들 둘 볼모로 잡아. 아들 두 놈은 사포로 데려가서, 사포의 그 어떤 것도 구경시키지 말고, 아무것도 시키지 말고 감방에 가둬 두도록 하고.”
무언가 행동을 하겠지.
태영에게 제안했던 것들을 지키든지, 아니면 아들들을 포기하고 돌아서든지 할 것이다.
그리고 1년 후면 아마도 무한궤도 없는 자주포가 완성되어, 해룡호에 함포로 탑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박격포처럼 여러 문을 탑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단 1문만 올려야 한다.
그 1문으로도 목선인 해룡호가 견뎌 줄지가 의문이긴 해도 충분히 보강을 해서 탑재해야 한다.
그렇게만 되면 K-9자주포의 사정거리에는 못 미치더라도 제법 비슷하게 날아 갈 것이다.
그사이에 태영이 포탄을 준비하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먼 곳에서 가마쿠라 막부를 포격하여 모조리 날려 버릴 수도 있다.
***
후쿠오카에 도착한 태영은 오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한꺼번에 명령했다.
“대대장.”
“네, 대장님.”
“고가와 관련된 사항은 오지카초를 떠나면서 시킨 대로 진행해.”
“네, 그리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수군 병영에 있는 병선 중에 새로 만든 튼튼한 배 대 여섯 척을 제외하고는 왜병 포로들을 동원해서 모조리 빠개. 그래서 해룡호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두고.”
“다섯 척은 사포로 이동합니까?”
“아니야. 한 척은 내가 신도익 중대를 데리고 대산도로 갈 때, 그곳으로 가지고 간다. 나머지는 식량을 모두 사포로 가지고 갈 때까지 여기 매어 두고 비상시 대대장이 우리 병력들을 데리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알겠습니다. 저는 식량을 모두 옮기고 나면 대장님에게 합류하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 합류 장소는 대산도다.”
“네, 그렇게 준비하고, 이쪽의 병력이 많으니, 예정되어 있던 수색 지역은 마저 수색하도록 하겠습니다.”
“식량 옮기는데 두세 달 걸릴 테니, 체류하는 기간 동안 충분히 조사해서 우리 전진 기지를 이곳에 세우는 방법을 생각 좀 해 봐.”
“네, 알겠습니다.”
식량을 싣는 사이에 김웅겸은 한편으로 수색을 보내고, 한편으로는 작은 병선 한 척에 고가를 비롯한 호위병 스물둘과 노병 스물을 태워서 너 알아서 하라고 보내 버렸다.
포로가 된 왜병들을 동원하여, 튼튼하고 좋은 배 일부를 제외하고는 해체해서 선착장 옆에 쌓고 있고, 계속해서 병선을 부수고 있었다.
저 병선들을 다 부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릴 테지만, 김웅겸이 여기 있는 식량 모두를 사포로 옮기려면, 대충 3개월이 걸릴 것이다.
명주에 외상값을 받으러 가기로 한 것이 4개월 후였는데, 지금 이미 7개월쯤 흘렀다.
어쩔 수 없이 병력을 나누어 진행할 수밖에 없지만, 이젠 김웅겸도 그 예하의 중대장들도 태영이 개입하지 않아도, 작전 수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가 되었으니 항상 같이 붙어 있을 필요가 없다.
이곳의 상황에 대한 정보가 외부로 흘러나가서 왜군이 진격을 해 올 수도 있겠지만, 해자를 파고 방어 진지를 구축해서 준비하도록 김웅겸에게 지시를 했다.
***
“사포 도착했네.”
“벌써요?”
태영이 1호 선실에 뚫린 유리창을 통해 밖을 내다보며 중얼거린 말에 정하연이 몸에 옷을 걸치면서 침대에서 몸을 빼 냈다.
방금 걸친 잠옷 아래로 늘씬하게 뻗은 두 다리는 혼자 보기 정말 아까울 정도이지만, 21세기 현대 사회처럼 겨우 엉덩이만 가린 치마나, 팬티까지 보일 것 같은 짧은 바지를 입는 시절이 아니다.
그러니, 방 밖을 나서면 언제나 군복 바지로 가려져서 태영을 아쉽게 하지만, 단둘이 있을 때는 언제나 자신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펼쳐서 보여 준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저, 정말, 이번에 안 데려가실 거예요?”
“안 데려간다기보다는, 일을 쉽게 하기 위해 이번 명주 행에는 사포에 있으라는 거지.”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이 서운함은 대체 뭘까요?”
“그동안에 우리가 떨어져 지낸 적이 없잖아? 그래서 그렇지.”
“알았어요.”
입을 삐죽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정하연을 사포에 두고 가는 것 때문에 지난밤은 유난히 짧았다.
오랫동안 함께 있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태영과 정하연은 하얗게 밤을 새우다시피 했지만, 혼인 이후에 처음으로 둘이 얼마간 떨어져 지낼 예정이어서 그토록 아쉬운가 보다.
후쿠오카에서 싣고 온 식량을 하역하는 동안은 사포에 있을 것인데도, 마치 오늘 태영이 자신을 사포에 두고 떠나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정하연을 두고 가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지난번에 명주를 빠져나올 때 송나라 수군과 전쟁을 벌였다.
“우리가 송나라 수군의 병선을 모두 침몰시키고 생존자는 잡아 왔지만, 물에 빠진 나머지 수군들의 생존 여부를 모르기 때문에, 명주에 입항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거야. 알잖아?”
“네, 알아요.”
“그놈들 중에 한 명이라도 살아서 귀환했다면 사포 상단이 자신들을 모두 수장시켰다는 것을 송나라 조정이 알고 있을 거라는 거지.”
“잘못은 그놈들이 했는데요?”
정하연의 말투에 새침한 불편함이 묻어 있다.
“그놈들에게 누가 먼저 잘못했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지. 송나라 수군 천 이상이 죽고, 병선 35척이 수장되었고, 그 수군을 이끌던 장군이 죽었다는 것에 그들은 격노할 거라는 거지.”
“2천은 포로로 잡았으니 1천 정도가 죽은 거죠.”
“그들은 그걸 모르니까.”
정하연이 못내 서운함을 가지고 있다 보니 말투가 약간은 불퉁하다.
그래도 상관없다.
어찌 되었거나 송나라의 행동을 먼저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위험한 곳에 정하연을 데려갈 수는 없다.
그리고 14년 전에 발견되었다는 대한민국 육군의 시신, 그리고 그들이 소지했던 무기, 그리고 혹시나 생존자가 있다면?
이미 14년이 흘렀으니 시신을 찾아봐야 소용이 없지만, 상류 어딘가에 생존자가 있다면, 확인이 필요했다.
그들과 함께 무기를 실은 트럭이 함께 왔을 수도 있으니, 확인 과정은 필수다.
그리고 장군부 기물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는 총은 반드시 회수해야 한다.
태영에게 발생한 신체의 능력으로 혼자서 빠르게 움직이며, 흔적 없이 최단 시간에 처리해야 할 것 같아서 내린 결정이다.
주양세로부터 총이 보관된 장소인 장군부 기물 창고가 어디에 있는지는 이미 확인을 해 두었다.
경비는 제법 삼엄하다고 했지만,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마침, 헬멧에 꽂아서 사용하던, 수은 전지를 사용하는, 새끼손가락보다 작은 헤더 랜턴은 사용한 적이 없으니, 아마도 불이 들어올 터이다.
그것 하나만 있어도 밤에 창고 안을 뒤지는 것이 가능하다.
“개경에서 데려온 사람들 많으니까, 내가 없는 동안에도 할 일이 많을 거야.”
“그건 그렇고, 저 애들 정말 교육도 시키지 말아요?”
“고가의 애들?”
“네.”
“응, 아무것도 시키지 말고, 아무것도 가르치지 말고 그냥 가두어 두기만 해야 해.”
“알았어요. 그런데 눈이 안 데려가도 돼요?”
“물론 눈이가 지도를 잘 보고, 방향을 잘 잡지만, 이번에 보니까 항해사도 눈이 못지않은 것 같아. 그러니 염려하지 마.”
GPS가 있으면 절대로 하지 않을 걱정을 하고 있지만, 옛날 사람들은 다 이렇게 하고 살았으리라.
태영에게는 세계 지도라도 있지만, 옛날 사람들은 그것조차도 없이 이러고 살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만저만 다행이 아니다.
“잔디라도 데려가시면 조금 더 안심이 될 텐데.”
정하연이 잔디라도 데려가라는 말의 의미를 태영이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그건 용납이 안 된다.
“아냐, 누군가를 데려가면 보호해 주기 위해 신경이 분산되니까 오히려 안 좋아.”
“그냥 대산도까지만 데려가시라고요.”
“잔디가 거기 가서, 날 따라 명주로 가지 않고 대산도에서 얌전히 기다리겠다고 할 거 같아?”
“그건 아닐 거 같긴 하네요. 그럼 대신에 규하를 데려가요.”
“규하를 데려가면? 기본 훈련도 하지 않은 녀석을.”
“그래도 그 녀석이라도 데려가야 내가 안심이 좀 될 것 같아서 그래요.”
“그래, 그러자.”
***
쌍안경으로 보이는 좁은 시야에 물 위에 떠 있는 대산도가 보인다.
“집을 좀 지어 두고 선착장을 만들라고 했는데, 기간이 꽤 많이 흘렀으니 뭔가가 좀 되었으려나?”
그러고 보니, 참으로 많은 기간이 지났다.
“집은 여기서 보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선착장은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장님.”
함교에 서 있던 신도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톤으로 말했다.
“그래? 이것들이 전형적인 기질을 발휘한단 말이지.”
“전형적인 기질이요?”
이번에는 윤점돌이 지나가는 말처럼 물었다.
이번 여행에 동행하면서, 처음에는 무언가 들떠 있었지만 지금은 차분해졌다.
“그래.”
“그게 어떤 기질입니까?”
“엄청 느린 거, 법과 원칙 그리고, 규칙 같은 것은 완전히 무시하는 거, 돈에 관한 한 목숨 걸고 달려드는 거, 남의 불편한 것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거, 무지하게 시끄러운 거 그런 것들.”
태영이 가지고 있는 중국인에 대한 또 다른 인식이다.
주로 좋지 않은 것들만 가지고 있다는 것이 스스로 생각해 봐도 의외다.
“선착장은 전혀 손을 안 댄 것 같아 보입니다.”
신도익이 쌍안경을 내리며 하는 말이다.
“그렇게 보이지? 가서 확인해 보자고.”
가까이 가면서 시야에 들어오는 선착장은 태영이 송나라를 떠날 때의 모습에서 바뀐 것이 전혀 없었다.
이미 그때로부터 7개월쯤 흘렀으니 상당히 많이 진행되어 있어야 함에도 전혀 변하지 않았고, 준비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려는 듯 석재가 일부 쌓여 있을 뿐이다.
“우리가 쉽게 보였다는 소리군.”
신도익 중대의 병사들이 해룡호 뒤에 매달고 온 왜국의 병선에 옮겨 타 있을 것이다.
해룡호는 우리가 모두 내리면 지체 없이 후쿠오카로 출발할 것이다.
그곳에서 식량을 모두 실어 나르는 사이에 이변이 없으면 최소 3개월 후에 온다.
“대장님, 대산호로 옮겨 타고 대산도에 상륙하겠습니다.”
대산호는 해룡호에 딸려 온 왜국 병선의 이름이다.
대산도에 두고 사용할 배여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그래, 그렇게 해. 나는 전마선으로 가겠다.”
“넵, 그리하겠습니다. 김태연, 유시완 대장님 모셔라. 그리고 정규하는 나와 함께 간다.”
신도익이 뒤돌아서, 명주 행에 동행한 비서실 남자 병사 두 명에게 지시를 했다.
“네, 중대장님.”
정규하가 이동 중에 신도익에게 받은 훈련 정도로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행동이 훨씬 민첩해졌다.
전마선으로 선착장 잔교에 내려서 육지에 발을 들이자 멀리서 총관이라는 자가 몇 명의 사람들을 데리고 헐레벌떡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보아하니, 지난번에도 자신의 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이라고 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