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223
223화
223.
파워풀한 경기를 선보이며 상대 선수를 박살 낸 강구역은 실내 경기장이 떠나갈 정도로 괴성을 내질렀다.
“크아아아아!”
마치 고릴라 같이 울부짖는 강구역에 팬이든 팬이 아니든 꽤나 매료될 정도였다.
상대 선수의 승리에 돈을 건 관중들 중에서는 속이 쓰라리기도 했지만 적어도 다음에는 강구역에게 돈을 걸어야겠다고 생각을 할 만큼 강구역은 압도적이었다.
강구역이 스포츠 격투기가 아닌 폭력조직으로 빠졌다면 사람들에게 혐오감과 거부감만 줬을 터였다.
하지만 그리 크지 않은 링 위에서 싸우는 투사는 사람들로부터 환호를 받고 있었다.
“완전 괴물이잖아! 저놈!”
“덩치가 저렇게 큰데 스피드도 엄청나! 저런 괴물이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그 박철호 선수하고 같은 체육관 소속이라던데.”
격투기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누가 누구인지 알 리 없었지만 격투기 경기장까지 찾아오는 이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했다.
요즘에는 보기 힘든 80년대 악바리 같은 깡과 처절함이 느껴지는 박철호에 사람들은 하나의 인생 스토리까지 연상케 하고 있었다.
물론 실제로는 가난하게 산 적도 없고 현재도 그렇게 부족하게 살지 않고 있었지만 아픈 부모나 연인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뒷세계의 격투가 같은 느낌을 박철호에게 받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박철호가 챔피언이 되고 싶어 하는 욕망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팬들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그 이유에 대해서 아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런 박철호에 비해 강구역은 거칠고 강인한 형님의 모습이었다.
나이에 비해 조금 나이 들어 보이기도 한 외모로 때로는 조폭 두목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물론 실제로는 상당히 순박한 모습을 보여서 겉으로만 보기 어려웠다.
“저 친구하고 링에서 한 판 붙어 보고 싶네.”
현준이 앉은 자리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우라와 겐조는 강구역이 통쾌하게 이기자 강구역과 한번 싸워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실제로 싸운다면 자신이 이기기는 힘들 것임을 알고 있었다.
간혹 프로 격투기 선수들에게 도전을 하는 폭력 조직배들이 있지만 링 위에서 힘도 못 써 보고 박살이 나는 경우가 상당했다.
물론 무기를 드는 경우는 상황이 달랐지만 양쪽 다 상대를 죽이겠다고 마음먹고 싸운다면 프로 격투기 선수들을 폭력배라고 해도 이기긴 어려웠다.
그렇게 우라와 겐조는 강구역에게 건 도박도 이겨서 무척이나 즐거웠다.
그리고 그때 현준이 말을 걸어왔다.
“저 친구 팬인가 봅니다.”
“응? 한국인이오?”
“예. 한국에서 왔습니다.”
“아! 반갑소! 나는 우라와 겐조라고 하오.”
“서현준이라고 합니다.”
호탕하게 인사를 하는 우라와 겐조에 현준은 그의 손을 잡아서는 악수를 했다.
“일본 선수도 잘하긴 했는데. 운이 따라주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무슨 소리! 상대도 안 되더구만! 괜한 공치사 할 필요 없소! 그냥 압도적이었어! 운이 따라 줘도 저런 상대를 이기는 건 어렵지!”
우라와 겐조는 강구역의 상대가 불쌍할 정도였다며 자신의 안목을 드러내었다.
그런 우라와 겐조에 현준은 피식 웃었다.
그가 꽤나 화끈한 성격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한번 만나 보시겠습니까?”
“응? 뭐라고 했소?”
“강구역 선수 한번 만나 보시겠냐는 겁니다.”
우라와 겐조는 현준을 빤히 바라보았다.
현준의 옆에 있는 남자도 꽤나 단련되어 보이는 남자였다.
거기에 현준도 그래 보였으니 우라와 겐조는 한국에서 온 폭력조직의 행동 대장이나 간부가 자신의 정체를 알고 접근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 나 아시오?”
“조금 전에 우라와 겐조라고 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아니 그러니까.”
“뭐 내키지 않으시면 됐습니다.”
현준은 경계심을 보이는 우라와 겐조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준이 관중석을 나서려고 하자 우라와 겐조는 황급히 현준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정말 강구역 선수를 만나 보게 해 줄 수 있소?”
“음. 뭐 따라오세요.”
현준도 기분 좋다는 듯이 우라와 겐조에게 따라오라는 말을 했다.
우라와 겐조와 함께 있던 그의 동료가 말리는 듯했지만 우라와 겐조는 아랑곳하지 않고서는 현준을 따라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승리를 만끽한 강구역은 선수 대기실로 들어왔다.
현준이 선수 대기실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자 강구역은 환하게 웃으며 현준을 껴안았다.
“형니임!”
“땀내 난다.”
땀내 난다며 투덜거리는 현준에 강구역은 잠시 멈칫했다.
자신의 진짜 형님임을 알아차린 것이다.
현준도 강구역이 자신의 변화를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는 강구역의 등을 손으로 두드려 줬다.
그렇게 강구역과 현준이 무척이나 친해 보이는 것에 우라와 겐조는 몸을 들썩였다.
“서현준 저분 누구요?”
“강 선수 소속사 대표님이십니다.”
“조폭 아니고?”
우라와 겐조는 현준과 함께 있던 남자에게 현준에 대해서 물었다.
자신들의 대표에게 조폭 아니냐고 묻는 우라와 겐조에 한때는 격투기 선수였던 직원은 험악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대한민국 호성 그룹가의 재벌 3세요. 어디서 깡패 새끼로 여겨. 말 함부로 하지 마시오.”
현준의 정체에 대해서 알게 된 우라와 겐조는 정말로 현준이 별생각 없이 자신이 강구역의 팬이라고 하자 강구역의 사인을 받아주려고 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수고했다. 아! 맞다. 너 팬이라고 하네. 일본 분인 듯하니까 사인 좀 해 드려.”
“제 팬이요?”
“그래.”
현준은 우라와 겐조에게 사인이라도 하나 해주라고 말을 했다.
강구역은 우라와 겐조를 빤히 바라보았다.
한량처럼 생긴 우라와 겐조였다.
서현준 상태라면 모르겠지만 현준이 아무런 이유 없이 팬이라고 선수 대기실까지 데리고 올 일은 절대 없다는 사실을 강구역은 알고 있었다.
배움이 짧을 뿐 머리가 나쁜 편은 아니었다.
물론 현준의 의도를 알 길은 없었기에 강구역은 우라와 겐조에게 다가갔다.
“제 팬이라고 하셨습니까?”
“아! 예.”
산만 한 덩치의 강구역에 우라와 겐조는 생각보다 위압감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링 위에서 스파링을 한번 해 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지만 아무리 봐도 제대로 스파링도 못 해 볼 것 같았다.
“팬입니다.”
“사인해 드릴 종이도 없는데. 사진 한 장 같이 찍어 드리죠.”
“아! 예! 감사합니다! 하하하!”
사진 한 장 찍어 주겠다는 강구역에 우라와 겐조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었다.
선수 대기실에 있던 관계자들은 다들 이 기묘한 광경에 의아했지만 현준이 직접 데리고 왔기에 아무도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강구역과 사진을 찍은 우라와 겐조는 현준에게 말을 걸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서 대표님.”
“하하. 뭘요. 앞으로도 우리 강 선수 응원 많이 해 주십시오.”
“그럼요! 당연하지요! 평생 팬이 되겠습니다!”
골수팬이라고 하기에는 뭐 했지만 현준의 말에 우라와 겐조는 골수팬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만큼 현준의 호의에 감동한 것이다.
“그럼 조심히 가십시오.”
“예! 어! 저기 혹시라도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이곳으로 연락 주십시오.”
우라와 겐조는 현준에게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다.
물론 현준에게 자신의 도움이 필요할 리는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도움을 받았으면 보답을 해야 하는 것이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우라와 겐조였다.
현준은 우라와 겐조의 명함을 받아서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자신의 호주머니 안에 넣었다.
그다지 신경 쓸 가치는 없다고 여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우라와 겐조가 선수 대기실을 나가고 현준은 강구역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몸 상태는 어때?”
“괜찮습니다. 형님.”
별로 맞지도 않았기에 쌩쌩하다는 강구역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입을 열었다.
“전체 회식은 한국으로 돌아가서 하기로 하고. 구역이는 나하고 따로 한잔하러 가자.”
“형님하고요?”
“어. 왜? 싫어?”
“아닙니다. 헤헤! 당연히 형님하고 한잔 좋죠.”
현준과 가끔 한 번씩 가볍게 한 잔씩은 했었기에 이상할 것은 없었지만 강구역은 현준이 뭔가 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단 호텔가서 씻고 저녁때 움직이자.”
“알겠습니다. 형님.”
저녁이 되어 강구역을 데리고 호텔을 나온 현준은 현지인들이나 알 법한 한 로컬 술집으로 향했다.
“형님 여기 와 보셨습니까?”
“몇 번 와 봤지.”
전생 때 와 봤던 것이었지만 그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로컬 술집이기는 했지만 안주도 생각보다 괜찮았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강구역은 어련히 현준이 말을 해 줄 것이라 생각하며 술보다는 안주를 주로 먹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과 강구역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자 몇몇 일본인들이 힐끔거리며 바라보았다.
‘오늘은 아닌가?’
현준은 이 술집이 우라와 겐조가 자주 찾는 술집임을 알고 있었다.
현준으로서도 우라와 겐조와의 인연을 만들기 위해 계속 일본에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오늘이 아니라면 포기할 생각이었다.
더욱이 우라와 겐조가 칼에 찔리는 때가 정확하게 언제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우라와 겐조를 기다리던 현준도 포기하고 술과 안주에 집중하던 사이에 술집 안으로 우라와 겐조가 들어왔다.
‘저 양반 뭐 하는 인간이길래. 형님이 저렇게 관심을 보이나?’
현준보다 강구역이 먼저 우라와 겐조를 알아보았다.
강구역은 먼저 아는 척을 할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자신이 먼저 나서서 현준의 계획이 어그러지게 하면 혼날까 싶어서 가만히 있기로 했다.
그렇게 우라와 겐조는 현준과 강구역을 알아보지 못한 것인지 술집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듯했다.
그리고 그때 한 무리의 남자들이 술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고는 이내 현준과 강구역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니가 서현준이냐?”
“뭐야? 니들?”
적의가 느껴지는 남자들에 강구역은 인상을 험악하게 찡그리며 몸을 일으켰다.
위압감 넘치는 강구역에 잠시 움찔한 일본인들이었지만 그들도 물러설 수는 없는지 더욱 험악한 모습으로 위협을 해 왔다.
“죽고 싶지 않으면 따라와라.”
“그 애송이 새끼가 보낸 건가?”
“이 조센징이!”
하시모토가 보낸 야쿠자들이 현준의 몸에 손을 대려는 순간 술집 한쪽이 소란스러워지자 우라와 겐조가 그제야 현준이 있는 곳을 보았다.
그리고서는 커다란 덩치의 강구역을 보고서는 고함을 질렀다.
“멈춰!”
우라와 겐조는 곧장 현준이 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하시모토의 야쿠자들도 우라와 겐조를 보고서는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니들 하시모토 쪽이잖아. 니들이 왜 여기에 있어?”
“겐조. 니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
우라와 겐조의 세력과 분쟁이 있어 봐야 좋을 것이 없었기에 하시모토의 야쿠자들은 우라와 겐조와 싸울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우라와 겐조는 현준과 강구역을 이들에게 내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서 대표님과 강 선수님은 내 손님이다. 내 손님에게 무례한 것은 나 우라와 겐조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다. 무슨 일로 내 손님에게 무례하게 구는 거냐!”
“무…… 무슨 소리야! 이자가 왜 니 손님이야!”
“쿄! 언제부터 내 앞에서 말대답을 한 거지? 그 망나니 도련님 밑으로 들어가더니 겁을 상실한 거냐?”
우라와 겐조는 현준을 데리고 가려는 쿄라는 남자의 얼굴 앞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 대며 으르렁거렸다.
숫자는 하시모토의 야쿠자들이 더 많았지만 술집에 앉아 있는 남자들의 상당수는 우라와 겐조의 조직원들이었다.
이 자리에서는 승산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