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422
422화. 에필로그 (까불지 마라.)
천계(天界)에 있는 거대한 황궁.
그 끝에 있는,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수련장.
다른 천계의 사람들이 천무관(天武官)이라 부르는 그곳에는 두 명의 사내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 남자는 옥황(玉皇)의 인정을 받은 천계의 대장군으로서 무(武)의 끝에 닿아 있다고 정평이 나 있는 노인, 검천(劍天)이었고.
다른 한 명은 바로 그런 검천의 앞에 서 있는 남자였다.
껄렁껄렁한 얼굴을 하고 모든 천인(天人)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검천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청년.
그는 쯧 하고 혀를 차더니 입을 열었다.
“그래서, 옥에 가둘 때는 언제고 다시 꺼내서 부른 거야, 영감?”
듣기만 해도 자신의 싸가지가 어디로 실종되었다는 듯 막말을 내뱉는 청년의 말에 검천은 순간 인상을 찌푸렸으나 이내 한숨을 내쉬며 이야기했다.
“옥에 가둔 건 네가 잘못을 했기 때문에 가둔 것이다.”
“지랄.”
“어째 옥에 갇혔던 50년 전과 별 다를 바가 없구나.”
“어쩌라고?”
“놈!!!!!”
검천의 중후한 외침에 순간 거대한 수련장이 들썩였으나 청년은 그런 검천의 노호성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는 귓구멍을 후비며 이야기했다.
“거 귀 안 먹었으니까 조곤조곤 말하는 게 어떨까?”
“으득-.”
청년의 말에 검천은 저도 모르게 허리춤에 있는 검에 손을 가져갔으나, 이내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그것을 참아내며 한탄했다.
“도대체 옥황의 후계가 왜 저렇게…….”
고개까지 떨구는 검천.
검천의 중얼거림대로 현재 그의 앞에 있는 청년은 바로 차기 옥황의 후계인 이랑진군(二郞眞君)이었으나.
“거참 쫑알쫑알거리네. 할 말 없으면 나간다?”
이랑진군은 옥황의 후계라는 자리가 어울리지 않게, 무척이나 경박하고 야성적이었다.
그리고 검천은 이랑진군이 어째서 저렇게 삐뚤어졌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저 녀석을 컨트롤할 수 있는 이가 이 천계에 아무도 없다니…….’
그것은 바로 이랑진군을 컨트롤할 수 있는 이가 적어도 천계(天界)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는 분명 경박하고 야성적이었으나 옥황의 후계라는 말이 거짓말은 아니라는 듯 엄청난 무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 덕분에 천계에서는 검천을 포함한 대장군들도 그를 막을 수 있는 이들이 없었다.
물론 옥황이 직접 훈육을 한다면 이랑진군을 찍어 누를 수 있겠으나 유감스럽게도 옥황은 지금 당장 집무가 바빴고, 앞으로도 집무가 바쁠 예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천계를 포함한 세상의 이치가 원래대로 돌아온 지 몇 년이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깐만 기다려라. 50년 전 대련을 핑계로 오천의 천군을 전투 불능으로 만들어 옥에 투옥됐던 너를 그냥 꺼내줬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검천이 그리 생각을 정리하곤 이야기하자 이랑진군은 쯧 하고 혀를 차더니 이야기했다.
“그럼 할 말이 뭔데?”
끝까지 존댓말이라고는 전혀 하지 않는 이랑진군의 모습.
그에 검천은 이를 악물었으나 이내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자신의 마음을 한 번 더 진정시켰다.
어차피, 저 녀석이 저렇게 떠들 수 있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일 테니까.
“이랑진군, 너는 옥에서 원래 약조되었던 시간보다 빠르게 나왔으니 그 벌로 탑에 가주어야겠다.”
“……탑?”
“설마 모른다고는 하지 않겠지?”
검천의 물음에 이랑진군은 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곤 이야기했다.
“그야 뭐, 모르지는 않는데…….”
확실히 그의 머릿속에도 ‘탑’에 대한 정보는 어느 정도 있기는 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검천이 말하는 탑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 탑이 맞다면, 탑의 11계층과 12계층에는 2년 전, 각각 팔열지옥과 팔한지옥이 들어섰다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이랑진군은 이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설마, 지금 나보고 지옥에 가라는 거?”
“지옥에 가라는 소리는 하지 않았을 텐데?”
“그럼 내가 왜 탑에 가는데?”
“네 예절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뭐? 예절?”
“그래, 탑의 10계층, 그곳에 갔다 와라.”
검천의 말에 이랑진군은 다시 한번 탑의 10계층에 대해 생각해 보기 시작했고, 이내 곧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무관(武官)……?”
그 무관을 칭하는 별다른 이명 같은 것은 없었다.
그저 무관이 있다고만 알려져 있는 10계층.
물론 그 이외에도 그 10계층에 있는 무관에 단 1년이라도 있다가 나오는 이들은 무조건 이전보다도 몇 배는 강해져서 나온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래, 무관이다.”
“내가 왜?”
“만약 네가 가지 않으면 너는 다시 투옥될 것이다.”
“나를 가둘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불가능하다만, 옥황께서는 가능하시겠지.”
검천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는 이랑진군.
“그럼 그곳에서 남은 옥 생활을 전부 채우고 오라 이거야?”
“그것 또한 아니다.”
“……뭐?”
이랑진군이 고개를 갸웃하자 검천은 말했다.
“너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선택?”
“한 가지는 그곳에서 남은 형량만큼 생활하다 돌아오는 것. 그리고 나머지 한 가지는 그 무관의 주인을 쓰러뜨리는 것이다.”
“무관의 주인을 쓰러뜨려? 그래봤자 나한테 좋을 게 뭐가 있다고?”
“만약 네가 무관의 주인을 쓰러뜨린다면 지금 네게 있는 형량을 없던 것으로 해주겠다.”
“……진짜로?”
“옥황께도 이미 허락을 맡아 놨다.”
“그거 나쁘지 않네.”
검천의 말에 비로소 미소를 짓는 이랑진군을 보며 그는 이야기했다.
“그런데, 너는 정말로 네가 그 무관의 주인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럼, 내가 못 이길 거라고 생각해?”
이랑진군이 내보이는 압도적인 자신감.
물론 그의 무력은 저 정도의 자신감을 만들어 줄 정도로 대단하기는 했다.
적어도 천계에서 이랑진군을 이길 수 있는 이들은 몇 없을 테니까.
하지만 검천은 적어도 이번에는 그의 자신감이 무척이나 위험한 화를 부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대답했다.
“만약 네가 정말로 자신이 있다면 무관의 주인에게 대련을 신청하면 된다. 아마 그 사람은 네 대련을 피하지 않을 테니까.”
“그래? 그것 참 번거롭지 않아서 좋네.”
이랑진군은 그렇게 이야기하며 이내 미소를 짓고는 곧바로 몸을 돌렸고.
“그럼, 대충 며칠 있다 보자고.”
마치 자신이 며칠 안에 돌아올 것이 확정이라는 듯, 느긋하게 손을 휘적거리며 넓은 수련장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렇게 수련장을 빠져나간 이랑진군을 바라보던 검천은 이내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지으며.
“이 참에 확실히 예절을 배워오겠군.”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자기도 장원 내로 모습을 감췄다.
xxxx
이랑진군이 50년 전 투옥된 뒤 빠져나온 천계는 너무나도 많이 달라졌다.
분명 탑으로 인해 망가졌던 자연의 이치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을 시작으로 인재가 부족했던 천계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무엇보다 자신이 있었을 때만 해도 모종의 수법으로 인해 탑에 갇혀있던 꼰대마저도 다시 밖으로 나와 천계를 통치하고 있었다.
자신이 투옥되어 있는 동안 너무나도 많은 게 바뀌어버린 천계.
허나 이랑진군은 자신이 있었다.
비록 50년간 투옥되어 있었다곤 해도 자신의 무력은 변하지 않았고.
천계는 50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자신을 막을 수 있는 이들은 몇 없었다.
그렇기에 이랑진군은 자신의 무력을 믿고 고작 하루도 안되는 시간에 천계 관리의 도움을 받아 무관이 있는 10계층에 도착할 수 있었고.
“한 판 뜨자!”
곧 산 한가운데에 만들어져 있는 무관 한 가운데에 들어와 연무장 건물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에게 자신의 삼지창을 들이댔다.
“…….”
자신에게 창을 들이미는 이랑대군을 심드렁한 표정으로 보는 남자.
그의 자세는 이랑대군이 보기에도 심히 묘하게 보였는데, 온몸에 귀찮음을 머금은 것 같은 몸짓으로 의자에 늘어지듯 앉아 있었다.
거기에 덤으로 분명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한쪽 편으로는 묘하게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남자의 얼굴을 확인한 이랑진군은 이내 피식 웃으며 이야기했다.
“쫄?”
한 마디.
그에 순간 이랑진군을 바라보고 있던 남자의 눈이 커지는 듯하더니.
“하.”
이내 어처구니없는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넌 또 뭐야?”
남자의 물음.
그에 이랑진군은 남자에게로 들이민 삼지창을 휘저으며 이야기했다.
“내가 누구인지는 굳이 알 필요 없고, 그냥 나랑 한 판 붙자니까? 뭐, 쫄리면 그냥 나한테 진 걸로 하고.”
“…….”
그 말에 어처구니없다는 듯 이랑진군을 바라보던 남자는 잠시 멍을 때리더니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지금 나랑 한 판 붙자 이거지?”
“바로 그거지.”
“나랑?”
“그래, 설마 진짜 쫀 거야?”
“쫄았냐고?”
“응, 한 판 붙자면 길게 입 털지 말고 바로 한 판 딱 붙으면 되는 건데 지금 너는 일부러 질질 끌고 있잖아?”
“내가?”
“몇 번이나 물어볼 생각이야? 그냥 쫄았으면 쫄았다고 이야기하라니까? 손속 정도는 봐줄 테니까 말이야.”
이랑진군의 자신만만한 목소리.
그에 남자는 저도 모르게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거렸고. 이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아, 한 판 붙자 이거지?”
남자의 말.
그에 이랑진군은 기다렸다는 듯 삼지창을 바로 쥐며 이야기했고-
“그래, 특별히 선공은 양보해 줄게.”
-남자는
“그것 참-.”
“!”
-대답과 동시에 이랑진군의 앞에 나타났다.
“고맙네.”
빠아아아아악!!!!
그와 함께 들리는 엄청난 굉음.
“커…… 억?”
그리고 그 굉음이 들린 다음 순간, 이랑진군은 자신이 산 중턱에 처박혀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쿨럭-!”
그와 함께 터져 나오는 붉은 피.
이랑진군은 그것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봤고.
“뭐해?”
“!”
빠아아악!
“끄아아아악!”
자신의 몸이 그대로 두 동강이 나 버릴 것 같은 고통에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거참 귀청 떨어지겠네.”
“쿨럭! 이…… 이 새끼……!”
뒤늦게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자신의 명치를 밟고 있는 남자의 발을 어떻게든 떼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이랑진군.
허나 남자의 발은 그가 아무리 힘을 써도 움직이지 않았고.
오히려-
쿵!
“케헥!”
이랑진군은 남자의 진각 한 방에 그대로 땅바닥에 심어져 버렸다.
“끄르륵-!”
붉게 충혈된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는 이랑진군.
그 눈빛을 바라보던 남자는 재미있다는 듯 피식 웃으며 이야기했다.
“야, 내가 오늘 기분이 좀 안 좋았거든?”
“……무-슨…… 쿨럭!”
“내가 오늘 와이프들한테 바가지를 너무 긁혀서 말이야…… 거 외박 한두 번 했다고 바가지를 오지게 긁더라고. 뭐, 사실 눈동자랑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건 내 잘못이긴 한데…… 그래도 일주일 넘게 바가지를 긁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냐?”
-게다가 내가 원해서 한 것도 아니고 눈동자가 강제로 한 거라고.
마치 친한 친구에게 하소연하듯 말하는 남자.
허나 이미 이랑진군의 눈에 남자는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이고 있었다.
“……괴, 괴물.”
“거, 섭하게 왜 그래? 먼저 싸움을 걸은 건 너잖아.”
남자는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꽉 쥔 주먹을 들어 올렸고, 그에 이랑진군은 저도 모르게 항복이란 단어를 소리치려 했으나-
“하…… 항- 읍! 읍읍!!”
남자. 아니,
“남자가 이렇게 빨리 항복을 외치면 안 되지~.”
김현우는-
“아직 내가 스트레스가 좀 덜 풀렸으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마치 악귀 같은 미소를 지으며.
“좀 맞자.”
“으으으으읍!!!!!!!!!!”
언제나와 같이, 살의가 가득 넘치는 주먹을 이랑진군에게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