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79
179화
179.
“흐음!”
기절해 있던 세영이 깨어났다.
그리고서는 피투성이인 현준의 싸늘하고 차가운 눈동자와 마주쳤다.
현준의 발아래에는 피투성이의 두 명의 남자도 쓰러져 있었으니 지금까지의 상황을 모르는 그녀로서는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뭐…… 뭐 하는 거야? 서현준! 설마 날 죽이려고?”
겁을 먹은 세영은 현준이 마침내 자신을 죽이려는 것이라 생각했다.
사실 자신이 현준에게 그 정도의 원한을 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고등학생 때부터 현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세영도 알 수 없었다.
물론 아직도 병원에 있는 식물인간 상태의 장우원의 일이 현준에게 있어서는 역린으로 존재했고 그 약점을 가지고 있었던 세영이었다.
그때는 어린 나이였으니 그 문제만으로도 현준을 두려움에 빠트리게 할 수 있었다.
세영은 현준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사진과 필름을 빼돌렸다고 생각했다.
물론 대체 어떻게 빼돌린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금도 알 수 없는 세영이었다.
그러다가 이제는 자신을 죽이려고까지 하는 현준에 세영은 겁에 질려 외쳤다.
“살…… 살려 줘! 현준아!”
살려 달라고 비는 세영의 모습에 현준은 꽤나 묘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현준이 보고 싶었던 광경이었다.
물론 이런 식으로 세영을 때려죽일 생각은 없었다.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럴 것이었다면 진작에 세영을 납치해 지독한 고문을 하고 죽였을 터였다.
그렇게 세영이 살려달라고 외치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현준에 오진호가 세영을 달래었다.
“세영아! 아니! 세영 씨! 괜찮아요! 현준이가 우리 구해 준 거예요!”
“어? 예?”
“현준이가 구해 줬다구요. 저기 쓰러져 있는 남자들이 우릴 납치했는데!”
“현준이가 우릴 구해 줘?”
세영은 오진호의 말에 현준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현준은 빈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는 호주머니에서 껌 하나를 꺼내 입 안에 넣고서는 오물거렸다.
복수가 끝나기 전까지 죽지 않으려고 담배도 안 피우는 현준이었다.
그렇게 현준이 말없이 껌만 질겅거리며 씹는 동안, 오진호는 세영에게 조금 전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렇게 상황 파악과 함께 진정한 세영은 중얼거렸다.
“현준이의 자작극 아니지?”
세영의 말에 현준은 피식 웃었다.
“살려 줘도 난리네.”
“아니! 갑자기 우리가 납치되었다가 니가 나타나서 구해 준 것이 이상하잖아!”
꽤나 합리적인 생각이긴 했다.
너무 드라마틱하게 현준에게 구해진 것이다.
“너 진호가 뭐 하던 앤지는 아냐?”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진호가 뭐 어때서?”
현준은 놀란 눈을 한 세영에 재미있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아이언 스틱. 얌생이파라고 조직 폭력배 말단 조직원이셨어.”
“…….”
현준의 말에 세영은 오진호를 바라보았다.
오진호는 이를 악물고서는 고개를 숙였다.
원해서 엮인 것은 아니었지만 어찌 되었든 엮였던 것이다.
“진호야. 아니! 진호 씨. 어떻게 된 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대학생 때.”
오진호는 대학생 때 아이언 스틱이라는 기업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고 말을 했다.
“마…… 마약?”
“그래. 그 이후에 아이언 스틱이 망했어. 조직은 해체되고 나도 빠져나올 수 있었어.”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실에 세영은 몸을 덜덜 떨며 현준의 발아래 쓰러져 있는 남자들을 바라보았다.
“그 사람들?”
“고영민이라고 오진호의 조직 쪽에서 마약 받아서 유통하는 놈의 부하 놈들인 것 같다.”
“서현준! 넌 그걸 어떻게 알아?”
세영은 자신과 같이 재벌 3세인 현준이 어떻게 그런 일을 알고 있었는지를 물었다.
현준은 잘만 하면 오진호와 세영을 떨어트려 놓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순순히 이야기를 했다.
“철호의 고향 선배 중에 영호라는 사람이 있어.”
“영호?”
“그래. 영호가 누군지는 나중에 오진호에게 들어. 그놈이 내가 한창 몸 만들고 있던 철호를 끌어들이려고 하더라. 뭐 마약은 아닌 듯하고 승부 조작에 써먹으려고 했던 모양이더라. 너도 알다시피 내가 좀 거친 애들하고 친하잖아.”
현준의 말에 세영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놈들 파고 들어갔더니 마약 하는 놈들이더라고. 강구역이도 영호라는 놈의 후배여서 빼와야 했거든.”
“오늘 경기 한 그 사람?”
“그래. 뭐 그놈은 진호처럼 가담하기 전이라 빼낼 수 있었지만 말이야.”
현준의 말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오진호가 외쳤다.
“나도 그런 곳인지 몰랐어! 그냥 행정 업무 도와줬던 것뿐이야!”
“너야 그랬겠지. 하지만 이놈들이 찾아온 것에서부터 상황은 끝난 거야.”
현준은 꿈틀거리고 있는 고영민 부하의 머리를 발끝으로 툭툭 쳤다.
“임고석. 네가 죽인 거냐? 서현준.”
현준은 오진호의 말에 미소만 지어 줄 뿐 대답을 하진 않았다.
긍정인지 부정인지 알 수 없는 미소였지만 오진호는 현준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세영은 현준을 노려보고 있는 오진호를 한 번 보고서는 현준에게 물었다.
“그 고영민이라는 사람이 계속 사람 보낼 거라는 거야? 진호 씨한테?”
“그건 모르지. 이번에는 경기장에서 니들 쫓아가는 이놈들 보고 따라와 봤던 건데. 다음에도 내가 도와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으니까.”
현준의 말에 세영이나 오진호 모두 안색이 창백해졌다.
만일 현준이 아니었다면 둘 다 죽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뭐 네 남자 친구 교도소 집어넣고 싶다면 말리진 않겠어.”
현준의 말에 세영은 입을 벌리고서는 멍해졌다.
오진호는 아니라지만 다른 사람들이 믿어 주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더욱이 교도소 안이라고 해서 고영민의 부하 놈들에게서 안전할 거라고는 장담을 할 수 없어.”
현준은 오진호를 빤히 바라보았다.
오진호가 죽든 말든 상관이 없었지만 자신의 부모님이 슬퍼하실 것이 마음에 걸리는 현준이었다.
방지혁이 고영민을 처리 해 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고영민이 무사한 듯했다.
‘직접 처리해야 하려나.’
현준은 자신의 전화기를 들어서는 윤무덕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 윤 부장님. 접니다. 사람 좀 보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깔끔하게 처리할 것이 있어서요. 예. 위치는 보안 문자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현준은 전화를 끊고서는 조금 비틀거리면서 오진호와 세영에게로 다가갔다.
“뭐…… 뭐 하게?”
현준이 품 안에서 나이프를 꺼내는 것에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세영이었다.
아직 세영과 오진호 모두 끈으로 묶여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현준은 나이프를 세영의 앞에서 돌리면서 세영을 겁주었다.
건방지고 기가 센 여자였지만 그래봐야 일반인이었다.
“뭐 하긴 집에 안 갈 거야?”
현준은 세영이 묶여 있던 끈을 잘라 주었다.
그렇게 풀려난 세영은 현준과 오진호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오진호는 여전히 침통해하고 있었다.
마약상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이 적잖이 충격적인 듯했다.
세영도 자신의 남자친구의 과거가 조직 폭력배라고 하자 충격이 컸다.
마냥 순둥이 같던 남자친구에서 매우 위험한 과거를 가진 남자친구로 바뀌어 있었다.
당연히 헤어져야 할 일이었다.
같이 있다가는 또다시 이런 일에 엮이게 될 터였다.
하지만 그때 세영은 뭔가가 떠올라서는 미소를 지었다.
현준은 세영이 오진호에게 이별을 고하며 당장에라도 떠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일 것이다.
하지만 세영도 보통의 여자는 아니었다.
“그 임고석이라는 사람을 현준이 네가 죽였다고 했지?”
“내가 언제?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현준은 세영의 말에 인상을 찡그리며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을 했다.
“그 사람들이 또 진호 씨한테 찾아오면 진호 씨가 현준이 네가 범인이라고 말을 하겠네!”
“세…… 세영아.”
“그러면 고영민은 너를 노릴 거고. 니 성격상 고영민이 가만두지 않을 것 같은데. 고영민이라는 사람만 뒤지면 아무 일 없이 끝나는 거 아니야?”
세영은 현준이 자신을 노리는 자를 결코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오진호도 고영민의 부하들의 질문에 영호를 이야기할 뻔했다.
영호가 고향으로 내려가 편의점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기는 했던 오진호였다.
임고석의 돈이 아니었지만 목돈이라면 목돈이 생겨 편의점을 하고 있는 영호였다.
그리고 그 돈은 현준이 준 것이었다.
충분히 고영민으로서는 오해할 만한 일이었다.
비록 현준이 고영민도 잠시 고민을 하게 할 만한 재벌 3세라고는 하지만 미친개로 불리는 고영민은 현준을 노릴 가능성도 컸다.
결국 현준은 고영민을 어떻게든 제거해야 했다.
현준은 미소를 짓고 있는 세영을 보며 피식 웃었다.
“괜히 구해 줬나 보네.”
“뭐?”
“그냥 내가 니들 둘을 지금 죽여 버리면 고영민인지 뭔지 하는 놈들이 나에게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
세영의 두 눈동자에 다시 공포가 깃들기 시작했다.
현준이 정말로 자신을 여기서 죽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 공포에 질리는 세영의 모습에 현준은 웃음을 터트렸다.
“크크크! 쿨럭! 커억! 하아! 크크크크! 농담이야. 농담. 쿨럭! 후우! 내가 전 약혼녀였던 우리 세영이를 죽일 리가 없잖아. 나 그렇게 나쁜 놈 아니라고. 임고석이야 자기가 사업 잘못해서 자살한 거고. 왜 이놈들은 엄한 사람을 노리는 건지.”
현준은 혀를 차고서는 세영에게 자신의 나이프를 던져 줬다.
“뭐? 뭐야?”
“남자친구 풀어 주라고.”
현준의 말에 세영은 고민 끝에 현준의 나이프를 들고서는 오진호를 풀어 주었다.
덜덜 떨리는 세영의 손에 오진호는 복잡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오진호를 현준도 보았다.
오진호를 그 누구보다 잘 아는 현준이었으니 오진호가 어떻게 할지는 충분히 예상이 되었다.
묶여 있은 지 오래되어서 팔을 주무르며 몸을 푸는 오진호에게 현준은 차 키를 던졌다.
“이건?”
“밖에 나가면 노란 건물 뒤에 내 차 있으니까 세영이 집까지 데려다줘.”
“너…… 너는?”
“이놈들 처리해야 할 거 아니야. 후우!”
현준은 다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았다.
상처가 깊지는 않았지만 꽤나 쓰라려 왔고 피도 제법 흘러나와 있었다.
“병원에 안 가도 되겠어?”
“신경 쓰지 말고 빨리 가라.”
현준의 말에 오진호는 일단 세영을 안전한 곳으로 보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가자. 세영아.”
“그래.”
세영은 피를 흘리는 채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는 현준을 바라보며 오진호와 건물 밖으로 나갔다.
오진호와 세영이 나가고 난 뒤에 현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윤무덕이 부하들과 함께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대…… 대표님!”
윤무덕은 현준이 피투성이인 것에 깜짝 놀라서는 다가왔다.
“후우! 입구에 한 놈 있는데.”
“예. 야! 가서 끌고 와!”
“알겠습니다! 부장님!”
입구까지 가기에는 힘들어서 가만히 있던 현준이었다.
물론 다른 이의 도움 없이는 도망가지 못하도록 다리를 전부 분질러 버렸으니 걱정을 하진 않았다.
“대체 어떤?”
“고영민이 부하 놈들인 것 같아. 고영민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봐.”
윤무덕은 현준의 말에 눈을 살벌하게 치켜떴다.
손을 털고 싶었지만 영 쉽지 않았다.
하지만 윤무덕은 고영민이가 건드려서는 안 될 자를 건드렸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