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354)
177화.낙양대전(洛陽大戰).2
“크으윽!”
홍련은 전신에 상처를 입은 채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의 주변에는 보기 힘들 정도로 참혹한 동영 검객들의 시신이 널브러져 있었다.
“크르르······.”
철마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한 신체를 이용해 검사들을 주먹으로 으깨거나 집어던졌다. 이미 여러차례 검강을 날렸으나 흠집 정도로 그칠 뿐,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
“홍련 님. 괜찮으십니까?”
동영 검객, 이곳 언어로는 설융(雪融)이라 불리는 화경의 고수가 홍련을 부축하며 물었다. 나머지 화경의 고수들은 이미 죽어 고혼이 되어 있었다.
“네. 그럭저럭 버틸만······피해요!”
홍련은 설융을 밀쳐내며 반대편으로 몸을 날렸다. 그 사이로 철마의 주먹이 내리꽃혔다. 땅이 움푹 파이며 흙먼지가 솟았다.
“하압!”
홍련은 남은 내력을 끌어올리며 검을 휘둘렀다.
챙챙챙챙챙!
검에 닿은 철마의 피부에서 불꽃이 튀었다.
홍련이 눈살을 찌푸리며 이를 악물었다. 그때, 철마가 팔꿈치로 그녀를 후려쳤다.
퍼억!
홍련의 몸이 뒤로 붕 날아가 바닥에 처박혔다. 검을 휘둘러 공격을 흘렸음에도 불구하고 뼈가 아작난 듯했다.
“쿨럭! 크으으······.”
홍련은 입에서 피를 울컥 내뱉으며 몸을 떨었다. 부서진 뼛조각이 내장을 건드린 모양이었다.
그때, 철마가 홍련을 향해 돌진해왔다. 홍련은 피하려 했으나 충격 탓에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지막을 직감한 홍련이 슬픈 눈빛으로 철마를 응시했다. 마지막으로 그 녀석의, 호야의 얼굴을 한번 더 보고 싶었는데······.
그 순간, 철마의 뒤편에서 모습을 드러낸 설융이 그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콰직!
그가 죽음을 각오하고 날린 일검(一劍)은 정확히 철마의 목을 반쯤 가르고 지나갔다. 그러나 설융은 철마의 손에 붙잡히고 말았다.
콰득!
철마가 손에 힘을 주자 설융의 뼈가 으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한 차례 경련하던 설융의 몸이 이내 축 늘어졌다.
홍련은 철마가 설융의 시신을 바닥에 내던지는 것을 멍하니 지켜보다, 전신에서 내력을 끌어올렸다.
‘미안해요. 당신들의 죽음, 헛되지 않게 할게요.’
“으아아아아-!”
우우우웅!
홍련은 남은 내력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단전에서 긁어 검에 담았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바닥을 찍어 반동으로 몸을 띄움과 동시에, 정확히 설융이 낸 목의 상처로 검을 휘둘렀다.
“죽엇-!”
콰드드득-푸슉!
깔끔한 일검. 철마의 목이 허공에 둥실 떠오르며 거대한 몸뚱이가 힘없이 쓰러졌다. 바닥에 착지한 홍련은 기력이 다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
쾅!
호야는 거마의 주먹을 막았음에도 거세게 날아가 바닥을 굴렀다. 잠시동안 의식을 잃은 호야의 앞을, 장화산이 막았다.
“정신 차려라 애송이! 언제까지 쳐 잘 셈이냐!”
“닥쳐 늙은이······. 누가 잤다고 그래.”
호야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몸을 일으켰다. 금강불괴에 든 육체인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충격이라니······. 그렇게 자랑했던 자신의 맷집이 우스워지는 위력이었다.
“당신들, 저 주먹에 맞지 않도록 조심해. 당신들이 맞으면 그대로 끝이니까.”
애초에 거마의 주먹을 정면에서 맞고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호야의 비정상적인 내구도를 입증하는 것이었다. 장화산은 콧김을 내뿜으며 대꾸했다.
“그렇게 누가 정면에서 시선을 끌라고 하더냐?”
호야가 정면에서 놈을 상대로 시선을 끄는 동안 남만 전사들이 상처를 입히는 것. 그게 호야가 내세운 작전이었다.
“저런 괴물인지는 몰랐지. 아무튼, 작전 변경이다.”
“마음대로군. 그래서, 다음 작전은 뭐냐?”
“아주 잠깐만, 놈의 팔다리를 봉쇄해줄 수 있겠나? 그럼 내가 단칼에 놈의 목을 베겠다. 아주 잠시면 돼.”
장화산은 비천문주와 야수문주와 눈을 마주쳤다. 그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보였다.
“흥. 한번에 끝내지 못하기만 해봐라.”
장화산은 콧김을 내뿜으며 거마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리고 빠르게 좌우로 흩어져, 각자 팔다리 하나씩을 향해 달려들었다. 장화산이 왼팔을, 나머지가 각각 오른쪽 팔과 왼쪽 다리를 맡았다.
그들이 일제히 몸을 끌어당기자 거마는 한층 더 흉폭해진 채 날뛰기 시작했다.
“쿠워어어어!”
“이런 빌어먹을! 무슨 힘이······.”
장화산은 거마의 팔뚝에 메달리다시피 해서 움직임을 막았으나, 오히려 끌려가기 시작했다. 보다못한 남만 전사들이 함께 메달렸으나 여전히 거마의 괴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사이, 호야는 남은 내력을 모조리 끌어모아 마지막 일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거마는 바닥에 뒹구는 수법으로 남만 전사들을 뿌리친 뒤, 호야를 향해 달려들었다. 일격에 모든 정신을 쏟는 중이라 피할 틈조차 없었다.
“애송이! 피해라-!”
그러나 장화산은 호야가 피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 그는 이를 악물고 거마보다 한 발 앞서 달려가 호야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
쩌어엉!
거마가 날린 주먹이 장화산의 옆구리를 후려쳤다. 장화산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한참을 날아가 건물 잔해에 처박혔다.
바로 그 순간, 일격을 날린 준비를 마친 호야가 살기를 터뜨리며 있는 힘을 다해 대도를 휘둘렀다.
“크아아아!”
칼날에서 뿜어져 나온 붉은 도강이 마치 하나의 거대한 도가 되어 거마의 목을 노렸다. 도강이 격돌한 순간, 카다란 폭발음과 함께 거마의 목과 함께 머리가 터져 버렸다.
콰아아앙!
호야는 무너지는 거마의 시체를 피해 장화산에게 달려갔다. 장화산은 몸의 절반이 짓뭉개진 참혹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크으윽······. 문도들에게 못볼 꼴을 보였군.”
장화산은 실실 웃음을 흘리며 호야를 향해 말했다.
“애송이. 그 망할 괴수놈은 죽였나?”
“······그래. 다 네 덕분이다.”
“클클. 다행이군. 죽이지 못했으면 네놈을 흠씬 두들겨 패주려고 했는데 말이지.”
죽는 순간까지 유쾌한 그의 모습에 호야도 웃음을 흘렸다.
장화산은 붉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강무영······. 그를 곧 보겠군. 반가울 거야. 분명.”
“그를 보면 나 대신 안부 인사나 좀 전해주시게.”
“그리하지. 위에서 마저 지켜볼 테니 꼭 이기라고. 애송이.”
곧 장화산의 눈에 초점이 사라지고 호흡이 멎었다. 호야는 말없이 그의 눈을 감겨주었다. 그의 곁으로 다가온 남만의 문도들이 말했다.
“마지막까지 전사로 가셨으니 후회는 없으실 겁니다.”
“최후에도 문주님다운 장렬한 죽음이었습니다.”
호야는 고개를 끄덕이며 비천문주와 야수문주에게 말했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나를 도와주겠나?”
비천문주는 말없이 호야에게 손을 내밀었다.
***
화륵, 화르르륵!
화마의 주변은 불꽃으로 가득했다. 넘실거리는 불길이 천운자와 도영후의 도포 자락을 향해 낼름 다가왔다.
“저 망할 불꽃 때문에 다가가기가 어렵군.”
“이렇게 내력을 소모하고 죽느니, 차라리 불에 타죽는 한이 있더라도 달려들겠소.”
도영후는 결단을 내렸는지 비장한 어투로 중얼거렸다.
천운자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네. 함께 가세.”
바로 그때, 아미의 불혜 사태와 무당의 현성 진인이 다가왔다.
“어찌 그리 쉽게 목숨을 포기하려 하십니까?”
불혜 사태는 품에서 작은 거울 하나를 꺼내보였다.
“태극패(太極牌)입니다. 여기에 내력을 실어 보내면 두 분을 불길에서 보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와 현성 진인이 보호해드리겠습니다.”
“흐흐. 조금만 더 일찍 덤볐다가는 후회할 뻔 했구만.”
도영후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고 천운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부탁하네.”
불혜 사태에게서 태극패를 넘겨받은 현성 진인이 도영후를, 불혜 사태는 천운자를 겨누었다. 곧 그들의 전신에서 푸른 기운이 솟아나 태극패의 중앙에 뭉치더니, 이내 아지랑이처럼 퍼져 나와 천운자와 도영후를 감쌌다.
“지금이다!”
천운자와 도영후가 일시에 내력을 폭발시키며 화마에게 쇄도했다. 화마 역시 양손에서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불길을 내뿜으며 공격해왔다.
화르르륵-!
도영후는 불길에 온 몸이 타들어갈 듯했다. 그 뒤에서는 천성 진인이 필생의 내력을 불어넣으며 도영후를 지키고 있었다.
“흐아아아압!”
쇄애애액! 서걱-!
마침내 도영후의 검이 화마의 왼쪽 허벅지를 베고 지나갔다. 중심이 무너진 화마를 향해, 천운자가 마지막 일격을 날렸다.
푸슉! 푸화학!
화마의 몸체가 세로로 쪼개지며 불길이 사그라들었다. 동시에 불길에 그슬린 천운자와 도영후가 바닥에 엎어졌다.
다급히 달려와 그들의 맥을 살핀 불혜 사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행입니다. 다들 무사해요.”
노장(老將)은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우선 여기를 벗어납시다.”
현성 진인과 불혜 사태는 두 사람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갔다.
***
한편, 독마와 함겨운 사투를 벌이던 당휘란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독기에 중독당해 무릎을 꿇었다.
“가주님! 정신 차리십시오! 크헉!”
쓰러진 당휘란을 몸으로 보호하던 암화대의 대원이 독마의 숨결에 즉사했다. 천용 진인과 화운 진인 역시 점차 몸이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다.
‘힘의 차이가 너무 크다. 대체 어떡해야······!’
그때, 암화대를 지원하기 위해 달려온 당가의 고수들이 당휘란을 부축해 물러났다. 그들은 당휘란의 입에 해독제를 부으며 말했다.
“그러게 항상 해독제를 몸에 지니고 다니시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오래는 못 버티지만 독이 퍼지는 걸 늦춰줄 겁니다.”
간신히 숨을 내쉰 당휘란이 그에게 말했다.
“나 말고 저분들에게······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해독제를 건네주게.”
해독제를 건네받은 천용 진인과 화운 진인은 해독제를 투약해 중독을 늦추는 한편, 해독제를 칼날에 바르기 시작했다.
확실히 해독제를 바른 검으로 공격하자, 베인 상처를 쉽게 재생하지 못했다. 당휘란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암기에 해독제를 바른 뒤, 허공에 흩뿌렸다.
“만천화우(滿天花雨)!”
슈슈슈슈슈슈슉!
허공을 가득 뒤덮은 암기의 비가 정확히 독마의 전신에 꽃혔다. 몸에 박힌 해독제가 독마의 몸에 가득 퍼져 그의 몸을 부수기 시작했다.
“크워억, 으어어어어······.”
“하압!”
스걱!
마무리는 천용 진인의 일검으로 끝났다. 그들은 독마가 죽은 것과 동시에 피를 토하며 바닥에 엎어졌다.
“시간이 없으니 다들 후방으로 옮겨서 독기를 빼내야 한다. 서둘러라!”
“옙!”
당가의 무인들은 발빠르게 중독된 사람들을 들쳐업고 후방으로 나르기 시작했다.
***
남궁미향은 필생의 실력을 모조리 펼치며 빙마와 격전을 벌였다. 창궁비천검의 모든 초식들이 이어지며 허공에 검광을 흩뿌렸다.
푹! 촤악-!
남궁미향의 검이 빙마의 어깨를 찌르고 살을 뭉텅이로 베어냈다. 그러나 동시에, 빙마의 몸에서 솟은 고드름이 남궁미향의 어깨를 찔렀다.
“크윽!”
남궁미향은 신음을 흘리면서도 계속 검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그녀의 검이 빙마의 다리를 베고 지나갔다. 그리고 또 다시 빙마의 얼음이 남궁미향의 손바닥을 뚫고 팔에 꽃혔다.
그야말로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처절한 혈투였다.
“너희 같은 악마들에게, 내 딸이 살아갈 터전을 빼앗길 것 같으냐!”
남궁미향은 두 눈에서 시퍼런 불꽃을 내뿜으며 기합을 터뜨렸다. 그녀는 날카로운 얼음에 몸이 찢기는 것도 개의치 않고 접근해 빙마의 몸을 찌르고, 베기 시작했다.
푹!푹푹푹푹푹푹!
피와 살점이 낭자했다. 남궁미향은 의식이 흩어지는 와중에도 창궁비천검의 검로를 따라 미친 듯이 검을 휘둘렀다. 이제는 자신의 의식이 몸을 조종하는 건지,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건지 분간조차 되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렇게 참았던 숨을 토해내고 흐릿해진 시야가 원래대로 돌아오자, 남궁미향은 자신의 앞에 서 있는-빙마로 추정되는-고깃덩이를 보았다.
털썩.
온 몸이 난자당한 빙마가 쓰러지자, 남궁미향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이겼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몸상태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남궁미향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마침 다가온 호야가 받았다.
“아가씨······남궁미향! 정신 차려!”
남궁미향은 온 몸이 베인 상처로 가득했다. 호야는 다급히 그녀의 맥을 짚었고, 다행히 숨이 붙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출혈이 너무 커.”
호야는 임시로 혈을 짚어 출혈을 멈추게 한 뒤, 그녀를 업고 후방으로 달려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