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139
139화. 적응
〈로버트 영! 헤더! 아! 아쉽습니다! 전반전 이십이 분! 웨스트햄! 가장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는데요. 로버트 영의 챔피언스 리그 데뷔전에서 데뷔 골까지는 쉽게 허락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벤치에서도 모리슨 영 코치가 정말 아쉬워합니다. 지난 리그 3라운드에서의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를 기대했을 텐데요!〉
〈그 장면이 이곳 모나코에서 다시 나오게 되었더라면, 이곳까지 원정 응원을 와 준 웨스트햄의 팬들에게 정말 값진 선물이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고, 무엇보다! 웨스트햄 선수들의 움직임이 달라졌습니다! 경기 초반보다 확실히 안정적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하나씩 만들어 가다 보면, 금방 동점 골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최근 웨스트햄 선수들에게 좀비라는 별명이 붙었지 않습니까? 좀비처럼 계속 달려든다면, 경기 분위기! 반드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중계진의 설명대로 릴의 크로스는 아쉽게도 득점까지 연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해머스의 움직임은 달라지고 있었다.
〈역시! 웨스트햄의 수비는 단단합니다! 자리를 잘 잡고 있어요. 모나코의 빠른 공격이 조금씩 끊기는 느낌인데요? 어떻습니까?〉
〈예! 웨스트햄은 아직 리그에서 실점을 기록하지 않았을 정도로 수비는 정말 단단하죠! 비록, 오늘 이곳 모나코에서 시즌 첫 실점을 기록하고 말았지만, 실점 이후의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원래의 수비력을 찾았어요! 스리백은 데이비드 벨 선수를 중심으로 좌, 우에서 뛰는 것을 멈추지 않고, 로빈 콜과 필립 모리스는 수비의 공백을 확실하게 메워 주고 있습니다!〉
〈화면에 크게 잡히는 선수들의 표정도 좋아 보이지 않습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최근 웨스트햄의 훈련을 시작으로 전술 운영이나 선수들의 교체, 선발 선수 명단을 두고 말이 많은 것이 사실이죠. 칼럼을 쓰기 위해 얼마 전, 그랜트 감독님과 오랜만에 통화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선수들이 훈련에 적응하기 시작해 회복하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들었습니다. 아마 이제 혹독한 훈련의 효과가 나오리라 예상하는데요. 이제는 그랜트 감독이 원한 게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차례인 것 같습니다.〉
〈정말 말이 많았죠? 비난하는 팬들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웨스트햄은 예전과 다릅니다! 이제 리그 중위권을 맴도는 팀이 아니죠. 강팀이라는 칭호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코칭스태프의 고민, 선수들의 노력, 보드진의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경기 결과가 어떻게 끝이 나게 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저는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
툭!
‘한번 달려 볼까?’
파박!
마이크는 필립이 슬라이딩 태클로 잘라 낸 공을 가볍게 밀어내며 두 다리에 힘을 주어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발이 느리다고 지금 앞으로 보이는 공간을 잡아먹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확실히 몸이 가벼워! 더 빨리 달릴 수는 없어도 쉽게 지치지는 않을 것 같다!’
퍼엉 – !!
그렇다고 쓸데없이 무리하면 곤란했다.
마이크는 상대 풀백이 크게 보이자마자, 반대 아웃 라인을 향해 길게 공을 날려 보냈다.
‘발에 맞는 느낌도 괜찮고, 다리 근육에 부담도 적어졌다!’
가볍게 찼다고 생각했지만, 짧은 스윙에도 정확히 발등에 맞은 공은 빠르게 반대로 넘어갔다.
이미 레온이 아웃라인을 따라 질주하고 있었고, 릴은 풀백을 데리고 중앙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로빈! 여기를 지켜! 필! 앞을 잡아!”
데이비드는 레온이 빠진 공백을 로빈으로 메꾸고, 필립으로 전방을 경계했다.
유기적으로 위치를 바꾸는 움직임에 거리낌이 없었다.
“맥스! 올려!”
그리고 공격적으로 라인을 더 끌어올리며 전체적으로 모나코를 압박하는 상태로 공격을 이어 나갔다.
혹시 모를 역습?
만일 레온이 저기서 공을 놓친다고 하더라도 아까의 실점 장면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로빈이 레온을 대신해 티에리의 옆에 찰싹 달라붙었고, 데이비드와 로빈, 그리고 폴의 호흡이라면 티에리는 순식간에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려 버릴 테니까.
“돌려! 서두르지 마!”
이제 제법 선배의 모습을 보여 주는 찰스가 레온의 성급한 크로스를 말렸다.
투욱 –
레온은 여유 있게 공을 뒤에 있는 릴에게 연결하고, 위치를 조금 내렸다.
공은 다시 중앙의 맥스를 거쳐 제일 뒤에 있는 헤르만의 발까지 이동했고, 그 사이 레온은 어느새 원래의 위치로 돌아오며 로빈을 위로 끌어올렸다.
“아! 이것이 아이언 실드!”
티에리는 순식간에 라인을 내리며 파이브백으로 전환하는 웨스트햄의 진영을 보며 소름이 돋았다.
성능이 좋은 자동차의 오토매틱 기어처럼 속도와 상황에 맞게 딱딱 변속하는 모습이었다.
고된 훈련은 선수들을 괴롭게 했지만, 성과라는 열매도 함께 주었다.
체력이 뒷받침되기 시작하고, 몸이 괴로운 상황을 계속 극복하자, 그라운드 위를 움직이는 선수들의 움직임에는 망설임은 사라지고, 쓸데없이 뛰어다니는 횟수가 줄었다.
몸이 저절로 느끼는 것이다.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효율적이지 않다면, 결국, 힘든 것은 몸이 먼저였으니 말이다.
‘진짜! 꿀맛 같은 휴식이었어! 웨스트힐 감독님께 감사의 인사를 따로 보내고 싶을 정도 말이야!’
헤르만이 밀어 주는 공을 잡으며 데이비드는 가벼워진 몸 상태에 만족을 느꼈다.
월드컵 예선 기간에 사흘을 쉴 수 있었다.
주말 동안 푹 쉬고 나온 데이비드는 그라운드의 잔디를 밟는 순간, 짜릿한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몸이! 뛰어 달라고 외치고 있는 기분이야!’
데이비드뿐만이 아니었다.
선수들은 이상하게 몸이 근질거렸다며 빨리 뛰고 싶은 마음을 참기 힘들었다고 했다.
물론, 릴과 데릭의 엄살은 계속 이어졌지만, 둘 역시 훈련장에서 예전처럼 쉴 새 없이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가 되었다.
4라운드 노리치 시티와의 경기에서는 자꾸 튀어 나가려는 몸을 주체하기 힘들 정도였다.
만일, 그 경기에서 한치우와 페어가 경기 템포를 조절해 주지 않았다면, 데이비드 역시 실수가 나올 뻔했었다.
‘아까 릴이 튀어 나간 것도 그런 이유였겠지. 하지만 점점 진정되고 있어. 내려오는 동작에서 망설임도 없고, 위치도 잘 잡아 주고 있어!’
툭 –
“레온! 폴! 올라가!”
데이비드가 오른쪽 공간으로 공을 밀어내며 외쳤다.
레온과 폴이 순식간에 아웃라인으로 벌리며 질주를 시작했다.
퉁 –
중앙으로 이동하며 공을 잡은 릴이 발 안쪽으로 감아올리며 레온의 앞으로 공을 떨어트려 주었다.
아이언 실드의 날개가 활짝 펼쳐지며 모나코의 수비 진영으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 * *
“아쉬워할 것 없어. 잘했다.”
“예.”
모리슨이 아들의 머리를 두드려 주었다.
짝짝짝짝짝 – !!!!!
그리고 그라운드로 들어가는 아슈르의 모습에 스타드 루이 2세 경기장의 관중석에서 박수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송! 오랜만이야!”
“그래. 파트리스!”
우와아아아아아아 – !!!!!
모나코의 주장 파트리스가 아슈르와 악수를 하는 모습에 다시 관중은 함성을 질렀다.
후반전 오 분.
웨스트햄은 로버트를 불러들이고, 아슈르를 내보냈다.
그리고 함성이 언제 울렸나 싶을 정도로 경기장이 순간, 고요해지더니.
우와아아아아 – !!!
아까의 함성에 비해 소리는 훨씬 작았지만, 원정 응원석에서 아이언들의 함성이 그라운드 위로 쏟아져 내렸다.
“맥! 이제 쉬어!”
“예!”
로버트에 이어 곧바로 맥스를 빼고, 한치우가 그라운드로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이 경기 이겨야겠군.”
“흥! 당연한 소리!”
“전반전에 만회할 수 있었는데!”
“지금도 늦지 않았어. 몰니르와 블랙 팬서가 함께 들어왔는데, 반드시 이겨야지.”
선수들도 둘을 반기며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아이언 실드가 살아나기는 했어도 전반전에 점수를 만회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다를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묠니르가 들어왔으니까.
“데이브! 로빈! 이제 카운터를 날려도 좋다는 감독님의 지시야!”
“좋아!”
“질 수가 없겠어.”
한치우가 들어오며 하는 말에 데이비드와 로빈의 안색이 환해졌다.
둘의 다리에 채워졌던 마지막 자물쇠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날개에게 연결하는 것은 멈추지 마. 특히 레온은 이번 경기를 통해 확실하게 몸에 익어야 해. 상대도 괜찮고, 저렇게 빠른 녀석이라면 레온을 한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거야.”
“그래.”
“진짜. 우리 감독님. 이제 악마가 다 되셨어!”
삐익!
파앙 –
그라운드가 정리되자, 주심이 휘슬을 울렸다.
헤르만이 골킥을 길게 차며 후반전 오 분 경기가 재개되었다.
〈중계하면서도 경기장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이 여기까지 느껴질 정도입니다!〉
〈확실히 그랜트 감독은 이 경기를 쉽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후반전 이른 시간에 두 명의 선수를, 그것도 이번 시즌 공격 포인트를 계속 올리고 있는 아슈르 송과 한치우를 투입했다는 것은 승점을 반드시 얻겠다는 의지라고 보셔도 됩니다.〉
〈예. 아! 웨스트햄의 골킥! 찰스 미들턴의 머리에는 맞았지만, 릴 설리번 선수의 발까지 연결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롱킥! 아! 티에리 콩트 선수! 벌써 저 위치까지 달리고 있습니다! 로빈 콜과 레온 베르너 동시에 달려들어 압박합니다! 어!? 한치우 선수까지 달려드는데요!〉
두근 – 두근 –
한치우는 공을 잡은 티에리의 모습에 심장이 두근대는 것이 좋았다.
레온과 로빈이 달려들고 있었지만, 호기심을 참지 못했는지 한치우가 둘의 뒤를 따랐다.
샤삭 – 착!
티에리가 아웃라인 앞에서 어떻게든 압박을 벗어나 보려고 상체를 움직이며 발재간을 부리고 있었다.
툭 –
“아!”
둘의 사이로 공을 내보내고 달리려고 했는지,
티에리는 레온과 로빈의 다리 사이로 공을 밀어낸 다음, 고개를 드는 순간, 절망하고 말았다.
“고마워.”
타닷!
한치우가 재빨리 공을 잡아 몸과 함께 돌리며 티에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젠장!”
파바박!
티에리가 분했는지, 로빈과 레온을 넘어 한치우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역시, 빠르구나!’
투웅 –
한치우는 뒤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얼른 필립에게 공을 연결했다.
“위치를 지켜! 오버래핑 견제해!”
티에리는 한치우를 계속 쫓아갈 수 없었다.
필립과 2 : 1 패스를 받은 한치우가 자리를 제대로 잡는 순간, 레온과 폴이 전방으로 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맥스가 있었을 때도 겨우 막아 낸 아이언 실드의 양 날개였다.
그런데 지금 공을 잡고 전방을 주시하는 사람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 리그를 씹어 먹은 묠니르였다.
스타드 루이 2세 스타디움에 언제 묠니르가 떨어져 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모나코의 수비수들은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 * *
삑 –
모나코의 풀백이 길게 걷어 낸 공이 아웃라인을 크게 벗어났다.
“어?”
공을 좋게 받을 위치를 잡으려고 이동하는데, 애송이 녀석이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이제야 녀석의 얼굴이 자세히 눈에 들어왔다.
짧게 밀어 버린 머리 아래로 시원한 이마가 보였고, 약간 넓게 보이는 얼굴 안에는 찢어진 눈과 커다란 코와 입이 달려 있었다.
녀석의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을 때.
두근 – 두근 –
두근거리는 가슴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체력을 회복하려는 심장의 떨림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손을 함께 잡고, 백화점의 장난감 매장으로 들어갔을 때 느꼈던 알 수 없는 설렘이었다.
그리고 그 두근거림은 맥스의 플레이를 봤을 때보다 더 강했다.
“당신의 플레이 영상을 어제도 몇 번이나 돌려 봤는지 몰라요.”
‘뭐야? 고백이라도 할 생각은 아니겠지?’
“네 위치는 여기가 아닐 텐데.”
“예. 이 말을 꼭 전해 드리고 싶어서요. 리오네의 지휘자를 만나는 게 제 꿈이었어요. 이제는 묠니르가 되었지만, 상관없어요. 당신이 지휘자로 불리든, 커맨더로 불리든, 묠니르로 불리든, 제 목표는 변함없으니까요.”
“목표를 너무 높은 곳으로 잡았어.”
“하하하하! 제가 예상한 대답이 아닌데요? 겸손하신 분이라고 들었는데.”
“뭐, 예전에는.”
“좋아요! 높은 목표를 잡은 만큼, 반드시 오늘 경기에서 이겨 보이겠어요!”
녀석은 그 말을 끝으로 자리를 찾아갔다.
좋은 자세였다.
상대를 인정하면서도 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찢어진 눈 안으로 승리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전혀 숨기지 않았다.
실력에 대한 자신감과 팀에 대한 자부심이 보였다.
내 심장이 두근대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오래전, 내가 처음으로 리그 앙에 데뷔했을 때도 같은 마음이었으니까.
‘크게 될 녀석이다! 얼마 되지 않아 세계를 놀라게 할 게 분명해!’
나는 녀석의 넓은 등을 보며 가까운 미래를 예상할 수 있었다.
‘존에게 알아보라고 할까? 아니다. 지금 직원을 구하는 일로 바쁜데, 나중에 런던 스타디움에 올 때 이야기해도 충분하겠지.’
나는 욕심을 참았다.
지금은 경기에 집중할 때였고, 나는 아직 애송이에 불과한 녀석의 자신감과 자부심을 무너트려야 하는 상대였다.
“필. 공을 받고, 바로 연결해.”
나는 필립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조금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툭 – 투웅 –
공을 밀어내는 소리에 얼른 고개를 돌려 굴러오는 공을 발로 밟았다.
촤악 – 툭!
내 공을 가져가려는 상대의 발을 피해 공을 잡아당기며 방향을 바꾸었다.
파바바바 –
드래그 백에 이은 질주.
“필! 로빈! 뒤를 받쳐!”
데이비드의 든든한 외침이 뒤에서 크게 들렸다.
나를 따라 필립을 필이라고 부르는 것도 좋았다.
훈련이 힘들어서였을까?
어느 순간, 모두 나를 따라 이름을 짧게 부르는 것이 당연해졌다.
파앙 –
중앙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은 나는 이미 코너 플래그 근처까지 달리고 있는 폴의 앞으로 공을 떨어트려 주었다.
파바바바바바 –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질주.
저 애송이에게 아직 내게 덤빌 때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 줄 생각이었다.
“마이크!”
내 앞으로 뛰어가는 마이크에게 뒤에 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촤작 – 퉁! 툭!
왜냐하면, 컷백으로 반대 방향으로 꺾인 공이 아슈르의 발을 거쳐 마이크에게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파악!
눈치 빠른 마이크가 굴러오는 공을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지나쳤다.
마이크를 수비하려던 모나코의 수비형 미드필더의 표정이 웃기 좋게 일그러지는 것이 보였다.
‘이제 시작인데.’
툭 – 툭 –
훈련의 성과가 나오고 있었다.
몸이 기억하는 패턴대로 마이크와 2 : 1 패스를 주고받았다.
이제 모나코의 수비형 미드필더의 얼굴은 울상이었다.
하긴, 가운데에 두고 이렇게 공을 주고받으면 당하는 사람의 처지에서는 짜증과 울분이 솟구칠 것이다.
“공을 보지 말고, 사람을 잡아!”
아슈르의 옆에서 파트리스의 외침이 처절하게 들렸다.
아슈르도 반갑겠지만, 나 역시 반가웠다.
리옹에서 뛰었을 때도 녀석은 이렇게 내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니, 달라진 게 하나 있었다.
투욱 –
내 발끝에 맞은 공이 파트리스의 다리 사이를 통과했다.
“!”
퍼어엉 – !!!!!
촤라라라라라 – !!!!!
오랜만에 모나코로 돌아온 아슈르가 친정팀을 상대로 하얀 송곳니를 박아 넣었다.
달라진 것.
아슈르는 이제 모나코의 팬들에게 환희가 아닌, 절망을 주는 상대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