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 all-purpose machine RAW novel - Chapter 84
86화
「일정 조건을 만족함으로써 쉘터 의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LV.3쉘터 효과」
– 리더의 근력 +4, 민첩 +4, 지능 +40거주민들의 근력 +2, 민첩 +1, 지능 +1「보유 쉘터」
쉘터 명 : 아포칼립스
레벨 : 3
인원 : 501
소유자 : 박시현(메카닉)
부소유자 : 쯔쉬안(힐러)
충성도 : 86
쉘터E의 생존자들을 받아들인 덕분에 쉘터의 레벨이 상승했다. 그만큼 충성도도 내려갔지만, 어차피 충 성도야 시간이 지난다면 다시 올라 갈 것이다.
‘쉘터 효과가 개꿀이긴 하네.’
초능력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지능을 올릴 수 있다는 건 매력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쉘터 가 발전하는 한, 쉘터의 리더인 내 능력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겠지.
2의 배수로 상승하는 걸로 알고 있으니 4레벨 때는 모든 능력치가 8상승할 것이다. 그 다음은 16. 물론 4레벨, 5레벨 쉘터를 찍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계속 발전하고, 쉘터 인원을 이 섬 이미어터질 때까지 수용한다면 4레 벨, 5레벨은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니, 그전에 도시로 쉘터를 확장 해야겠구나.
잠시 멈춰 서서 그런 생각들을 하던 나는, 이내 트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디아블로는 아직 일어나지 못했다고 했지만, 녀석이 일어나는 건 시간문제다. 한시라도 빨리 녀석을 위한 미스릴 감옥을 만들기 위해, 낙원상들의 물자에서 미스릴을 찾을 생각이었다.
내 앞에 늘어진 상자를 꺼내다 보니, 문득 과거 일이 떠올랐다. 방송 하던 시절에는 이것도 주 컨텐츠들 중 하나였다.
-낙원상 상자 28개 언박싱.
-상자깡 28개? 그런데… 이게 나올 수 있다고?
라는 어그로성의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려서 몇천 조회수를 달성한 적 도 있다. 고작 몇천 조회수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고작 수십 따리였던 내게는 대단한 조회 수였다.
어쨌거나…
‘첫 번째 상자 언박싱, 지금 시작 해보겠습니다.’
나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상자를 열었다. 상자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건 은색으로 빛나는 금속 주괴 들이다. 처음부터 바라던 게 나왔다. 미스릴 주괴.
「미스릴 주괴 X기을 획득했습니다.」
하나도 아니고, 무려 71개l. 이 정도면 충분히 대박이다.
‘언박싱 종료하겠습니다.’
일단은 이 주괴들을 사용해 디아블로를 가둘 감옥을 만들 생각이다. 나는 금속 변형으로 미스릴 주괴 20개를 소모해, 녀석을 가둘 감옥을 만들기 시작했다.
통짜 미스릴이니 녀석을 완벽히 가 둘 수 있으리라. 녀석이 굶어죽지 않게 지속적으로 먹이도 제공해야 할 테니, 배식구 정도는 만들어줘야겠지.
녀석을 이 원형의 감옥 안에 가두고, 이 섬의 지하에 새로운 ‘우리’를 만들어 녀석을 가둘 생각이었다. 깊은 지하라면 녀석이 좀비 소환등과 같은 수작질을 부리지 못할 테니까.
그렇게 완성된 감옥. 사실 감옥이 라기보다는 공같이 생긴 모양새다. 나는 안드로이드 로봇을 통해 미스릴 감옥을 운반하게시키고, 거주민 들이 녀석을 감시하는 곳으로 향했 녀석의 상태는 참혹했다. 사지는 잘려나갔고, 온몸의 상처에는 총알 자국이 가득했다. 설마 죽은 건 아니겠지? 하고 바라봤지만 다행히 녀석의 심장이 뛰고 있다.
뭐, 살아도 제대로 산 상태는 아니 겠지만. 나는 아직 눈을 감고 있는 녀석의 사지를 미스릴 구속구로 묶었다. 그리고 쯔쉬안을 불렀다.
“쯔쉬안.”
“알았어요, 시현.”
미리 언질 받은 대로 그녀는 디아블로에게 힐링을 사용했다. 녀석의 상처가 말끔히 치유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가 조절한 탓인지 사지 가 복원되지는 않았다.
그 순간, 녀석이 눈을 번쩍 떴다. 그래 봐야 할 수 있는 건, 몸을 흔들다가, 나를 죽일 듯한 눈동자로 쳐다보는 것밖에 없었다. 나는 금속 변형을 통해 미스릴 감옥을 봉쇄시켰다.
배식구역시 마찬가지였다. 플라워 같은 촉수 공격으로 사람들을 해치 지 말란 법은 없으니, 밥 시간대만 배식구를 열어야겠지.
안에서 녀석이 쾅쾅 두드리는 듯한 미세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겉면에는 티도 나지 않았다. 안드로이드 로봇들은 내 명령 하에 녀석을 가둔 미스릴 감옥을 옮기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어디 바다에라도 빠 트리고 싶지만, 녀석이 굶어 죽기라도 한다면 이쪽이 곤란해지니까… 당분간은 저 상태로 놔둬야겠지.
‘뭐, 어쨌거나 이걸로 완전히 해결한 셈인가.’
만약 시나리오 3가 시작된다 해도 문제없다. 보스를 이쪽에서 붙잡고 있으니까. 나는 지하로 모습을 감추는 안드로이드 로봇들을 보면서, 다시 트럭 옆으로 돌아갔다.
언박싱을… 마저 진행해야겠지?
「구원교의 불길한 십자가 x1을 획득했습니다.
「플라즈마 건 x6을 획득했습니다.」
「케르베로스의 머리통 x1을 획득 했습니다.」
「아다만티움 반지 x1을 획득했습니다.」
「낙원의 입장권 x2을 획득했습니다.」
「신비한 영약 x1을 획득했습니다.」
「설계도 : 소형 헬리콥터 x1을 획득했습니다.」
「설계도 : 렙틸리안 파워 슈트 x1을 획득했습니다.」
아주 대박이라 할 수 없고, 딱 중 박 정도라 할 수 있었다. 뭐, 말이 중박일 뿐, 안에서 나온 물건들은 시나리오 2에서는 구경도 못 할 물건들이 태반.
아다만티움으로 이루어진 아다만티음 반지라든가, 훗날 낙원으로 들어 갈 수 있게 해주는 낙원의 입장권이 라든가, 복용 시사용자의 신체 능력을 상승시켜주는 신비한 영약이라 든가…
그나저나 구원교의 불길한 십자가 가 있는 걸 보면 낙원상들이 구원교 와도 거래를 한 모양이다. 뭐, 의외는 아니었다.
실제로 구원교는 낙원의 주거래 대상들 중 하나니까.
동맹은 아니지만, 낙원에는 고상한 취미를 가진 또라이들이 많은 만큼, 그 고상한 취미를 충족시키기 위해 낙원상들은 구원교의 물품을 필요로 한다 했었다.
「구원교의 불길한 십자가」
내구도 : 77/77
근력 -3지능 – 3(단 구원교의 목걸이를 차고 있을 경우 마이너스가 플러스로 전환됨) 설명 : 불길한 기운이 흐르는 구원교의 십자가. 구원교의 목걸이를 차 고 있는 이들의 능력치를 올려주지만, 지속적으로 착용한다면 왠지 안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지속적으로 착용한다면 워런 존스에게 세뇌된다. 초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서 시험하겠다고 계속 차고 다니다가, 정신 지배당해서 졸지에 트롤러로 몰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나는 망설임 없이 불길한 십자가에 금속 분해를 사용했다. 놔둬 봐야 쓸모없는 물건인데다, .
십자가의 미스릴이 녹고 앙상한 뼈 만이 남는다. 이건 인간의 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안드로이드 로봇을 시켜 불태워버렸다.
하나, 하나 물품을 뒤져보던 나는 이내 렙틸리안 파워 슈트의 설계도에 눈길을 줬다. 렙틸리안 파워 슈트. 성능만 보면 보급형 파워슈트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일반 파워 슈트.
하지만 렙틸리안 파워 슈트는 가성 비가 좋다. 재료가 미스릴이 아닌 금이라는 것부터 다른 파워 슈트와는 궤를 달리한다. 금이 귀한 건 사실이지만, 미스릴보다야 훨씬 구하기 쉬우니까.
‘대량으로 제작할 수 있지.’ 내가 만드는 것보다 효율은 떨어지 겠지만, 작업용 안드로이드 로봇들 로 대량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렙틸리안 파워 슈트를 우리 거주민들에게 장착시킨다면.
더 나아가, 렙틸리안 파워 슈트로 거래 품목으로 삼아서 미스릴을 얻어낼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창조 경제인 셈이다. 바하라 광산에서는 원재료인 금을 캘 수 있다.
물론 미스릴 역시 캘 수 있지 않느냐고 물어볼 수 있겠지만, 미스릴 이 나오려면 적어도 광산 레벨이 15는 돼야 한다. 금은 그보다 낮은 8, 훨씬 일찍 캘 수 있다.
‘이건… 대박이네.’
플레이어들에게는 쓰레기 취급받는 아이템이었지만, 지금의 우리 쉘터에 있어서는 대박이라 할 수 있었다.
나는 생각난 김에, 바로 렙틸리안 파워 슈트를 만들어보기로했다. 금은 우리 쉘터에도 있다.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렙틸리안 파워 슈트 몇 벌을 만들기는 충분한 양이다.
먼저 퀸에게 설계도 분석을 맡겼다.
「설계도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 : 17분 32초」
17분 32초 후에 바로 렙틸리안 파워 슈트 제작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
* * *
거주민들은 구리 광석을 운반하기 위해 바하라 광산에 갔다가 야생 돼지를 발견했다. 그것도 한 마리도 아니고, 여러 마리.
그들은 포획하는데 성공했고 싱글벙글 웃으며 쉘터로 올라왔다. 그리고 그 모습은 알렉스 교수의 눈에 목격됐다.
“그 돼지는 뭔가?”
“리더의 명을 받들어 광산 안으로 들어갔다가 발견해서 잡아왔습니다… 그런데 어르신,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십니까?”
페드로는 얼른 돼지의 앞을 가로막았다. 알렉스 교수의 시선에서 탐욕을 느꼈기 때문이다. 설마… 저 나이에 자신들이 구워 먹을 이 토실토 실한 돼지를 탐하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그 돼지, 나 주게.”
“어르신… 이 돼지는 저희끼리 먹 기로 한…”
쉘터B 출신의 거주민들도 옳소, 옳소 긍정하는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이 사람아. 자네들이 오늘 이 돼지를 잡아먹는다면 오늘로 끝이겠지. 하지만 이 돼지를 키워서 교배에 성공한다면? 두 마리, 세 마리도 잡을 수 있을 거야.”
“자네들만 배에 기름칠해서 뭐하나? 쉘터 전체가 잘 먹고 잘 살아야지.”
“…알겠습니다, 어르신.”
결국 페드로의 고개가 끄덕여지고 말았다.
집단이 잘 먹고 잘 살자는데, 거기에 항변해봐야 자신의 꼴만 추해질 뿐이다. 그들은 결국 토실토실한 돼지를 알렉스 교수에게 양도하고 말았다.
알렉스 교수는 양도받은 돼지들을 이끌고 최근 지었던 축사에 집어넣었다. 박시현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나름 현대의 축사와 비슷하게지은 건물이었다.
그가 직접 제작한 사료의 냄새를 킁킁 맡는 야생돼지들을 쳐다보며 그는 생각했다.
‘성공만 할 수 있다면…’
농업에 있어서는 대가라 할 수 있지만 축산업에 있어서는 영 문외한 이라 말할 수 있는 그다. 그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쯤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성공만 한다면. 쉘터 전체는 보다 풍요로운 식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육류가 있고 없고는 식탁 의 풍성함을 180도 뒤바꾸니까.
‘그나저나… 고놈 참 맛있게 생겼군. 한 마리만 잡아먹어 볼까?’
가장 토실토실한 돼지-그는 이 돼지에게 장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를 바라보며 알렉스 교수는 괜스레 쩝쩝 입맛을 다셨다.
마지막으로 고기를 먹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통조 림을 통해서 먹어본 적은 있지만, 갓 구운 고기 말이다.
돼지 사육에 성공하면 마리아를 시 켜서 박시현에게 건넬 베이컨부터 만들어야겠다. 버터를 흠뻑 바른 베 이컨. 상상만 해도 그 풍미가 기대 된다.
“거, 돼지 참 맛있게 생겼군.”
그때, 그를 발견한 버니가 터덜터덜 그에게 다가왔다. 알렉스 교수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어때? 일은 잘 마치고 왔나?”
“글쎄, 노력은 하지만… 그게 어디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 하지만… 퀸이 말하기를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하더군. 물론 조금씩 좋아져 봐야겠지.”
그는 다리를 분해하기 전, 건너왔 다가 거주민들에게 붙잡힌 좀비를 통해 그의 능력을 연습하고 있었다.
좀비 지배.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좀비들은 그를 동족으로 인식했지만, 그의 명령을 따르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좀비들에게 어느 정도의 명령을 내리는 것이 가능했다. 그래봐야 대부분 일반 좀비고, 변종 좀비는 잠시 명령을 듣게 만드는 것이 고작 이지만.
“그래도 잘되고 있다니 다행이군.”
“잘되고 있다곤 안 했어. 그나저나 저 돼지, 안 먹을 건가?”
알렉스 교수는 버니의 위아래를 살핀다. 그리고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분명 여기 처음 왔을 때는 앙상하게말랐던 그였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상당히’ 푸짐해졌다.
하기야, 잘 먹고 잘 자니 살이 찌 려야 안 찔 수가 없겠지.
“자네가 돼지라 해도 믿겠군.”
“뭐라고?”
“못 들었으면 말게.”
알렉스 교수는 천연덕스럽게 어깨를 으쓱이며 태양을 바라봤다. 태양 이 오늘따라 밝았다.
아포칼립스 만능기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