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
Chapter 2 – 입학식
신학기.
그것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설레는 단어. 그러나 나에게는 지옥으로 입장하는 단어나 다름이 없었다.
“돌겠네.”
한숨을 푹 쉬고는 벤치에 주저앉았다.
이곳에는 인파가 너무 많다.
많아도 너무 많았다.
파릇파릇한 남녀가 부모님과 함께, 혹은 친인척이나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이곳에 있었다.
그 이유는 한국영웅학교에서 시행하는 입학시험을 보기 위해서다.
물론 나도 그 중 한 명이다.
“저거봐봐. 쟤가 영국에서 그 유명하다는 신동이야? 이미 ‘대가’라는 칭호를 받았다던데”
“독일의 천재, 에드발렌도 왔네. 스승님이 적색 마탑의 천재, 홍유화도 온다고 했었는데…….”
“와, 진짜 왜 이러냐. 이번 기수들 진짜 미쳐 날뛰네. 패왕의 자식도 있다고 들었는데.”
여기저기서 한숨을 쉬는 소리들이 들렸다.
한국영웅학교.
라고 하지만, 그 위상은 세계 최고다.
‘당연하다면 당연한가.’
뛰어난 교관들이나 최첨단 시설이 존재하지만, 그정도는 다른 나라에도 존재한다. 한국영웅학교는 그것 이외에도 한가지가 더 존재한다.
시련의 탑.
시련을 내리고, 그것으로 ‘보상’을 주는 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입학시험은 시련의 탑이 내려주고, 성적에 걸맞게 보상을 준다.
그래서 무조건 수석으로 입학해야 한다.
경쟁자는 많다.
천년무맥과 세계 최강의 마도사의 힘을 온전히 가진 소년.
다른 세계에 존재한 초월자의 영혼을 가진 환상의 소녀.
자기 자신의 힘을 제어할 수 없어서, 스스로의 힘을 숨긴 찐따.
마인을 만나면 우선 팔 한쪽을 수집하는 미친년.
‘그래도 할만해.’
입학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최소한 이것저것 준비할 시간이 있었으니, 할만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에게는 역천지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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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천지체(S-)】
하늘을 거스르는 육체.
이 육체를 가진 자는 모든 이치를 거스른다.
:육체의 주인은 마나를 사용할 수 없다.
:육체의 주인은 마나에 대한 간섭에 절대적인 내성을 지닌다.
:역천의 기가 몸 안에 감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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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기에는 정말 쓸모없는 재능이다.
마력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세계에서 마력을 쓸 수 없게 하는 육체.
실제로 이 육체는 커뮤니티에 상주하는 고인물들 사이에서도 쓸모없다고 평가받았었던, 능력이다.
그러나 이번 입학시험에 한해서는 이것보다 뛰어난 것이 있을 수 없다.
일종의 ‘버그’같은 거라고 해야 되나. 시련의 탑의 맹점을 찌르는 체질이다.
‘일회용에 불과하지만.’
나는 다시금 계획을 점검하면서 강당으로 들어갔다.
-신입생분들은 모두 자리에 앉아주시길 바랍니다!
슬슬 시작인가.
무리를 지어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누군가는 긴장하고 있고, 누군가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나는 뒷자리에 대충 앉았다.
입학시험을 치기 위한 학생들의 숫자는 총 3,000여 명. 최소 여기에 있는 삼 분의 이는 입학시험에서 탈락하겠지.
얼마 안 가 강당의 자리는 다 꽉 차기 시작했다.
……그런데 너무 뒷자리에 앉은 탓일까. 그 누구도 내 옆에 앉지 않았다. 왠지 모를 소외감을 느끼고 있을 때, 인기척이 느껴졌다.
“여기 자리 비지?”
당찬 여성의 목소리.
고개를 돌리니 붉게 타오르는 듯한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보인다.
도도해 보이는 표정으로 허락도 하지 않았는데 털썩-하고 의자에 앉았다.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 보고 돌아서 두 번 보게 하는 매혹적인 외모.
홍유화.
홍련의 찬탈자였다. 위에 언급한 경쟁자들만큼은 아닐지라도, 그에 준하는 인물이었다.
나는 특전으로 지급받은 재능 열람(-)을 사용했다.
▼
[이름 : 홍유화]근력 : 5 민첩 : 5 체력 : 5
마력 : 25 정신 : 15 재주 : 15
◈재능
-홍련의 마도(A+), 찬탈자(A), 마법분석(B+) 외 5종.
◈기예
-홍염마법(B+), 염화 원소 제어(B-), 염열응집제어(C+), 다중영창(C-) 외 8종.
◈체질
-태염신맥(A+)
상태창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게임 속 초반부의 홍유화의 상태창과 비교해봤다.
‘게임하고 다른 부분은 없군.’
안도하면서 동시에 한숨이 나온다.
나와는 비교하기도 미안한 재능들과 기예가 잔뜩 존재했다.
능력치는 한눈에 확 들어온다. 아마 그녀와 내가 100번을 싸운다고 가정하면 나는 그녀를 한 번도 이길 수 없으리라.
……그러나 그것이 내가 비굴해질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최후의 웃는 자는 내가 될 것이니.
홍유화는 내 자리 옆에 앉은 다음 어디 한구석을 응시했다.
그곳에는 하늘색 머리의 중성적인 미남이 있었다.
주인공이다.
이 세계에서 선택받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소년.
김서현.
“쟤가 그 유명한 애야?”
“어, 세계 최고의 마법사에게 마법을 사사받고, 무림 역사의 천년무맥을 이었다고, 알려진 애.”
홍유화 뿐만이 아니다. 주변의 모든 학생이 그를 시샘하거나, 동경한다.
마치 같은 학교에 연예인이 있다고, 몰려보는 학생처럼.
홍유화는 그에게 경쟁심을 느끼고 있다. 그 감정은 점점 질투심으로 자라고, 선택지에 따라 그녀는 훗날,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짓게 된다.
나는 잠깐 그를 보다가 홍유화를 향해 느릿하게 말했다.
“경쟁심을 느끼는 거야?”
“……나한테 한 말이야?”
타오르는듯한, 홍색의 눈동자가 나를 봤다.
“응, 저쪽을 뚫어지게 보고 있어서.”
“남이 뭘 하든 무슨 상관이지?”
“좀 안타까워서. 나는 네가 김서현을 이길 수 있을 것 같거든.”
“뭐?”
“네가 가진 홍련을 제대로 깨닫게 된다면, 너는 김서현을 이길 수 있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홍유화가 나를 봤다. 그러나가 이내 고개를 획-돌렸다.
아마 나를 자신의 배경을 보고 접근한 아부하는 사람 A로 보고 있겠지.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직은 더 깊게 다가가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다.
차근차근 다가가면 언젠간 조언을 듣는 날이 오겠지.
다만, 지금은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강렬한 인상 하나면 충분했다.
-모두 주목.
작게 말함에도 귓가에 또렷하게 들렸다.
앞으로 시선을 돌리니 그곳에는 근육질의 남성이 씩-웃는게 보였다.
-그럼 이제부터 한국영웅학교 35기 신입학생을 선별하기 위한 입학시험을 시작하겠다.
그와 동시에 주변이 웅웅거린다.
시련의 탑을 가동하는 징조.
“뭐, 뭐야!”
“드디어 시작하는 건가. 한국영웅학교의 입학시험이!”
“모든 길드가 중국에서 온, 나 위지룡을 기억하게 만들 것이다!”
──────────!
무형의 파도가 휩쓸었다.
그러자 망막에 하얀색 창에 검은 문장이 떠올랐다.
[시련의 탑 가동.] [지금부터 입학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시험이 시작되면 중도 포기가 불가하니, 신중하게 선택하십시오.] [시험을 시작하겠습니까?]여기까지 와서 이걸 거부할 놈이 있나.
나는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대답을 시작하자 아래에서 환한 빛이 뿜어졌다. 그리고 부유감과 함께 내 육체가 어디론가 이동했다.
***
시련의 탑은 굉장히 까다롭다.
이곳에서 나오는 괴수들은 전부 사용자들의 수준에 맞춰줘서 나온다. 그런 주제에 상대하기 까다로운 놈들이 나온다.
불속성을 익힌 존재에게는 수속성 타입의 괴수나 불속성에 내성이 강한 괴수를.
무공을 익혀 도검같은 병장기를 쓰는 무인들에게는 갑옷 같은 것들을 두른 괴수들을.
즉, 괴수를 잡는 데에 있어서 시험에 응한 학생들은 대부분 커다란 상처를 입거나,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뭐, 실제로 다치는 건 아니니 문제는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
어쨌든,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시험은 단기간 내에 절대로 끝낼 수 없다.
‘나 빼고.’
나는 전방을 바라봤다.
푸른색의 포탈이 방에 도착하자마자 존재했다.
이것은 내가 시련의 탑을 클리어했다는 증거.
‘이게 진짜 되네.’
시련의 탑은 우선 탑에 들어온 인물을 ‘관측’한다. 그리고 그에 걸맞은 시련을 내어 준다.
그러나 나는 역천지체의 주인. 관측할 수 없었던 나는 시련의 탑이 ‘시련’을 부여하지 못하고 그대로 통과시킨 것이다.
혹시나 싶어서 플랜 B를 준비했었는데, 굳이 그럴 실행할 필요가 없어졌군.
나는 느긋하게 주머니에 손을 넣고, 포탈로 입장했다.
[수험생 0315번 학생인 이서하 님을 확인. 시험 기간 00:01:22. 역대 기록을 경신. 보상 추가.]처음 입장했을 때와 같은 기계음이 울렸다.
그러나 보상 추가라는 말에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화악!
빛 무리가 내 눈앞에 나타나더니 이내 그것이 묵색의 나무상자 하나를 떨궜다.
한국영웅학교가 최고의 영웅 교육관이 된 이유. 그것은 바로 시련의 탑에서 시련을 클리어하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주기 때문이다.
‘역대급 기록을 기록했으니, 역시 그거일까?’
기대감이 부푼다.
나는 상자를 품에 넣었다.
“……잠깐, 조금 전에 시작하지 않았나?”
“무슨 속도가……맙소사, 고작, 고작 1분 만에 클리어하고 나왔다고?”
여기저기서 웅성대는 소리가 나온다.
동시다발적으로 경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는 전화하고, 누군가는 내 정보를 수집하느라 바쁘겠지.
“당장, 당장 학생 정보들을 모조리 가져와!”
“기, 길드장님! 지금 확인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시련의 탑을 1분 만에, 역대급 속도로 클리어한 학생이……!”
소란이 일었다.
나는 강당 중앙에 있는 단상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재밌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는 남자가 있었다.
시련의 탑을 가동해서 시험의 시작을 알린 남자.
“재밌군. 이미 재능을 완전히 개화했나?”
남자가 흥미로운 표정으로 나를 봤다.
그러나 남자의 호감에는 관심이 없어서 적당히 대꾸했다.
“합격입니까?”
“그래, 합격이다.”
“그럼 전 가도 되는 거죠?”
“물론.”
“아, 혹시 여기 기숙사에 머물러도 되나요?”
“스카우터나 기자들 때문이군. 걱정 마라. 저쪽으로 나가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에 들어가면 될 테니.”
남자가 한쪽 끝을 가리켰다. 나는 적당히 고개를 숙이곤 남자가 가리킨 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망막에 상태창이 떠올랐다.
[메인 퀘스트Chapter. 1 : 입학시험 완료.] [보상으로 5,000P가 지급됩니다.] [믿을 수 없는 기록을 달성! 추가로 3,000p가 지급됩니다!] [다차원 유료 상점이 추가됩니다!] [가장 먼저 수석으로 입학시험을 마쳤습니다! 보상이 한층 업그레이드됩니다!] [3,000P 기예 전용 작성권이 지급됩니다!]“…….”
내용을 확인한 나는 경악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퍼줘도 남는 게 있나 싶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