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228
화
하늘호수? 확실하지 않지만 포포니와 나는 커다란 호수 하늘 발견했다.
해발 고도로 보면 우리가 있는 곳은 약 1500미터 정도 되는 고도인 것 같은데 그곳에 끝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호수가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봤던 그 어떤 곳보다 많은 몬스터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다.
“하늘과 땅과 물의 몬스터들이 모두 모여 있어.”
“맞아. 그거야. 세 곳에 사는 몬스터들이 서러 섞여 있는데 그러면서 서로 싸우지도 않고 다투지도 않아. 그냥 없는 것처럼 무관심하게 대하고 있어.”
“히잉. 그래도 무섭다. 엄청나게 많아. 몬스터들. 거기다가 몬스터들 엄청 강한 것 같아.”
이젠 우리도 안다. 몬스터 패턴을 잘 보면 그 몬스터의 등급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복잡한 패턴을 지니고 있을수록 등급이 높고 강한 몬스터다. 물론 일반 몬스터 보다는 화이트 코어를 지니고 있거나 괴수급으로 성장한 몬스터의 패턴이 훨씬 더 복잡해진다.
그래서 패턴을 보면 어느 정도 몬스터들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일반적인 몬스터들을 붉은색 등급에서 보라색 등급까지 패턴이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그저 조금씩 더 복잡해 질 뿐이고, 몬스터의 크기에 따라서 패턴의 크기도 달라지다 보니까 패턴으로 몬스터 등급을 나누는 것을 지금까지도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인데 나는 몬스터 패턴을 일종의 마법진으로 보고 연구를 하는 중이기 때문에 내 주변 사람들은 몬스터 패턴으로 몬스터의 강약을 구별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할 수 있다.
그러니 포포니가 몬스터들을 보고 무섭다는 소리를 하는 거다.
일단 몬스터들 대부분이 남색이나 보라색 등급이다. 거기다가 그보다 더 화려한 패턴을 지니고 있는 놈들도 간혹 보인다.
부족 코어를 지니고 있는 놈들일 것 같다.
“아무래도 피해야 할 것 같다. 마눌.”
“웅? 왜?”
“은폐마법진만 믿고 있다가 들키면 끝장이잖아. 다시 허브 기지에 갔다가 와야 하는데 그게 무슨 고생이야?”
“웅, 그렇겠다. 그런데 들킬 것 같아?”
포포니가 목소리를 낮추면서 묻는다. 이럴 때 보면 역시 귀엽다. 우리 마눌.
“응, 아직은 아닌데 그럴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자는 거지. 크크크.”
나도 아주 낮은 목소리로 포포니의 귀에 속삭이며 입김을 솔솔 불어 넣었다.
“이잉. 가, 간지러워. 에헤헤헤.”
조금 전까지 목소리 낮추고 있었던 건 잊어버리고 간지럽다고 몸부림을 치는 포포니다. 에구 귀여운 마눌.
될 수 있으면 몬스터가 빽빽하게 몰린 곳을 피한다고 피하면서 부유선을 움직였지만 우리도 호숫가를 멀리 벗어날 수는 없으니 계속해서 몬스터들의 움직임을 신경 쓰는 일이 은근히 피곤한 일이다.
텀덤에게 물어보니 그 쪽은 이야기가 잘 되고 있단다.
벌써 그 쪽 물의 일족을 만나서 이크아니 프락칸과의 만남도 주선을 했다고 한다.
오랜만에 다른 마을 물의 일족과 교류를 하게 된 두 프락칸은 무척 기뻐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내가 빨리 새로운 물의 일족을 발견해서 만나게 해 주기를 기대한다는 말도 전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호숫가에서 약간 떨어진 곳을 따라 움직이며 선주민들의 흔적을 찾고 있는 중이다.
고도를 높이고 살피면 좋겠는데 어쩐 일인지 위쪽으로 올라가는 것은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부유선을 상승시키지 않고 있다.
이것은 나와 포포니 둘 다 같은 느낌이라서 뭔가 위쪽에 있는 것이 분명한 것 같다. 우리 둘은 아마도 위쪽 안개 속에 괴수 중에서도 꽤나 강한 놈이 숨어 있을 거라고 의견 일치를 봤다.
그러니 우리 부부가 동시에 위로 올라가는 것에 거부감과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겠지.
“이런 곳에서 고립되어 살고 있다니 힘들겠다.”
포포니는 완전히 인적이 끊긴 것 같은 세상에서 살아갈 사람들을 생각하는지 측은한 표정이다.
얼마나 오래 이곳에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선주민 사이에서 전설의 땅이 된 곳이니 아마도 오래 전게 왕래가 끊겼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곳에 대한 정보를 정보라고 올려놓은 허틀러에게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해 주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속 수첩에 기록을 해 둔 것은 벌써 이전의 일이다.
산으로 올라오면서부터 허틀러 놈이 정말 말도 되지 않는 정보를 줬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말이다.
일반적인 헌터들이라면 감히 산맥을 넘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을 거다. 그런 곳에 대한 것을 정보라고 올리다니, 아무리 연합에서 기밀로 하는 것을 주기 어렵다고 하지만 이건 좀 너무했다 싶었던 거다.
“그나저나 아직도 있을지 그게 걱정이네.”
“웅. 그러게, 아주 오래 전에 살았다는 이야기만 있다면서? 허틀러 그 사람 정말 나빠!”
봐라 포포니도 화를 내잖아. 허틀러 넌 이제 죽은 거야. 아무렴.
“그래도 이왕 왔으니 찾아봐야지. 그리고 이쪽에다가 물의 일족 마을 하나를 건설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이쪽에는 그래도 수중 몬스터들이 많은 거 같으니까 말이야.”
“아, 그런 그렇구나. 역시. 맞아. 이크아니 프락칸도 언젠가 분가를 해야 한다고 했어. 음. 그럼 이쪽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물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들 많으니까.”
“그렇지?”
“웅웅.”
우리는 그렇게 물의 일족의 새로운 정착지를 발견했다는 기쁨을 누렸다. 물론 이전에 백사장 괴수인 문어가 죽으면서 새로운 수중 몬스터들이 나타날 확률이 높긴 하지만 그것들이 어디에서 나타날지는 모르는 일이니 이곳처럼 확실한 장소 하나쯤 알아 두는 것이 나쁠 일은 없어 보였다.
“저기, 남편. 저기 봐봐.”
그런 생각을 하는데 이번에도 포포니가 뭔가를 가리킨다. 확실히 나보다 경지가 높으니 시력도 뛰어나다. 언제나 한 발 뒤지는 걸 보면.
“드디어 찾은 거 같군.”
“웅 맞아. 마을이야.”
“어쩐지, 근처에 몬스터들이 적다 싶었더니 이유가 있었던 거군.”
“그런 거 같아. 저기서 정화 의식을 하니까 몬스터들이 이 근처에는 오지 못하는 걸 거야.”
“가 볼까? 아무래도 걸어서 가는 것이 좋겠지?”
“웅웅. 이거 타고 가면 신종 몬스터인 줄 알고 공격할지도 몰라. 암암.”
“설마 그렇기야 하려구.”
“아니야. 여기 사람들 밖에 사람들하고 왕래가 없었으면 부유선 보면 괴물이라고 할 거야.”
어?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하다. 여기 있는 선주민들이 헌터를 처음 만나는 거라면 그건 좀 문제가 있다. 문화적인 차이가 굉장히 클 수도 있는 거다.
설마 여기 있는 사람들 복장이 헐벗고 뭐 그런 거는 아니겠지? 아닐 거야.
나는 이런 헛생각을 하면서 부유선을 하강시켜 땅에 세우고 포포니와 함께 내렸다.
마을이 겨우 보일 정도로 먼 곳에서 내렸지만 주변에 몬스터들이 별로 없는 것을 확인했으니 위험할 일은 없을 것이다.
“자, 가볼까?”
나는 포포니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내밀었고 포포니는 내 팔을 잡고 매달리다시피 몸을 맡겼다.
마을을 향해 가다보니 여기저기 밭을 일궈 놓은 곳들이 보인다.
“농사를 짓고 있나봐.”
“응, 우리도 정착하면 농사 지어. 음음. 우린 정말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어. 땅이 우리를 도와주니까.”
대지의 일족에게 그런 능력이? 난 모라산 종족 같은 이들이 생산을 담당하는 걸로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아니 따지고 보면 대지의 일족이 농사를 잘 짓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다.
“마을이 이상해.”
포포니가 점점 가까워지는 마을의 모습을 살피면서 중얼거린다.
확실히 처음보는 형태의 마을이다. 일단 마을의 절반은 수상 가옥의 형태다.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호수 위에 집을 지어 올렸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땅 위에 지었는데 역시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집을 지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땅 위에 있는 집들은 기둥 하나에 집을 올렸다는 것이다.
높이가 몇 십 미터는 될 것 같은 나무 기둥 위에 사방으로 가지를 뻗고 그 가지 위에 집을 지어 놓은 모양이다. 얼핏 보면 기둥 위에 새 둥지가 있고 그 위에 집을 지어 올려놓은 것 같다.
“남편, 남편, 웅웅, 나, 생각났다. 바람 일족의 집이다. 저거 바람 일족이 집을 저렇게 짓는다고 했어. 웅웅, 맞아. 그거야.”
포포니가 갑자기 흥분해서 소리를 지른다.
뭐 바람 일족? 그 하늘의 일족이라고도 불리는 그들? 그들이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