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1031
금고는 당연히 열었다.
“열쇠가 있을지도 모른다!”
우우웅-
검은 마나가 금고를 감쌌고.
달칵.
이내 금고의 마법 잠금장치가 풀렸다.
그리고 그 안이 열렸다.
“…….”
“…….”
“…….”
“…….”
케일, 라온, 온, 홍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서로를 바라봤다.
“열쇠는 아니네.”
비밀 감옥의 문은 열쇠와 더불어 열쇠에 새겨진 마법진이 함께 작동해야 그 문이 열렸다.
‘열쇠로 문을 열지 않으면, 문과 감옥이 함께 폭발합니다! 이 건물이 무너질 겁니다!’
‘인간아, 여기 간수 말이 맞다! 상당히 정교한 마법진이다!’
라온이 간수 엘프의 말에 동의하며 덧붙였다.
‘그런데 이 마법진은 라이언이 한 거 같지 않다!’
바람 정령이 따라 그린 라이언의 마법진을 에르하벤과 함께 이미 살펴본 라온이었다.
‘라이언보다 훨씬 실력이 좋다. 나는 바로 해제가 힘들다! 금 용 할배가 와야 한다!’
라온이 분하다는 듯 씩씩거리며 말했다.
‘…나, 나도 한번 해제하면 금방 할 수 있는데. 지금 내 실력으로는 한 시간은 걸린다!’
라온이 한 시간은 사용해야 풀 수 있는 마법진을 만든 적.
케일은 그 적이 궁금했다.
그는 간수를 바라봤고, 엘프는 힘겹게 말했다.
‘아마도, 2성이시지 않을까 합니다.’
2성 드래곤.
바다를 다스린다고 들었다.
3성의 드래곤들.
그들은 확실히 10신 드래곤들 중에서 강하거나 특이점이 존재하였다.
케일은 잠시 빠졌던 생각에서 빠져나왔다.
그를 바라보는 평균 10살들.
케일은 당연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다음.”
이건 열쇠가 아니다.
그러니 다음 것으로 넘어가자.
서둘러서.
“알지?”
그가 덧붙인 말에 라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다!”
라온이 아공간을 열었고.
온이 재빠르게 금고 문을 다시 닫았다.
금고가 아공간으로 곧장 사라졌고, 이를 본 홍이 케일을 향해 해맑게 말했다.
“보석을 현금화하면, 한 50억은 될 것 같은데!”
케일은 멈칫했다.
“너 그거 어디서 배웠어?”
피식.
홍이 바람 빠지는 웃음을 흘렸다.
케일은 홍이 이렇게 웃을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라온이 저번에 ‘크하하하!’ 웃을 때와 같은 강도의 충격을 느낀 그에게 홍이 우쭐거리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 정도는 기본인데! 나도 론 할배한테 배웠는데!”
케일이 이번엔 온을 바라봤다.
“몰란 가문은 이제 뒷세계를 넘어서 정보를 추구하는 가문이 될 것이고, 정보는 돈인데.”
이야.
케일은 저도 모르게 박수를 짝짝 쳤다.
“제대로 배웠네.”
그는 홍과 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를 보던 라온이 괜히 어깨를 으쓱이며 본인이 칭찬받은 양 우쭐거렸다.
“우린 다 똑똑하다!”
“하긴 아주 똑똑하긴 하지.”
케일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그가 지금 이렇게 말하는 와중에도.
달칵!
“여긴 열쇠 아니다!”
“이건 이쪽 세계 현금 같은데! 교황한테 바꿔 달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신중하게, 천천히 해야 하는데.”
라온과 홍, 온이 알아서 이 레어 안의 마법 장치와 마법 금고란 금고는 모두 따고 있었다.
알아서 잘한다.
하긴 에르하벤이 더 이상 가르칠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하는 라온의 마법 실력.
더불어 론의 조기 교육을 받아온 홍과 온.
이 셋은 전문가였다.
‘편한데?’
케일은 진심으로 감탄하며 애들 뒤를 따랐다.
사실 그는 애들 속도를 따르기 힘들었다.
-케일, 저 아이들은 천사다!
파괴하는 불.
짠돌이의 경탄 어린 칭찬에 괜히 케일의 입꼬리가 씰룩이며 위로 올라갔다.
우웅, 파앗!
달칵!
촤르르르-
쿵.
마법이 번쩍이고.
잠금장치가 부서지고.
돈이나 보석을 아공간으로 쓸어 담고.
혹은 통째로 다 아공간으로 옮기고.
-실로 위대한 천사의 재목……!
짠돌이가 감탄했고.
-잘 키웠네.
짱돌이 흐뭇해했다.
그때였다.
“인간아! 여기 안에는 별달리 비밀 금고가 안 보인다!”
라온이 보고한 순간.
‘자유, 혼돈, 그 안의 질서!’
바람 정령 자유가 갑자기 격렬한 음성으로 외쳤다.
‘의자 아래! 기묘한 공기 파동 발견!’
의자?
케일은 고개를 돌렸다.
“하.”
그의 입가에 기가 차다는 듯 실소가 흘러나왔다.
“꼭 황제 의자 같다!”
라온의 말대로, 황제가 앉을 법한 호화로운 의자가 시야에 담겼다.
“안 그래도 이거 다 금에 보석 같아서 들고 가려고 했다!”
라온의 야무진 말을 들으며 케일은 그 의자로 다가갔다.
그리고 의자 쪽에서 정면을 응시했다.
테라스 창이 눈에 들어왔다.
바깥의 난장판이 된 광경이 온전히 담겼다.
이 의자에 앉으면, 라이언은 자신이 다스리는 이 성 전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으리라.
“왕 노릇으로는 부족했나 보네.”
이런 황제 노릇도 부족했는지, 결국은 신이 되려고 하지 않았나?
케일은 그 의자를 밀었다.
이 아래에 뭔가가 있다고 했으니까.
“…….”
그런데 의자가 안 밀린다.
“에효.”
라온이 한숨을 내쉬었고, 케일은 슬그머니 비켰다.
라온이 마법으로 쓰윽 의자를 밀어주었다.
그리고 온과 홍이 케일의 다리를 토닥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케일은 의자가 있던 자리에 있는 타일의 미세한 틈을 눈에 담았다.
“촉이 오지?”
“온다!”
“오는데!”
“뭐가 있는 것 같은데.”
라온의 마나가 타일의 틈으로 향했다.
빠각!
타일이 그냥 부서졌다.
케일의 시선에 라온이 헤헤 웃으며 말했다.
“서둘러야 한다.”
“참, 똑똑해.”
케일의 칭찬에 더 신이 난 라온은 마나로 부서진 타일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눈을 반짝였다.
“호오!”
홍이 신이 나서 외쳤다.
“드디어 찾았는데! 열쇤데!”
온갖 마법진이 새겨진 열쇠였다.
케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게 끝이 아니네.”
열쇠 옆에 있는 작은 금고.
“인간아, 이거 바로 못 푼다.”
라온이 이렇게 말할 정도로 심상치 않아 보이는 작은 금고를 케일은 손에 쥐었다.
‘뭐가 있겠는데.’
그러니, 일단 챙겼다.
“가자.”
케일의 말에 평균 10살과 바람 정령들은 미련 없이 레어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들이 사라진 자리.
라이언의 레어는 거의 다 털렸다.
덜 털린 것은 별로 필요 없어서 내버려 둔 것일 뿐.
* * *
저벅. 저벅.
그렇게 모두 턴 케일은 곧장 지하 감옥 통로를 거닐었다.
코끝에 닿는 짜증 나는 피비린내.
통로의 마지막에 도달하니 최한이 간수를 기절시킨 채 문 앞에 서 있었다.
“오셨습니까?”
“그래.”
케일이 라온에게 눈짓했다.
마법진이 새겨진 이 거대한 철문을 열어야 비밀 감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벽의 중앙에 덩그러니 자리한 거대한 철문은 그 안의 모습을 조금도 보여주지 않았다.
“나에게 맡겨라!”
라온이 열쇠를 마나로 감쌌다.
라온의 손길을 따라 움직인 마나가 곧 열쇠 위의 마법진을 건드렸고.
우우우우–
마법 열쇠에서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라온은 앞발을 휘저었다.
열쇠는 공중에서 떠올라 철문의 열쇠 구멍으로 들어갔다.
달칵.
열쇠가 돌아갔고.
우우우우—
철문이 진동하며 그 위의 마법진이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환한 빛은 곧 검은빛으로, 라온의 빛깔로 물들어갔고.
푸쉬-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이내 철문의 빛은 사그라들었다.
쿠웅.
그리고 철문의 잠금장치가 풀렸다.
“제가 열겠습니다.”
최한이 빛이 꺼진 철문을 잡아당겼다.
끼이이이–
무거운 철문이 서서히 열렸다.
그리고 그 안의 풍경이 케일의 눈에 담겼다.
드래곤 르타오의 쪽지 내용이 떠올랐다.
그는 온갖 정보를 자신의 피로 썼다. 그 행동에 미간을 찌푸리기에는 마지막에 쓰인 문구들이 르타오의 절박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감옥 안은 빛이 하나도 없었다.
거대한 검은 사각형의 공간은 철과 온갖 마법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또한 통로의 환한 불빛이 감옥 안에 스며들었기에 식별이 가능한 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