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 became the strongest Alba RAW novel - Chapter 20
20화-좀비가 뛰어다닌다고
산을 지나자마자 예상대로 도시를 발견했다.
조과장이 가자고 했던 읍 단위 도시보다 훨씬 큰 것 같았다.
도로 표지판이 없어진 것처럼, 도시로 진입하는 다리의 표지석들에도 지명이 지워져 있었다.
나는 지워진 표지석을 보며 불만을 토해냈다.
“지명이나 건물의 주소도 다 지워져 있어요. 제대로 된 지도가 있어도 이동이 쉽지 않겠는데요. 정말 이동을 방해하려고 작정한 것 같네요.”
“그러니까, 내가 지도를 잘못 본 게 아니야. 원래 이랬던 거라고.”
“조과장님. 그건 아니죠. 그래도 지도에 나온 길 따라서 왔으면 하루면 도착했을 거리 아닙니까? 그걸 사흘 만에 온 거잖아요. 산에서 많이 헤맸어요.”
“진웅이 자네는 너무 사실을 말하는 경향이 있어.”
툴툴거리는 조과장을 선두로 일행은 다리를 건너 도시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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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나 보던 폐허의 도시가 이런 것인가 싶었다.
길가에 놓인 자동차는 불타있거나 창이 깨져있고 듬성듬성 보이는 가게들도 약탈당한 모습이었다.
좀비와 싸운 듯 붉은 사람의 피와 검붉은 썩은 피가 바닥과 벽에 말라붙어 있었고 약탈당한 자동차들을 옮겨서 통행에 불편함을 주었다.
나는 넓은 대로 중간중간을 막은 자동차와 떨어진 간판들로 장애물을 만들어 둔 지역을 피해 가고 있었다.
“베어랜드에서 길에 장애물을 만든 것처럼 여기도 장애물로 좀비의 움직임을 막았어.”
“그래, 군데군데 좀비와 싸운 흔적이 많아.”
“여기가 더 인구가 많았으니 좀비의 수도 많았겠지?”
“그랬겠지. 그런데 지도에 아직 잡히는 건 없어.”
“알았어. 뭐라도 보이면 바로 알려줘.”
“그래. 걱정하지 마.”
나는 계속 장애물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이동했다.
누군가 만들어 두었으니 따라가면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경계해야 하기는 하지만 굳이 피해 다닐 이유는 없다.
한참 이리저리 꼬아 놓은 길을 따라가다 보니 넓은 공간이 나왔다.
나는 교문으로 보이는 문 앞에 섰다.
“운동장이네요?”
“분명 학교인데 교문 옆 명패에 이름도 지워져 있어. 이거 참 꼼꼼하군.”
누군가 자동차와 장애물로 좁은 길을 만들었고 그 길을 따라와 보니 이름 모를 학교 운동장 앞이었다.
아무래도 베어랜드에서의 우리처럼 좀비들을 유인하는 길이 분명해 보였다.
“지도에 잡히는 건 없어?”
“내가 알 수 있는 거리에서는 없어.”
겉으로 보기에는 함정같이 땅을 파거나 덫을 놓은 흔적은 없어 보였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운동장으로 들어섰다.
운동장을 반쯤 지났을 때 어디선가 웅 하는 기계음이 들렸다.
동시에 안성희가 소리쳤다.
“사람이야! 빨라!”
우리는 모두 무기를 꺼내 들고 사방을 경계했다.
쉬이이잉-! 쉬잉-!
학교 건물 뒤에서 흙먼지를 날리며 무언가 빠르게 달려왔다.
그 무언가를 보고 난 입을 벌리며 잠시 무방비 상태가 되었다.
“킥보드야??”
정말 전동킥보드 3대가 빠르게 달려왔다.
운전하는 사람 뒤에는 한 명이 허리를 잡고 한 손에는 야구 배트와 쇠파이프를 들어 있었다.
킥보드에 탄 사람들은 어두운 옷과 후드티, 마스크를 써서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전기든, 가스든, 기름이든 에너지를 이용한 기계들은 다 멈추었다.
만약 멈추지 않은 기계가 있다면 그건 아이템이다.
지금 달려오는 전동킥보드들은 내 곰돌이 갑옷을 빼고는 처음 보는 탑승형 아이템이었다.
쉬이이잉-! 쉬아악-!
그 순간 킥보드 뒤에 탄 각성자가 나를 향해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깡-!!
나를 몸을 낮추며 빠루로 쇠파이프를 막았다.
쉬이잉-!
공격이 막힌 킥보드는 빠르게 한 바퀴 돌아 다시 달려왔다.
깡-! 까까깡-!
다시 킥보드의 공격을 막았다.
조과장과 안성희도 무난하게 공격을 막았지만, 킥보드를 탄 사람들은 우리가 잡을 새도 없이 계속 빠르게 이동하며 공격을 이어갔다.
까깡-!
“당신들 누구야!”
깡-! 깡-! 깡-!
“왜! 다짜고짜 공격이야!”
나는 공격을 막으며 그들에게 소리쳤지만, 그들은 아무 말 없이 계속 공격했다.
쉬이익-! 까깡-!
“계속! 이러면!”
까까까깡-!
“더 이상 참지 않아!”
쉬이잉-!
3대의 킥보드는 한 바퀴를 돌아서 모여 섰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킥킥댔다.
“크크, 참지 않는단다.”
“흐흐, 무서워 죽겠네.”
“우리 속도에 정신 못 차리면서 끝까지 무게 잡네.”
“한 번에 조지자!”
“좋아-!”
쉬이이잉-!
3대의 킥보드는 나를 향해 빠르게 달려왔다.
킥보드 뒤에 탄 3명은 동시에 나를 향해 무기를 휘둘렀다.
“갑옷소환-!”
슈아악-!
“뭐, 뭐야?”
“어? 어! 어-!”
“부딪힌다!!”
나는 갑옷을 입고 양팔을 벌려 나를 향해 달려오는 키보드 탄 사람들을 한 번에 넘어트렸다.
콰악-! 파팍-! 퍼억-!
“억-!”
“커억-!”
“으악-!”
나는 바로 쓰러진 남자 두 명의 목덜미를 잡아서 들어 올렸다.
콱-! 터억-!
한 명은 발로 살짝 밟았다.
턱-!
“억-! 이, 이거 놔! 놔요-!”
“왜, 왜 이러세요!”
“어? 어어?? 살려주세요!”
나머지 남자들이 후다닥 물러났고 무기를 들고 나를 공격할 자세를 취했다.
“나를 공격하면 이 두 사람 머리를 터트려 버릴 거야. 내 발에 깔린 사람도 그대로 밟아 버릴 거고.”
무기를 들어 올리려던 남자들이 멈칫하고 당황했다.
“다시 묻는다. 너희들은 뭐야? 왜 우릴 공격한 거냐?”
“···!”
남자들은 어정쩡한 자세로 아무 말도 못 하고 서로 눈치 보며 서 있었다.
이 녀석들은 경비나 순찰하던 녀석들 같았다.
슥-!
나는 발을 살짝 들었다.
발밑에 깔린 남자가 후다닥 빠져나왔다.
“너희들! 그 자리에 멈추고. 넌 나하고 대화할만한 사람을 불러와!”
“예?”
“너희들 위에 누군가 시켰을 거 아냐? 불러오라고!”
발밑에서 빠져나온 내 말을 듣고 내 손에 잡힌 동료 두 명과 무기를 들고 어정쩡하게 든 세 명을 번갈아 봤다.
“서 있지 말고 빨리 가! 나 성격 급하다! 참을성 없어!”
“에? 예! 알겠습니다!”
남자는 그제야 정신 차리고 바로 킥보드를 소환해서 타고 운동장을 빠르게 달려갔다.
조과장과 안성희는 서 있는 남자들을 경계하며 내 옆으로 다가왔다.
“저 친구가 자기 무리를 많이 데려오면 어쩌지?”
“여기 있는 다섯 명을 인질로 삼든가 해야지.”
“인질?”
“응. 지금도 이렇게 두 명 잡고 있잖아.”
“어떻게 하려고?”
“뭐, 좀 잔인하더라도 살려면 어쩔 수 없지.”
나는 양손에 잡은 두 명을 슬쩍 흔들었고, 두 명은 겁이 났는지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나는 무기를 든 앞의 세 명에게 다시 물었다.
“너희들은 말을 못 하는 거냐?”
세 명은 눈으로 서로를 쳐다봤지만 계속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체계가 잘 잡혀있는 집단일까 궁금했다.
나는 그런 남자들을 계속 쳐다봤다.
후드티와 어두운 재킷에 마스크 밖으로 드러나는 눈을 보고 궁금증이 생겼다.
“너희들 고등학생이냐?”
세 명이 들킨 것처럼 움찔거렸다.
조과장이 나를 보며 물었다.
“이 친구들이 고등학생이라고?”
“예.”
“학생들이 왜 이러고 있지?”
“조과장님 자녀분들도 비슷한 나이라서 신경 쓰이시는 건가요?”
내 말에 조과장의 눈이 동그래지며 입이 벌어졌다.
“뭐? 이봐 진웅이, 도대체 내가 몇 살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40대 후반 아니에요?”
“이제 딱 40이야. 나 노안도 아니라고. 큰애가 이제 초등학교 들어갔다고!”
“아! 그렇군요. 생각보다···음, 아닙니다.”
나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고, 조과장은 자기 얼굴을 매만지며 혼자 툴툴거렸다.
양손에 머리가 잡힌 두 명도 앞에선 세 명도 또 우리 일행도 약간 뻘쭘한 상태로 누군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무게 잡는 데에는 좀 실패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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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학교 건물 뒤에 길이 있는지 누군가 달려왔다.
킥보드를 타고 간 남자 뒤에 진짜 교복을 입은 남자 하나가 뒤에 타고 같이 오고 있었고, 그 옆에는 키도 190cm 정도로 크고 몸도 근육질인 남자가 달려왔다.
‘저 덩치가 대장인가?’
덩치를 보고 대장 같다는 생각 했는데, 역시나 덩치는 저벅저벅 걸어서 내 앞에 섰다.
덩치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입을 열었다.
“나를 부르셨다고?”
“넌 대표로 대화할만한 사람인가? 대장이야?”
남자는 당당한 자세로 섰다.
“뭐, 일단은.”
“왜 우릴 공격 했지?”
“우리 영역에 들어왔으니까.”
“영역에 들어왔다고 경고도 없이 공격한다? 공격이 자유라면 물론 되치기당할 것도 각오한 거지? 불만 없지?”
남자는 양손에 잡힌 두 학생을 번갈아 보았다.
“···.”
덩치는 잠깐 생각하다 말을 이었다.
“어떻게 하면 풀어줄 거지?”
“계속 말해봐.”
“경고 없이 공격한 걸 사과하겠다. 또 무얼 주면 우리 동료를 풀어줄 수 있나?”
이번엔 내가 생각에 잠겼다.
사실 사람을 불러오라고는 했지만 무엇을 거래할 것인지까지는 생각하지는 않았다.
“사과와 일주일 치 식량과 대구로 가는 길을 알려줘. 그나저나 여긴 어디야?”
“여기는 거창군. 저쪽으로 죽 가면 거창, 고령군 지나서 바로 대구야. 제대로 가면 사흘이면 충분히 도착할 거리야. 그러니 식량은 사흘 치만 줄게.”
나는 안성희와 조과장을 슬쩍 봤고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식량은 충분했다.
우리 일행에게 정말 필요했던 건 이곳이 어디인지와 대구의 위치였다.
남자는 우리를 보고 허리를 확 접고 고개가 땅에 닿을 정도로 숙였다
“경고도 없이 공격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다 제 명령에 따른 것이니 제 책임입니다. 그리고 동료들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은 관대함에 감사드립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두 사람을 잡은 손에 힘을 풀었다.
“윽!”
“헉!”
내 손에서 풀려난 두 명은 후다닥 동료들에게 달려갔다.
나이는 많지 않은데 나름 굽힐 줄도 알고 학생들을 끌어나가는 게 저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리더로 보였다.
덩치는 동료를 보고 다시 나를 보며 물었다.
“당신들은 오늘 여기 거창에 처음 온 건가?”
“응, 오전에 도착했지.”
덩치는 잠시 멈칫하다가 심각한 표정으로 질문했다.
“며칠 전부터 동료들이 공격당하고 실종됐어. 그래서 의심스러우면 일단 제압하라고 동생들한테 말해 놔서 일이 이렇게 됐고.”
“그래서?”
덩치는 머리를 긁적였다.
“혹시, 며칠만 도와줄 수 있을까?”
“뭐?”
“우리 애들은 어려서 말을 잘 들어 먹지 않아서 그래.”
“음···잠깐만.”
“소환 해제!”
슈욱-!
갑옷을 해제하고 조과장, 안성희와 모였다.
“조과장님. 어떻게 할까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게 문제야.”
“맞아. 우리가 경찰도 아니고, 그런 걸 어떻게 찾아?”
“그렇지? 거절하는 게 좋겠지? 시간도 없고.”
조과장과 안성희는 덩치의 제의를 거절하기를 원했고, 내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가 대신 싸워주거나 수수께끼 같은 적을 찾아내는 용병이나 탐정 같은 사람들도 아니고 그런 일을 해 본 적도 없다.
이런 건 거절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과장과 안성희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거절하려고 덩치를 향해 몸을 돌렸다.
쉬이이잉-!
킥보드 한 대가 빠르게 달려왔다.
“오빠-!”
킥보드에 탄 후드티의 여자가 소리쳤고 덩치가 마주 달려갔다.
“무슨 일이야?”
“조, 좀비 무리가 나타났어요!”
“지혜하고 다른 애들 있잖아? 그걸로 안돼?”
“뛰어다니는 좀비가 있어요! 빠르고 강해서 우리 공격을 다 피하면서 좀비들을 지휘하고 있어요! 오래 못 버틸 거예요!”
“좀비가 뛰어다닌다고?”
덩치는 깜짝 놀랐다가 킥보드 탄 여자를 쫓아갔고, 다른 동료들도 덩치를 쫓아 우르르 달려서 사라졌다.
나와 조과장, 성희만 운동장에 덩그러니 남았다.
“가보죠.”
“가자고?”
“예, 새로운 좀비가 나타났다면 한번 알아봐야죠. 그래야 다음에 만나면 쉽게 상대할 수 있죠.”
조과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고, 안성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다른 존재가 나타날 줄은 알았는데 이렇게 빨라질 줄은 몰랐어.”
“나도 그래. 일단 가서 생각해 보자!”
나는 덩치들이 달려간 방향으로 쫓아서 달렸고 조과장과 안성희도 서둘러 나를 따라왔다.
***
나와 우리 일행이 싸우는 장소에 도착했을 때는 킥보드 일행들이 한창 좀비들과 싸우고 있었다.
슈아아앙-! 쉬이익- 퍼억-!
“키에엑-!”
한 명이 킥보드를 운전하고 한 명이 운전하는 사람의 허리를 잡고 무기를 휘둘러 좀비의 머리를 터트렸다.
킥보드 5대가 빠르게 오가며 좀비들을 상대하고 있어서 좀비의 숫자는 빠르게 줄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후아아아아앙-!
나와 이야기하던 덩치는 좀비를 향해 커다란 오함마, 슬레지 해머를 휘둘렀다.
쉬아아악-!
좀비는 이전의 좀비와는 다른 빠른 움직임으로 오함마를 피했고, 오함마는 충격에 땅이 울릴 정도로 바닥을 강하게 때렸다.
쿠웅-!
오함마를 피한 좀비는 달라붙으며 손톱으로 덩치를 긁으려 했고, 덩치는 오함마를 세우며 자루로 손을 막았다.
“키에엑-!”
카깡-!
“뭐야! 이거!”
덩치는 좀비에게서 급히 거리를 벌렸다.
좀비는 저 일행 중에서 강한 축에 드는 덩치와 거의 비등하게 싸우고 있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겉모습은 다른 좀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죽기 전에 몸이 좋았던 듯 어깨가 넓은 근육질이었다.
그리고 다른 좀비들보다는 옷을 제대로 입었다.
다른 좀비들은 품이 넓은 커다란 옷을 대충 걸친 모습이었다면 복식은 우리의 옷들과는 다르지만, 위아래 옷을 제대로 갖춰 입고 허리띠까지 두른 상태였다.
“키에에엑-!”
그리고 그런 좀비는 한 마리가 아니었다.
덩치와 같이 왔던 교복 입은 남자와 처음 보는 머리를 빨갛게 염색한 여자와 같이 싸우고 있었다.
쉬아악-! 까깡-!
휘이익-!
“크에에엑-!”
좀비는 교복 남자의 쇠파이프와 염색 머리의 야구 배트를 피하며 손톱을 세워 공격했다.
“크윽-!”
교복 남자는 좀비의 손톱을 가까스로 피하고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그때.
“크에에에에에엑-!!”
좀비 하나가 크게 괴성을 지르자 덩치와 싸우던 좀비가 화답하듯 소리 질렀다.
“케에에에에에엑-!!”
그러자 일반 좀비들이 괴성을 질렀다.
“키이익-!”
킥보드를 타고 무리를 공격하던 남자들을 외면하고 무리를 나눠 덩치와 교복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어어?”
“가기 전에 다잡아!”
이동하는 좀비들을 공격하는데 좀비들은 공격받아도 반응하지 않고 빠르게 달리는 좀비의 지시한 목표물만 공격했다.
“키에에에엑-!”
쉬이익-! 퍼퍽-! 퍽-!
“진석이 형을 보호해!”
“태현이한테도 지원을 가!”
슈우웅-!
좀비가 빠르게 움직이며 다른 좀비들을 지휘하니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저러다 당하겠어!’
나는 일단 교복 남자와 염색 머리 여자에게 달려갔다.
덩치보다 더 위태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갑옷소환!”
슈우웅-! 쿠쿵-!
“키이익-!”
곰돌이 갑옷을 입고 발로 크게 바닥을 밟았다.
교복 남자에게 손톱을 세우며 찔러 가던 좀비가 나에게 반응했다.
“크르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갸웃하는 게 나를 가늠해 보려는 것처럼 보였다.
“케에에엑-!”
좀비가 나를 향해 뾰족한 손톱을 세우며 달려들었다.
쉬아아악-!
그런 좀비에게 나를 주먹을 휘둘렀고 좀비는 바닥을 뒹굴었다.
퍼억-! 쿠당탕탕-!!
염색 머리 여자는 황당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저거 뭐야? 인형 탈이야?”
염색 머리 여자의 말에 교복 남자가 대답했다.
“황당하지? 나도 처음 보고 놀랐다니까?”
“우, 우리가 안 도와도 될까?”
“아, 아니 필요 없을 것 같다.”
교복 남자의 말대로 나는 좀비를 잘 상대하고 있었다.
쫙-! 쫙-! 쫘악-!
손바닥으로 따귀를 사정없이 때렸다.
쫘아악-! 쫘아악-!
처음에 좀비의 이가 부러져 튀어나오더니 그다음에 턱뼈가 나갔다.
쫘아악-! 우드득-!
곧 머리뼈가 함몰돼서 팔다리를 바르르 떨다가 몸이 축 늘어졌다.
쫘악-! 콰드득-!
교복 남자는 몸을 부르르 떨다가 멈춘 좀비를 보며 자기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으으으. 괜히 내가 맞는 것 같다.”
나는 좀비를 처리하자마자 덩치에 달려갔다.
덩치는 빠른 좀비와 그 좀비의 지휘를 받는 일반 좀비들의 공격을 힘겹게 막아내고 있었다.
후아아앙-! 쿠웅-!
“키에엑-!”
좀비들은 오함마에 맞아 터져 버리면서도 계속 몰려들었다.
나는 달려가던 속도 그대로 좀비들에게 부딪혔다.
쿠쿵쿵쿵쿵-! 퍼억-! 우드드득-!
“끼에에엑-!”
내 어깨에 부딪힌 좀비들은 그대로 터져 버리고, 뼈가 부러지고, 피와 체액이 튀었다.
그리고 좀비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키에에엑-!”
좀비는 달려서 내 옆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화아악-! 콰앙-!
덩치가 오함마를 던져 좀비의 다리를 맞추고 나는 휘청이는 좀비의 머리를 잡고 그때로 뽑아 올렸다.
콰득-! 파악-!
“끼에에엑-!”
머리와 척추까지 같이 뽑히며 좀비는 마지막으로 괴성을 지르며 그대로 축 늘어졌다.
“케에에엑-!”
자신을 지휘하던 좀비 두 마리가 죽자 좀비들은 혼란을 느끼는 듯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남은 인원들은 서둘러 좀비들을 공격했다.
쉬이익-! 슈아악-! 화악-! 퍼퍼퍼퍽-!
“크에엑-!”
조과장과 안성희, 그리고 나까지 합류하니 좀비들을 금방 정리했다.
“소환 해제!”
슈우웅-!
모든 좀비를 정리하고 갑옷을 해제했다.
덩치 일행들은 주변을 정리하고 부상자들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들은 키보드를 타고 다니는 사람만 5명에 그 뒤에 타고 다니는 사람도 5명이었다.
그리고 덩치와 교복 남자, 염색 머리 여자까지 각성자가 13명이나 됐다.
일행 중에 비 각성자가 더 있는지 모르겠지만 각성자들만으로도 많은 인원이었다.
일행들을 정리한 덩치가 나를 향해 쭈뼛거리며 다가왔다.
덩치는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존댓말을 하는 덩치에 나도 말이 부드럽게 나왔다.
“그냥 지켜볼 수는 없으니까요. 크게 신경 쓰지 마세요.”
“아까 부탁드리려던 동료들을 공격하던 게 이 녀석들 같습니다.”
“그런 것 같네요. 처음 보는 녀석들인데 그쪽 분도 처음 보는 거죠?”
“예,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덩치와 대화하는데 교복 남자가 끼어들었다.
“형님! 빠르니까 스피드! 어떻습니까?”
“야! 오빠 이야기하는 데 끼어들지 말고 좀!”
“아! 아! 알았어!”
그리고 염색 머리 여자가 교복 남자의 귀를 잡고 옆으로 빠졌다.
덩치는 옆으로 빠지는 교복 남자를 한번 보고 계속 말을 이었다.
“스피드는 좀 이상하고 전사 좀비라고 부르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구분해야 하니까 그러죠.”
“괜찮으시면 저희 은신처로 가시죠. 하루 쉴 자리는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예, 그러죠.”
우리 일행은 덩치 일행을 따라 덩치 일행의 은신처로 향했다.
‘또 다른 학교에 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