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10th Circle mage RAW novel - Chapter 271
271
130.골목식당
나는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곧바로 안지민을 불러 그녀의 의사를 확인했다.
“안지민 씨 정말 할 거예요?”
내 물음에.
“해···해야죠. 다 나라를 위한 건데.”
안지민이 우물쭈물하며, 빨개진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그렇죠. 나라를 위한 거죠. 크크크.”
“······!?”
나는 안지민의 대답이 마음에 들어 고개를 끄덕였다.
‘안지민이 하는 건 단순히 사장들 까기 위해 방송하는 게 아니니까······.’
나는 안지민이 자신의 요리 실력을 썩히지 말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을 주기를 바랐다.
‘요리 잘하는 방법이라던지, 영업 방법이라던지, 사업 마인드라던지···.’
아무튼, 10명 도전하면 9명 망한다는 그 창업 시장을 위해, 안지민과 마탑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나는 안지민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한번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해보세요. 이번엔 사장들도 아무리 팩폭을 날려도 싱글벙글일 겁니다.”
안지민을 안심시켜줬다.
그러자.
“1억 때문에요?”
안지민이 생글거리는 표정으로 그렇게 되물었다.
나는 그녀의 물음에.
“그것 말고도, 지민 씨의 이야기가 사장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말했다.
‘돈만 얻어가면 바보고, 돈 말고 다른 걸 더 많이 얻어가야 의미가 있는 거지.’
그깟 1억?
사치한다면 2~3년도 못가 다 써버릴 돈이었다.
게다가, 대부분 망해가는 가게들은 월세라던가 여러 가지 공과금들이 밀려있고, 대출을 얻어서 차리는 경우가 99%였다.
‘그러니 아무리 1억을 타더라도 빚 갚고 나면 다시 원점이나 마찬가지지.’
거기서 아예 학을 떼고 직장에 취업하면 중간은 하는 거다.
한데, 안지민이 가르쳐준 것을 새겨듣지 않고 1억만 바라면 그 사람은 별 소득 없이 가는 것이다.
*
“음···. 저보고 지민 씨랑 MC를 보라고요?”
“그래.”
나는 안지민과 함께 ‘골목식당’ 프로그램을 함께 할 MC를 모집했다.
그는 바로.
“태희 니가 딱 적임자인 거 같다.”
진태희였다.
“형님. 독설하면 또 저 진태희 아니겠습니까?”
나는 진태희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녀석은 정말 혓바닥이 무기지···.’
최근엔 좀 얌전해졌다지만, 과거 페미 전사인 김근희랑 싸울 때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무튜브에서 거의 패드립에 온갖 X드립을 치며 전쟁을 했었지.’
김근희가 무튜브에서 남혐을 조장하며 온갖 어그로를 끌 때, 거의 모든 남자BJ들이 참전해서 그녀와 전쟁했다.
개중에 진태희도 껴 있었다.
‘그리고 장렬하게 전사했지.’
진태희의 따까리인 준무 때문이었다. 결국 진태희는 몇 년간 무튜브에서 정지당했다가, 최근에 겨우 마튜브로 복귀했다.
“아무튼 네가 가서 맛있으면 맛있다, 맛없으면 맛없다. 확실히 평가해주길 바란다.”
“옛썰~!”
진태희는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약간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경례를 올려붙였다.
결국 골목식당의 양대 MC가 결정된 후, 마탑 푸드에서는 대대적으로 ‘안지민의 골목식당’을 홍보했다.
-대한민국 대규모 식당 오디션, ‘안지민의 골.목.식.당!’
-출연료가 자그마치 1억 원! 맛집으로 선정되면 추가 지원비 3억 증정!
-분기마다 최고의 맛집을 가리는 맛집 공개 오디션도 진행! 최고의 맛집에겐 20억의 상금 증정!
-마탑의 통큰 골목식당.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장들 대거 신청!
-요리의 신 안지민의 레시피를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안지민 曰, “까기만 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겠다. 선언!”
-안골로 달라질 요식 현황은······?
-다른 업종 사장들 曰, “우리 업종도 촬영 와줘라! 1억 갖고 싶다.”라며 신청 쉐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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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 푸드에서 대대적으로 출연 섭외 광고를 때리자, 무수히 많은 업자들이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그들은 각자 구구절절한 사연을 적어가며, 1억을 타내기 위해 게시판에서 온갖 감성팔이를 시전했다.
물론 진짜로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지만, 대개 90%는 구라뻥카가 많았다.
안골 제작진들은 직접 섭외한 가게들을 찾아다니며 가게 상태라던지 주인의 멘탈 상태 등을 점검했다.
그리고, 대망의 방송 날.
마탑TV의 골목식당은 편집 영상이 아닌, 생중계로 바로바로 방송되었다.
그래서 안지민과 진태희도 잔뜩 긴장한 채로, 첫 번째 섭외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딸랑~!
“이랏샤이마세~!”
안지민과 진태희는 한 일식 주먹밥집으로 들어갔다.
그곳엔 50대 중반의 달덩이 같은 여사장이 MC들을 맞이했다.
“반갑습니다.”
두 MC는 일단 간단히 인사치레만 하고, 곧바로 요리를 주문했다.
“여기서 제일 괜찮은 음식이 뭔가요? 주력 메뉴!”
안지민의 물음에.
“어, 음···. 참치날치알 주먹밥이랑 매운우동이 셋트로 잘 나갑니다.”
“오오. 그거 세트로 해서 하나 주시고요, 음··· 태희 씨는 뭐 드실래요?”
“저요? 데헤헤헷~! 전 아무거나 잘 먹어연~!”
“······.”
진태희가 빻아진 얼굴을 마구 일그러뜨리며 웃음을 터뜨리자, 안지민도 따라서 웃었다.
“그럼 같은 거로 하나 추가해주세요.”
메뉴 주문 후, 안지민은 세심한 눈빛으로 가게 안을 살폈다.
‘일단 외형은 깔끔하네······.’
한 80점.
그리고, 메뉴는······.
‘스팸이랑 떡갈비랑 뭐 다양하게 있네···.’
일본 주먹밥 집답게, 다양한 메뉴의 주먹밥들과 각종 우동, 라면 메뉴들도 섞여 있었다.
‘체인점 보다 맛은 좀 나으려나···?’
골목식당의 취지에 맞게 일단 체인점은 거르고, 개인이 하는 요리집에 왔다.
하지만, 크게 기대가 되지 않는 게 사실이었다.
‘프렌차이즈가 아니면 사실 좀 힘든 부분이 있지···.’
맛을 내는 부분이라던가, 신메뉴 개발, 그리고 각종 홍보, 운영적인 측면에서 개인은 많이 불리했다.
하지만.
‘잘 되면 또 개인만큼 좋은 게 없지.’
일단 프랜차이즈 본사에게 간섭받을 일도 없고, 자유롭게 다양한 신메뉴를 개발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가맹점비도 내지 않아도 되고, 홍보도 자유로웠다.
그러니,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프랜차이즈 대신 개인 사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자, 요리 나왔습니다.”
안경을 쓴 사장이, 푸짐해 보이는 요리들을 잔뜩 내왔다.
“잘 먹겠습니다.”
안지민이 젓가락을 들어 올리자, 곰돌이 탈을 쓴 석창익이 카메라를 들어 그 모습을 촬영했다.
이번 골목식당 방송은 생중계로 방영되었기 때문에 채팅도 바로바로 올라왔다.
-와, 맛있겠다.
-나 저 집 아는데 맛 별로임. 쌀도 잘 안 씻음.
-ㄹㅇ 맛 어떨지 궁금하네.
-진태희 표정 왜 저러냐?
-ㅋㅋㅋ ㅅㅂ 토할 거 같은데?
-방송 사고 각이냐?
ㄴ어차피 인공지능이 알아서 모자이크 해주겠지.
ㄴㄹㅇ ㅋㅋㅋ 이미 표정만으로도 방송 사고임.
시청자들의 채팅처럼, 진태희는 먹었던 음식들을 도로 뱉어내며.
“아으 씨~ 맛없어!”
휴지를 꺼내서 입을 벅벅 닦았다.
“음···.”
안지민도 한입 먹어 봤으나, 주먹밥 안에 든 참치의 맛은 쌉싸랬고 날치알은 비린내가 심각했다.
오직 마요네즈와 설탕빨로 억지로 맛을 내려다보니, 사람 먹을만한 음식이 못됐다.
“진태희 씨 말대로 좀 심각하긴 하네요······.”
“······.”
안지민의 총평이 떨어졌다.
“다른 주먹밥은 안 먹어봐도 될 것 같아요.”
사장은 심사위원들의 반응에 얼굴이 침울해지며 고개를 푹 수그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니, 도대체가 안에 뭘 넣었길래 맛이 이래요? 아 배아프네 갑자기······.”
진태희는 시식을 중단하고, 곧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주방 안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아···아니······!”
사장은 다급히 말리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제작진은 카메라를 들고 빠르게 뒤따라 들어가며, 주방 안을 사정없이 찍었다.
“이거 식재료 상태가 되게 심각한데요?”
진태희는 거침없이 냉장고를 열어 재끼며, 검사들이 재벌들 털 때처럼 먼지까지 탈탈 털기 시작했다.
“유통기한도 지났고, 정리 상태도 정말 엉망이네요. 이렇게 해가지고 사람 먹을만한 게 나오겠습니까?”
진태희의 지적에 뒤따라온 사장은 할 말을 잃었다.
본디, 섭외 당첨은 당일에 통보되었기 때문에, 사장은 미처 준비 없이 가게의 민낯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하···. 사장님···.”
안지민은 사장에게 어떤 식으로 장사를 해야 되는지 차근차근 설명해나가며, 같이 정리를 시작해나갔다.
“자기가 먹는 거라고 생각하면, 이렇게 만드실 수 있으세요?”
“······.”
안지민의 물음에 사장은 묵묵부답이었다.
“제가 좋은 방법을 추천해드려도 따라 하실 수 있겠어요?”
“···잘 따라 해보겠습니다.”
“휴······.”
안지민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주먹밥 사장에게 플랜을 마련해주었다.
“일단 요리보다 더 중요한 게 정리에요.”
엉망이 된 주방 상태, 식자재 보관 상태, 그리고 각종 지저분한 주방 내부를 지적하며 같이 정리해나갔다.
“여기 냉장고 앞에다 식자재 표를 만들어서 주기적으로 재료들을 확인해야 돼요.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에요.”
“그렇군요···.”
그 밖에 기본적인 것들을 철저히 교육시킨 후에.
“요리 레시피는 정리정돈이 합격되면 그때 가르쳐드릴게요.”
“···.”
“정리가 먼저예요. 아셨죠?”
“네, 알겠습니다.”
안지민은 포요타의 3M방식으로 스파르타식으로 사장들을 조련해나갔다.
일단 기본이 돼야 심화도 할 수 있다는 소신 하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사장에게 진심으로 도움 될만한 조언을 이어나갔다.
그러자, 시청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환호를 보냈다.
-안지민 순둥파인 줄 알았는데, 은근히 할만 다 하네.
ㄴㄹㅇ. 시원하다.
-저게 진짜 골목이지. 진태희 팩폭도 지렸다.
ㄴ진태희 ㅇㅈ. ㄹㅇ 미X놈인 줄 알았음 ㅋㅋㅋ
ㄴ주방 쳐들어 갈 때 미X놈 인정!
ㄴ진태희가 방송 다 살렸다. 안지민 좀 약함.
-혈부는 안 나오나? 진태희랑 혈부랑 케미 장난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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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안지민의 골목식당의 첫 방송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전 세계로 송출된 이번 안골은 시청자 수 50만 명을 찍으며 화제가 되었다.
-안지민의 골목식당 첫 방송! 돌발BJ 진태희와 만렙 요리사 안지민의 환상적인 케미!
-출연료만 1억 원! 첫 고액 출연료의 수혜자는 누구?
-시청자들의 첫 방송 후기는? “화끈하고 진짜 리얼버라이어티라는 걸 느꼈다. 주작 없이 사장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역시 돈의 힘! 생방송에 뽑혀도 그대로 촬영 강행!
-안지민 曰 “식당의 기본은 정리다. 정리부터 잘하고 레시피를 말해라. 아무리 맛있어도 더러우면 안 먹는다.” 팩트폭행! 주먹밥 사장 전치 8주!
-진태희 옆에서 존재감 뿜뿜한 안지민! 과연 그녀의 행보는 어디까지???
안지민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감과, 기대감이 더해지며 안골은 승승장구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