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y’s Black-Haired Foreigner RAW novel - Chapter (399)
#397
생체 리듬 조절 실패
일본식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다다미방.
그곳에서 나는 한복을 입은 에반젤린을 거칠게 범했다.
“하, 하와와와왓······. 기, 김덕성 니임······. 하으으읏♥”
에반젤린의 입에서 뜨거운 교성이 울렸다.
그녀의 머리색처럼 새빨갛게 물든 얼굴이 보였다.
베아트리체와는 다르게 에반젤린은 나를 거부하지 않았다.
“조, 조금 더······. 소, 소녀를 범해 주시는 것이와요······. 흐윽······. 하아아앙······!!”
오히려 그녀는 친구인 에반젤린과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나를 원해왔다.
솔직해서 좋다.
그럼 상을 줘야겠지?
나는 무자비하게 에반젤린의 몸을 계속해서 탐했다.
“흐윽······. 좋사와요······. 김덕성 님······. 과연 명성답게 거친 플레이······. 소녀, 기, 김덕성 님한테 또 반해버릴 것만 같사와요······. 하앙♥”
에반젤린이 요염한 신음을 내질렀다.
나는 홀린 듯 그녀를 뒤에서도, 앞에서도 쉴 새 없이 범했다.
그녀가 입고 왔던 고운 한복은 이미 엉망이 되어버린 지 오래였다.
“후우······.”
그렇게 한참 동안 에반젤린을 범한 끝에 나는 잠시 휴식 타임을 가졌다.
시간은 어느새 새벽.
전반전도 끝냈으니 이제 슬슬 취침할 시간이었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그때.
스윽.
에반젤린이 나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이 내 등에서 뭉개지는 감촉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에반젤린이 내 귓가에 속삭였다.
“김덕성 님. 여기서 끝인 것이와요? 소녀, 김덕성 님한테 좀 더 안기고 싶사와요.”
에반젤린이 요염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도발인가?
하지만 이 정도 도발에 굳이 넘어갈 필요는 없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 슬슬 자러 가야지.”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원래라면 자야 할 시간을 한참 넘겼다.
최근 히로인들을 만나고, 특히 요 1주일 동안 사저에 머무르면서 밤낮없이 한서진과 유세라를 범했더니 생체 리듬이 엉망이었다.
되돌릴 필요가 있다.
“하와와와. 그렇군요.”
내 말을 들은 에반젤린이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웃었다.
전형적인 공주님 웃음.
“좋아요. 소녀는 김덕성 님의 결정을 따르겠사와요.”
이렇게 쉽게 넘어간다고?
뭔가 찝찝한데.
나는 마음속으로 찜찜함을 느끼면서도, 그녀를 데리고 다다미방을 나왔다.
“소녀가 안내해드리겠사와요.”
이번에도 안내를 자처하는 에반젤린의 손길에 이끌려 도착한 장소는 역시나 다다미방.
식당이 아닌 숙소라는 점을 강변하듯, 이미 다다미 위에 이불이 깔려 있었다.
“베아트리체는?”
그런데 베아트리체가 없었다.
“베아트리체 양은 바로 옆방에서 자는 중인 것이와요. 후후. 역시 김덕성 님. 사소한 부분까지 챙겨주는 귀축 같은 외모와는 달리 의외로 상냥한 모습에 소녀, 또 감동 받았사와요!”
착.
에반젤린이 박수하면서 내게 말했다.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옆방이라면, 벽에 설치된 저 미닫이문 너머를 말하는 건가.
왜 벽 대신에 미닫이문이 있나 했더니, 커다란 하나의 방에 미닫이문을 설치해 두 개의 방으로 나눈 구조였던 모양이었다.
일본 만화,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나오는 료칸 객실 구조.
“그래.”
아무튼 옆방에서 잘 자고 있다니 다행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미리 준비된 이불에 누웠다.
이불이 푹신하다.
새벽 3시라 그런지, 잠이 솔솔 온다.
나는 눈을 감았다.
사르륵, 사륵.
귓가에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에반젤린의 지금 옷차림은 한복.
입고 자기에는 아무래도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운 옷이다.
그래서 갈아입고 있는 거겠지.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김덕성 님.”
에반젤린이 나를 불렀다.
아 방금 막 잠들려고 했는데.
무슨 일이야.
나는 눈을 떴다.
그리고 거기에는.
“후후······. 소녀의 복장, 어떻사와요.”
불 꺼진 다다미 침실.
창문을 통해 어슴푸레 들어오는 달빛을 받은 분홍 트윈테일 미소녀, 에반젤린 스튜어트가 거기 있었다.
그녀가 입은 건, 순백으로 빛나는 새하얀 미니 드레스.
애니메이션, 만화에 나오는 공주 캐릭터처럼 하얀 스타킹에 손에 장갑까지 낀 그녀의 머리에는 작은 왕관이 씌워져 있었다.
“후후. 이 정도면 김덕성 님께서 생각하는 공주와 비슷한 이미지인 것이와요?”
스윽.
에반젤린이 내 위에 올라타면서 내 뺨을 만지면서 말했다.
그녀 말대로, 에반젤린이 입은 옷은 이세계물에서나 나올 법한 전형적인 공주 복장이었다.
에반젤린이 내 귓가에 속삭였다.
“혹시 보나파르트 님이 먼저 보여준 건 아니겠죠?”
올리비아 말인가?
올리비아와 할때는 메이드복, 교복으로 했지 저런 미니 드레스 복장으로는 하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소녀가 처음이로군요. 소녀, 영광이에요.”
뭐가 영광이라는 것이지?
에반젤린의 말에 내가 살짝 당황한 그때.
그녀가 내 가슴 위에 손을 얹으면서 말했다.
“공주 복장으로 범해지는 건, 소녀가 처음이니까요. 하와와와와.”
에반젤린이 웃으면서 드레스 치마를 들췄다.
부욱.
그녀가 스스로 하얀 스타킹을 찢어냈다.
“진짜······. 자려고 했는데······.”
화가 난다.
“이렇게 하면 잘 수가 없잖아.”
“그렇다면 소녀한테 벌을······. 꺄아악! 김덕성 니임······. 아앙······. 하읏······!!”
나는 에반젤린을 덮쳤다.
그날.
결국 나는 생체 리듬 조절에 실패했다.
“하응······. 헉······. 하윽······.”
프릴이 잔뜩 달린 미니 드레스를 입은 에반젤린을 나는 끊임없이, 밤새도록 범했다.
새벽이 지나고, 어느새 동이 트고, 아침 해가 떴을 때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자, 잠깐만요······. 김덕성 님······. 지, 지금은 티 타임이에요······. 차, 차를 든 뒤에는 마음껏 하셔도 괜찮으니까, 지금만큼은······. 흐윽?!”
영국인 캐릭터답게 티 타임을 챙기자고 하는 에반젤린의 호소를 나는 가뿐히 무시했다.
결국 에반젤린은 차에 담긴 홍차를 절반도 못 마신 채로, 내게 계속 당할 수밖에 없었다.
“죄, 죄송해요오······. 김덕성 니임······. 그, 그만······. 흐윽······. 너, 너무 좋아서 정신이 이상해질 것 같사와요······. 하아앙······.”
결국에는 에반젤린 역시 패배 선언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패배 선언을 들은 뒤에야 나는 에반젤린과의 관계를 마무리했다.
“흐윽······.”
엉망진창이 된 미니 드레스를 입은 에반젤린이 패배한 모습으로 요 위에 쓰러졌다.
“김덕성 님······. 너무 격렬했던 것이와요······. 소녀, 이제 몸도 마음도 김덕성 님의 것이 되어버린 것이와요······.”
에반젤린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고개를 떨궜다.
새근새근.
곧이어 숨소리가 들려왔다.
잠들어버린 것이다.
나는 한숨을 쉬면서 자는 에반젤린의 몸 위에 이불을 덮어 주었다.
에반젤린도 나가떨어졌으니, 이제 슬슬 나도 온천에서 씻고 난 뒤에 잠이나 자야겠다.
밤새도록 해서 그런가, 몸이 찝찝하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온천탕으로 향했다.
그렇게 내가 도착한 온천에서 본 광경은.
“꺄, 꺄아아아아! 어, 어어어딜 들어오는 것이더냐?! 이곳은 홍련의 성녀인 여가 다스리는 성역! 아무리 반려라도 함부로 발을 디딜 수 있는 대지가 아닌 것이니라!”
자욱한 물안개 속에서, 양팔로 가슴을 가리면서 중2병 멘트를 내뱉는 알몸의 베아트리체였다.
“그래서, 나가라고?”
“그, 그렇다. 이곳은 목욕이라는 신성한 행위가 진행 중인 성소. 홍련의 성녀인 여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발을 들일 수 없는 성스러운 땅인 것이니라!”
베아트리체가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 저렇게 격렬하게 거부하는 걸 보니 또 하고 싶어지는데.
아직 아침 욕망을 전부 처리 못 했기도 하고.
“싫은데.”
촤르륵.
나는 알몸 그대로 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베아트리체의 손을 잡자, 베아트리체가 움찔했다.
“히익?!”
베아트리체의 눈동자가 떨렸다.
젖은 샛노란 금발에 루비를 닮은 빨간 눈동자, 그리고 적절하게 커다란 가슴에 잘록한 허리, 새하얀 피부까지.
역시 가까이서 보니까 예쁘긴 예쁘다.
나는 베아트리체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갑자기 하고 싶어져서 말이야.”
“반려여, 그대는 어제 계약자를 충분히 밤새도록 잠자리에서 탐하지 않았느냐? 후후. 신성한 행위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불만이라면, 그대는 여의 반려이니 특별히 허하겠노라. 그러니 그런 저급한 행위는 이제 그만······. 하읏?!”
나는 그녀의 중2병 멘트를 다 듣지도 않고 그대로 욕탕 안에서 그녀를 범했다.
“자, 잠깐만······. 바, 반려······. 여어, 어제 홍련의 성녀인 여의 몸을 마음껏 탐하지 않았느냐······. 하응······. 아, 아파요오······. 하으으응······. 모, 몸이 이상해요오오오······ 하으으으응······♡”
곧바로 허접 모드로 돌아간 베아트리체의 교성을 들으면서, 나는 그녀를 온천에서 다시 10번 넘게 범했다.
첨벙, 첨벙.
우리의 격렬한 움직임에 욕탕의 물이 파도처럼 밖으로 넘쳤다.
*
김덕성이 돌아간 뒤.
료칸.
어느새 저녁노을이 정원과 료칸을 빨갛게 물들일 때쯤.
에반젤린은 눈을 떴다.
“끄응······.”
에반젤린이 작은 신음을 토해냈다.
어제 저녁부터 오늘 오전까지.
티 타임도 가지지 못한 채로, 쉴 새 없이 범해졌던 낯뜨거운 기억들이 그녀의 머릿속에 재생되었다.
머리뿐만이 아니었다.
몸 역시 기억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그분의 육체를, 그분의 마음을, 그분께서 자신의 몸에 쏟아부은 욕망의 감촉까지.
아직도 1초 전의 일처럼 생생했다.
“하와와와와······.”
다다미방에 홀로 남은 에반젤린의 몸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엉망이 된 미니 드레스를 벗고, 온천 유카타로 갈아입었다.
그 과정에서 에반젤린은 목덜미에 빨갛게 부어오른 키스마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와와와와······.”
에반젤린의 입술에 작게 미소가 지어졌다.
키스마크는 소유욕의 발로.
‘김덕성 님께서는······. 소녀를 소유하고 싶었던 것이었을까요.’
그분께서 이미 떠난 지금은 그 정답을 알 수 없지만.
에반젤린은 분명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어제의 격렬했던 관계도, 소유욕의 일환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서.
두근, 두근.
에반젤린은 가슴팍의 유카타 옷자락을 꽈악하고 손으로 쥐었다.
좋았다.
바라보기만 했던, 맺어지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그분과 맺어진 건 물론이요, 그분에게 키스마크까지 받았다.
지금의 에반젤린은 하늘을 날아갈 듯 기뻤다.
“하와와와와······. 소녀······. 또 김덕성 님한테 범해지고 싶사와요.”
에반젤린이 조용히 자신의 욕망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한 번만으로는 부족했다.
더 많이, 계속해서 자신을 탐해줬으면 좋겠다.
에반젤린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웃던 그때.
드르륵.
미닫이문이 열렸다.
“계약자여! 눈을 떴느냐? 정신은 차렸느냐?”
금발 적안 안대 미녀, 베아트리체가 에반젤린에게 다가와 손을 잡으며 말했다.
“후후. 소녀는 괜찮사와요.”
베아트리체의 말에 에반젤린이 웃었다.
그녀의 베스트 프렌드.
그리고 같은 김덕성 하렘의 일원.
중2병을 내세우지만 사실은 허당인 베아트리체가 에반젤린은 좋았다.
“다행이구나. 흠흠. 반려는 과연 대단했다. 홍련의 성녀인 여한테 그런 쓰디쓴 패배를 선사하다니, 다음에는 절대 지지 않을 것이야······!”
베아트리체가 붉어진 얼굴로 입술을 깨물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모습을 본 에반젤린이 웃었다.
“후후. 베아트리체 양. 김덕성 님과의 잠자리가 기분이 좋았던 것 같사와요.”“아, 아니니라! 고귀한 홍련의 성녀인 여와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 그, 그런 야만적인 행위 따위, 여가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없지 않느냐?”
에반젤린의 말에 베아트리체가 펄쩍 뛰었다.
하지만 그녀의 떨리는 목소리와 눈동자, 붉어진 얼굴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에반젤린은 이미 알고 있었다.
가장 절친한 친구, 베아트리체가 그분과의 잠자리를 좋아하게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하지만 굳이 입 밖으로 꺼낼 필요가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이럴 때는 화제를 돌리는 게 제일이다.
에반젤린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상 위에 올려진 다 식은 홍차를 다시 티포트에 넣어 데웠다.
보글보글.
다시 뜨거워진 홍차를, 에반젤린 본인이 직접 영국에서 챙겨온 본차이나 찻잔에 부으면서 그녀가 말했다.
“자자. 이럴 때는 다과가 최고예요. 차 한잔 하는 것이와요.”
“계약자가 진상하는 차라면, 뭐 받아두도록 하지. 홍련의 성녀인 여한테 차를 진상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도록 하여라······. 흐앗?! 뜨, 뜨······. 뜨거워어······.”
근엄한 중2병 멘트와는 정반대로 차를 혀에 대자마자 허접 모드로 돌아간 베아트리체를 바라보면서 에반젤린이 옅게 웃었다.
에반젤린이 차를 홀짝였다.
향기로우면서 익숙한 홍차 향이 에반젤린의 코 끝에 감돌았다.
그렇게 김덕성 때문에 한참 늦은 티 타임을 즐기던 에반젤린의 시선이 창 밖으로 향했다.
‘다음은 누구인 것일까와요?’
그분의 성은을 입을 다음 하렘 구성원은 누구일까?
그것은 에반젤린도 알 수 없는 영역이었다.
같은 시각.
‘내가 여길 또 오게 될 줄은 몰랐군.’
김덕성은 슈오우 영웅 학원 정문에 서 있었다.
이제 다음 히로인을 만날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