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25
125화
125.
오랜 수술 끝에 생명은 부지하게 된 박중섭이었지만 온종일 넋이 나가 있었다.
경찰들도 몇 번 찾아왔지만 진술을 하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에 되돌아가기만 할 뿐이었다.
정신적으로 아주 큰 충격을 받아 한동안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사들에 면회도 제한이 되었다.
그렇게 대한민국에서 꽤나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박중섭이 대중적으로 유명한 인물도 아니었고 현준의 납치 사건과 여배우인 공민지의 과거 이야기로 인해 어느 정도는 파묻혀 버렸다.
수사를 하는 경찰들에게나 신경 쓸 부분이었지 대중들에게는 그냥 일반 사건 중에 하나에 불과했다.
물론 미래교가 괜히 박중섭 때문에 불똥이 튈까 두려워 언론에 나가는 것을 막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였다.
그렇게 대중들의 시선에서도 멀어지고 난 뒤에 이대주는 박중섭이 입원한 병실을 찾았다.
박중섭이 관리하던 이대주의 해외 비자금이 털렸다.
현준에게야 백억도 안 되는 돈이야 있으나 마나 한 것이었지만 이대주에게는 매우 큰 돈이었다.
그것이 전부 털리고 비밀 장부를 숨겨 놓은 비밀 별장도 불에 타 버렸다.
꽤나 야무지게도 태워 버려서 비밀 장부가 함께 타 버린 것인지 아니면 딴 놈이 가지고 갔는지도 알 수 없었다.
차라리 타 버렸다면 다행이지만 누군가의 손에 넘어갔다면 이대주로서도 꽤나 골치 아파지는 것이다.
아니 골치 아픈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은 끝이었다.
그렇기에 박중섭이 어디까지 털어놓은 것인지 알아야만 했다.
“완전히 병신이 된 거야?”
“완전히는 아닌 것 같은데 맛이 가긴 한 것 같습니다.”
“대체 어떤 새끼가 한 짓이야?”
“그건 아직.”
대한민국에서 완전 범죄란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범인을 잡지 못한 사건은 꽤나 많았다.
당장 대한민국에서 별다른 영향력도 없는 박중섭이 아닌 호성 그룹의 막내아들의 납치범도 전혀 잡지를 못하고 있었다.
서대영 회장이 이를 갈며 자신의 모든 권력과 인맥으로 경찰들을 압박하고 있었지만 제대로 증거가 없었기에 못 잡는 건 못 잡는 것이었다.
더욱이 피해자인 현준이 협조를 전혀 안 해 주고 있었으니 형사들은 현준의 자작극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할 정도였다.
물론 자작극이라고 하기에는 현준이 꽤나 다쳤기에 자작극이라고 하기에도 무리였다.
“일단 한번 보자고.”
“예. 이사장님.”
아직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1인실에 누워 있는 박중섭에게로 다가가는 이대주였다.
눈을 감고 잠들어 있는 박중섭에 다가간 이대주는 박중섭을 깨웠다.
“박 본부장.”
“…….”
약에 취한 박중섭은 이대주의 목소리에 반응하지 않았다.
결국 이대주는 박중섭의 몸을 흔들며 다시 한 번 이름을 불렀다.
“박 본부장!”
“으…… 으아아! 죽여줘! 차라리! 날 죽여!”
경기를 일으키며 죽여 달라고 외치는 박중섭에 이대주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아이! 깜짝이야.”
박중섭이 발견되었을 때 꽤나 참혹했다는 것을 보고받았다.
의사의 말이 거의 전문가의 손에 의해 죽지 않을 정도로만 고문을 받았다고 했다.
대한민국에 그런 전문가가 있나 싶을 정도였지만 알게 모르게 별의별 인간 군상이 다 존재했다.
“박 본부장! 정신 차려!”
“어! 이…… 이사장님?”
“그래. 알아보겠어?”
“여…… 여긴?”
“뭐야? 기억 안 나? 자네 수술받고 치료받았을 때 몇 번 깨었다며.”
“아! 병원이구나. 으!”
병원인 것에 안도하면서 혹시나 자신이 또 고문을 받는 장소인 것은 아닌가 두려워지는 박중섭이었다.
“누구야?”
“예?”
“본부장 이렇게 만든 놈이 누구냐고?”
대신 복수를 해주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범인을 말하라는 이대주였다.
하지만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목소리조차도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다.
물론 짐작이 가는 이도 있었지만 너무 많아서 정확하게 누구라고 말을 할 수도 없었다.
“모…… 모르겠습니다.”
“모른다고? 기억이 안 나는 거야? 아니면 알면서 보복당할까 봐 말을 못하는 거야? 우리 본부장 고작 이런 거에 겁먹을 인간 아니잖아.”
이대주의 말에 박중섭은 이대주 자신도 당해 보면 그딴 말 못할 것이라 생각을 했다.
일단 자신을 납치한 자가 누구인지는 알고 있었다.
“청월산의 그놈이 저를 납치했습니다.”
“청월산?”
“예. 하지만 그놈을 건들면 안 됩니다!”
“뭐? 건들면 안 된다고? 허! 참! 어이가 없네.”
범인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건들면 안 된다는 박중섭의 말에 기가 찼다.
이미 자신의 비자금과 비밀 별장까지 전부 털렸다.
상대가 누구든 가만 놔둘 수는 없었다.
자신의 돈을 찾아야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별장을 태운 죗값을 치러야 했다.
박중섭에 대한 복수보다 그것이 더 중요했다.
“잘 들어. 박 본부장. 네가 지금 뭘 착각하는 모양인데. 너 지금 대체 얼마나 불은 거냐?”
박중섭은 오싹하게 이대주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것에 몸이 덜덜 떨려왔다.
이대주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을 고문한 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자신에게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전부 불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러지 않고서는 참을 수 없을 만큼 끔찍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후환이 찾아왔다.
이대주는 지금 분노하고 있었다.
자신만 죽으면 상관없었지만 자신의 가족들까지 위험해 질 수 있었다.
물론 가족들에 대한 걱정 따위는 하지도 않을 인간이 이대주였다.
자신이 존재하기에 가족이 있는 것이지 가족이 있기에 자신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여기는 이대주였다.
자신의 귀에 입을 대고 으르렁거리는 이대주에게 또다시 죽지도 못할 끔찍한 고문을 당하게 될 것이 두려울 뿐이었다.
“흐으! 흐으! 흐으!”
숨이 점차 거칠어지는 박중섭에 심장의 박동도 빠르게 올라갔다.
삐이이이이!
심장 박동기에 이상 음이 흘러나오자 간호사들이 달려왔다.
“다들 나가세요! 다들! 환자분! 진정하세요! 환자분!”
이대주와 경호원들을 밀치며 간호사가 박중섭의 상태를 확인했고 잠시 후에 의사도 달려왔다.
“가자.”
“예.”
이대주는 당장은 대화를 이어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기에 몸을 돌렸다.
어차피 시간은 충분했다.
“혹시 자살을 하진 않을까요?”
“그 누구보다 지 목숨이 중요한 놈이야. 자살 따위는 하지 않아.”
이대주에 대해서 박중섭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도 없는 것처럼 박중섭에 대해서 이대주만큼 잘 아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이대주는 박중섭이 당한 고문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기껏해야 몽둥이로 온몸을 두들겨 패는 정도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도망가지 않게 잘 감시해.”
“알겠습니다.”
박중섭이 도망을 가도 문제고 자살을 해도 문제였기에 사람 하나 붙여 놓으라는 지시를 내리는 이대주였다.
그렇게 자신의 이사장실로 돌아온 이대주는 격투기 협회에서 격투기 대회 VIP 티켓이 와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격투기?”
“예. 격투기 협회에서 보내온 것인데 서현준 대표가 보내온 것 같습니다.”
“서현준이가. 보내왔다고?”
이대주는 꽤나 고급스러운 입장권을 보았다.
아직도 원한에 사무치는 이대주였다.
하지만 자신이 주최한 자선 행사에서 꽤나 많은 돈을 내놓은 현준이었다.
적어도 겉으로는 형 동생으로 지내자는 말도 했으니 안 가기에도 민망했다.
“혹시 서현준 그놈이 알고 있는 건가?”
“예?”
“아니야. 알았다고 해. 참석한다고.”
서현준을 납치해 손을 보라는 지시는 박중섭에게만 했다.
아무리 이대주가 미래교의 교주 아들이라고 해도 서현준을 납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감당하기 힘들었다.
“청월산인가 뭔가 하는 곳을 뒤져 봐.”
“알겠습니다.”
이대주가 말했던 자를 일단 잡아보면 알게 될 것이었다.
박중섭은 건들지 말라고 했지만 가만히 놔둘 수는 없었다.
* * *
이대주가 격투기 경기에 참석할 것이라는 연락이 왔다는 것을 보고받은 현준은 피식 웃었다.
“우리 대주 씨 기분 좋으라고 세영이도 불러야지.”
현준은 이대주를 지금이라도 끝장낼 수 있었지만 감히 자신을 노린 것에 밑바닥까지 보게 해 줄 생각이었다.
그렇게 세영을 좋아한다는 이대주를 위해 세영에게도 VIP 초대장을 보냈다.
무대 위의 관객들에게 초대장을 보낸 현준은 체육관으로 향했다.
이제는 몸 상태도 제법 좋아졌다.
경기가 며칠 남지 않아서인지 체육관에는 철호가 굵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춘구에게 당한 것이 꽤나 억울했던 것인지 강구역도 땀을 흘리고 있었다.
현준이 찾아오자 체육관의 관장이 현준에게 다가왔다.
“몸은 괜찮냐?”
“예. 관장님. 이제 많이 좋아졌습니다.”
“뭔 짓을 하고 다니길래. 그래.”
“에이! 제가 뭔 짓을 하긴 뭔 짓을 합니까.”
관장의 눈이나 목소리에서는 현준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현준이 체육관의 돈줄이기 때문인 것은 아니었다.
정말로 현준이 걱정이 된 것이다.
그 때문에 자신의 체육관 출신인 굿 프랜드의 경호원들에게도 한소리 한 관장이었다.
당연히 경호원들도 현준이 납치당하도록 아무것도 못 했다는 것에 혼이 나 있었다.
그들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다들 자신들의 잘못으로 여겼다.
“철호는 상태 어떻습니까?”
“나쁘진 않아. 너 때문에 스트레스 좀 받은 것 같지만.”
“나 때문에 스트레스는 무슨.”
현준은 철호가 걱정을 했다는 것에 피식 웃었다.
“강구역은 어떻습니까?”
“물건은 물건이야. 저놈 조금만 가다듬으면 철호보다 더 괴물이 될 거 같더라.”
“잘 되었네요. 좋은 애들 많아야 흥행도 하고 그러니까요. 내년쯤부터나 데뷔시키는 거 어떻습니까?”
“니 경호원 한다던데.”
“X랄 말라고 하세요. 저놈한테 들어간 돈이 얼마인데. 내 경호원만 합니까. 돈이 썩어 나는 것도 아니고.”
돈은 썩어 나고 있었지만 현준은 강구역에게 경호원만 시킬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수전노 같은 말을 하는 현준에 관장도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강구역의 실력이라면 현준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
격투기 선수들을 위한 경기 대회를 만드는 데 현준이 쓴 돈은 엄청났다.
현준이 재벌이라고 해서 정말로 돈이 썩어 나는 것은 아닐 터였기에 어떻게든 대회 흥행을 하게 만들어서 수익을 내야 했다.
그래야 운동을 하는 선수들도 혜택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현준이 수익을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에게 많이 나눠주는 편이어서 다행이었다.
다른 협회와는 달리 현준은 선수들의 몫을 많이 챙겨주는 편이었다.
선수들의 부상도 협회 차원에서 치료를 해주고 있어서 선수들도 만족해하고 있었다.
그렇게 다들 현준을 은인으로 여기고 있었으니 납치 사건 때 엄청나게 분노를 한 것이다.
“어! 현준이 형. 오셨어요?”
“어! 그래.”
현준은 체육관 후배들이 인사를 하자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줬다.
그리고 그런 목소리에 운동에 전념하던 이들도 현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현준은 자신을 바라보는 철호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영 마음에 안 드는 현준이었지만 큰일을 당하고도 별 이상이 없어 보이는 것에 다행이라 생각하는 철호였다.
“경기 끝나고 한잔하자.”
현준은 철호가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철호에게도 무척이나 중요한 시기였기에 끝나고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