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49
049화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나오자 건물 앞에 고급 외제차 한 대가 녀석을 기다리고 있었다.
“형이랑 조금 더 이야기 나누고 싶었는데, 벌써 사람이 왔네.”
“…….”
“같이 밥먹으면서 좀 친해진줄 알았는데… 나만 그렇게 느낀거야? 아쉬운데?”
“헛소리 하지 말고 가지?”
“알았어~”
녀석이 차 뒷자리에 타려던 순간 나는 그를 불렀다.
“너!”
“응?”
“이름을 못들었네?”
그러자 그는 날 보며 미소를 지었다.
“키… 아니, 진호. 이진호라고 불러줘.”
“이진호… 그래.”
나와 이야기를 마친 녀석은 차에 올라탔고, 그대로 가버렸다.
“이진호…….”
* * *
돌아가는 차 안에서 운전기사가 이진호에게 물었다.
“어떠셨습니까?”
“어땠냐고?”
이진호는 그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다 미소를 지었다.
“역시 형이야. 그동안 가만히 지켜본 보람이 있었어.”
“다행입니다, 킹.”
“확실히 형의 능력은 필요한데… 형이 우리 리벤지에 올 생각이 없는 것 같네.”
“그럼…….”
“응?”
“그럼 그 여자에게 맡기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 여자?”
이진호는 그의 말에 잠시 고민하는 듯 눈을 감았다 뜨고 그를 노려봤다.
“리페어를 말하는거야?”
“네.”
그의 말 한 마디에 이진호는 살기를 담은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그년이 어떤 년인줄 알고 말하는거야?”
“잘 압니다. 미친년이라는 것 쯤은… 그렇기에 그 여자에게 맡겨보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뭐?”
“그 여자는 다른 건 몰라도 사람을 가지고 노는건 잘하지 않습니까?”
이진호는 그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듯 다시 몸을 의자에 기대고 창밖을 바라봤다.
“그런데 리페어… 그 여자에게 맡겼다가 형이 망가질까봐 걱정이지.”
“그럼…….”
“아냐, 됐어. 그렇게 해. 망가지면 오히려 이쪽이 더 이득일 수도 있잖아?”
“그럼 리페어에게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그리고 말이야, 형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지?”
“현재 탐정으로 일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왜 그러시죠?”
“형이 있는 건물에서 내가 누굴 죽였던 적이 있었나?”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그래, 부탁할게. 그나저나 형도 참… 아직도 그 일에 얽매여 있을 줄이야…….”
* * *
다음 날.
나는 성현에게 연락해 그가 입원하고 있는 병원을 찾았다.
“왔냐?”
“그래.”
성현은 날 보자마자 반가운지 미소를 지었지만, 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라 그를 가만히 바라만 봤다.
“몸은 어때?”
“보면 모르겠냐? 죽을 것 같다. 그리고 너,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데… 표정이 그게 뭐야?”
“…….”
나는 아무 말 없이 성현에게 다가가 그의 앞에 앉았다.
“뭐야, 무슨 일 있었어?”
“리벤지에 있던 내 동생… 만나고 왔다.”
성현은 내 말에 놀랐는지 표정이 굳어졌다.
“무슨 일 없었지?”
“나한테 리벤지로 들어오래.”
“절대 안돼!”
“나도 그럴 생각 없어. 그리고 그 녀석… 왠지 모르게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어.”
“그럼… 다행이네.”
“그리고 다른 조직에서 날 찾아왔어.”
“다른 조직?”
“아마 네가 찾고 있던 조직인 것 같아.”
성현은 내 말을 듣고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 그게 무슨 소리야?”
“그 조직은 본인들이 사일런스라고 했고, 리벤지와 같은 초능력 범죄자들을 잡는 집단이라고 했어. 강태호도 그들이랑 함께 있다고 했고.”
“그게 사실이야?”
“응.”
성현은 강태호가 그들과 함께 있다는 말에 안심한 듯 한숨을 한 번 내쉬고 미소를 지었다.
“넌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응?”
“리벤지에서 네가 하려는 짓 다 알게 된 것 같은데…….”
“그게… 이런 일은 나도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
“어?”
“원래 리벤지에서 배신자는 찾자마자 바로 죽이는데, 날 풀어줬다는 게 좀 이상해.”
‘나 때문인 건가?’
나는 성현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려고?”
“가야지. 너 멀쩡한 거 확인하려고 온 거니까.”
“그래, 조심해라.”
“어.”
* * *
성현과 이야기를 마치고 사무소로 돌아오자 어제 만난 여성과 그녀의 동료로 보이는 검은 정장의 남성들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
“어제는 실례했습니다.”
“한지아라고 했나?”
“네, 기억하시네요.”
한지아는 내 자리에 앉아 있었고, 소파 위엔 지은이가 누워있었다.
“지은이는… 어떻게 한 거지?”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잠시 재운 것이니까.”
“여긴 왜 또 온 거지? 우리가 더 이상 만날 일은 없는 걸로 아는데.”
내 말에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바로 본론으로 가죠. 저희 사일런스로 오시죠.”
“뭐?”
“어제 리벤지와 만난 것, 알고 있습니다. 그쪽에서도 똑같은 제안을 받았을 거구요.”
나는 그녀의 말에 헛웃음을 터트렸다.
“어제는 이쪽 일에 끼어들 생각 하지 말라고 하고, 이제 와서 자기 손을 잡아달라?”
그녀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어제 일은 당신을 자극 시키기 위해 했던 말이고, 오늘은 진심입니다.”
“너네도 내 능력이 필요한거야?”
“저희는 당신의 능력이 필요한게 아니라 당신이 필요합니다.”
“만약 거절한다면?”
그러자 그녀와 함께 온 남성들이 싸우려고 자세를 잡았고, 나도 능력을 발동시켰다.
“저희는 싸우러 온 게 아닙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 달라지겠지만요.”
“그렇게 얘기하면 싸우겠다, 라고 밖에 안들리는걸?”
“그거야 요한 씨의 질문이 잘못되었으니까요. ‘거절한다면?’이 아니라 함께 해서 얻게 될 것들을 생각하셔야죠.”
“함께해서 얻게 될 메리트?”
그녀는 씽긋 웃으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
“당신이 원하는 걸 드리죠. 돈이나 권력… 뭐든지.”
“줄 수는 있고?”
“네, 이래보여도 국가인걸요.”
“그래? 근데 나한테 그런 건 필요 없다는건…….”
“알고 있습니다.”
“그럼 내가 원하는게 뭔지 알고 있다는 거네?”
그러자 한지아는 내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미소만 지었다.
“너… 도대체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거야?”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 그 이상으로.”
그녀의 말에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럼 내가 원하는게 뭔지 말해봐.”
“당신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의 정체.”
“…….”
“당신의 적은 우리 사일런스의 적이기도 합니다. 우리와 손을 잡으면 당신의 복수를 위한 지원은 물론이고, 복수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럼 내가 해야 할 일은 뭐지?”
그녀는 내 말에 미소를 지었다.
“초능력을 쓰는 범죄자들을 소탕하고, 제압하는 겁니다.”
“그래? 근데 말이야…….”
퍼억!
“컥…….”
나는 그녀의 말에 정색하고 옆에 있던 남성의 복부를 주먹으로 쎄게 내리쳐 기절시키고, 그의 안주머니에 있던 권총을 뽑아 그녀를 겨눴다.
“난 당신네들도 못 믿겠거든?”
그녀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자 남성들은 전부 주머니에서 권총을 빼네 나를 향해 겨눴다.
“감당… 가능하십니까?”
“너희야말로 날 죽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제가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저도 싸우는 건 싫어한다고.”
그녀가 손을 한 번 휘졌자 남성들은 총을 거뒀다.
“뭐 하는 거야?”
“저희는 당신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녀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 들고 있던 총을 내렸다.
“저를 믿어주시는 겁니까?”
믿냐고?
믿을 수 밖에 없지.
내 능력이 네가 하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하니까.
나는 총에서 탄창을 뺀 뒤 한지아에게 건넸다.
“네 말이 진실이라고는 해도 지금 당장 너희 조직에 들어갈 생각은 없어.”
한지아는 총을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는걸로 하죠. 그럼 이만. 아, 그리고 리벤지를 너무 믿지 마세요. 그놈들은… 위험한 녀석들이니까요.”
* * *
몇 시간이 지나고 지은이는 자다 일어나듯 기지개를 키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으으음~”
“일어났어?”
“응? 나… 잠들었었어?”
‘기억 못하는건가?’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미소를 지었다.
“잘 잤어?”
‘그래, 아무것도 모르는게 낫겠지.’
“음…….”
“왜?”
“아니, 잠들었던 기억이 없어서…….”
“피곤했나보네.”
“그런가?”
나는 씁쓸한 표정으로 멍한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지은이를 바라봤다.
‘리벤지나 사일런스. 뭔진 알 수 없지만 그 두놈들이 나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미 한참은 늦은 것 같지만… 이제 얘랑도 그만 만나는게 좋겠지…….’
“왜 그렇게봐?”
“어?”
“아니 뭐,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사람을 보는 것처럼 애잔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어서.”
‘비유가 참…….’
“그냥 배고파서 뭐 먹을까 고민하고 있었어.”
“무슨 그런 고민을 왜 그런 표정으로 하는 거야.”
“내 표정이 뭐.”
“그러고 보니 나도 배고프네… 우리 피자 시켜먹을래?”
“뭐어? 아니다, 그래.”
“어? 진짜?!”
“먹고 싶다며.”
“아니 평소에는 사무소에서 음식 냄새 나는거 싫다던 애가… 좋아! 시킬게.”
“그러든가.”
지은이는 기쁜 듯 흥얼거리며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다 내가 어딘가 이상하다는게 느껴졌는지 표정이 조금씩 굳어졌다.
“요한.”
“응?”
“진짜 무슨 일 있는거 아니지?”
“없어.”
“우리 계속 파트너 맞지?”
지은이의 질문에 나는 잠시 망설이다 미소를 지었다.
“맞아. 우린 계속 파트너야.”
“무슨 일 생기면 나한테 말해줘야해.”
“알았다니까~”
“꼭이야.”
“그래, 꼭 무슨 일 생기면 말할테니까, 피자나 주문해. 나는 편의점에서 마실 것 좀 사올게.”
‘진짜 눈치 빠른거 하나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편의점에서 마실 걸 사고 나오자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 주변을 둘러보자 편의점 의자에 앉아서 여유롭게 맥주를 마시던 여성이 날 바라보고 있었다.
‘리벤지? 사일런스인가? 아냐… 요근래에 일이 좀 있어서 기분탓이겠지…….’
여성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고 사무소로 가려던 순간.
“재밌겠네.”
라고 여성이 말하자 나는 깜짝 놀라 그녀가 앉아 있던 의자를 바라봤지만, 여성은 이미 어딘가로 가버린 뒤였다.
“뭐… 였지?”
찝찝한 기분으로 사무소로 돌아오자 지은이가 피자를 세팅하며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나 왔어.”
“왔어? 빨리 앉아. 피자 이미 도착했어.”
“어.”
함께 피자를 먹으며 이제 그만 나오라고 이야기를 하기 위해 먹던 피자를 내려두고 지은이를 바라봤다.
“저기 말이야.”
“응?”
“나, 이제…….”
딸랑~
“실례합니다.”
“응? 손님 왔다. 이따 얘기해줘. 난 들어갈게.”
지은이는 들고 있던 피자를 입 안에 넣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왜 하필 이 타이밍에… 에휴, 탐정 일 그만둘 생각이니까… 그냥 돌려보내자.’
“죄송한데…….”
손님을 돌려보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놀라서 나도 모르게 들고 있던 피자를 떨어트렸다.
“어머, 저희 아까 만났죠?”
“아… 네. 아까 편의점…….”
“근데 무슨 말씀 하시려고 하셨나요?”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앉으시죠.”
나는 식탁 위에 놓인 피자를 책상 위로 옮기고 그녀를 소파에 앉혔다.
원래는 그냥 돌려보낼 생각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 여자를 그냥 보내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 이야기만 듣는 거야.’
“리벤지에서 왔어요.”
“네?”
그녀는 당황하는 나와는 달리 아무렇지도 않은 듯 미소를 지었다.
“그게 무슨…….”
“당신 동생이 불러서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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