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10th Circle mage RAW novel - Chapter 270
270
129.대선(2)
“최종환! 최종환!”
최종환은 남한 지역뿐만 아니라, 통일된 북한 지역까지도 유세를 돌았다.
“최종환 대통령 만세!”
“만세!”
북한재건단 단장 리한봉은, 평양에서 북한 시민들을 모아놓고 성대하게 최종환을 맞이했다.
“다음 대통령은 무조건 최종환! 최종환!”
“최종환!”
리한봉 입장에선, 그에게 힘을 준 이준혁이 주인이나 마찬가지였고, 최종환은 그런 주인의 장인이었다.
그러니, 리한봉에게도 큰 어른이 되는 셈이었다.
“하하하. 고맙네, 리 군.”
“아닙니다.”
최종환 또한 리한봉의 환대가 기꺼운지 흡족한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 덕분에 북한이 많이 안정화됐다는 소식은 들었네.”
“과찬이십니다. 저는 그저 조폭들을 때려 잡은 거밖엔 없습니다.”
최종환과 리한봉은 김정인이 과거 관저로 사용했던 ‘금수산태양궁전’에 들어갔다.
김 씨 일가가 사용하던 궁전답게, 실내엔 깨끗하고 반짝이는 대리석과 화려한 샹들리에가 천장에 박혀있었다.
본래 통일 이후에, 북한 조폭들이 차지하고 있던 것을 리한봉이 뺏어서 사용하고 있었다.
“북한의 상황은 현재 어떤가?”
최종환은 김정은의 집무실에 들어가 리한봉과 나란히 앉으며 그렇게 물었다.
“북한에 마탑을 비롯한 무수히 많은 한국, 세계의 기업들이 진출 아주 호황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렇군.”
리한봉의 대답처럼, 북한은 식량이 없어 굶어 죽던 국가에서 현재는 발전속도가 가장 빠른 핫플레이스 중 하나였다.
‘마탑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지···.’
마탑의 행보는 전 세계 금융투자자들로부터 이목을 끌고 있다.
그러니, 마탑의 행보에 숟가락만 슬쩍 얹어도 최소 평타는 친다는 소리였다.
“북한 내에도 재벌과 비슷한 기득권층이 있지 않았던가?”
최종환의 물음에 리한봉이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아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돈주들 말이지요?”
“그래, 돈주.”
리한봉은 최종환이 돈주들을 알자 살짝 놀라워하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들이 북한 고위층들과 연결되어 과거에는 큰 권력을 누렸으나 지금은 영 아니올시다.”
“영 아니다?”
“그렇습니다.”
리한봉은 최근 전 세계 유명 기업들이 북한 지역으로 몰려와서 돈주들이 게임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애초에 기술력도 제대로 없었고, 오롯이 인맥과 자본으로 북한 내에서 으스댄 것뿐입니다. 실상은 필리핀 기업과 맞붙어도 안 되는 구조죠.”
리한봉의 말처럼, 북한 내에서 무지렁이들과 경쟁할 때야 그들이 와따였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리 군의 말처럼, 북한의 돈주들이 전 세계 기업과 경쟁하기엔 아직 턱없이 부족하지.’
호가호위라는 말처럼, 북한의 권력을 등에 업고 장사할 때와,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장사할 때는 그 난이도가 차원이 다른 법이었다.
‘오직 기술력으로, 계속 혁신을 이뤄내지 않으면 절대 살아남을 수가 없지.’
최종환은 북한 돈주들의 몰락을 보며, 다짐했다.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본인 또한 계속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겠다고.
‘이제 남한만 대표하는 자리가 아니니까···.’
이번 대선인 남북한은 물론이고, 현재 망해버린 중국지역까지 모두 통합·지배하는 대국의 대통령을 뽑는 자리였다.
‘아직도 중국의 인구가 4억 명이 넘으니까······.’
많이 줄었다고 해도, 아직까지 남한 인구의 8배 가까운 숫자였다.
그러니,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의 민심을 사로잡아야 했다.
‘중국도 우리 남한에게 우호적이라지?’
최근 중국 지역의 방사능을 마룡 카라고스가 모두 없애면서,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호감도가 대폭 올라갔다.
중국인들은 우리 한국을 대국이라 높여 칭송하며, 무조건 충성을 맹세했다.
‘과거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
과거, 고조선 시대 때부터 우리나라는 중국에 사대(事大:약자가 강자를 붙좇아 섬김)했다.
게다가, 남북 전쟁 때는 중국 인민군의 개입으로 통일도 이뤄내지 못했다.
21세기에 와서는 사드 보복에, 각종 경제보복 조치, 미세먼지 피해 등등···.
정말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하지만.
‘이제 다 옛날얘기일 뿐이지···.’
중국 지역은 이제 아무런 공장이 없는, 그야말로 아마존 같은 완전 자연 수림으로 변했다.
‘북한은 개발해도, 중국은 자연 그대로가 낫다는 게 전 세계의 입장이니까······.’
이준혁만 그런 게 아니라, 남북한··· 심지어 중국의 이웃 국가인 몽골이나 티벳, 인도, 러시아 등도 중국이 계속 이 상태로 남아주길 바라고 있었다.
‘아무런 개발 없이, 관광지로만 돌리는 거지.’
현재 마탑에서 계획하고 있는 대로, 중국을 무림이나 판타지세계로 꾸며서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세계의 관광지로 만들 예정이었다.
“아무튼, 자네 덕분에 북한 지역은 한시름 놓았네.”
최종환이 리한봉과의 대화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이게 다 대마법사님 덕분입니다.”
“하하하. 내 사위 말이로군.”
갑자기 리한봉이 이준혁을 칭찬하고 나오자, 최종환 또한 기꺼운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
“우오오오오ㅡ!”
자갈시장에 온 듯한 붉은 조명이 N-NET 스튜디오 안을 은은하게 밝혔다.
‘드디어 시작인가···.’
최종환이 남북한, 그리고 중국으로 가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던 그때.
‘나는 랩미를 보러 왔지.’
우리 마탑 엔터의 간판인 유루유리의 응원을 온 것이다.
‘어차피 장인어른이야 당연히 당선이고, 유리가 문제다···.’
실력만 놓고 보면 유리가 당연히 압승이지만, 팬덤에서 유리가 약간 밀렸다.
‘디야크나 바미손 같은 래퍼들은 워낙 팬층이 튼튼하니까···.’
사실 팬들은 자기가 응원하는 래퍼에게 표를 몰아주는 경향이 강했고, 특히나 현장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았다.
‘아무래도 이성에게 더 많이 끌리기 마련이니까······.’
이건 남녀를 떠나서 거의 모두에게 공통되는 사항이었다.
‘게다가 상금까지 1조 원이다 보니, 래퍼들이 눈에 불을 켜고 우승하려고 하겠지.’
우승 한 번으로 인생을 필 수도 있다.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더라도, 한국에서만 우승해도 상금이 천억이었다.
‘거의 파워볼 수준이지.’
이번에 한 번 우승하고 바로 초단기 퇴물이 돼도, 평생 먹고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우우우ㅡ!
결승에 진출한 래퍼 3인에 대한 사전 영상이 지나간 후, 오프닝 식으로 각 래퍼들의 랩 공연이 짤막하게 진행되었다.
-난 입술이 무기!
각 랩퍼들의 프리 랩 공연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우승 상금 천억 원과, 월드 챔피언쉽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
월챔은 각국의 우승자만 참가하는 게 아니라, 결승에 진출한 3명 중 2등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대회 방식은, 첫 라운드 공연은 개인 공연 그리고 두 라운드는 프로듀서 합동 공연으로 짜여지게 됩니다.
1, 2라운드의 점수를 합산해서 1,2,3등을 정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니, 1라운드에서 패배해도 2라운드에서 뒤집는 반전이 나올 수도 있었다.
‘역시나 랩미는 결승보다 초반이 더 재밌지.’
보통 랩미에 참가하는 래퍼들은 자신의 역량을 초반에 다 쏟아붓고, 후반부엔 약간 루즈한 랩이나 감성팔이 랩 위주로 갔다.
‘난 신난 게 더 좋은데.’
그래서 나도 랩미를 볼 때, 결승은 잘 안 보고 거의 중반 부분에서 많이 하차했다.
-우우우ㅡ!
내가 멍하니 무대를 내려보고 있던 그때.
-유리를 응원해주기 위해 마탑의 이 실장님께서 직접 오셨군요.
진행자가 나를 향해 손짓하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응?’
그러고 보니, 무대 중앙 화면에 내 얼굴에 잔뜩 클로즈업되어 있었다.
‘뭐야? 언제부터 찍고 있었던 거야?’
내가 황당한 표정으로 서 있자, 김 MC가 계속 말을 걸어왔다.
“이번에 누가 우승할 거 같습니까, 실장님?”
그 물음에 나는.
“당연히 유리가 하겠죠.”
뭘 당연한 걸 묻냐는 듯이 그렇게 대답했다.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유리 씨를 응원하는 군요.”
그러자, 무대 위에 서 있던 유리가 나를 향해 하트 표시를 하며, 눈빛으로 ‘꼭 우승하겠다’라고 시그널을 보냈다.
*
“후후···.”
나는 유리가 우승하는 모습까지 보고, 밤늦게까지 마탑 엔터 식구들과 회식을 했다.
유리의 결승날 엔터 사장인 진서윤도 등판해서 분위기를 달궜다.
그리고 바로 오늘.
‘대망의 선거 날······.’
공교롭게도 대통령 선거 전날 랩미 한국 결승이 치러져서 많은 사람들이 오늘 늦잠을 잤을지도 몰랐다.
“아리야. 준비 다 끝났어?”
“어.”
“실프는?”
“나두!”
실프와 아리, 나는 아침 일찍부터 투표를 하기 위해 옷을 챙겨 입었다.
오늘은 대망의 선거 날.
거리로 나가니, 투표를 하기 위해서인지 동사무소로 가는 행렬이 드문드문 보였다.
우리는 걸어서 동사무소까지 가서 투표를 했다.
마침 기자들까지 있어서, 우리 가족은 본의 아니게 투표함 앞에서 투표지 넣는 세러머니까지 하며 기자들에게 기사감이 되었다.
“아빠가 꼭 당선돼야 할 텐데······.”
아리는 투표를 하고 와서 초조한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될 거야. 그렇게 잘했는데도 안 뽑히면 이 나라는 답이 없는 거지······.”
사실상 장인어른이랑 마탑 때문에 한국이 통일이 됐는데,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안 되면 누가 된단 말인가?
‘일 처리 능력만큼은 우리 장인어른을 따라올 사람이 없으니까.’
마탑이 일을 벌였지만, 결국 자질구레한 뒤처리는 장인어른이 다 했다.
투표가 어느 정도 진행된 후, 오후 6시가 되자 출구조사 발표가 시작되었다.
원래 투표에 영향을 미칠까 봐, 방송사에서 몰래몰래 조사하다가 오후 6시가 되면 각 방송사에서 일제히 발표했다.
-1위는!!!
최종환 96.7% 방준호 0.9% 최익현 0.4%······.
“와아아아ㅡ!”
“이겨따아~!”
출구조사 발표 후, 아리 모녀는 신이 나서 서로를 부둥켜 안고 방방 뛰었고.
“헐~!”
나는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TV화면을 주시했다.
‘저거 한 지역에서 나온 게 아니라 전국구 맞지?’
보통 대구나 광주 이런 데는 몰표가 나오기 때문에 저 수치가 이해 갈 수도 있었으나, 전국구라면 얘기가 좀 달랐다.
‘본래 반반이나 아니면 6대 4정도가 나와야 정상인데, 이건 너무 압도적이잖아?’
거의 다른 후보는 1% 득표도 못 하고, 0.몇%라는 그지 같은 득표율만 기록하고 있었다.
‘아, 이게 다 통일의 영향 때문인가?’
남한 지역으로만 치면··· 아니, 남한에서도 거의 몰표가 나왔겠지만 북한이나 중국 이런 지역은 100% 최종환 몰표가 나왔을 수도 있었다.
‘북한이나 중국 사람들은 마땅히 뽑을 사람이 없을 테니까.’
게다가, 통일을 이루어주고 공산당 수뇌부를 날려버린 최종환에게 엄청난 호감을 가지고 있을 게 분명했다.
‘이러면 장인어른께서 4년 더 하는 건가?’
앞으로 통일된 대한민국이 과연 어떤 식으로 굴러갈지 정말 궁금해졌다.
게다가.
‘4년 후엔 정말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겠지.’
인공지능 대통령!
현재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마탑의 인공지능 로봇들.
마쨩, 공쨩 등의 각종 쨩들··· 종국에는 결국 대통령쟝도 나올 수 있었다.
‘최종적으론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협업이 긴밀하게 이루어지겠지.’
우리가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옆에 달고 사는 것처럼, 미래에는 인공지능 로봇 한 대씩 달고 살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