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14
Chapter 114 – 천국(5)
가장 먼저. 나는 흑익을 재빠르게 움직였다.
목표는 민간인 둘. 주방장과 서빙 겸 주인인듯한 존재를 흑익으로 감싸서 근처로 데려왔다.
“가, 감사합니……억!”
감사인사를 받고는 나는 뒷목을 때려서 기절시켰다. 그리고 허몽의 각인으로 약간의 환상을 주입했다. 별빛의 마력이라는 키워드를 지우기 위함이었다.
이러면 서가연의 마력이 노출될 일은 없겠지.
“흐, 영웅행세나 하는 거냐.”
“내가 저놈을 맡겠다. 나머지는 일단 막아.”
“한 명 한 명 차근차근 썰어버리자는 거지? 알고 있어.”
마인들이 멋대로 지껄이기 시작했다.
‘영천. 저 물건 어디다 쓰는지 알아?’
-전대 천마의 애인 중 한 명이 쓰던 거였어요. 쓰임새는 뭐……성(性)쪽인 이야기라 좀 꺼려지네요.
‘……그 이상은 말하지 않아도 돼.’
어쩐지 검신을 손질할 때마다 신음을 흘리더라. 그때부터 알아봤었어야 했나.
나는 한 발자국 앞으로 갔다.
수갑을 든 마인을 향해서. 일부러 느릿하게 걸었다.
‘오히려 느리게 걷는 게 더 어려운데.’
마인이 수갑을 든 손을 뻗었다.
‘수갑은 쓸모가 없으니.’
역천의 기나 먹어야겠다.
근처에서 나는 역천의 기를 움직였다. 개념 스탯 역천. 개념 그 자체를 관장하는 힘이 수갑에 있는 역천의 기를 움직였다.
[개념 스탯 역천이 10 증가했습니다.]‘……와우.’
수갑은 쓸모없었지만, 안에 내재된 역천의 기는 장난이 아니었다. 충만감이 전신을 휘몰아쳤다.
심장 부분에 있는 흑정이 요동쳤다. 나는 역천의 기를 갈무리 하며 마인의 손을 잡았다.
“어처구니가 없군. 마인과 힘겨루기를……어?”
콰득.
그대로 팔을 뜯어버렸다.
“크아아아악!”
마인의 비명을 무시하고 수갑을 감정했지만, 그냥 평범한 수갑이었다. 나는 서가연에게 말했다.
“할 수 있지?”
“응.”
서가연이 앞으로 나섰다. 별빛이 휘몰아친다. 서가연의 머리카락이 별빛에 잠겼다. 보랏빛의 눈동자가 마인을 바라봤다.
“……저건.”
김서현이 심각한 표정으로 서가연을 바라봤다. 홍유화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서가연은 손을 뻗었다. 핀 손바닥 위에 별빛의 광구가 생겨났다. 가장 기본적인 최하급 마법. 그러나 거기에는 별빛이 담겨 있었다.
모든 마인의 죽음을 긍정하는 마력이. 무심하게 마인에게 휘몰아쳤다.
“어……?”
무슨 현상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는 얼빠진 소리. 그것이 마인들의 유언이 되었다.
별빛의 구체는 그저 펼쳐진 것으로 죽음의 선고를 내렸다.
“무슨, 아니, 이게 대체…….”
김서현이 말을 반복했다.
“후우.”
서가연이 변신을 풀었다. 검은색 머리카락에 검은색 눈동자로 돌아왔다. 눈이 나를 바라봤다. 칭찬을 바라는 눈빛이었다.
“잘했어. 이제 능숙해졌네.”
“응, 서하가 많이 도와줬으니까.”
“봤죠? 우리 가연이가 얼마나 강한지? 마인을 잡는 데에는 가연이가 최고라니까요?”
“무슨 힘이야? 아니, 미안. 이건 실례했네. 내가 너무 흥분했어, 미안. 이건 천적 수준이 아니야. 어쩌면 지구에서 마인들을 모조리 박멸할지도 모를 힘인데.”
성한별이 흥분한 채 서가연에게 말했다.
“혹시 이거 증폭이 가능할까? 아니, 마인을 혹시 싫어해? 싫어하겠지. 마인들은 사람들이 아니니까. 혹시 우리를 도와줄 수 있을까? 물론 위험한 일은 아니야. 아니, 위험하기는 한데 우리는 가연이, 너에게 절대 안전하게 만들어줄게.”
“죄송합니다.”
서가연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말했다.
“저는 서하가 최우선이라서요. 이 재능을 깨우치는데 도와준 게 서하라서요. 그리고 아직 배울 게 많아서 도와드리기는 힘들 것 같아요.”
역시 잘 키운 가연이, 열 성한……홍유화 부럽지 않다.
*
다음 날.
나는 침대에서 느긋하게 일어났다. 룸메이트가 김서현이라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1인 1실이니까.
샤워하고 나온 다음, 머리를 말리고 슬리퍼를 신고 바깥으로 나왔다. 밥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향하니 이미 자리를 잡은 이들이 보였다.
서가연이랑 그 옆에 붙어서 이야기하는 성한별. 그리고 그 옆에 혼자 있는 홍유화.
저 쪽 테이블로 가고 싶다. 그러나 나는 먹을 것을 몇 개 집고서 홍유화 쪽으로 향했다.
“음? 성한별 선배한테 가지 않은 거야?”
“어. 지금은 저기로 가봤자, 별로 안 좋을 것 같아서.”
“평소에는 눈치가 더럽게 없더니, 이번에는 좋네. 아니, 모르는 척 하는 건가?”
홍유화는 우아하게 포크로 스파게티를 돌돌 말아서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은밀하게 마력의 장막을 주변에 둘렀다.
“그런데 그 애의 마력, 도대체 뭐야?”
“별빛의 마력. 모든 마인에게 종언을 선사할 마력이지.”
“……그렇게 보이더라.”
홍유화는 잠깐 나를 바라봤다.
“네 성격이면 계속해서 데리고 다닐 테고. 내가 도와줄 건 없어?”
“복수라도 하게?”
“응.”
홍유화가 붉은 눈동자로 나를 바라봤다.
“……나중에 이야기하자.”
분위기가 조금 무거워졌다. 괜히 말했나 싶었다. 그녀에게 상처가 될 이야기였는데.
“요즘 승부를 겨루자는 이야기 하지 않네? 내가 너무 이겨서 이제 내가 두려워진 거야?”
“……하, 어이가 없네.”
홍유화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번 교류회에서 누가 상대를 더 빨리 쓰러트리는 걸로 하는 건 어때?”
“네가 너무 유리하잖아.”
“내가 잘난걸 어떻게 해?”
“하.”
홍유화는 어이없다는 듯 웃다가, 이내 그녀는 기분 좋게 웃었다.
“좋아. 상대해 줄게.”
“너, 상대가 괜찮은 애로 걸린 거야?”
“그렇지. 이번에는 안져.”
나는 잠깐 내 상대를 떠올렸다. 나는 수석이니 상대도 수석으로 올 거다. 그리고 그 존재는 김서현의 라이벌격인 존재.
어제 말을 걸었지만, 내가 도망쳤으니 아마 화가 나도 꽤 단단히 났을 거다.
조식을 먹고, 학생들을 모으고.
우리는 디바인 아카데미로 향했다.
“우와, 사람들이 장난 아니게 많네요.”
“워낙 인기 좋은 행사잖아요. 이번 학년에 애들이 서로 황금기수라는 것도 겹치고.”
그 말대로, 어마어마한 인파가 있었다. 헬리콥터는 하늘에 10대 정도 있었고, 눈을 돌리면 핸드폰으로 여러 군데를 찍거나 방송을 하는 이들, 인터뷰를 하는 이들이 보였다.
“그거 아세요? 축제는 6일 동안 이뤄지는 거? 모의전 한번 하고, 쉬고 한대요. 오늘은 개인전이고, 다음은 단체전이네요. 마지막 날은 팀전으로 반마다 따로따로 싸운대요.”
“……한 번에 끝내면 좋겠는데.”
“그러면 서하 씨는 몰라도 우리는 다 죽어나가요.”
에르실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 어느새 모의전 시간이 다가왔다.
“히어로 아카데미의 한효성과 디바인 아카데미의 요한!”
결투장 위로 호명하는 학생들이 올라갔다.
“빨리 시작하네요.”
“그러게.”
나는 에르실 옆에 앉아 콜라를 마시며 결투를 바라봤다.
결투는 전체적으로 한국영웅학교 학생들이 우세였다.
‘당연하면 당연한가.’
한국영웅학교에서 꼴등이었던 서가연은 어느새 100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김아라는 200위면서도 최상위권 학생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기다가 홍유화는 홍련의 찬탈자를 개화하면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학생들이 자극을 받고 더 강해졌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홍유화까지 넘어왔다.
홍유화의 상대는 기사였다.
“내 상대가 마법사……?”
“내 수준도 못 알아보는 걸 보니, 쭉정이네. 디바인 아카데미는 쭉정이들만 키우나 봐?”
기사의 말에 홍유화가 입꼬리 한쪽을 올리며 말했다.
“뭐, 라고?”
“이런 애들이 때로 덤벼도 간에 기별도 안 가는데. 뭐, 어쩔 수 없나.”
“이, 개자식이! 여자라고 안 봐준다!”
“봐준다? 그건 강자가 약자에게 쓰는 거야. 약자가 쓸 말은 아니라고.”
홍유화는 그렇게 말하며 홍련의 왕관을 꺼냈다. 그리고 단 한 번의 마법으로 상대 기사를 쓰러트렸다.
“1분 10초. 내가 이겼지? 포기해도 좋아. 지금이라면 항복 받아줄게.”
“1분 10초로 괜찮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는데. 이서하 님 봐주세요, 하면 봐줄게.”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김서현이 이겼다는 말이 들렸다. 시간을 보니 53초가 걸렸다.
“…….”
홍유화 머리에서 식은땀이 살짝 난 것 같았다.
“다음은 에르실이네.”
“아무리 에르실이라도 신성력은 정신방어에 뛰어나니, 난해를 겪겠네.”
홍유화가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었다.
“……30초 만에 끝났는데?”
“저 잘했죠? 그러니 칭찬 좀 해주세요.”
어느새 내 옆으로 온 에르실이 방긋 웃고는 말했다.
“……어떻게 환상 마법을 건 거야?”
“그야 서하 씨가 있으니까? 서하 씨는 환상 마법이 안 걸리는 수준의 항마력을 지니고 있어서 뚫으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되던데요? 뭐, 그래도 서하 씨는 환상에 안 걸리시더라고요.”
그야 당연했다. 역천의 기는 환상과 저주 계열에 거의 면역인 수준이니까.
“다음은 이서하다. 준비하도록.”
“네.”
나는 서우주 교관과 함께 결투장 위로 향했다. 상대는 전신을 가린 황금빛의 풀 플레이트 메일을 입은 성기사였다.
전부 신성력으로 짜아 올린 갑옷이다. 그 방어력은 어지간한 검기류의 공격을 반감시키고, 마법마저 막는다.
일전의 마인화한 미노타우르스를 일격에 날려버린 홍유화의 기가 플레어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방어력을 자랑한다.
상대가 성큼성큼 걸어왔다. 환호성이 커진다.
나는 슬며시 웃었다.
내 상대가 절대적이란 믿음에서 나오는 환호성. 그리고 그 반대편에 있는 나.
‘완전 악당인데.’
나는 내가 정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악에 가깝지.
그리고 내 앞에 있는 녀석은 자신들에게 승리를 안겨줄 정의의 사자 정도 되는 위치가 아닐까.
재밌네.
나는 이런 역할을 좋아한다. 정의의 사자보다는 빌런이 더 좋다.
마왕역할도 나쁘지 않아. 용사의 앞길을 막는 마왕은 카리스마가 있으니까.
용사에게 지는 역할이 아닌, 용사에게 절망을 주는 존재.
“어때, 악당이 된 기분이?”
“생각보다 더 좋은데?”
“성격 나쁘네. 뭐, 사실 나도 빌런 역할이 좋아. 멋있잖아.”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상대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아직 통성명도 안 했네. 나는 신시아. 잘 부탁해.”
“내 이름은…….”
“이서하 맞지?”
신시아가 키득거리며 말했다.
“미안, 관심을 안 가지려고 해도, 계속 가게 되더라. 뭐, 그래도 고마워.”
“뭘?”
“너를 이기면 그만큼 내가 뛰어나단 게 되잖아? 한국영웅학교가 설립된 이래, 최고의 천재라 불린다며? 나도 그렇게 불리거든.”
신시아는 내게 가까이 와서 말했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나한테 져도 신조차 모독하는 천재에게 졌다고 생각하면 돼.”
“…….”
나는 신시아를 바라봤다. 신시아가 이런 성격임을 알고 있음에도 당황스럽다. 백신전에게 사랑받는 애가 이래도 괜찮은 건가, 백신전.
“이제부터 모의전을 시작하겠다. 다들 상대에게 예를 표하고 결투하도록.”
나와 신시아는 동시에 고개를 숙이고는 무기를 들었다.
흑천에 역천의 기를 둘렀다. 모든 것을 부정하는 힘이 경파를 이루고, 내 의지에 따라 칼날을 이루었다.
우웅!
신시아가 든 대검에 빛이 내려앉았다. 성신안으로 보이는 수많은 색채들이 느껴졌다. 백신전에서 여럿의 신이 신성을 보내준 증거였다.
쩌어어어엉!
검과 대검이 부딪쳤다. 충격파를 동반했다. 역천의 기가 신성을 부정했다. 신성이 역천의 기에 반항한다.
‘미숙하네. 아니, 이건 너무 섞여가지고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건가.’
한 합.
그것으로 신시아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조금 쓰게 웃었다.
상대는 김서현의 라이벌 격인 존재다. 이 세계에서 잠재력이 최상위 권 이상이며 훗날 초월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 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나는 신시아를 너무……너무 과대평가를 해버렸다.
흑익을 꺼냈다. 어깻죽지에서 생겨난 외날개가 나를 공증으로 이끌었다. 대검이 내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
섭혼검법의 묘리로 대검을 비스듬히 튕겨냈다. 신성력 덩어리가 부정당하며 흩어졌다.
그대로 손을 내밀었다. 투구 바로 윗부분에.
“어……?”
변조된 목소리가 울렸다. 나는 그대로 손에 역천의 기를 흘렸다. 흑경. 모든 이능을 분쇄하는 절대적인 공격.
역천이 모든 신성을 흩트렸다. 풀 플레이트 메일이 흐트러진다. 투구의 형태가 반쯤 뭉개졌다.
“잠, 깐.”
그리고. 그대로 머리를 잡고 바닥에 내리찍었다.
“꺄아아아악!”
여성스러운 비명과 함께, 바닥에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