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incarnated genius wants to be an actor RAW novel - Chapter 244
244화
영화 상영 전에 삽입된 영상들과, 노백찬 다큐를 포함해 장장 네 시간에 걸쳐 상영된 라이브방송 상영회가 무사히 막을 내렸다.
바로 다음 날, 한국 언론은 드디어 공개된 노백찬 영화에 대한 기사를 잔뜩 쏟아냈다.
하나같이 호의적인 기사들이었다.
라이브방송 직후, 제작사 ‘그림’ 채널에 올라간 영화는 일주일 만에 1억뷰를 넘겼다.
1억뷰라는 어마무시한 조회수는 한국뿐만 아니라 거장 노백찬의 작품에 큰 관심을 보이는 외국인 팬들이 많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아직 너튜브가 활성화되지 않은 한국에서 1억뷰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체감하는 이들은 별로 없었다.
다만, 이 1억뷰에 대한 반응은 외국에서 아주 뜨거웠다.
오히려 조회수 때문에 영화에 흥미를 보이고 유입되는 관객이 있을 정도였다.
이를 방증하듯이 댓글 창은 한국 댓글보다 영어를 비롯한 온갖 외국 댓글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외에도 영화 평론가와 영화팬 채널 다수가 감상 리액션 영상, 분석 영상 등을 올리며 이 상승세에 기여했다.
너튜브 유저들은 평소에 노백찬의 팬이 아니던 이들도 이 기세에 다들 한 번쯤은 노백찬의 을 감상하기에 이르렀다.
온라인을 넘어서 오프라인에서도 노백찬의 영화에 대한 소식은 각종 매체에서 쏟아져나왔다.
한국의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예능에서도 밈으로 상용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외국의 영화 채널, 영화 잡지에서도 노백찬의 영화에 대한 관심이 날로 갈수록 커져갔다.
“이건 정말 미친 짓입니다. 세계적인 상을 받은 적이 있는 거장 감독이 영화를 무료로 뿌렸다니까요? 이봐요, 당신. 아직도 을 보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너튜브에 접속해요. 그걸 안 보는 건 인생의 절반쯤 손해 보는 짓이라고요, 알았어요?!”
다소 격한 반응까지 쏟아져나오는 차에, 이번 의 행보는 영화사에 길이 남는 신화 같은 기록이 되리라고 모두가 예측했다.
전 세계가 에 열광하는 것에는 특이한 공개 방식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영화 자체가 훌륭했기 때문이었다.
“노백찬의 이 섬세하고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을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는데……. 오늘만큼 살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습니다.”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진짜… 대단했어요. 문희성도 문희성이지만, 저는 한시우가 그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걸, 이번 영화를 보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아저씨랑 애기가 주연이라고 해서 저게 무슨 조합이냐고 생각했는데……. 웬걸. 올해 최고의 케미를 보여줬어요!”
각종 방송에서 나오는 팬들의 인터뷰만 살펴봐도 이번 영화의 완성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될 정도였다.
그리고 관객들의 주목은 영화에만 집중된 것이 아니었다.
-대박. ‘노백찬 다큐’ 감독이 10년 전인가 은퇴한 지연화 감독임.
└지연화가 누구임?
└예전 KMB 다큐 PD. 이라는 다큐로 시청률 20% 찍은 레전설임
-헤엑 다큐로 20퍼? 미쳤네
-이제… 다들 지연화가 누군지 모르는구나…… 그때 진짜 난리 났었는데
-저 다큐 안 본 사람이 없을 정도였음
바로 영화 상영 전에 공개되었던 노백찬 다큐와 함께 지연화 감독의 복귀가 뜨거운 화제가 된 것이다.
-지연화 감독?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부터 팬 좀 하겠습니다
-담백하게 노백찬 위대한 걸 넣으면서 존경심 한 스푼에… 거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지연화의 다큐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외국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영어 자막이 붙은 지연화 감독의 다큐가 제작사 ‘그림’에 클립으로 올라가자 뜨거운 찬사가 쏟아진 것이다.
-영화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수수한 거장의 자태
-이거 한국 감독이 촬영한 건가? 그야말로 천재와 천재의 만남이다
-한국에는 왜 이렇게 천재들이 많은 거지?
-한 시간이나 흘렀을 줄이야.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잖아.
그러던 중 한 짧은 댓글이 외국인들의 눈에 들어왔다.
-헤이, 다들 그거 알아? 의 주연배우 한시우가 저 다큐멘터리 감독 아들인 거.
댓글을 올린 아이디는 CHO_IS였다.
그리고 이 댓글은 바로 엄청난 좋아요를 받으며 모두의 눈에 띄게 되었다.
모두의 반응은 똑같았다.
-진짜로?
-진짜? 저게 사실이라면 천재 유전자가 저리로 모두 간 게 분명해 TT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이 댓글은 순식간에 한국 유저들의 눈에도 발견되었다.
-헐 세상에 님들 한시우가 지연화 감독 아들이래요
└누가 그럼?
-다큐 댓글 맨 위 봐라 어떤 외국인이 올렸다.
-에이, 거짓말 아냐?
다들 반신반의하던 순간, 하루도 지나지 않아 기사가 떴다.
[은퇴한 줄 알았던 지연화 PD, 아들인 한시우를 원조하기 위해 복귀]기사에서는 명확하게 지연화 감독이 한시우의 모친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이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 한국 네티즌들은 다시 한번 난리가 났다.
-한시우 끼가 어디서 왔나 했더니 엄마 피네;;
-대박이다… 엄마는 전설의 다큐 감독이고 아들은 천재 아역 배우야
“어휴…….”
그리고 나는 이 난리통은 지난 몇 주간 지켜보고 있었다.
노백찬의 병실에서 말이다.
“또 뭘 보고 있는 게야.”
“저희 엄마 정체가 밝혀졌대요.”
영화가 공개되고 나서 인터뷰다 뭐다 일정이 많기는 했지만,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시간이 여유가 있었다.
겨울 방학이기도 해서 나는 매일같이 노백찬 병실에 출석 도장을 찍고 있었다.
“허허, 어차피 오래 숨기지는 못했을 게다.”
“딱히 숨기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굳이 밝히려고 하지도 않았다.
나는 어떻게 된 건지 추적해가다가 맨 처음 나와 엄마의 사이를 폭로한 외국 댓글을 발견하게 되었다.
“허?”
그 댓글을 보자마자 나는 전화를 걸었다.
지금쯤 미국에 있을 조이수에게 말이다.
아니 딱 봐도 조이수의 아이디였다.
안 그래도 홍보자료를 보내고 나서 다들 자기만 믿으라고 연락이 오긴 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국의 다른 회사 채널을 대놓고 홍보해주기는 힘들 것이기에 어떻게 해줄지 기대했는데 이런 식이라니.
보통은 이름 있는 배우들이 모두 개인 SNS에 내가 나오는 의 개봉 예정을 올리며 라이브방송 상영회를 보기를 독촉하는 식이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기는 했는데, 조이수를 비롯한 스태프들 몇 명이 너튜브에 외국인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이런 식으로 어그로성 댓글을 달곤 한 것이다.
아닌 척하는 댓글들도 많았지만, 이런 식으로 본인임을 티 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어, 이수 형? 댓글 봤어요. 뭐예요 정말.”
그럴 때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감사 인사를 전했고 말이다.
***
아, 그리고 노백찬의 영화는 라이브방송 상영회 다음날 바로 극장에 개봉되었다.
물론, 너튜브에 올라간 영상은 그대로였다.
무료로 풀린 영상은 남겨두고 영화관에서 유료 개봉을 감행한 것이다.
그리고 상영 일주일 만에 유료 관객 수 천만을 돌파했다.
전 세계 다수의 상영관에서 노백찬의 영화를 올렸기에 가능한 쾌거였다.
그마저도 매시간 전석이 매진이었다.
[이 써 내려가는 다시는 없을 기록 행진!] [노백찬, 장진홍 감독의 어디까지 가나?]지금까지 이런 기록은 없었고, 파격적인 관객 수라는 것이 기사의 화두가 되었다.
무료로 시중에 풀린 영화가 극장에 다시 걸리는 일은 역사상 없었던 일이었다.
모두가 집에서 볼 수 있으니 무료라도 극장을 찾지 않으리라 우려했다.
그러나 쓸데없는 우려였을 뿐이었다.
집에서 본 사람들은 극장에서의 여운을 남기고 싶다며 두 번, 세 번을 보러오는 경우가 월등히 많았다.
거기에 일부러 집에서 무료로 풀린 영화를 보지 않고 기다렸다가 영화관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영화관에서 먼저 보고 기억이 나면 집에서 다시 보겠다는 리뷰어들도 등장했다.
“와…… 현장이라면 표 있을 줄 알았는데.”
“저거 보다가 다음 시간대 들어갈까? 시간 맞을 거 같은데.”
심지어 노백찬의 영화를 보러 왔다가 매진인 것을 보고, 남은 시간대를 차지하려 다른 영화를 보며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덕에 영화계는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모든 영화관이 평소보다 더 큰 매출을 올리게 된 것이다.
이 시기에 개봉한 영화들은 덩달아 황금 시기를 타고났다고 할 정도로 좋은 성과를 이루었다.
노백찬이라는 커다란 해일이 잔잔했던 물결을 덮친 것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
“와, 심야인데도 사람 진짜 많네요.”
영화 이 개봉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
나는 심야 영화를 보러 노백찬과 함께 영화관을 방문했다.
병실에서 노백찬과 세 번이나 본 영화였지만, 아무래도 아쉬웠던 것이다.
커다란 스크린에서 우리 두 사람의 작품을 보고 싶었다.
우리는 관객들이 못 알아보게끔 모자를 눌러 쓰고 마스크까지 쓴 채 영화관에 들어섰다.
표는 미리 예매를 해놓아서 괜찮았다.
그런데 개봉한 지 꽤 지난 시점의 심야 영화인데도 아직 사람이 많은 게 신기했다.
“하…… 나 오늘은 과거 세트장 제대로 살핀다.”
“그러면서 항상 마지막에는 줄줄 울잖아.”
“그래서 이번에는 두 눈 크게 뜨고 볼 거야! 유정우 어린 시절 집에 설마 그런 걸 숨겨뒀을 줄이야. 나는 왜 세 번이나 봤는데 눈치 못 챘지?”
주변에서는 몇 번 온 듯한 사람들의 대화도 들렸다.
“스포일러 안 당하려고 지난 한 달간 너무 힘들었어…….”
“장하다, 장해. 너 오늘 분명 우니까 휴지 쥐고 있어야 해.”
처음 온 사람들은 기대에 차 있고 몇 번 온 사람들은 호평에 가득 찬 얘기를 하며 영화를 기다렸다.
우리는 즐겁게 그 소리를 귀담아들으며 매점 쪽으로 향했다.
“팝콘 사요. 할아버지.”
“그래. 너 먹고 싶은 걸로 주문하거라. 오, 요즘은 여러 맛을 한 번에 담을 수 있나 보지?”
“네. 두 가지 맛으로 해야지.”
직접 극장에 오는 게 몇 년 만인지 모른다며 노백찬은 극장 안을 둘러보느라 바빴다.
“치즈랑 캐러멜로 할게요.”
마음대로 하라고 했으니 신나서 맛을 고르는데, 옆에서 노백찬이 헛기침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크흠, 시우, 아니 얘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팝콘은 오리지널이 맛있지 않겠냐?”
“거참. 그럼 세 가지 맛으로 하죠 뭐. 그거랑 오렌지 주스 두 개 주세요!”
콜라는 몸에 좋지 않으니 노백찬과 함께 먹으려고 오렌지 주스를 시켰다.
나만 콜라 시키면 분명 뭐라고 하실 거다.
“팝콘에 무슨 오렌지 주스냐. 콜라도 아니고.”
“아까는 제 마음대로 시키라고 하셨잖아요.”
나는 툴툴거리는 노백찬을 데리고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 맨 뒷자리로 향했다.
“여기예요.”
노백찬과 나란히 앉으려고 널찍한 커플석을 예매한 것이다.
편하게 발도 올릴 수 있는 자리였다.
“이런 곳도 있느냐.”
“네. 세상 많이 좋아졌죠?”
조심스럽게 노백찬이 앉는 걸 도와주고 옆에 앉았다.
노백판은 맨 뒤에 앉아 가득 찬 객석과 커다란 스크린을 빤히 응시했다.
“이 시간에 사람도 이렇게 많고 시대가 참 많이 변했구나.”
노백찬에게는 이젠 자신이 알던 것보다, 알게 되는 것이 더 많은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제 진짜 내 시대는 다 갔구나.”
나지막하게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덤덤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