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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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3)
호영이 속한 A팀은 감독의 지시대로 4-3-1-2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라는 카를로스의 주문이 있었다.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된 호영이 킥오프와 동시에 돌파를 시도한 것도 그 이유에서였다.
“!”
빈 집을 파고드는 매우 기습적인 움직임.
그에 이어, 슛각이 열린 즉시 중거리 슛을 때리자 골네트가 요동쳤다.
출렁!
보는 이로 하여금 경악하게 만드는 환상적인 플레이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선수들은 물론 코치도 마찬가지였다.
“미쳤군.”
“진짜 제대로 된 물건인데요?”
강렬한 첫인상으로 기선을 제압한 호영이었다.
하지만 B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A팀에 호영이 있다면, B팀에는 U15의 에이스가 있었으니까.
그 소년은 91년생으로, 훗날 네이마르, 루카스 모우라와 함께 브라질 3대 유망주라고 불리게 될 정도로 뛰어난 유망주였다.
포지션은 섀도우 스트라이커(Shadow striker)에 가까운 공격형 미드필더.
직접 볼을 소유하면서 1선으로 전진하거나 훌륭한 볼 배급을 보여줄 수 있는 테크니션은 아니지만, 뛰어난 축구지능으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나갈 줄 아는 선수였다.
‘곧바로 한 골 따라가 주지.’
소년은 호영을 의식했다.
그는 늘 자신감이 넘쳤고 자신의 플레이에 자부심이 있었기에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았다.
특히 갓 월반한 동양인 소년에게는 더더욱.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내줘!”
영리한 움직임으로 공간을 찾은 오스카가 패스를 전달받았다.
직후 간결한 볼터치를 통해 전방으로의 침투를 시도했다.
그가 가장 즐기는 플레이방식이자, 가장 자신있어 하는 공격루트였다.
하지만 그의 의도는 먹히지 않았다.
툭.
“이···!”
패스하기 직전, 후방에서 선수 하나가 달라붙은 것이다.
바로 우호영.
‘압박이 무슨······!’
패스를 차단하려는 발의 각도.
공을 뺏으려는 움직임.
호영은 공격형 미드필더가 맞나싶을 정도로 수비적인 능력이 뛰어났다.
소년은 어지간한 수비형 미드필더와 볼 경합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더 이상은 무리야.’
그리고 알고 있었다.
호영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대로 볼을 가지고 있다가는 뺏길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따라서 공을 패스하든 넘기든 빨리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그윽!”
그러기에는 몸의 균형이 이미 무너진 상태.
호영의 강직한 피지컬이 소년을 꼼짝하지 못하게 만든 것이었다.
그 틈에 A팀의 백업선수들이 뛰어와 소년의 공을 낚아챘다.
“으아아!”
소년은 분했다.
그리고 당혹스러웠다.
자신보다 키도 작은 호영의 피지컬이 말도 안 되게 좋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실책 한 번으로 공격의 흐름이 끊겼다.
더욱이 거기서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호영의 볼 커팅은 A팀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설마 일부러 나한테 공간을 내준 거였나? 역습을 하려고?’
그때였다.
“주고 달려!”
중원에서 공을 받은 호영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오스카는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마치 황소처럼 내달리는 호영의 뒷모습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아우라가 흘러나왔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호영은 순식간에 50미터씩이나 되는 거리를 주파하더니, 최전방의 더글라스에게 공간패스를 찔러 넣었다.
드리블 속도가 저렇게 빠르면 보통 패스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그런 것도 없었다.
호영은 볼 배급면에 있어서도 능한 모습을 보이며 꽤 안정적이고 솜씨있는 패스를 선보였다.
‘대체 못하는 게 뭐야······.’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유형의 선수.
호영에게서 왠지 모를 아득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에 이어, 안정적인 패스를 받은 더글라스는 확실한 끝맺음을 보여주었다.
오스카를 좌절로 몰고 갈 A팀의 두 번째 골이자, 호영의 완벽한 플레이메이킹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결과였다.
“썅.”
반면 소년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U15의 에이스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리만치 그 어떤 활약도 없었다.
더구나 그는 한 번 말리기 시작하면 끝없이 말리는 성향이 강했기에, 호영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공을 잡는 내내 괴로웠다.
‘미친놈이 대체 어디까지 커버하는 거야.’
우호영.
그는 2선에서 3선을 오가며 중원을 장악하고 있었다.
공격적인 면모는 물론, 수비적인 능력도 탁월했다.
거기에 더해, 준수한 헤딩실력으로 중원의 제공권까지 가져가고 있었다.
욕심쟁이도 저런 욕심쟁이가 없었다.
다재다능(多才多能).
그 말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해있던 소년은 온데간데없었다.
‘아냐. 이건······ 우리 팀 전력이 너무 약해서 그런 거야······.’
그렇게나마 스스로를 위안할 뿐.
하지만 그로부터 5분 뒤, 소년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A팀의 더글라스와 교체되어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되었고, 그 자리를 대신해 호영이 공격수로 올라가게 되었다.
방금 전까지 적이었다가 이제는 호흡을 맞춰야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소년이 호영을 바라보았다.
‘이제부터 진짜 제대로 한다.’
호영에게 집중된 코치들의 관심을 도로 가져오리라 다짐했다.
동시에 호영도 소년을 응시하고 있었다.
무언가를 간절히 탐내는 눈으로.
[오스카]보유재능
-축구천재(A-)
-칼 같은 판단력(A-)
-뛰어난 위치 선정(B+)
-꾸준한 오프 더 볼 무브먼트(B-)
-풍부한 활동량(B-)
-리드미컬한 유연함(C+2)
-꽤나 정확한 볼 커팅(C+)
(조건을 만족할 시 한 가지 재능을 탐할 수 있습니다.)
(조건1: 150분 이상 공식경기에서 같이 축구하기)
(조건2: 공식경기에 출전하여 각자 1골 이상 득점하기)
(조건3: 전국리그 1라운드에서 승리)
(조건4: 전국리그에서 3승 달성)
오스카(Oscar).
그는 피지컬과 체력적으로 약점을 갖고 있는 선수였다.
게다가 일반적인 브라질리언과는 달리 테크니컬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대신 그 모든 단점을 상회할만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기죽을 호영이 아니었다.
오스카의 천부적인 재능은 인정하지만, 방금 전의 대결은 분명 자신이 압도했다고 느꼈다.
‘오스카는 기복이 심해.’
호영이 알기로 오스카는 문제가 많은 선수였다.
알려진 바로는 성격도 좋고 사교성도 좋으나, 반면 중국리그에서 난투극을 벌였을 정도로 멘탈 관리가 안 되는 선수였다.
‘일부러 실수를 몇 번 유발시키면 그때부터는 알아서 무너지지.’
같은 팀에 멘탈을 케어해줄 사람이 없다면, 오스카는 제 실력을 반의 반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다.
그 정도로 기복이 심했다.
하지만 실력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특급 유망주였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그와 같은 팀이 된 호영.
‘재밌겠네.’
전혀 기죽지 않고 오히려 그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삐익!
본 시합은 지금부터였다.
오스카 쪽으로 전진 패스가 흘러간 그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호영이 빠른 발을 앞세워 전방 좌측으로 침투했다.
‘왜 저기로 가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오스카는 호영을 외면했다.
그 대신 우측공격수에게 공을 전달했다.
낮고 빠른 패스였다.
하지만.
툭!
골키퍼가 재빨리 나와 패스를 차단했다.
‘······ 젠장.’
오스카는 그제야 깨달았다.
호영이 침투했던 왼쪽공간에 공을 주었어야 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상하다. 아깐 분명 공간이 안 보였었는데···. 언제 저런 공간을.’
그때까지만 해도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5분 뒤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여기!”
오스카가 공을 잡자, 호영이 안쪽 공간을 찾아 파고들었다.
좌측측면.
남에게는 보이지 않는 빈틈이었다.
바로 토마스 뮐러에게서 얻었던 재능.
허를 찌르는 공간침투(A+)가 호영으로 하여금 그것을 가능케 만들었다.
동시에 오스카는 느끼고 있었다.
‘저기다.’
직감적으로.
호영이 침투하는 그곳이 곧 득점으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탓!
오스카의 발끝에서 전진 패스가 뻗어나가 수비수들 사이를 교묘히 가로질렀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젠장. 좀 길다.’
패스에 관해선 재능이 없는 오스카였기에 패스속도까지 완벽하게 조절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
골라인 아웃될 뻔한 공을 호영이 압도적인 스피드로 잡은 것이었다.
그러고는 공을 잡자마자 반대편 골대를 향해 반 박자 빠른 슈팅을 때렸다.
아주 간단하게.
출렁!
호영의 두 번째 골.
모두가 감탄할 만한 연계플레이였다.
호영의 침투능력은 환상적이었고, 그것을 가능케 한 오스카의 빌드업은 완벽했다.
하지만 오스카는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하기 보다는 호영의 실력에 감탄했다.
‘미친. 파투보다 빠르잖아?’
그뿐만이 아니었다.
패스보다 빠른 다리는 물론이고, 공간침투 능력에 안정적인 슈팅능력까지.
호영은 돌파에 있어서 필요한 요소를 모두 지니고 있었다.
“하.”
진심으로 감탄스러웠다.
도대체 저런 괴물이 어디서 튀어나온 걸까?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제법이네···. 제법이야······.”
오스카는 호영의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나이스.”
호영의 엄지가 머리 위로 올라갔다.
덩달아 오스카의 입 꼬리도 살짝 올라갔다.
이후의 경기는 오스카와 호영의 호흡을 앞세운 A팀이 주도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오스카는 문득 깨달았다.
언젠가부터 호영의 스타일에 맞춰서 플레이하는 자신의 모습을 말이다.
참 신기한 일이었다.
지금까지는 항상 자신을 중심으로 게임이 흘러갔는데 오늘은 그 정반대였다.
마치 마성에 빠져드는 기분.
‘나쁘지 않네.’
무엇보다 호영과 수준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삐익!
전후반 80분간의 경기가 마침내 끝났다.
최종적으로 호영이 2골 2도움을, 오스카가 2도움을 기록했다.
“허억···.”
호영은 그라운드 위에 털썩 주저앉아 호흡을 골랐다.
혀끝에서 단맛이 감돌았다.
엄청난 활동량을 보였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런데 그때, 호영에게 다가온 한 소년이 있었다.
오스카(Oscar).
“좀 한다?”
자존심이 드센 오스카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었다.
그리고 손을 내밀었다.
“반갑다.”
팀원으로 인정하겠다는 뜻이었다.
4월은 올해 들어 최고로 분주한 달이었다.
호영은 팀 컬러에 적응하는데 주력했고, 그 결과 U15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재능 몇 가지를 탐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비약적인 재능의 발전도 이뤄냈다.
그리고 5월 1일 토요일.
‘캄페오나투 브라질레이루 세리이 A’라는 명칭의 U15전국리그가 개막되었다.
1부 리그에서는 20개 팀이 참가하고 있으며, 현재 디펜딩챔피언은 CR플라멩구(Flamengo)였다.
하지만 올해에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접전이 예상되었다.
오스카, 카세미루, 더글라스, 우호영 등 굵직굵직한 유망주들이 대거 포진한 상파울루FC.
네이마르라는 초특급유망주를 영입한 산투스FC.
위의 두 팀이 1부 리그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그만큼 국내외 축구계의 관심이 꽤나 집중된 상태였는데, 그런 점에서 오늘의 첫 번째 경기는 매우 중요했다.
호영에게도 마찬가지.
U15리그 데뷔전인 만큼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얼마나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지도 관건이나, 그보다 중요한 건 팀원들과의 호흡이었다.
‘상대는 중위권 팀. 좋다.’
첫 번째 상대는 포르투알레그리(Porto Alegre)를 연고지로 삼고 있는 그레미우(Gremio) U15팀이었다.
경기 장소는 상파울루 시립 경기장 아레나 파울루 스타디움.
상파울루FC의 홈경기였고, 호영의 포지션은 좌측에 위치한 처진 스트라이커였다.
그리고 오스카가 그 밑에서 백업을 해줄 예정이었다.
호영이 그에게 악수를 건넨 것은 경기장에 나서기 직전이었다.
“잘해보자.”
그 말에 두 축구천재가 손을 맞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