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80)
제80화. vs 설다운
– 오
– 드디어 만났다 ㄷㄷ
– 싸우려나?
– 서로 다가가는 거 보니까 싸울 기세인데?
– 와 씨, 역대급 대결이다 ㄷㄷ
– ㄷㄱㄷㄱ
– 큰 거 온다 ㄷㄷ
설다운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김진성의 모습에, 공식 인터넷 방송 채팅창이 엄청난 속도로 빨라졌다.
해설진도 덩달아 목소리가 높아졌다.
[드디어 김진성과 설다운이 만났습니다! 말없이 설다운을 향해 비장한 표정으로 다가가고 있는 김진성의 모습이 보입니다!] [분위기를 보니 싸울 것 같네요. 이러면 둘 중 하나는 무조건 죽는다는 얘긴데요.] [방송을 보고 계시는 모든 시청자 여러분들, 바로 자리에 앉아 주십시오! 콜로세움 서바이벌 시즌 12가 시작된 이래로 최고의 빅 매치가 곧 펼쳐질 예정입니다!]모니터실도 갑자기 분주해졌다.
“자, 모두 김진성과 설다운의 전투에 집중합니다. 이제 자세히 말 안 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아시죠?”
“알고 있습니다. 카메라, 드론, 음향 모두 둘에게 집중하고 있습니다.”
“편집팀과 인터넷 담당 팀, CG팀도 모두 실시간 대기 중이에요.”
이젠 호흡이 착착 맞는 직원들의 움직임을 뒤에서 지켜보면서, 백준이 장승욱에게 물었다.
“어떻게 될 거 같아?”
“음…. 똑같은 말씀을 또 드려야 되겠는데요.”
“이번에도 예측이 틀렸나?”
“아뇨. 그거 말고요.”
장승욱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의 김진성이라면 혹시 모른다고요. 수련실 들어가기 전의 김진성이라면 100% 졌을 텐데 말이죠.”
“아.”
그제야 장승욱의 말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백준.
예선 2차전이 시작한 직후, 하수구에서 김진성이 콰그미어들과 붙었을 때 장승욱은 방금과 같은 발언을 했었다.
‘그땐 김진성이 이겼었지. 지금은 어떨지….’
백준은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TV 화면 속 김진성과 설다운을 바라보았다.
* * *
“어디 숨어 있었던 거야? 한참을 찾아다녔잖아!”
설다운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김진성을 향해, 정말 반갑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외쳤다.
“안 그래도 얘 죽이고 너 찾기 위해 섬 전체를 뒤지려고 했다고!”
“왜지?”
“어딨는지 모르니까. 다른 애들은 마나를 대놓고 흘리고 다녀서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이상하게 네 마나는 느껴지지 않더라고.”
“왜 나를 만나려 했냐고.”
김진성이 다시 묻자, 설다운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왜긴 왜야? 너랑 놀면 재밌을 것 같으니까 그렇지. 사실 얘 정도면 어떨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시시했거든.”
설다운이 발치에 쓰러져 있는 풍빛가람의 시체를 발로 툭, 툭, 건드렸다.
“하지만 너라면 분명 나를 만족시킬 수 있을 거야! 게다가 지금 풍빛가람의 능력까지 흡수해서 훨씬 더 강해졌을 거 아냐?”
“…….”
“흡수가 정말 맞나 보네? 반박은 못 하는 거 보니까?”
실실 웃으면서 김진성을 쳐다보는 설다운.
김진성은 설다운을 마주한 채 걸음을 딱 멈춰 섰다.
대략 설다운과 10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그는 입을 열었다.
“지랄하고 있네.”
“…응?”
“그냥 날 죽이고 싶은 거면서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고 있어.”
김진성은 전투 자세를 취했다.
“뭐, 어찌됐던 간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야. 오늘 나를 못 죽이면 예선 3차 때부터는 털끝 하나도 못 건드릴 만큼 강해져 있을 테니까.”
이어진 김진성의 말에 설다운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웃어버리고 말았다.
“하, 하하하…. 역시 너는 재미있을 줄 알았어.”
그러더니 곧장 김진성을 향해 한 손을 휘둘렀다.
퍼퍼펑!
동시에 김진성을 중심으로 강력한 폭발이 연이어 터졌다.
곧 자욱한 연기가 걷혔고, 이내 설다운의 눈이 커졌다.
‘멀쩡하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처음 자세 그대로 서 있는 김진성.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강렬하게 일렁이고 있는 검은 마나가 온몸에 뒤덮여 있다는 것뿐이었다.
저 검은 마나가 아마도 폭발 공격을 막아낸 것 같았다.
“그럼 이건 어떨까?”
그는 이번엔 손을 김진성 쪽으로 내밀었다.
곧, 엄청나게 거대한 화염 폭풍이 김진성을 중심으로 생성되었다.
얼마나 컸는지, 설다운이 서 있는 지역을 뒤덮고도 남을 정도였다.
김진성은 바로 전방에 두꺼운 마기 실드를 소환해서 화염 폭풍을 막아내었다.
동시에 오른손에 든 단검을 하늘 위로 들더니, 힘껏 밑으로 그었다.
그로 인해 생성된 검은 반월이, 화염 폭풍을 수직으로 가르면서 설다운을 향해 날아갔다.
“……!”
설다운의 눈이 더욱 커졌다.
거대한 화염 폭풍을 쉽게 갈라낸 것도 모자라서, 그대로 뚫고 날아올 정도로 강력했던 것이다.
설다운은 반대편 손을 휘저어 검은 반월을 없애버리려 했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사실이 설다운을 더 놀라게끔 했다.
‘마나가 컨트롤이 안 되잖아?’
설다운은 다급히 반대편 손을 들어, 두꺼운 마나 실드를 생성해 내었다.
퍼엉! 하는 굉음과 함께 마나 실드를 절반 이상 파괴한 후 검은 반월은 사라져 버렸다.
“…이건…. 확실히 놀랍네.”
설다운은 감탄한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내 힘으로 상대방이 마나가 이 정도로 컨트롤이 안 되는 경우는 또 처음인데….”
“…….”
“이건 네가 사용하는 마나가 일반적인 마나와 성질이 달라야만 가능한 일이야.”
곧 설다운의 입가의 미소가 짙어졌다.
“아주 마음에 들어, 김진성! 너무 재밌어! 하하하!”
* * *
– 우와 ㄷㄷ
– 가볍게 막고 반격까지 했어!
– 설다운 공격이 저렇게 쉽게 막힌다고?
– 내가 말했지! 김진성은 다른 참가자랑 차원이 다르다니까!
– 이러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여러분 보셨습니까?! 김진성이 설다운의 공세를 모두 막고 반격까지 했습니다! 참고로, 시즌 12를 통틀어 설다운을 상대로 방어에 성공한 선수는 김진성이 처음입니다!] [역시 김진성은 다르군요. 이러면 설다운도 긴장할 수밖에 없겠는데요?]그때, 장승욱은 메인 PD에게 다가가 질문하고 있었다.
“방금 설다운이 일반적인 마나랑 성질이 다르다고 말한 거 맞죠?”
“네. 저도 그렇게 들었습니다.”
“오호라….”
장승욱이 눈빛을 빛내더니, 이내 백준을 돌아보았다.
백준은 모니터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상태였다.
자신의 생각을 잘 밝히지 않는 백준이었지만, 그를 오래 봐온 장승욱은 백준이 아주 놀란 상태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설다운의 말이 사실이라면, 김진성이 사용하는 마나는 지구상에 몇 없는 희귀한 성질이라는 소린데….’
인간이라는 종족이 체내에 보유한 마나는 성질이 모두 비슷할 수밖에 없다. 다들 공기 안에 섞여 있는 마나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혹 공기에 섞여 있는 마나와 전혀 다른 마나를 사용하는 인간이 태어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몬스터들이 체내에 보유한 마기라든가, 아니면 천계의 존재들이 보유한 천기라든가 등등.
‘…어떤 성질의 마나이건 간에, 설다운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은 아니겠군.’
설다운의 ‘마나 컨트롤’ 능력의 최대 강점은 상대방이 사용하는 마나도 본인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성질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마나와 유사해야 하는데, 그게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러면 설다운도 어쩔 수 없이 힘 대 힘으로 김진성과 붙을 수밖에 없다는 건데….’
* * *
휘이이잉~!
콰르릉!
그 시각.
김진성과 설다운이 대결하고 있는 장소에서는 흡사 세상의 종말이 온 듯한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지상에는 화염이 끓듯이 이글거리고 있었고, 하늘엔 거대한 얼음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리고 거대한 벼락 줄기가 끊임없이 떨어지는 상태였다.
간간이 땅바닥이 갈라지면서 용암이 솟구치는 모습까지 보면, 사실상 김진성은 하늘에서 내리는 벌이란 벌은 한꺼번에 다 받고 있다고 봐도 무방해 보였다.
“하하하. 어때? 슬슬 버티기가 힘들지?”
온몸을 마기 실드로 뒤덮은 채로 버티고 있는 김진성을 향해 설다운은 크게 웃으면서 놀리듯이 물었다.
“땅바닥에 너의 개인 영역 같은 곳을 만들어서 버티려는 모양인데 말이야….”
말을 잇는 설다운의 시선이 김진성의 발치로 향했다.
김진성을 중심으로 점차 퍼져가는, 마기 물결로 출렁이는 검은 구역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마기가 지배하는 공간’을 생성하는 중인 걸 설다운이 알아챈 것이다.
“과연 거기 안이라고 평생 이 원소 공격들을 막아낼 수 있을까? 하하하…!”
피융!
펑!
웃어대는 설다운을 향해 또 한 번 날아간 마기 화살은, 이미 생성되어 있던 거대한 실드에 막혀서 터져버렸다,
바로 앞에서 화살이 날아와 터졌는데도 설다운은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그걸 본 김진성은 속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내 공격이 하나도 안 통하고 있어. 이대로는 위험해.’
아직 김진성은 설다운이 만들어 낸 원소 범위 공격들을 잘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소모하는 마기의 양이 너무 막심했다.
지금도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비스 크리마 포인트가 그의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다.
이런 식이면 언젠가는 포인트는 떨어지고, 그러면 김진성은 가망이 없어진다.
어떻게든 공격을 성공시켜서, 상황을 반전시켜야만 한다.
‘일단, 한 점 돌파를 시도해보자.’
마음을 먹은 김진성은, 자신을 보호하던 마기 실드를 치워냈다.
동시에,
▶ 보유 스킬인 ‘금강불괴’를 사용했습니다.
‘금강불괴’ 스킬을 사용하여 마기 실드를 대신했다.
“…응? 뭐야?”
설다운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기 실드가 없어졌는데도 멀쩡히 버티는 김진성의 모습에 놀란 모양이었다.
그가 그러거나 말거나, 김진성은 마나를 모은 뒤 손바닥으로 땅바닥을 찍었다.
▶ 보유 스킬인 ‘아공간 마법진 생성’을 사용했습니다.
동시에 반투명한 회색 장막이 김진성과 설다운 주위를 감쌌다.
그 상태로 김진성은 달려들었다.
‘마기가 지배하는 공간’에 ‘아공간 마법진’의 버프까지 받은 김진성의 속도는 거의 빛과 같은 수준으로 빨랐다.
하지만 설다운은 코웃음을 쳤다.
“나한테는 마나로 만든 마법진 따위 안 통한다니까?”
그가 손을 휘젓자, 순식간에 주변의 회색 장막이 사라져 버렸다.
동시에 달려드는 김진성을 향해 반대편 손을 내밀어 거대한 실드를 소환하는 모습의 설다운.
그때, 김진성이 연이어 스킬을 사용했다.
▶ 보유 스킬인 ‘무효화’를 사용했습니다.
▶ 보유 스킬인 ‘혼란’을 사용했습니다.
▶ 보유 스킬인 ‘석화 가루’를 사용했습니다.
“어…?”
갑자기 둘 사이를 가로막던 두꺼운 실드가 사라져 버리자 설다운이 자신도 모르게 당황한 목소리를 내었다.
김진성은 자신이 시도한 상태 이상 스킬들이 잘 먹혔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간에 당황하고 있는 지금이 설다운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 보유 스킬인 ‘넥 커터’를 사용했습니다.
김진성은 곧바로 오른손의 단검을 있는 힘껏 휘두르려 했다.
그런데….
‘……?!’
갑자기 말도 안 되게 느려진 자신의 몸놀림에 김진성의 두 눈동자가 흔들렸다.
굼벵이보다도 느려진 속도로 인해 자연스럽게 김진성의 공격은 실패했고, 그로 인해 설다운이 다시금 회복할 시간을 주고 말았다.
“휴우, 이번엔 진짜 깜짝 놀랐네. 정말 제대로 한 방 먹을 뻔했잖아?”
설다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느려진 김진성의 몸을 있는 힘껏 아래로 내려찍듯 주먹을 휘둘렀다.
동시에 그가 서 있던 땅이 절반으로 갈라지면서 깊은 낭떠러지가 생겼고, 자연스럽게 김진성의 신체가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
기겁한 김진성은 본능적으로 ‘무효화’ 스킬을 사용 후 바로 ‘둔갑 분신술’과 ‘그림자숨기’ 스킬을 연이어 사용했다.
곧바로 원래 속도로 돌아온 김진성은, 온통 그림자 천지인 ‘마기가 지배하는 공간’으로 이동하여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흐흐흐, 많이 놀랐나 봐?”
다시 땅 위로 돌아온 김진성의 표정을 보며 설다운은 실실 웃었다.
“갑자기 슬로우 모드로 재생한 것처럼 느려진 기분이 어때? 기대해! 다음번엔 아예 석상으로 만들어서 움직이지도 못하게 해줄 테니까.”
“……!”
“이게 내 능력이야! 마나가 항상 가득 차 있는 공간에서는 전지전능한 신처럼 행동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외쳐대는 설다운. 이젠 김진성을 상대로 승리를 확신한 듯한 모습이었다.
“자, 계속 덤벼 봐! 얼마든지 너의 영역 안에서 싸워줄 테니까! 하지만 하나만 알아둬. 지구라는 곳은 온통 마나로 가득 차 있는 축복받은 행성이라는 걸 말이야!”
“…….”
“뭐 해? 어서 덤비지 않고! 더 날 즐겁게 만들어달란 말이야!”
그 어느 때보다 신이 나서 외치는 설다운을 계속 말없이 쳐다보는 김진성.
잠시 후, 김진성은 설다운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모습에 설다운은 만족스러운 듯 씨익 웃었다.
“그래! 내가 아는 김진성은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응?”
이내 땅바닥을 또 찍는 김진성의 모습에 설다운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또 아공간 마법진이야? 그거 소용없다고 내가 몇 번을 얘기하냐?”
그가 그렇게 얘기하거나 말거나, 회색 장막으로 설다운을 가둔 김진성은 다시금 전력으로 설다운을 향해 달려들었다.
설다운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혀를 차면서, 가볍게 손을 저어 마법진을 다시 한번 제거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
아까 전과는 달리 아공간 마법진이 멀쩡했다. 이전처럼 제거되지 않았던 것이다.
설다운은 다급히 다시 한번 전력을 다해 마법진 쪽 마나를 움직여 보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뭐, 뭐야?!’
극도로 당황한 설다운이 속으로 외칠 그때.
어느새 코앞까지 달려온 김진성이 그를 향해 전력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빠각!
뭔가가 박살 나는 소리와 함께, 턱이 한쪽으로 젖혀진 모습으로 설다운의 신형이 힘없이 뒤로 훨훨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