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113
113화
“안됩니다!”
지은이의 공연 취소를 부탁하자, 소속사 대표가 내게 걸어오며 소리쳤다.
“특별 게스트 무대라고 해도 이미 홍보가 전부 이루어진 상태에요. 저기 입장하는 팬들이 안 보이십니까? 최소 3만 명입니다! 이제와서 특별 무대를 취소할 수는 없어요!”
“당신네 소속사 가수가 위험하다고!”
“그런 거라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무대 주변에 경호원들을 배치시켜놨고, 무대도 안전 점검을 끝마친 상태입니다. 보안을 철저히 해두어서 아무런 문제도 없어요.”
대표의 말에 나는 답답한 마음에 입술을 꽈악 깨물다 한숨을 내쉬었다.
“그 녀석…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놈이야. 저런 허접한 경호원들로는 상대할 수 있는 놈이 아니라고!”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호원들이 내 말에 불만 가득한 눈빛과 살기를 채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봤다.
나와 사장 두 사람의 신경전이 펼쳐지고, 뒤에서는 경호원들이 살기를 뿜어대자 그걸 지켜보던 지은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 둘 사이로 들어와 싸움을 중재했다.
“저는 괜찮으니까, 둘 다 진정하세요.”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제지하는 지은이를 향해 소리쳤다.
“네가 괜찮다 안 괜찮다 할 문제가 아냐! 네 목숨이 달렸다고.”
“나는 진~ 짜 괜찮아.”
“너…….”
“왜냐면 네가 있잖아.”
“뭐?”
“탐정님, 의뢰 하나 해도 될까요?”
“뭐?”
“제가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내려 올 때까지 저를 지켜주세요.”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크게 쉬었다.
“하아, 알겠어! 대신 의뢰비는… 다치지 마라. 그게 의뢰비야.”
지은이는 내 말에 미소를 지었고, 소속사 대표는 공연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는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 *
지은이의 공연 전날.
“이도운이 유리와 손을 잡았어.”
내 말에 상현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네?! 아니 근데 그걸 어떻게…….”
“초능력으로 도청이랑 위치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거든. 이도운이 유리의 지원을 받아 지은이의 무대를 방해할 생각인 것 같아.”
“그럼 저희 사일런스가 공연장으로 가서…….”
나는 상현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너는 유리, 그 녀석을 잡아. 그리고…….”
나는 고개를 돌려 킹을 바라봤다.
“킹.”
그는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고, 나는 그를 바라보다 어깨를 툭툭 치며 그를 깨웠다.
“야, 정신 차려.”
“어?”
나는 잠시 고민하다 한숨을 크게 쉬고 입을 열었다.
“러프라고 했나? 그 녀석… 어떻게 할 거야?”
“그거야 당연히 구해야지.”
“미리 말해두는데, 그 녀석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졌어.”
내 말에 킹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 녀석이 리페어 쪽에 붙잡힌 지 며칠이 지났어. 유리는 죽은 시체도 조종하는 초능력자야. 그러니까… 그 녀석의 숨이 붙어있을지 안 붙어있을지는 미지수라고.”
“…….”
“유리 쪽은 사일런스가 맡아줘.”
“네.”
상현의 대답을 듣고 나는 다시 한번 킹을 바라봤다.
“네 동료, 구하고 싶으면 구해. 근데, 그 녀석이 살아있을 거라는 장담은 못 한다.”
“어…….”
“유리는 아마 리페어와 부하들이랑 함께 있을 거야. 지난번엔 놓치고 말았지만 이번엔 제대로 준비해.”
상현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 * *
요한과의 이야기를 마치고, 킹이 핼쑥해진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오자 루어가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킹…….”
“루어?”
“괜찮아?”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킹에게 손을 뻗자 킹은 그녀의 손을 쳐냈고, 입술을 꽉 깨문 채 그녀를 바라봤다.
“오늘은 혼자 있고 싶거든? 미안한데 가주라.”
“아… 응.”
루어는 킹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 씁쓸한 미소와 함께 집 밖으로 나가고, 킹은 침대에 털썩 누워 한 손으로 눈을 가렸다.
“러프…….”
킹의 명령에 누구보다 맨 앞에 나서던 남자.
자신의 등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을 말하라고 하면 그 사람은 ‘러프’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를 신뢰했었다.
그런 러프를… 그를 구할 수 있을까?
킹은 잠시 고민하다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요한의 사무소로 향했다.
“형.”
“뭐야? 왜 다시 왔어.”
요한의 질문에 킹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형은 알고 있지?”
“뭐?”
“그 녀석을 구할 방법 말이야.”
“뭐… 네 동료?”
요한의 질문에 킹은 고개를 끄덕였다.
“러프, 그 녀석을 구할 방법을 알려줘.”
“내가 왜?”
“아무리 생각해봐도 러프를 구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그럼 죽여. 애초에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를 녀석이야.”
“나한테 리벤지는 집이고, 조직원들은 가족이나 마찬가지야. 그리고… 그 녀석은 루어 다음으로 내게 소중한 녀석이고…….”
킹의 말에 요한은 어이가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어깨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야, 너 때문에 지은이가 혼수상태에 빠지고, 리페어 손에 농락당했던 건 생각 안하냐?”
“…….”
“그리고 마지막에는 또 날 배신해서 지은이를 세뇌하고, 내 배에 칼 꽂고! 너는 지금 이 자리에서 나한테 맞아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돼.”
킹은 요한의 말에 아무 말 없이 무릎을 꿇었다.
“뭐 하자는 거냐?”
“부탁이야. 그 녀석, 러프는 나한테 정말 소중한 녀석이야.”
“지은이도 나한테는 소중한 사람이야.”
요한은 킹을 무시하고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기려 했지만, 그가 신경쓰였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응?”
“너희 쪽에도 치유사 한 명 정도는 있지?”
내 질문에 킹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 새끼 팔다리 싹 다 작살내놔.”
“뭐?”
“유리, 그 여자가 네 동료 움직이지 못하게 부셔놓으라고. 그다음 사일런스에서 그 여자를 죽이든, 제압하든 어떻게 잡으면 네 동료는 그 여자의 능력에서 풀려날 거야. 그때 치료를 시키든 알아서 해.”
킹은 요한의 대답에 감동한 듯 눈물 맺힌 눈으로 그를 쳐다봤고, 요한은 그의 눈빛을 피하고는 입을 열었다.
“네가 장사하는 데 방해하니까 꺼지라고 알려준 거야.”
“고마워.”
“고마워하지 마. 기분 더러우니까. 그리고 그런다고 그 녀석을 구할 수 있다는 확신은 버려. 아까도 말했지만 네 동료 몸 상태는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졌으니까.”
* * *
공연이 시작되고, 나는 대기실과 이곳저곳을 다시 한번 더 둘러봤다.
“이봐, 거기!”
누군가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아까 봤던 경호원이 내게 손가락을 까닥이며 노려보고 있었다.
“방금 나 부른 거냐?”
“그럼 여기에 너 말고 누가 있냐?”
나는 그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터트렸다.
“왜?”
“왜? 어디서 굴러먹었는지 모르는 새끼가 얻다 대고 반말이야.”
그가 내 얼굴을 향해 손을 올리자 나는 그의 손을 쳐내고는 그를 노려봤다.
“네가 먼저 반말했잖아. 그리고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어린 놈의 새끼가 말하는 꼬라지가 아주 건방져서.”
그의 말에 나도 모르게 주먹에 힘을 줬다.
“하, 나참…….”
“야, 군대는 갔다 왔냐?”
“아니, 면제인데? 그리고 너랑 놀아줄 시간 없으니까 한가하면 딴 데 가서 놀아.”
계속 상대하다간 피곤해질 것 같아서 대충 말을 마치고는 등을 돌렸고, 그 순간 녀석이 내 뒷목을 붙잡고 힘을 줬다.
“군대도 못 가는 병신새끼가 감히 해병대한테 까불어?”
으득.
이를 꽉 깨문 채 그의 손을 붙잡았다.
“왜? 빠져나오려고? 할 수 있으면 해봐.”
녀석은 손에 힘을 줘서 내 고개를 숙이게 만들려고 했으나 그의 힘을 버티자 그는 당황해 눈을 크게 떴다.
“어떡하냐? 군부심, 힘자랑하려고 한 거면 번지수를 잘못 고른 것 같은데?”
나는 그의 손을 떨쳐내고는 목을 꺾었다.
뚜드득!
뚜득!
“군대는 병신이라 못 간 게 아니라, 고아라서 안 간 거야. 그나저나 뭐… 설마 지금 지은이 앞에서 꼽줬다고 그러는 거냐?”
‘지은이’라는 말에 그는 이를 갈았다.
“함부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지 마!”
“뭐야, 설마 너 지은이 팬이야? 근데 이거 어떡하냐? 나랑 걔 사이는 좀 특별한 관계거든.”
“이 새끼가!”
그가 내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리자 그의 주먹을 가볍게 피한 뒤, 주먹으로 울대를 쳤다.
퍽!
“커어억!”
“일 할 때는 사적인 감정을 배제해라. 그런 말 몰라?”
“크어억…….”
“특별한 관계라고 해도 지금은 의뢰인과 탐정 관계거든? 그러니까 내 의뢰 방해하지 말고 거기 가만히 있어라.”
‘이 공과 사도 구분 못 하는 새끼야.’
나는 녀석을 방 한구석에 처박아 두고, 무대의 뒤편으로 향했다.
“요한?!”
무대 쪽에는 공연 준비를 하고 있던 지은이가 눈에 들어왔다.
“어, 준비하는 거야?”
“응. 근데 여긴 왜 왔어? 나 볼려구?”
“아니, 그냥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이상한 거 없나 살펴보고 있었어.”
지은이는 내 대답에 불만스럽다는 표정을 짓고는 내 정강이를 발로 찼…….
“또 맞아줄 줄 알고?”
발길질을 가볍게 피하고는 그녀를 약 올리듯 입꼬리를 올렸다.
“으… 저게!”
그녀의 화난 표정이 귀여워 보여서 머리를 쓰다듬으려 손을 올렸다가 다시 내렸다.
“보는 눈도 많고, 곧 사람들 앞에 나가야 하니까…….”
“응?”
지은이 갸우뚱하는 모습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열심히 해.”
“응!”
이야기를 마치는 순간 밖에서 MC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방금 특별한 손님이 오셨다고 하는데요~ 함께 불러볼까요?”
“앗, 나 이제 가봐야겠다.”
지은이의 말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힘내!”
“너도~!”
지은이가 올라가는 걸 지켜보던 중 성현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요한 씨, 접니다.
“어, 어떻게 됐어?”
―요한 씨가 말씀하신 장소에 도착해서 현재 대기 중입니다. 요한 씨 쪽은 어떠신가요?
“아직까진 큰…….”
성현에게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무대 반대편에 이도운이 서 있었다.
“큰일 생겼네. 방금.”
―네?
“이도운 발견했다. 바로 앞에 있어.”
이도운도 날 발견했는지 미소를 지으며 안주머니에서 칼을 꺼낸 뒤 지은이를 가리키며 미소를 지었다.
‘저 개새끼가…….’
“이쪽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그쪽은 네가 알아서 해.”
* * *
저벅저벅.
“왔냐?”
루어의 와인바에 러프가 나타나자 킹은 살기를 담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
“난… 너 절대 포기 못 한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
러프의 옷에 달려있던 배지에서 유리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네년이 누군진 모르겠는데… 넌 내 손에 죽는다.”
―푸훕! 그래, 할 수 있으면 해봐. 근데, 그 전에 날 죽이려면 이 녀석 먼저 죽여야 할 거야. 아니면 네가 죽거나.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러프는 자신의 오른손을 칼로 바꾼 뒤 킹에게 달려들었다.
타다닥!
휘익~!
킹은 러프의 공격을 가볍게 피하고는 그의 변하지 않은 왼팔을 붙잡고, 그대로 관절을 꺾었다.
뚜드득!
*********** 능력을 빼앗아 성장하는 탐정-0113.t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