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incarnated genius RAW novel - Chapter 172
172. 한서호가 몇 명인데? (7)
지익———.
이번 기회에 인터넷에서 최저가로 산 캐리어를 잠갔다.
탁탁 손을 턴 신수아의 시선이 캐리어의 오묘한 색을 훑는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해서 산 색상이 퍽 마음에 든다.
···마지막 점검 끝.
여트막한 미소가 번지는데, 문틈 사이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막내가 쭈뼛거리며 서 있었다. 또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은 채로. 순간 미소는 사라지고, 묵직한 돌덩이 하나가 가슴께에 내려앉았다.
“신호찬.”
“으, 응?”
“이리와.”
그녀 특유의 무심한 말투. 남들이 보기엔 한결같은 그 말투에서도 미묘한 차이를 잡아낸 막내가 배시시 웃으며 달려가 폭 안겼다. 그리곤 얼굴을 묻고서 웅얼웅얼 말한다.
“누나, 나 괜찮아.”
“정말?”
“응. 나 누나 없이도 씩씩해.”
“진짜 괜찮겠어?”
“그렇다니까!”
“그럼 조금만 기다려. 누나 금방 올게?”
신수아의 말에 막내가 머리통을 홱 들었다. 그리곤 무슨 결혼 반대하는 장인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마구 내젓는다.
“안돼, 늦게 와.”
“응? 왜?”
“늦게 오는 게 좋은 거잖아. 작은 누나가 그러는데 누나가 늦게 올수록 점수가 높은 거랬어.”
미간까지 찌푸려가며 숨이 차도록 자신이 아는 걸 털어놓는다. 그러고는 ‘나도 이제 알 거 다 알지?’하는 표정으로 거만하게 웃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 피식 웃는데, 녀석이 갑자기 악기 이름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그 피아노···바이올린···또···.”
“···?”
“기타! 그거 다 잘하는 형도 같이 가?”
아무래도 한서호를 얘기하는 것 같지.
형아, 형아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형이라고 하네.
이 정도 성장 속도면 콩쿠르 끝나고 돌아왔을 때, ‘누나 오셨습니까’하고 문을 열어줄 것만 같다. 이건 좀 오바인가···.
“응. 걔도 가.”
“와, 그럼 누나가 보던 형 영상에 이제 누나도 같이 나오는 건가?”
“아마도?”
막내의 눈이 반짝인다.
“그 형 진짜 멋졌는데, 누나도 이제 그렇게 멋진 영상 만들어지겠지? 그럼 나 학교에서 바로 자랑할 거야.”
“그래. 호찬이 자랑할 수 있게 누나가 더 열심히 해볼게.”
“야, 신호찬! 너 또 큰 누나한테 가서 어리광부리고 있지!?”
문이 벌컥 열리며 방금 깼는지 머리가 산발에 짱구 잠옷을 집은 여동생이 눈에 불을 켜고 들어왔다. 어제 술을 얼마나 마신 건지 얼굴이 팅팅 부었다.
성인이 되면 좀 믿음직해질 줄 알았는데, 학생 때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그래도 나름 한서호 또래인데.
하긴. 강준서, 김영태를 생각하면 한서호가 특이 케이스인게 분명하긴 한데······.
“호찬이가 잘 다녀오래.”
“맞아 그랬어.”
결백한 표정으로 맞장구치는 막내.
동생이 팔짱을 끼고 짝다릴 짚더니 엄지를 치켜들었다.
“뭐야, 좀 멋진걸?”
“그치? 나 이제 믿음직해질 거야.”
“웬일이래?”
“작은 누나가 믿음직하지 못하니까. 나라도 해야지 어쩌겠어.”
“뭠마!”
한바탕 소동이 지나가고, 시간을 확인한 신수아가 캐리어를 세워 현관 앞으로 옮겼다.
“누나 다녀올게.”
또다시 폭 안기는 막내를 토닥이고, 동생에게 시선을 옮겼다.
“넌 호찬이 잘 챙기고.”
“······언니, 근데 너무 일찍 가는 거 아냐?”
“아냐, 원래 일찍 가는 거랬어. 게다가 처음이잖아. 나 너무 어리바리하면 어떡해.”
그러자 동생이 뒷머릴 긁으며 웃었다.
“그런가. 헤, 사실 나도 비행기 타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친구들이 2시간 정도만 먼저 가면 된다고 했는데, 걔넨 해외여행 많이 다녀봐서 그럴 수도 있겠네.”
“······.”
시간이 없었다. 적어도 공항이 낯선 그녀에겐. 그래서 배시시 웃는 동생을 뒤로하고 나와야 했다.
드르륵, 드르륵—.
별로 짐을 많이 싸지도 않은 것 같은데, 왜인지 캐리어가 무겁다.
······공항에 도착해 모든 수속을 밟고서도 3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다.
탑승 게이트를 몇 번이나 확인하고서야 빈자리에 앉았다.
나답지 않게 긴장했어.
이러면 안 된다. 고작 비행기 타는 거로 이러면, 콩쿠르 땐 얼마나 긴장하겠나.
어렸을 땐 콩쿠르를 꽤나 많이 나갔었지만, 이번엔 많이 다르지. 무려 국제 콩쿠르잖아.
태연하게. 태연하게.
주문을 외듯 중얼거리며 악보를 꺼내 들었다. 눈으로 음표를 읽어내려가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이소현: 수아야, 출발했어?] [신수아: 응. 나 공항이야.] [이소현: 벌써? 아직 비행기 시간 세 시간 남지 않았어?] [김영태: 신수아 부지런한 거 봐라.] [이소현: 역시, 신수아.] [강준서: 화이팅해라! 내 실력까지 기운으로 전해줄 테니까······.] [김영태: 원기옥이냐.]뭐라는 거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자연스레 시선을 돌렸다. 커다란 통유리 너머로 비행기들이 천천히 오다닌다.
“······.”
찰칵. 홀린 듯 창밖 사진을 찍었다. 스물 일곱 번째였다. 볼 때마다 찍고 싶어 진단 말이지.
그 후로도 악보를 다시 보다가, 사진 한 장 찍고. 또 악보를 읽다가 사진 한 장 찍고. 그렇게 비행기 위치만 조금씩 달라진 사진들이 앨범을 가득 채웠을 때쯤 마침내 탑승 시간이 되었다.
······무려 1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꼼짝없이 비행기에 앉아 도착한 곳은 브뤼셀 공항.
도착해서 짐을 찾고 밖으로 나오자 11시가 조금 안 된 시간이었다.
머리 바로 위에서 내리쬐는 태양과 새파란 하늘. 그리고 이국적이다 못해 별세상 같은 광경.
신수아는 겉으론 최대한 무심하게, 하지만 정신없이 주변을 구경했다.
이윽고, 이미 현지에서 여러 준비를 하고 있던 SJ 엔터 측 사람이 그녀를 알아보곤 달려왔다.
“연주자님!”
“안녕하세요, 실장님.”
한국에서 이미 한 번 봤었던 구면이기에 신수아도 꾸벅 인사했다.
“서호 연주자님은 바르샤바에서 방금 출발하셨대요. 한두 시간 정도 걸리니까 먼저 호텔에 짐부터 푸시죠.”
실장이 가져온 차로 이동하는 동안 신수아의 눈은 더욱 바빠졌다.
거리부터가 ‘여긴 유럽이야!’ 소리치고 있었다. 게다가 독특한 구조물들과 플랜카드가 거리를 장식하고 있다. 사람들은 미어터질 정도로 복작이고 있고.
그러고 보니, 지금 이맘때가 브뤼셀의 썸머 페스티벌 기간이라고 동생이 말해줬던 것 같다.
걘 자기가 여행 가는 것처럼 뭘 그렇게 알아봤는지······.
어느새 도착한 호텔.
수속을 밟고서 방으로 안내받았다.
‘이게 스위트룸······.’
입이 벌어진다. 방을 잘못 안내해준 건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까지 든다. 이 큰 방을 나 혼자 쓰라고? 방이 두 갠데?
“일단 좀 쉬세요. 만약에 출출하시면 건물 바로 앞 골목길에 엄청 유명한 와플 가게가 있거든요. 거기서 한 번 드셔보세요. 저도 어제 갔었는데 왜 벨기에 와플 벨기에 와플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모든 과정을 도와준 직원이 자긴 이제 출근이라며 노트북 하나를 들고 사라졌다.
“······.”
와플? 조금 출출한 것도 같은데, 한번 가볼까?
‘여기 물가가······.’
국내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도 정보가 줄줄이 뜰만큼 확실히 유명한 곳 같았다. 가격만 확인하고서 호텔을 나섰다. 굳이 위치를 검색할 필요도 없었다. 골목 안에 고소한 빵 내음이 가득해서.
현기증이 날 것 같은 영어 주문을 마치고, 마침내 눈앞에 놓여진 와플.
한 입 먹는 순간 입꼬리가 들썩였다.
‘어. 맛있다.’
시선이 한입 배어 물은 와플에 콱 박혔다.
······못 싸가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움직인다.
아치형 창문 너머로 보이는 이국적인 풍경.
‘이런 거구나.’
그녀에겐 첫 국제 콩쿠르이자, 해외여행이었다.
갑자기 코끝이 찡하다. 콱 목이 막히는 기분이라 얼른 커피를 들이켰다. 이것도 맛있어.
설렌다. 기대되고. 좋아도, 너무 좋았다.
그래서 더욱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다.
······같이 오지 못한 동생들이 자꾸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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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에서부터 브뤼셀까진 2시간 남짓의 시간만 걸릴 뿐이었다.
분명 그렇게 쓰여있었고, 실제로도 그랬는데.
“벌써 7시네···.”
몰려든 취재진 덕분에 그 세 배인 6시간을 꽉 채우고 나서야 공항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나마 해 길이가 백야에 준해서 쨍쨍한 게 좀 위안이 된달까.
곧장 SJ 엔터 측에서 예약한 호텔로 향했고, 짐을 풀자마자 침대에 쓰러지고 싶은 마음을 가까스로 참고서 비척비척 로비로 나왔다.
나와 신수아가 콩쿠르 시작 전까지 연습할 공간을 소개해준다기에.
“누나.”
“어, 어. 뭐야 그······.”
로비에서 만난 신수아가 날 보더니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녀가 내 콧등에 씌워진 두껍고 동그란 안경을 보며 묻는다.
“변장한 거야?”
“좀 멍청해 보이죠?”
“그 정도까진······ 그 정돈 거 같기도 하고.”
“쩝. 여름엔 이게 제일 효율적이더라고요. 목도리는 미친 사람 같고, 선글라스나 마스크는 불편하고. 뭐, 해외에서나 통하지만요. 같이 다니기 창피하진 않죠?”
“······밥은 먹었어?”
이렇게 말 돌리기 있나.
근데 또 마침 그 질문이 내게 중요하긴 했다. 배가 엄청 고프거든.
“아뇨, 기내식도 안 나와서···.”
“저기 골목 안쪽에 와플 맛있어.”
“오, 그래요?”
“실장님 오시려면 좀 걸린다고 하니까 저기서 간단하게 먹자.”
와플 좋지.
마침 종류도 많길래 여러 개 시켜놓고 허기를 달랬다.
그러다 와플을 오물거리고 있는 신수아를 보며 물었다.
“누나는 이거 언제 먹었어요?”
“아까. 한 4, 5시간 전쯤에.”
“뭐야, 몇 시간 만에 또 먹는 거예요? 그럼 다른 거 드시지.”
“괜찮아. 기억하려고 먹는 중이라.”
“···?”
“집 가서 동생들 만들어주려고.”
그러면서 다시 꼭꼭 씹어먹는다.
잠시 그런 그녀를 보다가 나도 다시 와플 한 조각을 입에 밀어 넣었다.
이번엔 신수아가 먼저 물었다.
“바르샤바는 어땠어?”
“좋았어요. 거기도 여기처럼 맛집 하나가 있어서 거의 매일 갔던 것 같아요.”
‘쇼팽의 후예’에 대해 이야기하자, 신수아가 흥미로웠는지 눈을 빛냈다.
“그런 곳이 있어?”
“네. 사장님이 파데레프스키랑 쇼팽 곡만 틀어놓으시더라고요.”
“파데레프스키면······.”
“영국 초대 수상이요.”
“응, 알고 있어.”
“아 맞다. 누나 SNS에 그분 명언 올렸었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관객이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평론가들이 알며,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안다.]언젠가 그녀가 자신의 연습실을 찍어 올리며 그 문구를 적었다는 게 생각나 픽 하고 웃었다.
“누나 은근 SNS에선 그런 얘기 잘······.”
신수아의 눈이 가늘어졌다. 급정거 신호다. 브레이크, 브레이크. 얼른 말을 멈췄다.
“······뭐.”
“아닙니다.”
도도하다 못해 서늘한 눈매가 나를 훑었다.
“조금씩 형들 닮아가는 경향이 있어.”
와플이··· 다 먹었네.
괜스레 접시를 뒤적거리는데,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상의 목소리인 줄.
“서호 연주자님도 오셨네요?”
SJ 엔터 직원의 안내로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멀쩡한 채로 와플 가게를 벗어날 수 있었다.
퀭한 눈의 구세주. 아니, 직원을 보며 내가 말했다.
“바쁘신가 보네요.”
“어휴, 말도 마세요. 아침 점심 저녁으로 보고서 보내야 하고 또 원래 제가 하던 일도 있으니까···.”
“저희 때문에 고생하시네요.”
“에이, 그건 또 아녜요. 아무리 그래도 여기가 훨씬 나아요.”
“그럼 계속 저희랑 함께 계시는 거예요?”
“네. 두 분이 결선까지 진출하시면 저도 2주간 더 여기 있게 되겠죠.”
그러자 거리를 둘러보던 신수아가 무심한 표정으로 물었다.
“서호만 진출하게 되면요?”
#
SJ 엔터에서 마련해준 연습실에 도착하자 직원은 일을 해야 한다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연습실을······.
아예 스튜디오를 빌렸구나.
그것도 꽤 커다란 녹음실이다. 녹음 부스까지 따로 있는.
콩쿠르 참가자 중에선 흔치 않은 호사이리라.
대부분의 콩쿠르들이 예선 땐 비행기 표부터 호텔, 그리고 연습실까지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옆방은 어때요?”
자신이 연습할 곳을 들어갔다 나온 신수아가 눈을 깜빡였다.
“그냥 녹음실인데?”
“그러니까요.”
헛헛하게 웃으며 다시 연습실로 들어가려는데, 신수아의 목소리가 날 붙잡았다.
“야.”
“네?”
“연습 다 하고 시간 괜찮으면 나 좀 봐줄 수 있어? 오기 전에 교수님들 만나서 이런저런 조언을 듣긴 했는데, 네 생각도 궁금해서.”
“그럼요.”
씩 웃으며 연습실로 들어왔다.
문화 재단에서 비행기 좌석에 앉혀 보내온 바이올린, 과르네리를 꺼내 들고서 잠시 바라보았다. 두 번째 앨범 쇼케이스 이후로 정말 오랜만이었다.
‘잘 부탁한다.’
모차르트처럼 애칭을 지어주진 못해도, 나도 항상 연주 전에 모든 악기들에게 이런 심심한 인사 한마디씩은 건네려 한다.
결국, 무대 위에서 나를 돕는 것도, 나와 싸우는 것도 이 녀석이지 않나.
간단히 조율을 마치고서 자세를 잡았다.
오픈 스트링. 왼손을 모두 개방하고 활을 내리긋자 오랫동안 연주되지 않은 과르네리의 소리가 점차 커져간다.
나는 눈을 감고서 그 소릴 온전히 느꼈다. 동시에 나 자신도 예열하는 거다. 당장 무대에 올라가는 것도 아니기에 시간도 충분했다.
미묘하게, 하지만 분명하게 커지고 선명해지는 소리.
어느 정도 바이올린의 소리가 풀렸다고 생각이 들었고, 나는 본격적으로 손가락을 풀기 시작했다.
카프리스. 파가니니가 남긴 유산을 연주한다.
마치 할 수 있으면 해봐, 라는 태도의 파괴적인 연습곡을 나는 등반하듯 하나씩 올라섰다.
그리고 마침내 내 손과 바이올린, 그리고 마음까지도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
나는 그대로 뛰어내렸다.
바이올린은 내 날개가 되어 주었고, 연주는 매의 속도처럼 빠르게, 수리의 활강처럼 웅장하게 선율을 타고 날았다.
가끔은 이런 순간도 좋다. 관객들 없이 악기와 온전히 대화하고 협력하며 우정 같은 무언가를 쌓아가는 순간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날았을까.
날개를 접듯, 활을 현에서 떼어내고 숨을 골랐다.
뜨거운 입김이 새어 나온다. 예열이 너무 잘됐네. 살짝 흥분했을 정도로.
얼른 밖으로 나섰다.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시면 좋을 것 같아서. 갈증을 해소하고 나니 그제야 신수아의 부탁이 떠오른다.
슬쩍 그녀의 방을 노크했다. 어차피 들리지 않을 걸 알고 있기에 곧바로 문을 열었다.
녹음실. 안쪽 부스에서 신수아의 연주가 한창이었다.
나는 우두커니 서서 부스 안을 지켜보았다. 연주에 심취해 있는 신수아는 아직도 날 발견하지 못한 채 자신의 친구와 독대를 하고 있다.
‘멋지네.’
입이 벌어진다.
한 명의 연주자와 하나의 바이올린.
그런데, 수십의 음색이 들리는 듯 느껴지는 건 착각일까.
문득 아까 신수아가 했던 질문이 떠오른다.
‘서호만 진출하게 되면요?’
그녀의 물음이 무색하게,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결선이 외롭지 않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