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131
131화
회장의 의뢰를 수락하자마자 그의 손녀가 회장실을 찾아왔다.
“할아버지!”
“어, 왔구나. 소개하지. 이쪽은 내 손녀 하윤일세.”
회장의 말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요한 탐정이라고 합니다.”
“네.”
그녀는 나를 훑어보듯 눈을 위아래로 흘기고는 회장에게 다가갔다.
‘무시… 당한 건가?’
“할아버지, 난 혼자 가도 된다고 했잖아.”
“이 녀석아, 이런 자리는 다른 사람 눈에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잖냐. 그러길래 남자 친구 하나 만들어 놓으라고 했건만…….”
“그래서 뽑은 사람이 저 남자야?”
“그래, 괜찮은 녀석이니까 꼭 데려가.”
“하아… 어쩔 수 없지.”
그녀는 혀를 한 번 차고 내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당신, 얼마 받았어?”
“예?”
“할아버지한테 돈 받았을 거 아냐.”
그녀의 태도에 나는 당황한 미소로 두 손을 저었다.
“저는 돈 안 받았습니다.”
“거짓말. 저 뒤에 있는 돈 가방은 뭔데?”
“아…….”
“나는 말이야, 당신 같은 부류를 제일 싫어해.”
“예?”
“가식이나 부리고, 돈이나 밝히는 쓰레기.”
그녀의 말에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회장을 바라봤다.
그러자 회장은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 모양인데, 저 녀석 돈 안 받았다.”
“응?”
“내가 돈 쥐여주면서 같이 가달라고 꺼낸 건데, 저 녀석이 거절했다.”
그녀는 회장의 말에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떴다.
“그게 무슨 소리야?”
“말씀 들으셨죠? 저는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돈 안 받았다고.”
“그… 그럼 출세욕에 눈이 멀어서 설마 나랑 뭐 해볼 생각인 거라면 꿈 깨는 게 좋을 거야?”
“또 오해를 하시는데, 저는 이미 임자가 있는 몸인데요?”
“그건 또 무슨…….”
“뉴스, 연예 쪽은 안 보시는구나? 세나 아시죠? 걔가 제 여자친구예요.”
그녀는 내 말에 당황한 듯 회장을 바라봤다.
“저 녀석 말이 맞아.”
“아니… 그럼 대체 왜……?”
“제가 볼 일이 있는 건 그쪽이 아니라.”
나는 천천히 돈 가방이 올려져 있는 테이블로 다가가 그 위에 놓여 있는 파티 초대장을 집었다.
“이쪽에 볼일이 있거든요.”
* * *
나는 그녀와 함께 1층에 있는 카페로 가서 내가 왜 회장의 부탁을 돈을 받지 않고, 들어주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니까 당신이 쫓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이 파티에 초청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네.”
그녀는 내 대답에 실소를 터트렸다.
“돈도 아니고, 나도 아니라 그저 그 녀석을 잡고 싶어서 나랑 파티에 함께 가고 싶다고?”
“네.”
“도대체 그놈이 뭐길래? 네 웬수냐?”
“놈이 아니라 년입니다. 그리고 웬수가 맞긴 한데, 그쪽보다는 그년은 제가 알고 있는 쓰레기 중에…….”
“쓰레기 중에? 왜 말을 하다 말아?”
그녀의 질문에 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까지 만난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뭐라 콕 집어서 말할 수가 없네요.”
“그래?”
그러나 그녀는 내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씨익 미소를 지으며 내게 핸드폰을 들이밀었다.
“이거 너 맞지?”
그녀가 보여준 것은 ‘세나 공연 중 무대 난입, 알고 보니 스토커 제지하려던 매니저.’라는 기사 제목이었다.
“아, 저거!”
“기사 보니까 너, 이때 총 맞고 칼 맞았다면서?”
“그랬었죠.”
“근데 어떻게 살아 있는 거야?”
“네?”
그녀는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 눈을 반짝였다.
“특수부대 군인이라고 해도 맨몸에 칼이랑 총 맞으면 그냥 골로 갔을걸? 이때 기사 보니까 수술받고 혼수상태였다던데… 깨어난 것도 신기하네.”
“뭐, 운이 좋았던 것도 있고… 제가 좀 단단하거든요.”
“단단…? 살짝만 쳐도 쓰러질 것처럼 보이는데?”
그녀의 말에 나는 씽긋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너, 우리 할아버지랑 어떤 관계야?”
“네?”
“둘이 꽤나 친한 사이 같던데…….”
“그냥 아버지에 대해 조사하다 아버지가 회장님이랑 연이 있던 걸 알게 된 거예요.”
그녀는 내 말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빠를 조사했다고? 왜?”
“그게… 우리 집이 좀 콩가루 집안이거든요.”
“콩가루 집안이라고? 왜? 너희 아빠가 바람이라도 핀 거야?”
“그런 건 아니고… 그나저나 그쪽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해 다 대답해줬는데, 제 정보 수집은 이 정도로 하는 게 어때요?”
그녀는 내 말에 아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진짜 연인이 될 것도 아닌데, 계속 이런 질문 하는 것도 불편하겠지. 그래, 이만 일어나자.”
“그럼 이만…….”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소로 돌아가려고 하자 그녀가 내 손을 붙잡았다.
“또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세요?”
“할 말은 없는데…….”
그녀는 나를 위아래로 한 번 흘기고는 한숨을 쉬었다.
“혹시나 하는 말인데, 오늘 저녁에 그렇게 입고 올 건 아니지?”
“무슨 문제라도?”
“너, 우리가 가려는 파티가 어떤 파티인지는 알고 있는 거야?”
“회장님께서 기업인 파티라고 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근데 그렇게 입고 갈 거야?”
“그럼?”
그녀는 내 질문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 * *
“그래서 네 여자 친구는 사무소에 홀로 남겨 두고 본인은 다른 사람이랑 데이트를 했단 말이지?”
지은이의 살기가 담긴 눈빛에 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눈을 피했다.
“데이트가 아니라 파티 갈 때 입을 옷 사러 간 거야.”
“둘이 갔잖아. 그리고 내가 아니라 다른 여자랑 파티를 가는 것도 문제 아냐?”
“가고 싶어서 간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간 거고, 파티를 가는 것도 파티가 목적이 아니라 리페어, 그 여자를 찾으려고 가는 거야. ”
그러나 지은이는 여전히 못마땅한 것처럼 인상을 찌푸리고 있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뭐… 뭐야?”
갑자기 내가 다가오자 지은이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떴고, 나는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가져다 댔다.
그러자 지은이는 놀랐는지 토마토처럼 얼굴이 새빨개졌고, 나는 그녀를 놀리는 것마냥 미소를 지었다.
“좋아해.”
“뭐?”
“난 말 했어.”
“다… 다시 말해! 나 못 들었어!”
나는 지은이의 말을 무시하고, 그대로 사무소 밖으로 나와 서둘러 옥상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평소보다 더 빨리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숨을 골랐다.
‘이 미친 새끼야. 왜 갑자기 그 말이 튀어나오는 건데!’
빵! 빵!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가 무섭게 건물 밑에서 차량 클락션 소리가 들렸다.
“야! 탐정! 나와!”
‘이 목소리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빼꼼 내밀자 사무소 건물 바로 밑에 고급 차량과 함께 하윤이 서 있었다.
‘사무소 도착한 지 한 시간도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가야 한다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서둘러 사무소 안으로 들어갔다.
“요한, 밖에서 누가 너 부르는 것 같은데…….”
“어, 맞아. 미안한데 잠깐 눈 좀 감고 있어.”
“응?”
내 부탁에 지은이는 당황한 기색을 보였지만 부탁대로 눈을 감았고, 나는 그 틈에 빨리 옷을 갈아입었다.
옷을 갈아입는 중 지은이가 슬그머니 눈을 떠서 눈이 마주치긴 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돌려 눈을 피했다.
나는 지은이를 한 번 보고 피식하고 웃으며 옷을 다 갈아입고, 그녀를 불렀다.
“지은아.”
“어…?! 응?!”
“시간 되서 가볼게.”
“벌써?”
지은이의 말에 나는 쓴 미소를 지으며 아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벌써 와버렸어.”
“그래…?”
“빨리 처리하고 돌아올게.”
그러고 사무소 밖으로 나가려다 다시 몸을 돌려 지은이를 바라봤다.
“이따, 저녁 같이 먹자.”
지은이는 내 말에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씽긋 미소를 지었다.
“응!”
지은이의 대답을 듣고 사무소 밖으로 나오자 하윤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어?”
“얼마나 늦었다고… 근데 처음 만날 때부터 계속 신경쓰였는데, 몇 살이길래 계속 반말하는 거죠?”
“여자 나이 묻는 거 실례인 거 알지?”
“초면에 반말하는 건 실례가 아닌가?”
“불만 있으면 너도 반말해.”
그러고는 그녀는 피식하고 웃으며 차에 올라탔다.
“아, 그래?”
나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의 차에 올라탔다.
“근데 우리 둘만 가는 거야?”
“그럼?”
“보통 이런 파티 갈 때 다른 사람이 운전해주지 않나?”
그녀는 내 질문에 씨익 미소를 지으며 엑셀을 밟았다.
“내가 보통은 아니지.”
부아아앙!
* * *
“도착했으니까 내려.”
그녀의 말에 나는 힘겹게 차에서 내렸다.
‘왜 내 주변엔 이런 미친 여자들만 꼬이는 거냐고…….’
“미친년이라 미안하게 됐어.”
“예?”
그녀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툭툭 쳤다.
‘설마 내 생각을 읽은 거야…?! 이 여자도 초능력자?’
“‘이 새끼 진짜 미친년이네.’ 그렇게 생각했을 게 뻔하니까.”
“아, 난 또…….”
“그 대답 뭐야? 진짜 그렇게 생각했다는 거야?”
“그따구로 운전하는데 무슨 대답을 바래?”
그녀는 내 대답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여기서 이럴 시간 없어. 빨리 오기나 해.”
“예, 예…….”
나는 그녀를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층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며 보이는 풍경을 보다 과거 이도운과의 첫 만남이 떠올랐고,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젠장, 왜 하필이면 그 새끼가 떠오르는 거야.’
“왜 그래? 표정이 안 좋다?”
“아, 미안.”
“몸 안 좋아?”
“아냐, 아무것도…….”
나는 심호흡을 하며 정신줄을 부여잡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건물 옥상으로 도착했고, 엘리베이터 앞엔 웨이터 한 명이 초대장을 받고 있었다.
“후우…….”
내가 긴장한 표정으로 넥타이를 고쳐 메자 그녀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뭘 그렇게 긴장하고 있어?”
“이런 파티는 처음이니까.”
그녀는 내 등을 손바닥으로 후려치고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긴장 풀고, 자연스럽게 있어.”
우리 차례가 되고, 하윤이 웨이터에게 파티 초대장을 건넸다.
웨이터는 그녀가 건넨 초대장을 훑어보고는 놀라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숙였다.
“어서 오십시오. 환영합니다.”
“들어가자.”
하윤이 내게 팔짱을 끼고는 씨익 미소를 짓자, 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파티장 안으로 들어갔다.
“너 표정 진짜 웃긴 거 알아?”
“시끄러워.”
나는 파티장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녀의 팔짱을 풀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이제 따로 행동하자.”
“뭐?”
“아까 말해줬잖아. 나는 나쁜 새끼 잡으러 여기 온 거라고. 너는 네 할 일 해.”
하윤은 내 말에 잠시 고민하는 듯하다 내 뒷목을 붙잡았다.
“이것 봐라? 나한테 빨대만 꼽고, 아무것도 안 하려고?”
“왜? 너도 혼자 올 생각이었잖아?”
“나한테 빨아먹을 거 다 빨아먹고 파트너 역할 제대로 안 했다고 할아버지한테 다 말한다?”
“빨아먹긴 뭘 빨아먹어?”
“그 옷이랑 신발, 그리고 여기까지 데려다줬잖아.”
그녀의 말에 나는 혀를 찼다.
“알았어. 뭐, 어떻게 하면 되는데?”
“어떻게 하긴? 넌 오늘 내 파트너니까 파티가 끝날 때까지 내 옆에 있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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