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ension Through Skills RAW novel - Chapter 575
제 575화
575. 추락의 신, 찬탈자 (6)
쩌어어어어엉!
[어빌리티 소드의 숙련도가 2% 상승했다.]검과 검이 부딪힌다. 태산은 흘리기를 발동했다. 찬탈자의 궤도가 비틀린다.
[이건 대체.]찬탈자는 기묘한 꿈을 꾸는 듯한 감각을 받았다.
압도적인 격의 차이가 남에도 밀리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카가가각!
하지만 태산은 계속해서 찬탈자의 공격을 피하고, 막으며 반격했다.
[어빌리티 소드의 숙련도가 1% 상승했다.]그리고 그 끝에, 어빌리티 소드의 숙련도가 80%에 도달한다.
그 순간 태산은 깨달았다. 어빌리티 소드의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그의 감각이, 본능이 무엇이 변화하였는지를 알려줬다.
[당신은 강격을 발동했다.] [당신은 가속을 발동했다.]카아아아앙!
바뀐 효과 중 하나.
강격과 가속의 위력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태산은 더 빠르고, 더 강하게 찬탈자를 향해 몰아쳤다.
[귀찮은.]찬탈자는 혀를 차며 힘을 거칠게 터트린다. 검은 파도가 태산을 덮친다.
태산은 거리를 벌리고 본질 분쇄를 발동하여 길을 열었다.
강격과 가속의 페널티 중 하나.
타이밍을 맞춰서 사용하지 않으면 스킬의 발동이 취소된다. 상당히 까다로운 페널티였다.
그리고 지금 그 페널티가 완화되었다.
콰드드득!
파도를 부수고, 찬탈자와 검을 부딪친다. 타이밍 따위는 진즉에 박살 났지만 그 검에 담긴 위력과 속도는 여전히 늘어나 있는 상태였다.
80%에 도달하면서 바뀐 강격과 가속의 효과.
그 위력이 늘어났으며, 타이밍을 맞추지 않아도 마나를 추가로 소모하는 것으로 발동을 지속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태산에게 마나의 소모는 크게 의미 있는 페널티가 아니었다.
[무엇을.]찬탈자는 당황했다. 그리고 태산은 그 당황을 노렸다. 빠르게 자세를 낮추고 검을 들었다.
[당신은 도약을 발동했다.]카아아아앙!
찬탈자의 몸이 위로 들렸다.
도약의 위력이,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찬탈자가 혀를 차며 몸을 날렸다. 순식간에 날아가 태산을 찌른다.
[당신은 은신을 발동했다.]은신은 상대에게서 몸을 숨겨야 발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더는 아니었다. 찬탈자가 태산을 바라보고 있음에도, 그 모습과 기척이 완벽하게 사라졌다.
그리고 그렇게 사라진 태산의 위치를 다시 파악하는 데 이전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했다.
카가가각!
찬탈자는 아슬아슬하게 태산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대로 검을 비틀어 계속해서 공격을 가한다.
[당신은 연속 공격을 발동했다.]수많은 검격의 잔상이 그려진다.
그리고 그 잔상들은 이전과 달리 전부 진짜 공격이었다.
카가가가각!
찬탈자가 힘을 주고, 강하게 휘두른다. 태산의 검격을 전부 깨부수고 질주한다.
태산은 물러서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당신은 흘리기를 발동했다.]카가가각!
찬탈자의 검날이 태산의 검을 그대로 스쳐 빗겨나간다.
콰득.
태산의 검이 찬탈자의 어깨를 스쳐 지나갔다.
[짜증 나는군.]찬탈자의 목소리에 감정이 실린다. 이전보다 더 빠르고, 강한 속도로 태산을 압박한다.
카아아아앙!
그리고 태산은 그 공격들을 막고 회피했다. 그대로 빈틈을 노려 찌른다. 찬탈자가 귀찮다는 듯 손을 든다. 그 안에 밀집된 검은 추락이 태산의 공격을 압박한다.
[당신은 절대 판정을 발동했다.]쩌어어엉!
스킬이 발동된다.
강한 충격이 찬탈자의 몸을 휩쓸었다. 찬탈자를 두른 검은 추락과 함께 직접적인 피해를 준 것이었다.
[대체.]어빌리티 소드의 숙련도가 80%가 되면서 새로운 스킬 또한 검술의 대상이 되었다.
절대 판정이 그중 하나였다.
그 효과는, 상대가 검을 다루면서 검 이외의 것을 다루어 공격에 대응하려 할 경우, 태산의 검에 담긴 힘이 일시적으로 상대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증폭된다.
어빌리티 소드는 상급 검술.
최근에야 자주 다루지 않은 것이지, 미궁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이 사용했다.
그럼에도 그 숙련도가 이제야 80%를 찍었다.
스킬의 격 자체가 매우 높다는 의미였고, 그만큼 숙련도가 상승했을 때의 변화가 컸다.
그리고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어빌리티 소드의 숙련도가 2% 상승했다.]어빌리티 소드의 숙련도는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었다.
[흠.]찬탈자는 고민에 빠졌다.
현재 그의 형태는 태산을 상대하는 데 적합한 형태가 아니었다. 오히려 태산이 상대하기 쉬운 형태였다.
그는 태산과 다르다.
굳이 검에 집착할 필요가 없었다.
검을 포기하고, 순수한 힘에 집중하여 공격하는 게 더 태산을 상대하기 좋으리라.
그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찬탈자는 그 선택을 내리지 못했다.
그의 에고와 자존심 때문이었다.
정면에서 태산의 정신과 육체를 굴복시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래야만 이 전투가 의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두 가지 모두 굴복시켜야만 그가 완벽하게 집어삼킬 수 있었다. 단순히 쓰러트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이대로 간다.
찬탈자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그 또한, 태산은 예상하고 있었다.
카가가가각!
전투는 어느 순간부터 태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당신은 착지를 발동했다.] [당신은 연속 공격을 발동했다.]카아아앙!
착지로 강해진 위력에, 검격이 잔상을 그린다. 그 잔상에 본질 분쇄를 담아 찬탈자의 육체를 긁는다.
찬탈자에게 별다른 피해는 없다. 아무리 본질 분쇄라도 단순히 긁는 것만으로는 응집된 육체에 유의미한 타격을 주기는 힘들다.
하지만 분명 찬탈자는 천천히 갉아 먹히고 있었다.
그것은 찬탈자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쿠우우우웅!
어빌리티 소드의 숙련도가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상승한다.
찬탈자는 혀를 차며 거리를 벌린다. 검을 들고, 내지른다. 응집된 검은 파도가 태산을 덮친다.
그리고 태산은 그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은 강제 결투를 발동했다.]강제 결투.
어빌리티 소드로 변화한 그 효과는 상대가 검을 다룰 경우, 양자 모두 검을 제외한 그 어떠한 것도 사용할 수 없다.
한 번 사용하면 찬탈자가 두 번 다시는 당하지 않으리라. 그러니까 최적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고, 그게 지금이었다.
파아아아앙!
태산에게 몰아치는 칠흑의 파도가 깨져나간다. 숙련도가 80%에 도달하면서 강제 결투의 효과 또한 강화되었다. 본래라면 일부밖에 지워버리지 못했겠지만, 지금은 찬탈자의 공격을 완벽하게 의미 없게 만들었다.
[뭣!]찬탈자는 진정으로 놀랐다. 검은 파도가 깨져나가며 그 빈틈이 드러났다.
태산은 발에 힘을 주었다.
[당신은 가속을 발동했다.] [당신은 스킬 가속을 발동했다.]빠른 속도로 찬탈자의 품에 파고든다. 찬탈자가 재빨리 검을 움직이지만, 태산은 그보다 더 빨랐다.
[당신은 곱하기를 발동했다.]모든 물리력을 검에 담아, 내지른다.
콰직.
검이 찬탈자의 가슴을 꿰뚫었다.
태산은 그대로 검에 담긴 모든 힘을 터트렸다. 그의 힘이 찬탈자의 내부를 휩쓴다.
[네놈.]찬탈자의 목소리가 굳는다. 그가 태산의 팔을 움켜잡는다. 칠흑의 검을 든다.
그리고 검이 폭발한다.
안에 담긴 모든 것이 사방을 휩쓴다. 팔을 붙잡힌 만큼 태산은 피하지 못했다.
[당신의 최후의 기회가 발동되었다.]덮치는 힘에, 태산의 육체가 자동으로 움직인다. 검이 이해할 수 없는 궤도로 흔들린다. 그를 덮치는 폭발을 전부 가로막고 치운다.
하지만 완벽하게 이루어지지는 못한다.
오염이 태산을 침식하기 시작한다. 태산은 검을 쥔 손에 힘을 준다. 찬탈자의 제압에서 강제로 빠져나간다.
찬탈자의 육체가 흔들린다.
아무리 찬탈자가 태산보다 높은 격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내부에서 직접 터트리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쿠구구궁…….
찬탈자가 인간의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망가지기 시작한다.
[……인정하지.]찬탈자는 말했다.
그 목소리는 무척이나 가라앉아 있었다. 듣는 이가 본능적으로 소름이 돋아 몸을 움츠릴 어조였다.
[이 형태로는 너를 이길 수 없다.]아무리 그의 격이 높고, 그가 더 강하다고 해도 순수한 검을 다루는 능력의 차이가 너무 컸다. 더 이상 인간의 형태와 검을 고집할 수는 없었다.
[너를 완벽하게 먹어치우는 것을 포기하겠다. 그냥 물리적으로 짓밟도록 하지.]그 말과 함께, 찬탈자의 몸이 부풀어 오른다.
응집되고 압축된 격이 순식간에 거대해진다. 그가 찬탈한 수많은 것들이, 마치 일그러진 괴물처럼 사방을 뒤덮는다.
애초에 인간의 육체는 찬탈자의 진정한 힘을 억제하는 쪽이었다. 태산은 적지 않은 피해를 줬다. 이제는 유지하기도 힘들고, 그럴 필요도 없으리라.
저 형태야말로 찬탈자가 전력을 휘두를 수 있는 진정한 모습.
큰 피해를 줬다고 해도 태산이 승리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태산 또한 얻어낸 것이 있었다.
어빌리티 소드의 숙련도는 계속해서 상승했다.
그리고 그 끝에, 마침내 끝을 보았다.
[영혼 검술 : 어빌리티 소드] [숙련도 : 100%] [미궁의 모험가가 창조한 유일무이한 검술. 미궁의 시스템을 근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멸망한 세계의 왕자가 사용하던 검술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매우 많은 스킬을 검술과 완벽하게 연계하여 사용할 수 있다.]“영혼 스킬인가.”
초월자의 권능 영역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불멸자의 영역에는 도달했다는 의미였다.
이 스킬 하나만으로 불멸자라 불릴 수 있었다.
어빌리티 소드는 그가 쌓아 올린 검술이란 개념의 도달점.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이 바뀌었는가.
어떤 스킬들이 어빌리티 소드에 통합되었는가.
태산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검을 든다.
[당신은 더하기를 발동했다.] [당신은 투혼의 칼날을 발동했다.] [당신은 곱하기를 발동했다.]키이이이잉.
검에 물리력이 담긴다. 그리고 통제된다. 검 안에 완벽하게 담겨, 흔들리지 않고 형태가 고정된다.
단순히 물리력의 권능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었다.
진정한 의미로, 증가한 데미지가 검 안에 완벽하게 깃들어 있었다.
찬탈자 또한 그 사실을 깨달았다.
저 검 안에, 수십 조의 대미지를 가진 물리력이 온전히 담겨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이 바로 어빌리티 소드라는 것을.
[……어처구니가 없군.]미궁의 스킬 따위가, 검술 같은 것이 이 레벨의 전투에서 의미가 있다니. 찬탈자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일어나고 있었다.
저 검 안에 담긴 물리력은 안정화되어 있었다. 일회용이 아닌, 지속적으로 소모 없이 휘두를 수 있었다.
그리고 저 물리력과 권능이라면 그를, 죽일 수 있다.
[좋아.]찬탈자가 자신을 해방한다. 뒤섞인 권능이 만물을 휩쓸며, 몰아친다.
[끝을 보자꾸나.]쿠우우우웅!
육중한 몸뚱어리가 태산을 덮친다.
태산 또한, 발을 구른다.
콰아아아앙!
충돌이, 파장이 퍼진다. 균열 바깥의 존재들조차 알 수 있는, 아주 짙고 깊은 파장이.
찬탈자의 전력을 상대로 태산은 밀리지 않았다. 그가 박아넣은 쐐기는 결코 작은 쐐기가 아니었다. 찬탈자에게 깊고 큰, 영구적인 손상까지 남겨버리는 일격이었다.
그리고 애초에 찬탈자는 불안정한 상태였다.
너무 많은 권능과 추락의 개념을 집어삼켜, 힘의 통제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것이 태산의 일격으로 더욱 균열이 생겼다.
콰아아아앙!
몰아치고, 몰아친다. 수많은 권능이 태산을 집어삼키기 위해, 그라는 존재를 자신의 것으로 물들이기 위해 달려든다.
태산은 물러서지 않았다.
앞으로 나아가고, 나아갔다.
그리고 그 끝에.
콰직.
검이 찬탈자의 본질을 꿰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