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 singer is one RAW novel - Chapter 80
75. 내가 아닌 우리 >
천재인 은혜와 놀아주고 있는데 선생님이 은혜를 데리고 갔다.
“남편이 할 말이 있다고 하네.”
“네. 선생님”
은혜를 선생님에게 넘겨주고 본부장님에게 갔다.
“부르셨어요?”
“그래. 잠깐 나가서 커피나 한잔하자.”
“네?”
“커피 마시자고, 할 이야기가 있어서 그래. 너 내일 회사에 나오지 않잖아?”
“아~네. 그렇죠. 내일은 광고 찍으러 가니까요.”
“그러니까 만난 김에 이야기 좀 하자.”
“나가서 해야 하는 이야기에요?”
“그런 건 아닌데 쉬는 날에 가족들 앞에서 일 이야기하는 건 좀 그렇잖아?”
“그런가요? 알았어요. 엄마, 나 잠깐 나갔다 온다.”
“그래. 다녀와.”
이 여사는 예성의 말에 대답하면서 괜히 이기호를 한번 째려봤다. 그 눈빛에 이기호는 왠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움찔했다.
근처의 커피숍으로 이동해서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하실 말씀이 뭔가요?”
“없는데, 그냥 답답해서 나오자고 한 거야.”
“네?”
“솔직히 기가 센 여자들 틈에서 혼자 있으니까 힘들어서 말이야. 하 쉬는 날에는 좀 쉬어야 하지 않겠어? 그런데 와이프에게 말해봐야 씨도 안 먹힐 테니 일 핑계를 댄 거야.”
“돌쇠 본부장님도 그런 날이 있기는 있군요.”
“나라고 무쇠 인간은 아니야. 그런데 예성 학생은 안 피곤해?”
“저야 뭐 괜찮아요. 일어날 때는 조금 힘들다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저보다는 오히려 미로 누나가 힘들겠죠. 오늘 강원도 간다고 새벽에 일어난다고 하던데.”
“그렇지. 하지만 오히려 그게 나아. 내가 말했지? 번아웃이야. 행복한 크리스마스날 아니야? 그런데 이런 날에 자기들끼리 숙소에만 있으면 축 늘어져서 안 돼. 그래서 억지로 끌어낸 거야.”
“굳이 그러실 필요가 있었을까요? 그래도 군부대 가면 여자아이들은 대스타 부럽지 않은 환호를 받는다고 하니 확실히 좋긴 할 것 같아요. 돈도 벌고 환호도 받고 크리스마스 느낌이 나겠네요.”
내 말에 본부장님이 헛웃음을 토했다.
“예성 학생 돈은 무슨 돈? 돈 쓰러 간 거야.”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행사 간 거 아녜요?”
“맞아? 그런데 돈은 못 벌어. 오히려 손해지. 오늘이 무슨 날이야? 크리스마스잖아. 선물 몇 개 쥐여 보냈지. 거기다가 행사표가 300만 원이야.
“많네요.”
“많아? 7명이 나눠봐. 거기다 메이크업이랑 머리, 의상까지 생각하면 손해야. 기름값도 안 나와.”
“헐, 그런데 왜 보낸 건가요?”
“안 보내면, 애들 계획 없어서 죽을 지경인데, 뭐라도 하게 해줘야지. 상은 못 받더라도 뭔가 일한다는 느낌을 줘야지. 연말이잖아.”
“스케줄이 왜 없어요? 요즘 역주행이라면서요?”
“역주행한다고 다 스케줄이 나오는 게 아니야. 음원차트 10위권에는 들어야지, 음악방송 순위는 50위권에 겨우 이름 올렸어. 그리고 사람들이 원해야 스케줄이 생기는 거야. 그러기에는 아직 약해.”
“그래요? 그런데 본부장님, 이건 그냥 하는 이야기니까 너무 제가 나댄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뭔데?”
“그냥 그 누나들 이번 앨범 접고 다음 앨범 준비해서 나오는 게 빠르지 않아요? 보니까 기획사에서도 푸쉬를 하는 느낌도 들지 않는데 말이죠.”
“잘 봤어. 예성 학생, 푸쉬가 끊겼어. 푸쉬하고 있는 건 나와 일형이 뿐이야. 회사에서는 이미 포기했어.”
“네? 정말요?”
“그래. 이번에 실패하면 다음에는 앨범을 낼 수는 있겠지만 푸쉬는 없는 거야. 무명그룹으로 나중에 우연히 뜨면 모를까? 그게 아니면 그냥 계약 끝날 때까지 묶여 있는 거야.”
“아니 왜요?”
“왜는 왜야? 실패했으니까 그렇지. 예성 학생, 이번에 아이돌 그룹 엎어졌다는 이야기 알지?”
“네.”
“새로운 그룹은 매년 하나씩 준비하고 있어. 이번처럼 데뷔전에 엎어지는 예도 있고, 계획단계에서 무산되기도 해. 이 말이 뭘 뜻할까? 굳이 레드엔젤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는 이야기야. 아니 오히려 레드엔젤이 아니어야 한다는 이야기지.”
“왜요?”
“왜는 왜야? 우리가 생각했던 게 틀렸다는 거지. 1집 나올 때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어. 그런데 그런 게 우리만이 아니잖아. 다들 죽기 살기로 하는 거야.
그런데 다른 소녀 그룹에 밀려서 활동을 접었지. 그리고 이번에는 저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색깔을 달리해서 앨범을 냈는데 그것도 실패했어.
이런 상황에서 레드엔젤에 다음 앨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윗사람들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느낌이지.
투자해도 안 된다. 두 번이나 연속으로 말아먹었으니까. 포기하자. 차라리 새로운 물독을 준비하자. 이렇게 이야기가 되는 거야. 대체할 자원이 많은 대형기획사니까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지금 활동하고 있잖아요?”
“그래. 그렇지. 그런데 방금 예성 학생이 말했듯이 기획사의 푸쉬는 없는 상태야. 나와 일형이가 그 애들을 포기 못 하는 거지.
예성 학생도 봐서 알잖아. 예쁘고 노래 잘해. 그런데 못 떴어. 예성 학생이 나라면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까?”
“그래서 저에게 곡을 주고 듀엣을 주선한 건가요?”
“그래. 예성 학생이 어차피 떨어진다면 홍보라도 하자는 생각이었지. 그리고 그때보다 지금은 훨씬 상황이 좋아졌어. 음악방송 차트 끄트머리라도 들었으니까.”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그런데 그런 일이라면 오히려 저보다 선배님들인 뷰티핑크나, 딕스분들이 더 낫지 않아요?”
기획사에 이분들 말고도 선배님들은 있다. 하지만, 본부장님이 말했듯 기획사의 푸쉬가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핫한 이들을 꼽으라고 하면 뷰티핑크와 딕스였다.
“허, 기획사에서 그걸 보고만 있을 것 같아? 잘못해서 사고라도 나면 회사 수익의 직격탄인데. 거기다 팬클럽들도 있잖아. 그들도 가만있지 않아.”
“그렇군요. 그럼 누나들은 다음 앨범은 없는 건가요?”
“지금 상태에서는 그렇지. 만들 수는 있어. 하지만 쇼케이스나 홍보 쪽은 기획사의 푸쉬가 없다시피 할 거야.
그렇다고 하면 지금보다 못한 상황이 되는 거야. 그래서 지금 내가 활동을 억지로 시키고 있는 셈이지.”
“그런데 그게 도움이 되는 건가요? 상황이 딱히 더 좋아지지 않잖아요? 미로 누나가 어제 일로 시선을 끌기는 했지만, 이거로는 솔직히 무리잖아요.
미로 누나가 예능에 나가서 대활약할 수 있는 스타일도 아니고.”
지금 대세 걸그룹이라면 다독여 주면서 끌고 갈 테지만, 지금 상태에서 나갔다가는 오히려 상처만 받을 것이다.
“흠, 그래서 말인데, 예성 학생이 좀 도와줘야겠어.”
“제가 돕는다고 뭐가 바뀔까요? 저도 예능 젬병인데?”
내가 나간 라디오 시대에서 나는 개인기만 화제가 되었을 뿐 그렇게 재미있는 캐릭터는 되지 못했다.
“괜찮아. 그거야 그 방송이 너무 세서 그런거고, 그리고 예능에 같이 나가라는 이야기가 아니야.”
“그럼요?”
“예성 학생, 슈스케 콘서트 어제 Y 라이브로 방송된 거 알지?”
“네. 보지는 못했지만, 어제 카메라가 보이길래 물으니 실황중계 Y라이브 생방송으로 나간다고 하던데요.”
Y라이브는 와이버의 인터넷 방송이다.
초기에는 스타들의 일상생활이나 홍보 등을 다루는 라이브 방송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방송국과 연계해서 예능방송에도 사용되고 있었다.
“그래. 그리고 예성 학생과 미로의 노래가 검색어에 오른 것도 Y앱의 힘이 컸어. 알다시피 고작 몇 사람이 후기 올렸다고 화제가 될 리가 없잖아? 그리고 지금도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어서 하트 수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어.”
본부장님은 말씀하시고는 핸드폰으로 방송을 보여주었다. 방송은 콘서트에 참가했던 가수별로 나누어져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내가 부른 어머니에게도 60만 개가 넘는 하트 수가 기록되어 있었다. 더구나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는 90만이 넘었다.
하루 만에 이런 하트 수라니, 정말 대단한 일이다. 내가 유명 아이돌도 아닌데. 댓글을 보니 한글보다 오히려 영어와 다른 나라의 언어로 댓글이 많이 달려 있었다.
“많이 봤네요.”
“그렇지? 그래서 말인데. 예성 학생, 우리 채널 하나 만들자.”
“네? 채널요? 설마 Y앱에요?”
“그래. 어때?”
“어떠냐고 물으셔도 만들어서 제가 뭘 할까요? 다른 아이돌들처럼 얼굴만 봐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그냥 이것저것 하는 거야. 이렇게 듀엣도 하고······. 아까 어머니에게 들으니 요리를 잘한다고 하시던데?”
헐,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제가요? 아뇨. 그냥 혼자 밥해 먹고 사는 정도죠. 어머니가 집에 늦게 오시니까요.”
“그래. 어머니도 그러시더군. 혼자서 밥 잘해 먹는다고, 그러니까 채널 만들어서 요리 같은 거 해보는 게 어때? 거기에 레드엔젤들 하나씩 끼워서 조수로 쓰는 거야.”
“느낌상 누나들이 요리하고 제가 조수 하는 게 낫지 않아요?”
“어허, 예성 학생, 내가 말했잖아. 교회 오빠 잊었어? 자상한 남자가 되는 거야. 예성 학생이 요리를 만들고 레드엔젤이 먹고 감탄하는 쪽이 좋아.
그리고 이것만 하는 것도 아니야. 가끔 애들이 반주하고 예성 학생이 노래를 부르는 거야. 듀엣도 가끔 하고.
일단은 레드엔젤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예성 학생이 하는 채널을 우리 GJ의 소통창구로 만들려고 해. 연습생들도 가끔 출연시키고 홍보도 하는 그런 창구 말이야.”
“헐, 일단 하는 건 확정인가요?”
“그래. 왜? 하기 싫어?”
“아니, 상관없기는 한데, 어차피 매일 하는 건 아닐 거잖아요?”
“당연하지. 이것만 하고 있을 시간이 어디 있어. 일단 내일 광고 촬영 끝나면 라디오 순회 들어갈 거야.”
뭐가 이렇게 즉흥적이야? 이제껏 아무 말 없다가? 그냥 흥했으니 여기저기 나가라 이건가?
“느닷없이 갑자기 라디오를 나가라고요? 그게 마음먹는다고 되요?”
“되지. 레드엔젤이라면 내가 친한 PD들에게 술 사면서 사정을 해야 할지 몰라도 예성 학생은 그냥 되는 거야.
그냥 전화해서 우리 예성 학생이 나가고 싶어 하는데 어떠냐고 물으면 당연히 좋지. 왜? 지금 화젯거리이잖아? 거기다 이번 노래가 검색어에 올랐지.
그리고 나간 방송이라고 해봐야 슈스케 끝나고 라디오 시대 하나야. 이미지 소모가 되지 않은 연예인이 나간다고 하는데 누가 싫어할까?
라디오는 진행자, 사연, 게스트가 전부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 핫한 예성 학생이 나간다는데 당연히 좋다고 하지. 그러니까 미로랑 가서 방송마다 한 번씩 불러.
그러다 미로에 대한 반응이 괜찮으면 레드엔젤을 밀어 넣는 거지.”
열띤 표정으로 말하는 본부장님을 가만히 보다가 물었다.
“언제 생각한 건가요? 그냥 저 보니까 문득 생각나서 막 던지는 거죠?”
내 물음에 본부장님은 쿨하게 인정했다.
“그래. 맞아. 지금 생각하면서 말하고 있어. 내가 전에도 말했다시피 나는 예성 학생이 오랫동안 가수생활을 하기 바라는 사람이야.
그리고 느긋하게 제대로 준비를 하자고 말했지. 하지만 예성 학생이 인기를 끌잖아. 그런데 그냥 넘기기에는 너무 아깝잖아.”
본부장님의 말에 나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도 솔직한 마음은 이런 시기가 앞으로 다시 올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얼마 줘요?”
“하아~, 예성 학생. 그러지 마! 없어 보여. 돈 많이 벌게 되었잖아.”
“궁금하잖아요. 거기도 한 15만 원 주려나?”
“거기서 앞에 1을 떼. 그러면 돼.”
“5만 원이요? 정말 그거 줘요?”
“그래. 그래도 라디오는 오래 안 걸리잖아.”
“그리고 가수는 노래 부르면 노랫값으로 몇천 원 더 줘.”
아, 바닷가의 짠 내가 코끝을 스며든다. 몇천 원이라니, 여기에 기획사와 나누고 세금도 있지 않은가?
본부장님의 핫하다는 이야기가 이제는 이해가 간다. 5만 원을 받아서 좋은 사람 중에 인기라는 이야기이다.
한 시간의 방송이지만 기다리고 준비하고 노래까지 할 텐데 너무 싼 거 아닌가?
“예성 학생, 방송은 돈 보고 하는 게 아니라고 했잖아? 예성 학생이야 굳이 안 해도 되지만 그냥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을 돕는다고 생각하고 해주길 바라.”
아, 설명을 다 해주고 시키는데 내가 뭐라고 할까? 이건 싫다고 말하면 레드엔젤의 생명 호흡기를 내 손으로 떼게 한다는 이야기와 뭐가 다를까?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인사도 하고 심지어 노래도 함께 부른 사이인데 이걸 어떻게 거절할까?
이 이야기는 나에게 해가 될 일도 아니지만 나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다. 차라리 앨범을 빨리 준비해서 나오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나에 대한 이미지가 좋을 때 그만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든다.
‘내년 1월에 앨범준비를 시작한다고 해놓고, 이렇게 일을 벌여도 되나? 한두 개 나가는 거면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안 했을 텐데.“
본부장님을 쳐다보니 억지로 권할 생각은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거절하기도 모호했다.
‘장 프로듀서님이 미로 누나를 어린 나이 때 본부장님이 직접 설득해서 데리고 왔다고 했지. 그래서 이렇게 마음을 쓰는 건가?’
“알겠습니다. 본부장님 말씀대로 하는 거로 해요.”
“그래. 그리고 예성 학생에게 스케줄이나 광고가 들어오면 그걸 우선할 테니 너무 앞일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어.”
“그거 말고 앨범을 우선해주셔야죠.”
“앨범이야 때 되면 나오는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이런 분위기라면 걱정해야 할 것 같은데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차마 입으로 내뱉지는 못하겠다.
“일단 내일 광고 찍고 그럼 다시 이야기를 해보자. 나는 나갈 프로그램을 잡아 볼 테니. 그럼 가자.”
“네.”
다시 가게로 돌아가 본부장님 가족은 떠나고 나는 엄마와 동생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다음날이 되자, 나는 준비를 마치고 석태 형을 기다리고 있었다. 광고 촬영을 처음으로 하기에 걱정 반 설렘 반의 기분으로 긴장하고 있었다.
전화가 울리기에 보니 본부장님이었다.
“여보세요?”
“예성아, 내려와라.”
“네. 지금 갑니다.”
전화를 끊고 서둘러 내려갔다.
‘왜 본부장님이 오신 거지? 석태 형이 아픈가?’
내려가 차에 올라 본부장님에게 물었다.
“석태 형은요?”
“기획사에 있다. 내가 너랑 이야기가 필요할 것 같아 왔어.”
“아직도 할 이야기가 더 있어요?”
“너 혹시 축가 해볼 테냐?”
“네?”
“축가 몰라? 결혼식 할 때 축하한다고 불러주는 노래말이야.”
“당연히 알죠. 그런데 저에게 그런 걸 물으니까 하는 말이죠.”
“너에게 오퍼가 들어왔으니까 말하지.”
“저에게요?”
“그래. 네가 부른 노래가 너무 좋다고 꼭 좀 와서 불러줬으면 한다고 하더라.”
“누가요?”
“넌 모를 텐데. 이재홍 해설가라고 있어. 완전 노총각인 사람이 이번에 장가를 가거든. 그런데 네 노래를 듣고는 꼭 좀 와서 불러 줬으면 한다고 지인의 지인을 통해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면서 어제저녁에 연락이 왔다. 그런데 며칠 남지 않아서 빨리 연락을 해줘야 해서 내가 왔다.”
“네. 언젠데요?”
“31일이야.”
“올해의 마지막 날이요? 정말 금방이네요. 미로 누나도 가는 건가요?”
“그래. 미로뿐만 아니라 참가했던 코러스들도 다 갈 거야. 꼭 그때와 똑같이 불러달라고 했으니까. 콘서트에서 했던 것처럼 똑같이 해달래.”
“우와 정말 다 불렀단 말이에요?”
“그래. 늦은 결혼이니 제대로 하고 싶다면서 말하더라.”
“이 나이에 제가 별걸 다 해보네요.”
“할 거야?”
“네. 그런데 무보수는 아니죠?”
“물론이다. 천만 원 받았다.”
“가서 노래 한 곡을 부르는데 그 돈을 준다고요? 이거 많은 거죠?”
“많다. A급이다.”
“헐, 돈 있는 사람인데 왜 지금 결혼하는 건가요? 사고 쳤나 보네요.”
“아니, 야구선수들이나 축구선수는 겨울에 많이 해. 다른 계절에는 운동하느라 바쁘니까. 이 시기에 결혼해야 많은 축하를 받을 수 있지.”
“축의금을 노리는 거네요.”
내 말에 본부장님은 피식 웃었다.
“그럴 수도 있지. 뿌린 게 정말 많을 테니. 그럼 그렇게 알고 한다고 말한다.”
“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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