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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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후아니토의 정신(6)
과연 AC밀란은 챔피언스 리그의 강자답게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한 방이 있었다.
바로 알렉산더 파투.
“워어어어어어어어!”
그 한 골이, 그리고 그의 포효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침묵에 빠트렸다.
타오르던 기세는 한 순간에 팍 꺼졌다.
후반 57분이었다.
[AC밀란이 다시 한 발자국 앞서 갑니다. 이렇게 된 이상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한 골을 더 넣어야지만 연장전에라도 들어갈 수 있어요.] [힘들겠지만 이겨내야 합니다. 아직은 좌절할 때가 아니에요. 실제 경기내용을 보아도 레알 마드리드가 아직 우세합니다.]패스횟수와 점유율.
그리고 슈팅횟수.
승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데이터는 모두 레알 마드리드가 앞서고 있었다.
그 흐름만 다시 가져온다면 언제든 충분히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괜찮아. 아직 시간 많아. 다들 지금만큼만, 아니,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어.”
“모두 정신 차리자. 경기 시작할 땐 무려 3점 차이였어. 그런데 지금은 겨우 1점 차이잖아.”
“그래, 별 거 아니야. 우리가 이길 수 있어. 우리는 그렇게 믿어야 돼. 우리가 이긴다. 영(Young), 네가 공격을 주도해.”
호날두의 눈빛이 옆으로 향했다.
스콜라리와 얘기를 끝마치고 온 호영이 입을 뗐다.
“모두 잘 들어. 지금부터는 한 우물만 판다. 만약 계속 득점이 나지 않으면 교체가 이뤄질 거고, 만약 그 안에 득점이 나면 우리는 마지막으로 총 공세를 퍼부을 거야.”
레알 마드리드의 진영.
한 자리에 모인 11명의 선수들은 머리를 맞대었다.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았다.
경기가 재개되기 전에 소통을 끝마쳐야 했다.
그 가운데 작전설명을 맡은 이는 호영이었다.
그도 그럴 게, 현재 스쿼드에서 호영보다 팀에 오래 소속된 선수는 카시야스와 라모스밖에 없었다.
호영이 오늘 3주장을 맡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자, 우리는 복잡하면서도 유기적으로 공격에 나서야 돼.”
호영은 감독이 선수에게 말하듯 간단하고 명료한 단어를 선택하며 속사포로 말을 이었다.
“먼저 호날두와 유리가 공간을 벌려. 그러는 사이 나는 3선으로 내려가서 알론소와 빌드 업을 쌓으면서 시간을 벌 거야. 그럼 그때 라모스와 마르셀루가 측면을 파고들고, 상대의 수비라인이 넓게 퍼지면, 호날두와 유리가 중앙으로 침투하고, 이과인이 2선으로 내려와서 네스타를 끌어내. 그 사이 내가 침투해서 상대 수비진을 박살내버릴 테니까.”
짧은 시간.
호영과 스콜라리가 빠른 대화를 통해 고안해낸 작전이었다.
간단명료한 전술설명이 끝나자 호날두가 입을 뗐다.
“맞아. 우리는 조금 더 뛸 필요가 있어. 상대를 봐. 녀석들은 이미 지쳤어. 우리 모두가 조금씩만 더 뛰면서 서로를 도우면 두 골이든 세 골이든 넣을 수 있어. 영, 너는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지 플레이를 만들어.”
탁.
두 사람은 주먹을 맞댔다.
이어 라모스가 입을 뗐다
“좋아. 늙은이들 오줌 지리게 만들어버리는 거야.”
과연 라모스다운 말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페페와 카시야스가 차례대로 입을 뗐다.
“모두가 잘하고 있어. 나도 끝까지 집중할게.”
“그 뒤는 내가 맡는다.”
그리고.
“다들 제자리로 돌아가! 시작한다!”
경기재개를 알리는 주심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거기서 마지막으로 호영이 한 마디 덧붙였다.
“이겨서 베르나베우에 두 번 더 찾아오는 겁니다. ¡Vamos.”
““¡Vamos!””
2009-2010 유럽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열릴 이곳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다시금 서겠다는 의지였다.
후반 60분.
공간을 공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되었다.
“알론소! 뒤!”
“여기!”
타악.
[커버를 나선 우호영이 공을 안전하게 받아냅니다!] [안정적으로 공을 천천히 돌리면서 점유율을 끌어 올리는 레알 마드리드.]계속되는 볼 다툼.
10분간의 사투 끝에 우위를 점한 것은 레알 마드리드였다.
[레알 마드리드가 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립니다.] [하지만 그 수치가 승리를 의미하지는 않죠. 80%가 되던 99%가 되던, 골을 넣어야 의미가 있는 겁니다. AC밀란은 1%의 점유율만 가지고 있어도 골을 넣을 수 있는 팀이에요.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점유율 축구와 역습축구의 대결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라운드를 뒤흔들었고, AC밀란은 그 사이에서 생기는 틈을 노렸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날카로워지는 레알의 공세에 AC밀란이 점점 밀려나기 시작했다.
“걷어내! 실바, 걷어내라고!”
“후, 십년감수했네.”
“헤딩으로 나한테 정확히 떨어트려줬어야 할 거 아냐!”
“저놈들이 너를 압박하는데 내가 어떻게 줘. 네가 뒤로 빠져서 공간을 찾았어야지. 티아구, 이 멍청한 놈아. 한 번 더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땐 정말 죽는 수가 있어.”
그들은 싸우는 게 아니었다.
그게 수비력과 정신력을 끌어올리는 그들만의 방식이었다.
[양 팀 모두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상에 이보다 더 흥미로운 창과 방패의 대결이 있을까요?]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창이 점점 매서워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두들기다보면 방패는 반드시 깨지게 돼있어요.]하지만 AC밀란의 방패는 생각보다 견고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면서 꾸역꾸역 위기에서 벗어났고, 그로부터 천금 같은 역습찬스를 얻어내고야 말았다.
[지르코프의 패스를 끊어낸 잠브로타, 전방의 피를로에게 연결합니다!] [AC밀란의 선수들이 역습에 나섭니다!]그 순간, 반코트에 갇혀있던 AC밀란의 선수들이 전속력으로 뛰쳐나가 공격활로를 열었다.
[뒷공간을 바라보는 피를로의 전진 패스! 페페의 옆 공간을 가로질러 우측 전방으로 흘러갑니다!] [알렉산더 파투가 하프라인을 넘어 침투하는데요!]알렉산더 파투.
침투력도 엄청난 선수이지만, 진정으로 무서워지는 건 공을 잡았을 때다.
발에 공이 닿기만 하면 수비수들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무서운 치고 달리기를 보여준다.
그런데 방해꾼이 나타났다.
[우호영! 우호영이 커버를 나섭니다!]사비 알론소와 중원에 내려앉아있던 호영의 발이 그쪽으로 향한 것이었다.
주력이 빠르기로 알려진 파투에게 한 수 가르쳐주려는 듯 간격을 점점 좁히더니, 어느새 파투를 추월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탁!
‘잡았어.’
먼저 공을 잡은 것은, 넘어지면서 두 발을 뻗은 파투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홀라당 공을 빼내는 우호영!] [카시야스를 바라봅니다. 카시야스에게 그대로 패······.] [아, 말씀하신 순간!]카시야스를 바라보긴 했지만 그에게 패스를 전달하지는 않았다.
그 대신.
훽!
“빌어먹을!”
[백 패스 대신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파투를 벗겨냅니다!] [바로 이어지는 레알 마드리드의 역습!]역습의 역습.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
전방으로 뛰쳐나가던 AC밀란의 선수들이 역동작에 걸린 틈에, 호영은 재빠르게 달려 나가 공간을 열어젖혔다.
전술은 없었다.
치고 달리는 것이 전부였다.
[우호영이 달립니다!] [가투소 정면으로 다가가는데요! 정면승부를 펼치나요!]일촉즉발의 상황.
살짝 뒤늦게 반응한 가투소가, 레드카드를 받고서라도 흐름을 끊겠다는 의지로 몸을 훅 집어넣었다.
그게 실수였다.
급제동 후 급전환.
호영은 찰나 상체를 옆으로 확 틀어 젖히면서 가투소의 몸싸움을 회피했다.
그리고 탄력을 그대로 살려 치고 나갔다.
타아악!
파투의 치고 달리기를 유아수준으로 만들어버리는 질주였다.
더해 티아구 실바마저 그대로 따돌리면서 계속된 무아지경의 질주.
골대가 다가오자 호영은 오른쪽 발등에 정확히 공을 얹었다.
골망이 요동친 것은 바로 직후의 일이었다.
[고오오오오오올! 원더 고오오오오오올! 믿기지 않는 원더 골이 나왔습니다! 다시 한 번 우호영, 우호영의 두 번째 골입니다! 이로써 다시 동점!]4대1.
“우워어어어어어어어!”
미쳐 날뛰는 8만여 관중들과 포효하는 우호영.
그의 눈앞에는 한 가지 희소식이 찾아와있었다.
[소년가장의 치고 달리기(U)를 탐합니다.] [폭풍드리블(SU)과 소년가장의 치고 달리기(U)이 합성에 성공하였습니다.] [신기에 가까운 치고 달리기(W+)를 탐합니다.] [재능을 완전히 가져오는 데 280일→40일이 소요됩니다. 40일 동안 다른 재능을 탐할 수 없습니다.]세리머니는 잠시 접어두었다.
‘한 골 더 넣고 해도 늦지 않아.’
경기는 끝을 향해 치달았다.
후반 75분.
레오나르두는 카카를 집어넣어 공격진을 강화시켰다.
지난 라치오 전에서 경미한 부상을 입어 몸 상태가 그리 좋진 않았지만, 그보다 더 안 좋은 호나우지뉴보다는 나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후반 80분.
스콜라리는 체력이 빠진 페르난도 가고를 빼고 라싸나 디아라를 투입시키면서 수비를 두텁게 다졌다.
85분경에는 유리 지르코프 대신 더글라스 코스타를 넣으며 좌측날개에 힘을 실었다.
AC밀란의 우측 풀백 잠브로타의 체력이 많이 빠진 것을 겨냥한 용병술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곳을 파고들었다.
후반 89분이었다.
“더기! 좀 더 좌측으로! 잠브로타를 끌어들여야 돼!”
호영의 외침이 전방으로 퍼져나갔다.
더글라스가 팔팔한 체력을 앞세워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잠브로타의 주의를 돌리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타닥, 탁.
타악!
3선으로 내려앉은 호영이 알론소와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서서히 라인을 높였다.
그 사이 마르셀루와 라모스가 저돌적인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후진은 없었다.
[레알 마드리드, 공격 숫자를 순식간에 일곱 명으로 늘립니다.] [우호영이 좌우를 훑습니다. AC밀란의 수비진이 동요하고 있어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고통스러운 시간이지만 지금이 가장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모두 정신 차려야죠.] [젠나로 가투소가 놓치지 않고 반응합니다!]가투소가 호영을 모기처럼 따라다니며 빌드업을 끈질기게 방해했다.
그러나 호영은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기회를 살려갔다.
이 산만 넘으면 좋은 기회를 얻어낼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사비 알론소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는 우호영. 전방으로 치고나갑니다!] [가투소가 따라가질 못합니다!]늘 그렇듯 전개는 순식간에 이뤄졌다.
몸을 웅크리고 있던 맹수 한 마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레알 마드리드의 대형이 삽시간에 변했다.
더글라스와 호날두가 박스 안쪽으로 파고들고, 마르셀루와 라모스가 좌우 측면을 사수했다.
또 마지막으로.
“곤잘로!”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과인이 2선으로 내려와 알론소의 패스를 받았다.
[동시에 2선으로 내려온 알레산드로 네스타, 이과인에게 태클을 시도합니다!]하지만 그 모든 것은 트릭.
이과인은 공을 잡은 지 1초 만에 대각선 옆으로 패스를 밀어 넣었다.
그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남은 것은 바통터치를 받은 호영의 몫이었다.
[영! 우호영이 달립니다!] [좋은 기회에요!]공을 받은 호영은 멈추지 않고 그대로 치고 나갔다.
AC밀란으로서는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다.
그것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감지한 말디니가 표적을 변경하고 호영에게 붙었다.
최후방에 홀로 남겨진 티아구 실바 혼자로서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파올로 말디니가 커버를 갑니다!] [그대로 다리를 뻗는데요!]“영!!”
호날두의 목소리가 호영의 귓속을 후벼 팠다.
그 순간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호영의 발이 빠르게 움직였다.
공을 순간적으로 뒤로 빼면서 말디니의 태클을 무력화시켰다.
“···!”
말디니가 균형을 잃고 역동작에 걸린 사이 틈이 벌어졌다.
호영은 그곳을 향해 치고 나갔다.
[우호영의 드로우백(Drow Back)! 기가 막힌 타이밍입니다! 볼 감각이 극에 달했어요!]전방에 남아있는 이는 티아구 실바와 디다.
이대로라면 충분히 돌파를 통해 단독 득점을 노려볼 만 했다.
하지만.
탁.
호영은 우측의 호날두에게 공을 넘겨주고 박스 중앙 빈 공간으로 들어갔다.
호날두를 믿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시도였다.
의심의 여지는 없었다.
탁!
패스를 주자, 곧바로 호날두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들어가!”
[패스를 받은 호날두! 곧바로 공을 찍어 차올립니다!] [티아구 실바의 키를 넘기는 로빙 패스!]순간 티아구 실바의 인상이 팍 짓구겨졌다.
공은 이미 머리 위로 떠올라 뒤쪽으로 넘어간 상태.
골문을 비스듬히 등진 호영이 우두커니 서있는 위치였다.
결정적인 노마크 찬스에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머리 위로 떠오른 공!]호영이 지면을 박차며 뛰어오른 것은 바로 그때였다.
후욱!
몸을 왼쪽으로 기울이며 두 다리를 공중에 띄웠다.
그 이후에 이어진 동작은, 공중에 떠오른 공을 오른발로 힘껏 차는 것이었다.
정확하고 강력하게.
뻐어엉!
골대를 노린 바이시클 킥(Bicycle Kick).
골키퍼 디다는 슈팅에 일절 반응하지 못하고 멍하니 눈만 껌뻑거릴 뿐이었다.
골대는 그 사이 흔들렸다.
처얼렁!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올! 우호영! 우호영이 해트트릭을 달성합니다!] [기적. 그 말밖에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기적이 일어났어요!]“호우우우우!”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우 호 영! 우 호 영!””
호영의 아크로바틱한 극장 골과 과격한 세리머니에 경기장은 떠내려갈 듯 요동쳤다.
4강 진출까지 앞으로 단 5분 남은 상황.
스콜라리는 이과인 대신 마마두 사코를 집어넣으면서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추가시간까지 모두 지나자, 손꼽아 기다리던 휘슬이 울려 퍼졌다.
삐이이익-
종합스코어 6대5.
치열한 사투 끝에 4강에 진출한 것은 레알 마드리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