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45
145화
145.
철호에게 찾아간 공민지였다.
돈은 꽤나 벌었고 아버지와 화해를 하며 꽤나 사이가 좋아졌지만 여전히 철호는 옥탑방에서 지내고 있었다.
철호의 옥탑방으로 올라가자 철호가 웬 남자와 함께 옥상에서 고기를 굽고 있었다.
“어! 대배우님 아니신가?”
“대배우 같은 소리 하네.”
“아! 안녕하세요.”
철호의 옆에 앉아 있던 영호가 공민지에게 인사를 했다.
공민지는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 선글라스를 빼며 다 늘어난 러닝 차림의 철호에게 물었다.
“요즘 운동도 안 한다며.”
“하지 않긴 뭘 안 해. 그냥 조금 쉬는 중이지.”
체육관에도 잘 안 나간다는 철호의 소식을 들은 공민지였다.
그런 철호에 공민지는 옥탑에 있는 평상에 앉아서는 젓가락을 잡았다.
“맛있겠네.”
“캐나다에서 언제 돌아온 거야?”
“이틀?”
“아직 시차 적응도 안 되었겠네.”
“익숙해. 연기하기 전에는 매번 클럽에서 술 마시느라고 밤새고 그랬잖아.”
여배우가 할 말은 아니었지만 공민지는 스스럼없이 말을 했다.
공민지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듣기는 했었던 철호였다.
유흥업소에서 현준이 빼내 줬다는 사실을 들은 것이다.
“저기 한 잔 드시겠습니까?”
“예. 줘 보세요.”
영호가 소주병을 들어 술 한 잔 따라주려고 하자 철호가 영호를 바라보았지만 공민지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로 자신의 소주잔에 소주를 받았다.
그리고서는 입안에 단번에 털어 넣는 공민지였다.
“카아!”
“야. 적당히 마셔야.”
공민지가 무리하는 것 같자 철호가 공민지를 말렸다.
그런 철호에 공민지는 철호를 빤히 바라보았다.
“너 내가 누나인 건 잊었니? 학번도 내가 더 빨라.”
“…….”
현준의 배다른 누나였다.
물론 서대영 회장도 부정했고 현준도 부정했으며 공민지도 아니라고 했지만 소속사 내에서는 거의 기정사실로 되어 있었다.
철호는 공민지의 말에 순순히 대답을 했다.
“예. 누나.”
“그래. 그래야지. 니가 아직 세상을 많이 살아보지 못해서 그런 거야.”
나이 차이 몇 살 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장자 행세하는 공민지에 영호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이내 여배우의 노려봄에 영호는 조용히 자신의 소주만 홀짝였다.
“그 새끼하고 왜 싸웠는데.”
삼겹살 몇 점 집어먹고 소주 몇 잔 마시고 난 공민지가 현준과 싸운 이유를 물어왔다.
철호는 그런 공민지의 질문에 인상을 찡그리고서는 자신의 술잔의 술을 마셔버리고서는 아직 익지 않은 삼겹살을 젓가락으로 뒤적였다.
“지영이 때문에 그래?”
“아니야.”
“그럼?”
“술맛 떨어지니까 그만하자.”
“대범한 척하더니 속이 좁았네.”
속이 좁다는 공민지의 말에 철호는 울컥해서는 공민지를 노려보았지만 공민지도 보통 여자는 아니었다.
확실히 사회생활은 공민지 쪽이 혹독했다.
그렇게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공민지에 철호는 시선을 피하고서는 자신의 술잔을 들었다가 술이 없음에 술병으로 손을 뻗었다.
“이 누나가 한 잔 따라 줄게.”
철호가 술병을 잡기 전에 공민지의 손이 더 빨랐다.
공민지는 술병을 들고서는 철호의 술잔에 술을 따르려다가 한마디 했다.
“두 손.”
철호는 두 손으로 자신의 술잔을 잡았다.
“여배우님이 따라 주니까 설레?”
“설레긴. 기 센 여자는 내 취향 아니야.”
공민지는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을 하는 철호에 공민지는 철호의 튼튼한 어깨를 손바닥으로 후려치며 말을 했다.
“야! 지영이는 뭐 기 약한 여자인 줄 아냐! 니가 몰라서 그러지 개가 나보다 기는 더 세! 같이 있는 동안 붙잡혀 살았던 게 누군데. 기 센 여자가 지 취향이 아니래!”
“…….”
공민지의 말에 철호는 공민지의 손바닥에 맞은 자신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공민지의 말이 틀린 소리는 아니었던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말을 하지 않는 철호에 공민지는 자신의 술잔을 또다시 단번에 비웠다.
“거! 적당히 마셔!”
공민지가 걱정되었는지 적당히 마시라는 철호에 공민지가 다시 노려보았다.
“마셔요.”
나이 많은 것이 벼슬이냐는 듯이 투덜대는 철호에 공민지가 입을 열었다.
“엄마 보고 왔어.”
“어?”
철호도 공민지가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아 고아로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배우가 된 것도 현준의 조언에 따라 자신의 어머니를 찾기 위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
철호는 그렇게 애타게 찾던 어머니를 보러 갔다 왔다는 말에 반색을 했다.
“잘 계셔…… 요?”
철호는 자신의 질문에도 대답 없이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고 있는 공민지에 뭔가 불길함을 느꼈다.
“어! 미안.”
“미안할 게 뭐 있어. 날 찾지 못한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그건 어쩔 수 없더라. 그래도 엄마 어디에 있는지는 이제 알게 되었으니 한 번씩 생각나면 찾아갈 곳이 생겨서 다행이야. 캐나다라 조금 멀긴 하지만 말이야.”
공민지의 말에 철호는 이미 어머니가 돌아가셨음을 알게 되었다.
철호는 뭘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모른 채로 어쩔 줄을 몰라 하다가 영호가 술병을 슬쩍 밀어주는 것을 보고서는 공민지의 술병에 술을 따라 주었다.
“마셔! 마셔! 이럴 때 마셔야지.”
“그래! 오늘 죽어 보자! 야! 고기 없잖아. 좀 빨리 구워 봐.”
공민지는 영호에게 삼겹살 좀 구우라고 성화였다.
“예? 아! 예! 예!”
“왜 이리 눈치가 없어.”
한 소리 하는 공민지에 철호는 조심스럽게 영호를 소개해 줬다.
“저기 내 매니저 아니고 우리 고향 선배님인데.”
“어? 매니저 아니야?”
“어.”
“어머! 죄송해요!”
“아하하하!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저기 나중에 싸인 좀.”
“아! 예! 해 드릴게요! 저 철호 매니저님인 줄 알았어요! 그리고 엄청 동안이시네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영호와는 처음 본 사이였기에 영호에 대해서 몰랐던 공민지였다.
그렇게 밤하늘을 지붕 삼아 술잔을 기울이던 철호와 공민지는 자연스럽게 현준에 관해 이야기하게 되었다.
“현준이하고 왜 싸웠어.”
“싸운 거 아니야.”
“아니긴. 너 소속사에 지금 계약 해지한다고 소문이 파다하더라.”
계약 해지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은 없었지만 다들 그렇게 여기고 있는 듯했다.
물론 계약 기간이 끝난 것도 아니었고 소속사에서 철호에게 들인 투자금이 상당히 많이 남았다.
현준이 위약금 없이 놓아주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계약 위반으로 소송을 당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물론 철호의 아버지가 잘나가는 대형 로펌의 대표 변호사였으니 소속사와의 소송도 마냥 끌려다니진 않을 터였지만 아버지에게 그런 부탁을 할 철호도 아니었다.
“누나는? 어머니 찾았으면 더 이상 하기 싫은 배우 일 안 해도 되지 않아?”
“현준이 파산하겠다.”
“흥! 천하의 호성 그룹이 망하기야 하겠어.”
“이거 봐. 싸운 거 맞네.”
“싸운 거 아니라니까!”
화를 낸 철호는 신경질적으로 술잔을 비워 내고서는 고민을 하다가 공민지에게 말을 했다.
“현준이 조심해.”
“뭐?”
“그놈. 생각보다 좋은 녀석 아니야.”
공민지는 경고를 하는 철호에 피식 웃었다.
현준이 위험한 인간이라는 사실은 철호보다 공민지가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비밀이 아주 많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래. 그 애비에 그 자식이니까.”
공민지의 말에 철호는 의아한 표정으로 공민지를 바라보았다.
“서 회장님?”
“정신 차려. 현준이가 너 살리려고 어떤 짓 했는지 너는 모를 테지만.”
“그게 무슨 소리야?”
철호는 공민지의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며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이 바라보았다.
왠지 공민지가 자신보다 현준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더 말하면 현준이가 화낼 것 같으니까 말 안 할래. 아! 술맛 없어졌다. 피곤해서 이제 그만 집에 가야겠어.”
“야! 공민지!”
“하! 새끼가. 누나라고 부르라니까. 하나만 이야기해 줄게. 민지영이가 현준이 좋아한 건 맞는데. 현준이는 민지영 안 좋아해. 아니 그놈은 그 어떤 여자에게도 관심이 없어. 정확하게는 누구인지는 모르겠는데. 음! 뭐 짐작이 가긴 하지만 자신의 복수 외에는 관심이 없는 애야. 사실 현준이가 너를 왜 그렇게 싸고돌았는지 이해가 안 되긴 하더라.”
“야! 공민지! 아니! 민지 누나!”
철호는 계단으로 내려가는 공민지를 불렀지만 공민지는 손만 휘적이며 내려가 버렸다.
공민지가 한 말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철호였다.
공민지가 철호가 사는 옥탑방 건물 아래로 내려가자 현준이 기다리고 있었다.
“타. 집에 데려다 줄게.”
“뭐야? 나 아직도 미행하고 있는 거야?”
“미행은……. 음주 운전 걸려서 기자 회견장 앞에서 질질 짜는 모습 보기 싫어서 그런 거지.”
공민지는 현준을 노려보았다.
자신의 이모인 문채원의 말을 전부는 다 믿지 않았지만 현준을 조심하라는 그녀의 목소리가 어른거렸다.
하지만 이미 현준이 무서운 존재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는 존재였다.
“하아! 서현준 손바닥 위에 있었네.”
공민지는 차에 탔다.
“그런데 꼬라지가 그게 뭐야?”
“회사 퇴근하고 바로 왔어.”
“회사?”
“인턴 하고 있거든.”
“가지가지 하네.”
“그러게 말이다.”
“철호 왜 보러 갔는지 안 물어봐?”
“물어봐서 뭐 하게. 이제 그놈 엇나갈 일 없는데.”
“너도 참 피곤하게 산다.”
공민지는 현준에게 뭐라고 해 봐야 소용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취하네.”
“집에 들어가서 푹 쉬어.”
“우리 아버지.”
“복수라도 하고 싶어?”
“너 어디까지 아니?”
“니네 엄마 살아있다는 거까지.”
“…….”
공민지는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현준을 노려보았다.
어머니의 무덤 위치를 알려 준 것은 현준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자신의 어머니가 살아있다고 하고 있었다.
“서현준!”
“니네 엄마가 부탁한 거야.”
“뭐?”
“너희 어머니 문채영. 아니 올리비아 월스턴.”
“…….”
“문채원한테 무슨 말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희 어머니 문채원이 속해 있는 집단.”
“루나틱?”
“거기로부터 도망 다니는 모양이다.”
“왜?”
“그건 나도 모르지. 뭐 아버지한테서도 도망 다닌 모양이지만.”
“…….”
“문채원이 원하는 대로 적당한 시기에 복수를 해. 대충 자신의 신분을 밝히면 되겠네. 톱스타가 되고 난 뒤에 서대영 회장이 딸임을 밝히지 못하도록 했다고. 뭐 그러면 아버지 체면도 위신도 땅바닥에 떨어지고 호성 그룹의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테니. 충분하진 않겠지만 문채원이는 만족하겠지. 그나마 딸인 니가 복수를 했다고 생각해서 말이야.”
“엄마…….”
복수보다 어머니가 살아있다는 말이 더 중요했다.
“동생 둘 있더라. 남자아이들이던데. 행복해 보이던데. 너한테는 미안하다고 전해 달라고 했어.”
“왜?”
“네 문제 이제 지긋지긋해서.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데 너무 끌었어. 문채원인지 루나틱인지. 그리고 철호도 옆에 있던 영호라는 인간 김만춘이하고도 연관되어 있는 놈이야. 최근에 전부 정리했는데 저놈을 빠트린 모양이네.”
현준은 담담하면서도 귀찮다는 듯이 이야기를 했다.
“이형규 그 작자도 얼마 전에 모가지 날아갔다. 장필구도 한직으로 날려 버렸고.”
경찰청 특수수사팀의 수사과장인 이형규는 공민지를 지금까지 붙잡고 있던 이였다.
그들도 마약 수사를 위해 노력하던 이들이었다.
단지 방법이 잘못되었을 뿐이었다.
그 대신 실버스틱까지 정리해 버렸으니 그 정도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철호한테는 말 안 할 생각이야?”
“말했잖아. 철호 놈의 일은 끝났다고. 그리고 이제 널 정리하려는 거고.”
“너 대체 뭘 하려는 거야?”
“신경 꺼.”
현준은 자신에게로 돌아올 비수가 될 수도 있었지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공민지의 집 앞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