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61
61화. 목표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훈련장 안에 있는 치료실로 향했다.
데이비드는 찜질팩을 옆구리에 싸맨 채 베드에 누워 있었다.
“데이비드는 움직이지 말고, 너희도 할 얘기만 하고 나가. 안정을 취해야 하니까. 그리고 이 어리석은 녀석처럼 아픈 데도 숨기는 녀석이 있다면, 감독님께 말씀드려서 경기에 나가지 못하게 할 거야.”
“에이. 박사님. 이 녀석이 둔한 거지, 저는 아픈 건 못 참는다고요.”
“설리번. 시끄럽게 한다면 너는 그 입을 꿰매야 할 거야.”
“힉!”
릴이 급히 입을 손으로 가렸고, 박사님은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
“미안하다. 중요한 때인데, 이렇게 누워 있게 되어서.”
“하여튼 잘 참는다니까. 어떻게 갈비뼈에 금이 갔는데도 모를 수가 있지?”
“이 녀석이 마사지 받는 거 보지 못했어? 한이나 로빈처럼 이 녀석도 아픈 것을 참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고.”
“데이비드.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어. 경기는 걱정하지 말고.”
“흥! 결국, 내가 더 많이 뛰게 생겼군.”
“로빈, 너 혼자 뛰냐!?”
“하하! 윽! 웃기지 마. 힘들어.”
데이비드가 웃음이 나오자 힘든 얼굴이 되었다.
나는 데이비드가 걷어 버린 이불을 덮어 주며 입을 열었다.
“데이브. 절대 무리하지 말고, 완벽하게 회복한 다음에 돌아올 생각만 해. 다른 것은 생각하지도 말고.”
“한, 너 지금 너무 냉정해 보여.”
“그래. 너무 표정이 굳어 있다고.”
“아니. 너희도 잘 들어. 부상은 누구나 당할 수 있어. 중요한 것은 부상을 당한 다음이야. 시즌 중에는 조금이라도 아프면 메디컬 팀에 얘기해 주어야 하고,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해. 부상 선수에게 과잉 진료보다 좋은 것은 없어. 물론 부상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자, 자! 분위기가 왜 이래? 데이비드, 한이 걱정하는 마음이 대단한 것 같다. 그래도 움직일 수 있을 때가 오면, 가벼운 운동이라도 하라고. 나도 발목을 다쳤을 때 좀이 쑤셔 죽는 줄 알았어. 한스 박사님의 고집이 장난 아니야.”
데릭이 분위기를 바꾸어 보려고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
“데릭. 경고하는 데 그런 말은 입에 담지도 마. 한스 박사님은 훌륭하신 분이니까.”
“어, 어! 한! 왜 그래! 데릭도 웃자고 하는 소리 같은데,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어.”
“마, 맞아. 한. 얼굴 풀어. 데릭 너도! 이러다 싸움이라도 나겠다.”
“실감이 나지 않는 모양인데.”
하지만 나는 여기서 풀어줄 마음이 없었다.
“우리는 지금 첼시를 바짝 쫓고 있지.”
“아, 알아! 안다고! 그게 뭐?”
“너희의 목표가 지금 순위인 세 번째에 만족한다면 나도 더는 얘기하지 않겠어. 하지만 나의 목표는 이번 시즌에서 첼시를 잡고, 런던의 주인이 되어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는 것이야. 너희도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군.”
“그, 그래. 물론이야. 나도 챔피언스 리그에서 뛰고 싶어!”
“나도!”
“나도 그래! 유로파 리그는 잊은 지 오래야!”
“아니! 너희는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있어. 우리가 여기까지 그냥 쉽게 올라왔다고 생각해? 릴, 네가 그동안 개인적으로 하체 운동에 전념한 이유가 그냥 더 잘 달리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이었어? 로빈, 왜 너는 요가를 하지? 마이크도, 필도, 리치, 폴, 헤르만, 무어, 데릭, 찰스, 그리고 조나단까지 너희 목표는 그냥 즐겁게 축구만 할 수 있다면 좋은 거야? 정말 그것으로 만족해?”
나는 진심을 담아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어느새 동료의 눈에 진지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국가대표? 분명 영광스러운 팀이지. 한 나라의 국민으로 태어나서 국가를 대표할 수 있다는 건 소중한 기회일 테니까. 너희에게는 국가대표가 되어야겠다는 욕심도 느껴지지 않아.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그만인 생각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지. 물론 해머스의 일원으로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는 책임감은 넘쳐나지만 딱 거기까지야.”
“한……?”
아쉬가 내 마음을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여기 있는 아쉬의 목표는 카메룬의 어린이들을 위해 제대로 된 축구 학교를 설립하는 거야. 언제나 그 목표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 난 예전에는 조국의 승리, 팀의 승리가 내 목표였어. 개인적으로 나를 위해 뭔가 해 보겠다는 욕심은 크지 않았지. 하지만 지금은 달라. 국가대표는 은퇴했고, 동런던으로 오게 되었지. 이제 내 목표는 딱 하나야. 빅이어를 들어 올리는 것.”
“!”
“비, 빅이어!?”
“그래. 빅이어. 난 빅이어에 입을 맞출 거야. 웨스트햄의 유니폼을 입고!”
“…….”
뭐야? 너무 센 것을 불렀나?
입을 여는 녀석이 아무도 없었다.
“젠장! 야! 데이비드! 너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는데, 병실에서 나오면 내가 다시 집어넣어 주겠어!”
데릭의 눈빛이 바뀌었다.
내게 보여 주던 적대감은 사라지고, 야망으로 번들거렸다.
데릭은 이런 면이 좋다.
언제나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다.
“우, 우리가 할 수 있을까?”
“필. 그러니까 노력해야지. 그리고 넌 충분히 재능이 있어.”
나는 필립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좋아! 한의 말이 맞아! 먼저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해야 하니까, 리그 경기에서 무조건 승점을 확보한다!”
“그래! 후! 심장이 떨린다. 데이비드! 무리하지 말고, 완벽하게 나아서 돌아오라고!”
병실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한. 부탁할게. 이 머저리들을.”
데이비드가 웃으며 나와 주먹을 부딪쳤다.
“뭐야!? 나도, 나도! 그리고 누가 머저리란 거야!?”
데릭이 나를 따라 데이비드와 주먹을 부딪쳤고, 나머지도 모두 따라 하며 병실을 나왔다.
이 녀석들의 목표가 나와 같아졌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눈빛이 바뀐 것은 마음에 들었다.
* * *
「캡틴 해머스. 5월에는 돌아올 수 있나?
어제 오후. 러시 그린 훈련장에서 그랜트 감독은 팀의 주장이자 아이언 실드의 몸통인 데이비드 벨이 안타까운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집중 치료 4주, 재활 기간 2주가 예상되어 최소 6주 동안은 경기장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소견이
……
현재 프리미어 리그 3위인 웨스트햄은 원래 목표인 유로파 리그 진출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캡틴 해머스의 복귀가 예정보다 늦어진다면 5월에 리그 순위가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3월 27일 토요일 풋볼런던의 기사였다.
이 기사 덕분에 데이비드는 캡틴 해머스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점점 웨스트햄 선수들의 별명이 영화 어벤져스의 멤버들을 따라가게 되었다.
하지만 웨스트햄은 지금 별명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어제 인터뷰를 모두 진행한 웨스트햄은 토요일 훈련을 철저하게 비공개 훈련으로 진행했다.
기자들이 카메라를 멘 채 러시 그린 훈련장의 주변을 서성거렸지만,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굳게 잠겼고, 멀리 보이는 그라운드의 펜스에는 가림막까지 처져 있었다.
“아, 궁금해 미치겠군.”
“그러게. 도대체 어떻게 경기에 나설까? 레스터는 만만치 않을 텐데. 그리고 원정이잖아?”
“그렇지. 특히 홈에서 레스터는 강한 면이 있지. 보는 사람을 힘들게 하는 재주도 있고.”
“흐흐흐. 지난번에도 두 골을 지다가 역전에 성공했지? 정말 끈질겨. 어떻게 그렇게 끝까지 물고 늘어질 수 있는 건지.”
“그게 레스터의 정신이지.”
기자들은 훈련이 끝날 때까지 얘기를 나누며 내일 경기를 예상해 보고 있었다.
“어! 저기 나온다!”
그때, 경기장 입구의 바리케이드가 올라가며 훈련을 마친 선수들의 차량이 나오기 시작했다.
“저, 저기! 저기요!”
“헤이! 한마디만! 한마디만 부탁할게요!”
“잠깐! 문 좀 내려 봐요! 볼! 이러기야!?”
“멈춰! 멈춰!”
“돌아가세요. 위험해.”
“거기! 앞에 막지 마세요!”
안전 요원이 급히 나오며 기자들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기자들이 다칠까 봐 천천히 나오던 차들이 그사이에 빠르게 도로로 빠져나갔다.
기자들은 인터뷰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 억울했는지, 자극적인 기사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해머스의 돌풍은 진짜 여기가 마지막.] [아이언 실드는 수리 중.] [캡틴 해머스의 자리를 채워 줄 마땅한 자원이 없는 웨스트햄.] [시즌이 이어질수록 한계가 뚜렷해지는 해머스.] [이틀 만에 캡틴의 공백을 메울 방법을 찾을 수 있나?] [여우의 좋은 먹이가 될 웨스트햄]대부분이 웨스트햄에 부정적인 기사였다.
확실히 데이비드의 공백은 클 수밖에 없었다.
한치우가 공격의 핵이라면, 데이비드는 수비의 중심이었다.
데이비드의 공백을 메울 선수를 웨스트햄 안에서 찾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그리고 일요일로 넘어가기 전, 토요일 늦은 밤.
레스터의 레전드이자, 선수를 은퇴하고 지금은 경기 중계의 해설가로 활동하는 척 노먼이 런던에서 시청률이 높은 토크쇼에 출연했다.
“하하! 미스터 노먼. 오랜만입니다. 런던에는 종종 오시죠?”
“예. 물론입니다. 런던은 매력이 넘치는 도시니까요.”
“내일 경기는 런던에서 레스터로 원정을 떠나니까 오늘은 저희가 노먼을 런던으로 불렀습니다.”
“오! 그렇게 된 거였군요! 하하!”
유명한 진행자와 척은 유쾌하게 말을 주고받으며 방송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갈 시간이었다.
“미스터 노먼! 내일 팍서즈(The Foxes : 레스터의 별명)와 해머스의 경기, 기대되지 않습니까? 비록 지금 레스터가 9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번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확보한다면 유로파 리그 진출도 가능한데 말입니다.”
“예.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해머스는 강한 팀입니다. 데이비드 벨의 부상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있죠. 묠니르, 블랙 팬서,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제가 선수로 뛰었을 때는 이런 멋진 별명은 기대하지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역시 웨스트햄의 공격력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뜻이로군요?”
“흠, 뭐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이번 시즌 웨스트햄의 모습은 예전 우리 레스터가 동화를 썼을 당시의 시즌과 비슷합니다. 단단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잘 막았고, 넣을 때는 확실히 골을 넣었죠. 동화의 결말이 해피엔딩이 되기 위해선 마왕, 괴물을 무찌르는 등의 난관을 극복해야 합니다. 웨스트햄이 동화의 주인공이 되기를 원한다면, 선수들의 단합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뛰는 선수들은 언제나 동화 속의 영웅이 되곤 합니다. 과거의 저희처럼 말입니다.”
“하하! 해머스를 응원하시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왜냐고요? 내일 승리는 레스터가 가져갈 테니까요.”
카메라를 쳐다보는 척 노먼의 파란 눈동자가 유리처럼 반짝였다.
* * *
2027년 3월 28일 일요일.
프리미어 리그 32라운드 경기 일정이 시작되었다.
화창한 햇볕이 레스터의 경기장인 킹 파워 스타디움을 따뜻하게 데워 주고 있었다.
경기 전 인터뷰를 진행하는 조 뱅크스 감독의 얼굴도 화창한 봄의 모습이었다.
“뱅크스 감독님. 프리미어 리그 32라운드 경기에서 웨스트햄의 주장이 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홈에서 승점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레스터의 처지에서 본다면, 데이비드 벨의 공백을 노려볼 만하지 않습니까?”
“먼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벨의 부상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다른 것도 아닌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당한 부상이라 마음고생이 상당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 웨스트햄은 이제 전과는 다릅니다. 데이비드 벨이 주축이 되어 킥 앤드 러시를 전술로 사용하는 팀이 아닙니다. 그들은 이번 시즌 강력한 무기를 몇 가지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캡틴이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그들이 저희에게 승점을 쉽게 내어주지는 않으리라고 보입니다. 하지만 홈팬들을 위해 묠니르와 블랜 팬서의 공격을 잘 막아 승점을 반드시 가져오겠습니다.”
〈뱅크스 감독의 인터뷰 장면이었습니다. 자신감이 넘치는데요. 선발 출전 선수 명단이 예상대로 발표되지 않았습니까?〉
〈예. 많은 전문가가 웨스트햄의 쓰리백을 예상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사실 웨스트햄으로선 다행인 것이, 쓰리백에서 로빈 콜을 센터백으로 세우고도 그 앞에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해 줄 자원이 있다는 것이죠. 물론 수비에서 벨 선수가 보여 준 강력한 리더십을 콜 선수가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오늘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예. 필립 모리스와 조나단 퀵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그 앞에 한치우 선수가 공격형 미드필더의 자리에 서 있게 될 텐데요. 이 세 명의 위치는 경기 중간마다 자주 바뀌기 때문에 끈질긴 레스터를 상대로 아마, 한치우 선수까지 수비에 치중할 것이라는 예상도 많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예상을 할 수밖에 없죠. 현재 웨스트햄의 실점률은 리버풀을 제치고 프리미어 리그 1위입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시작으로 리그가 끝날 때까지 이 순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전에 데릭 볼 선수의 부상과는 다른 상황입니다. 웨스트햄은 원래 공격보다 수비가 강한 팀이고, 지금 아이언 실드라고 불리는 강력한 파이브백은 힘든 상대를 맞아 적어도 승점 1점은 확보할 수 있는 무기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벨 선수가 있었고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로빈 콜 선수가 흔들린다면 한치우 선수가 결국 수비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예. 그렇게 보면 웨스트햄은 이 시기에 부상을 조심해야겠습니다. 앞으로 리그 일정만이 아니라 FA컵, 리그 컵 일정까지 소화해야 하고,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기 때문에 마무리를 잘해야 하겠어요.〉
〈맞습니다! 오늘이 벌써 리그 32라운드입니다! 웨스트햄의 시즌 마무리가 상당히 중요한 시기이죠. 유로파 리그로 가느냐,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느냐. 그리고 리그 컵 대회 우승이 가능하냐가 달린 시기입니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까? 지금 저는 FA컵은 빼고 말씀드리는데도요. 웨스트햄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입니다. 물론 우승 트로피는 많을수록 좋고, 유로파 리그보다 챔피언스 리그로 가는 것이 더 좋은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여러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으려 했다가는 모두 놓쳐 버리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제가 볼 때는 일단 리그 일정에 집중하면서 나머지를 생각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벌써 3월도 며칠이 안 남았습니다. 하루하루가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여름이 오면 이적 시장이 다시 열리지 않겠습니까? 그때 웨스트햄의 선수 보강이 상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주전 멤버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지 않았습니까? 기존의 선수들을 지키는 것도 중요해졌어요.〉
〈그렇죠. 겨울에 송을 영입하며 웨스트햄의 공격력이 확 살아났습니다. 그리고 미들턴 선수가 주전 선수들을 잘 받쳐 주고 있죠. 여름에는 수비 자원과 미드필더 자원 보강이 절실합니다. 다음 시즌은 이번 시즌과 일정이 확 달라질 테니까요. 기존 선수들을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실버 형제와 그랜트 감독이라면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예! 아, 선수들 입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잠시 후에 경기가 시작되겠습니다. 레스터와 웨스트햄의 프리미어 리그 32라운드 경기! 과연 승점을 누가 가져가게 될지 상당히 기대됩니다! 역시 웨스트햄 선수들이 한치우를 중심으로 어깨동무를 한 채로 모였습니다.〉
* * *
부주장인 데릭이 데이비드를 대신하여 동전 던지기를 하러 갔다.
“필, 조나단. 긴장하지 말고 로빈이 하는 말을 잘 들어. 폴과 리치는 위치 잘 확인하고, 마이크와 릴은 오늘 많이 뛰어야 할 거야. 아쉬가 보이면 크로스를 계속 시도해. 데릭이 있으니까 높이도 확보할 수 있어.”
“알았어!”
“그래. 맡겨 줘.”
“로빈!”
나는 로빈의 눈을 주시했다.
로빈은 웃는 눈이었다.
자신감이 함께 보여 마음이 놓였다.
“알지? 마음껏 휘저어 봐. 너의 능력을 보여 주라고. 실수할지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흥! 걱정하지 말라고.”
“자! 나는?”
동전 던지기를 하고 온 데릭이 내 옆으로 끼어들며 물었다.
“공이나 잘 봐.”
“흐흐흐! 알았어. 로빈, 오늘 잘할 수 있지?”
“너나 잘해. 자! 하나, 둘!”
“가자! 해머스!”
로빈을 시작으로 함께 구호를 외치는 우리는 데이비드가 없다는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각자 자리로 흩어졌다.
〈해설 위원님!? 지금 웨스트햄의 진영이?〉
〈예! 저도 보고 있습니다! 로빈 콜 선수를 중심으로 파이브백 라인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이것은 모리스와 퀵이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센터백입니다! 확실합니다. 오늘 로빈 콜의 포지션은 스위퍼(Sweepe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