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355)
178화.낙양대전(洛陽大戰).3
쾅! 콰콰쾅!
악신이 공중에서 퍼붓는 중력파는 가히 운석 충돌을 연상케 했다. 어느새 내성의 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오직 구덩이와 흙먼지만이 가득했다.
지강백은 흑월경의 기운을 방패 삼아 악신의 중력파를 막아냈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떨어져라. 뇌격(雷擊)!”
콰르르르릉!
푸른 벼락이 악신을 향해 떨어졌다. 악신은 중력의 힘을 사용해 벼락을 밀쳐냈으나, 그 반동으로 인해 바닥으로 추락했다.
“크으······컥!”
바닥에 떨어진 채 신음을 흘리던 악신이 쩌엉! 하는 충격음과 함께 포탄처럼 날아가 바닥을 굴렀다. 지강백이 파월강창을 던져 악신을 맞춘 것이다.
되돌아온 창을 받아든 지강백이 악신에게 쇄도했다.
퍽. 휘리릭. 쩌엉!
주먹으로 악신의 얼굴을 가격한 지강백은 창을 등 뒤로 빙글 돌리며 월아(月牙)로 악신의 턱을 후려쳤다.
그러나 악신도 당하는 와중에 중력파를 날렸고, 지강백은 중력파에 튕겨나가 마찬가지로 바닥을 굴렀다.
“크윽!”
지강백은 벌떡 일어나 파월강창에 내력을 집중시켰다. 이내 푸른 용이 창을 휘감고 나타났다.
쿠오오오!
지강백이 창을 휘두르자 푸른 용이 울음을 토해내며 쏘아져 나갔다. 청룡신공의 비룡재천 초식이었다. 그러나 악신이 허공에 손을 펼치고 주먹을 쥐자, 용의 형상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압!”
캉!캉! 카가강! 쩌엉!
그 사이 악신에게 접근한 지강백이 창을 연신 휘두르며 전신을 공격해왔다. 창끝이 악신을 찌르고 베고, 후려칠 때마다 불꽃이 튀었다.
바로 그때, 악신이 입을 쩍 벌리며 혀를 내밀었다. 혀는 마치 창처럼 길어져 지강백의 어깨를 뚫고 지나갔다.
지강백은 눈살을 찌푸리며 악신의 혀를 손으로 잡고 악신의 몸을 끌어당긴 다음, 창대로 얼굴을 후려쳤다. 악신의 몸이 거꾸로 땅에 처박혔다.
지이이잉!
흑월경의 섬광이 뻗어나왔다. 악신은 눈을 부릅뜨며 다급히 그곳을 벗어났다. 그러나 미처 다 피하지 못해 다리 한 쪽이 잘려나갔다.
지강백은 악신의 잘려나간 팔 한 쪽을 응시하며 말했다.
“그 팔, 재생하지 못했군. 무영이가 한 것인가?”
악신은 대꾸하지 않았다. 지강백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하찮아하던 인간에게 몹쓸 꼴을 당하셨으니······자존심이 많이 상했겠군.”
“그걸 말이라고.”
우웅-콰아아아앙!
악신은 이를 부득 갈며 더욱 강력한 중력파를 내쏘았다. 지강백은 다급히 기운을 끌어올려 막았으나, 한 차례 충격이 그의 몸을 휩쓸었다.
“크윽!”
지강백은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또다시 바닥을 굴렀다. 중력을 조절하는 악신의 능력은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었다.
“허나 결국 승리하는건 나다. 알겠나? 몇 번을 덤비고 발악해도, 넌 결코 나를 이기지 못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널 도와줄 그 도사도 없지.”
웅-우우웅!
악신이 다가오는 순간, 지강백의 전신에서 검은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지강백의 등 뒤로 흑월경의 본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래서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필요하다면 목숨까지 바쳐서라도.”
지강백이 창을 허공에 대고 빙글 돌리자, 검은 구체 두 개가 생성되었다. 구체는 금방 커져서 어느새 집채만한 크기가 되었다.
‘저걸 맞으면 위험하다.’
악신은 이전에도 저 기운에 관통당해 소멸할 뻔 했던 적이 있었다. 다행히 살아남았지만, 오 년이라는 시간을 회복에만 전념했을 정도였다.
“이번에는 완벽히 소멸시켜주마.”
지강백이 창을 휘두르자 검은 구체가 악신을 향해 날아들었다. 악신은 중력파를 이용해 날아오는 구체를 잘게 흩어버렸다.
“이따위 것, 몸에 닿지만 않게 하면 그만이다!”
바로 직후, 지강백의 창끝에서 터져 나온 번개가 악신을 직격했다. 악신의 몸이 잘게 부서지고 재생되기를 반복했다.
그 사이 악신의 곁으로 접근한 지강백이 창을 내질렀다.
악신은 목을 비틀어 창격을 피하는 것과 동시에 지강백의 옷깃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지강백은 발로 악신의 가슴팍을 차며 그를 밀어냈다.
“근접 전투에서 네가 나를 때릴 수 있으리라 생각하나?”
“때리지 않고 찔러서 죽일 것이다.”
촤아아아악!
직후, 악신의 머리털이 길게 늘어나며 지강백을 향해 뻗어왔다. 머리카락은 한 올 한 올이 강철처럼 단단해져 있었다.
그러나 지강백은 월인대신검을 초식을 펼쳐 날아드는 머리카락을 수백 가닥으로 잘라버렸다. 잘게 나뉜 머리카락이 다시 악신의 머리로 되돌아갔다.
“죽어라.”
지강백은 악신의 머리를 향해 정면에서 흑월경의 섬광을 내쏘았다. 그러나 악신은 팔을 길게 늘려 지강백의 창대를 붙잡고 억지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중력파를 날렸다.
“끝이다. 가루로 만들어주마!”
바로 그때, 지강백의 전신에서 피어오른 돌풍이 악신의 중력파를 다시 받아쳤다. 깜짝 놀란 악신은 자신이 내쏜 중력파에 맞아 한참을 날아가 쓰러졌다.
상대방의 기운을 다시 되돌리는, 풍신환원공의 오의.
호마의북풍 초식이 완벽하게 악신의 허를 찔렀다.
“크으윽······. 이놈이 마지막 발악을······.”
악신은 이를 부득 갈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바닥을 박차며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위에서 중력파를 퍼부어 지강백을 죽일 셈이었다. 그러나.
“어딜 도망가느냐.”
지강백 역시 바닥을 박차고 악신의 뒤를 바짝 추격하기 시작했다. 지강백은 공중으로 솟구치며 뇌전의 기운을 쏘아보냈고, 악신 또한 중력파를 날리며 대응했다.
지상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연합군은 싸우는 것조차 잊고 멍하니 하늘을 응시했다. 이 싸움, 어찌 되었든 저 전투에 모든 것이 달려 있었다.
***
구름 속에 들어온 지강백은 월인대신검의 참월 초식을 펼쳐 구름을 가르는 것과 동시에, 악신의 위치를 찾아냈다.
콰르르릉! 쿠구구구-.
번개가 내리치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구름은 두 신적 존재의 충돌로 인해 일어난 재해였다. 그 사이에서, 지강백과 악신은 서로를 마주보았다.
“참으로 끈질기구나. 네놈도.”
“본래 인간이란 끈질긴 존재지. 네놈은 인간을 너무 얕봤어.”
지강백은 호흡을 고르며 창대를 꽉 쥐었다. 시간이 길수록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은 점점 기력과 내력이 줄어들고 있으나, 악신은 무한하기 때문이었다.
“이제 그만······끝을 내자.”
지강백은 흑월경의 힘을 전부 끌어모아 전신에 둘렀다. 한 번의 격돌로 모든 걸 마무리지을 생각이었다. 악신 또한 거대한 중력파를 응집시켰다.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수많은 전장을 거치면서도 한 번도 목숨이 아까웠던 적은 없었다. 일평생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고, 따르는 교도들과 수하들을 위해 싸웠다.
허나 지금은 소중한 아내와 딸이 남아 있었다. 그들을 두고 죽기 싫으나, 역설적으로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목숨 따위, 얼마든지 던질 수 있었다.
우웅-콰아아앙!
지강백은 한 줄기 검은 섬광이 되어 악신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악신 또한 괴성을 지르며 거대한 중력파를 날렸다.
“크아아아아!”
“으아아아아!”
지강백은 악신의 중력파를 가르며 악신을 향해 창을 내질렀다. 그와 동시에 거대한 폭발과 섬광이 터져 온 천지를 가득 뒤덮었다.
지상에 있던 이들은 눈부신 섬광이 검은 먹구름을 걷고 뻗어나오는 것을 보며, 눈을 질끈 감았다. 한창 후방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던 남궁미향은 눈을 뜨고 섬광을 응시했다.
“빈······.”
그녀의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
지강백은 눈을 떴다. 그의 눈앞에는 초대 천마인 선유우가 복잡한 얼굴로 서 있었다.
『이게 네 선택이로구나. 나의 후계자여.』
지강백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방이 풀숲이었고, 바로 앞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커다란 강이 있었다.
지강백은 눈을 깜빡이다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손은 상처 하나 없이 깨끗했다. 몸도 날아갈 듯 가벼웠다.
‘분명 전투중이었는데······.’
답은 간단했다. 지강백은 신유우에게 물었다.
“저는 죽은 겁니까?”
“······.”
“말씀이 없으신 걸 보아하니 맞는 것 같군요.”
신유우는 웃는 것인지 모를 미묘한 표정으로 지강백을 바라보다 손가락으로 강 너머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희끄무레한 인영이 서 있었다.
『너를 기다리고 있다.』
지강백은 인영을 바라보다 눈을 크게 떴다.
“무영아······.”
지강백은 한참을 멍하니 그를 쳐다보다 강 쪽으로 다가갔다. 강을 건널 수 있도록 작은 나룻배가 준비되어 있었다.
지강백은 망설임 없이 나룻배 위에 올라탔다. 나룻배는 노를 젓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강 너머로 움직였다.
바로 그때, 뒤쪽에서 낮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강백은 고개를 돌려 뒤쪽을 쳐다보았다. 신유우는 어쩐지 슬픈 표정으로 지강백을 응시하고 있었다.
‘누구였지? 그 목소리······.’
잠깐 망설였으나 이미 배는 떠난 후였다. 지강백은 고개를 저어 상념을 털어내고 강무영이 기다리는 강 너머로 고개를 돌렸다.
***
“이런 멍청한 놈······. 능히 세상을 다스릴 힘이 있으면서 어찌 하찮은 인간들을 위해 목숨을 바쳤단 말인가······.”
악신은 떠오르는 해를 응시하며 허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곧 그의 육신이 풍화되기 시작하더니, 이내 흔적도 남기지 않고 흩어져 버렸다.
“크와아아악!”
“키야악! 키이······.”
악신이 소멸하자 낙양성의 악마들이 전부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며 풍화되었다. 이미 잡아먹힌 백성들은 결국 되돌아오지 못했다.
살아남은 연합군은 병사 무림인 할 것 없이 한데 얼싸안으며 살아남았음을, 승리했음을 축하했다. 홍련과 호야는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눈물을 흘렸고, 구파와 오대세가의 수장들은 떠오르는 해를 보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승리했군. 믿기지 않지만······.”
“언제나 선은 악을 이기는 법이지요.”
전투가 끝나고 연합군은 부상자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황제, 제갈빈이 보이지 않았다.
‘설마······!’
사색이 된 무림인들은 헐레벌떡 내성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그곳에는 거대한 구덩이들만 있을 뿐, 어디에도 살아있는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함께 소멸한 것인가?”
“그럴 리 없어! 그럴 리 없다고! 찾아보면 나올 거야, 그렇지? 우리 두목님이 어떤 분인데, 고작 이따위에 죽을 리 없어!”
부정하듯 호야가 소리쳤다. 그러나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홍련은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며 무릎을 꿇었다.
바로 그때, 허공에서 뭔가가 떨어져 바닥에 박혔다. 바로 지강백의 창인 파월강창이었다.
검게 칠한 창대를 잡고 쓸어내린 홍련이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렸다.
“으흑······어허허헝!”
“크흑, 으흐흐흑!”
무림인들과 병사들은 말없이 울고 있는 홍련과 호야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가에도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
“하늘이시여, 어찌······.”
천운자는 말을 다 잇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하늘은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대신, 그 전쟁에서 가장 큰 업적을 세운 사람을 데려가고 말았다.
그렇게 한동안, 그들은 말없이 파월강창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동쪽 하늘에서 떠오른 햇빛이 그들을 비추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