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23
Chapter 23 – 마인(3)
나는 일행을 이끌고 김서현의 위치를 찾았다.
김서현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왜냐면 그와 마인이 이미 전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
화르르륵!
김서현 주변에는 염룡이 으르렁 거리고 있었다.
그와 대치하는 마인도 보인다.
마인이 눈에 익었다.
다행히도 간부급은 아니군.
‘최악은 아닌가.’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그게 적이 만만하단 뜻도 아니다.
3m. 어지간한 사람보다 배는 큰 크기.
육체쪽이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항마력은 모르겠다. 저런 마인은 근접전에 강하다.
‘홍유화를 김서현에게 붙일까?’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상황은 여전히 나쁘다.
상격을 이루지 못한 마인이지만, 마인 특유의 힘과 재생력 덕분에 보통 마인을 이기려면 동급의 영웅 2명은 필요하다.
힘을 개방한 김서현과 김아라, 에르실. 거기에 홍유화 까지 있다면 어지간한 문제도 다 틀어막을 수 있다.
문제는 이곳은 마인 혼자 있는게 아니었다.
“도와줄까, 덩치?”
“꺼져라! 네놈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다!”
반대편에서 인질로 잡을 시민들을 모으는 마인이 보였다.
흠.
하루 동안 푹 쉬어서 컨디션은 최고다.
그러나 역천을 아끼고 아껴도 흑경을 쓸 수 있는 횟수는 셋.
‘마인이 최소 몇 명 있는지는 알면 좋겠는데.’
당장 보이는 것은 둘이다.
흑마련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니 저 둘이 끝일 거다.
협회는 서울에 있으니 지금쯤이면 영웅을 파견했을 테고.
계산을 끝마쳤다.
지금 여기서 저 두 놈을 죽인다.
나는 아공간 팔찌에서 영약들을 모조리 꺼냈다.
붉은색, 노란색, 핑크빛 색으로 빛나는 물약들.
속칭 뻥튀기 물약이라 불리는 능력치 상향 물약들.
꿀꺽꿀꺽.
맛은 색깔별로 났다.
딸기맛, 레몬맛, 수박맛 등. 맛없는 게 싫어서 일부러 이렇게 만들었는데, 안에 들어가니 메스껍다.
“후우.”
물약을 다 마시니 마인과 김서현이 싸우는 게 보였다.
쩌어엉!
주먹과 검이 부딪친다. 이어지는 굉음.
김서현이 뒤로 물러난다.
“기생오라비 같은 새끼. 너는 내가 갈기갈기 찢어 죽여주마.”
“네놈이 뒤지는 거겠지.”
김서현의 말에 그의 뒤에서 한 마리의 용이 솟아오른다.
쿠오오오!
풍룡.
감회가 새롭다.
게임 속에서만 봤던 검술이기 때문이다.
김서현은 천년 무맥을 이었다.
천년의 무맥이란 문자 그대로를 뜻한다.
무림에 존재했던 모든 이들이 외적에 맞서고자 만든 무공.
구파일방, 오대세가, 사마련, 마교.
무림에 대해 모르는 이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단체들이 힘을 모아서 만든 무공.
천년이라는 세월 동안 축적한 무맥을 한 무공에 담았다.
구천구룡신결(九天九龍神訣).
김서현의 뒤로 두 마리의 용이 울부짖었다.
염룡과 풍룡.
두개의 용이 마인을 향해 부딪쳤다.
쿠오오오!
둘이 합쳐지자 머리 크기만 10m에 이르는 폭염룡이 탄생한다.
‘아직 구천구룡신결도 다루지 못했나.’
김서현은 아홉 개의 무공을 익혔다.
그의 성장은 이 세계의 관점으로 보면 기이한 무언가이지만 내 눈으로 보기에는 좀 아쉬웠다.
“버러지 같은 놈이…….”
마인이 으르렁거린다.
마인이 되면 생기는 단점. 말투가 단순해지고 전투가 단조롭다.
다만 그 대가라고 해야 될까.
마인이 된다면 재생력에 비견되는 힘을 가질 수 있다.
폭염룡이 할퀴고 가서 피부가 이글거리는 마인은 어느새 절반쯤 회복해 있었다.
“유화랑 아라는 김서현 도와줘.”
“너, 설마?”
홍유화가 한쪽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마인이 여유롭게 시민들을 데리고 있었다.
“저놈은 내가 맡지.”
“어머, 괜찮아요? 저것도 굉장히 강한데?”
에르실이 내 옆에 서며 말했다.
“괜찮아. 나한테 다 맡겨-라고 하고 싶지만, 한 번만 도와주라.”
“물론이죠.”
히죽-하고 에르실이 웃었다.
“그럼 부탁 하나만 하자고, 저거 환상 한번 진하게 걸어줄 수 있어?”
“네. 그정도야 뭐.”
“그리고 김서현 좀 도와주라.”
“흐음, 하긴 저쪽이 더 강해 보이긴 하네요.”
에르실이 김서현과 대치하는 마인을 바라봤다.
쿠구구구구구궁!
건물이 무언가에 의해 짓눌린다.
검, 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거대한 2m가 넘는 칼을 휘두르는 김아라가 보였다.
가슴이 사선으로 그어진 채 온 몸이 화상을 입어 끔찍한 모습의 마인이 보였다. 마인이 으르렁 거리더니 이내 그것이 절반 쯤회복된다.
기이하다.
그러나 이 세계에서 마인이란 저런 존재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이세계의 것을 사특한 것들에게 바친 존재들이라 그렇다.
그렇기에 마인들을 쉽게 죽이는 서가연의 존재는 필수였다.
‘다음 주에 내가 진짜 서가연 각성시키고만다.’
천천히 개화시키고 싶지만, 난이도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처음 있는 제대로 된 전투씬은 보통 쉽게 가기 마련이다.
에르실, 김아라, 홍유화.
저 세 명을 불렀는데도 목숨을 걸어야 했다.
스릉.
나는 흑천마검을 들고 마인 한 명을 향해 걸어갔다.
“이봐, 학생. 나는 마음 착한 마인이라서 말이야. 영웅 놀이하지 말고 저리 꺼지렴.”
마인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아, 아니다. 너희도 그냥 인질이나 되라.”
성질이 급격하게 바뀐다.
기분에 내키는 대로 행동한다.
그 행동방식은 인간의 것보다는 짐승에 가깝다.
“에르실, 부탁해.”
짝.
박수소리가 났다.
순간 마인의 초점이 멍해졌다.
에르실은 대인전에서 가장 강력하다.
그녀가 가지는 환상은 실제와 다름이 없기 때문. 특히 이런 인간형태의 적에게 그 효율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나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서가연은 없지만, 그 역할을 내가 어느정도 대신할 수 있었다.
역천의 기와 서가연이 지닌 마력은 성질이 다르지만 같은 결과를 내놓기 때문이다.
“이게…….”
마인의 초점이 조금 돌아왔다.
잡념을 할 시간이 없다. 조만간 바로 깨어날 테니.
에르실이 벌어준 약간의 틈.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마인에게 약간의 중상을 입히는 것뿐이다.
념을 다리에 쏟아 부었다.
도약.
아공간 팔찌에서 식칼 하나를 꺼내서 던졌다.
위치는 얼추 맞았다.
손재주 덕분에 노린 곳을 정확히 던질 수 있었다..
위치는 마인의 오른쪽 눈.
나는 념으로 식칼에 힘을 불어넣었다.
푹.
단검이 마인의 눈에 박혔다.
“크아아아악! 이 버러지 같은 새끼가아──!”
마인이 비명을 지르며 환상에서 풀려났다.
마인이 죽일 듯이 날 노려본다.
살떨리는데.
뭐, 이걸로 목적은 이뤘다. 이제 저 놈은 시민 따위 안중에도 없을 거다.
흑섬검법.
나는 빠를 뿐인 검을 휘둘렀다.
그럼에도 마인은 그것에 정확히 대응했다. 팔을 휘둘러 흑천마검을 막았다.
탕!
“깊이도 없는, 그저 빠를 뿐인 검으로 날 상대하겠다니! 10년은 이르다!”
‘쯧.’
속으로 혀를 찼다.
근력에서 압도적으로 밀린다.
-힘 싸움은 안된다. 성립이 되지 않아. 그리고 속도도 부족하지.
흑천마검이 중얼거렸다.
맞다.
속도에서도 밀린다.
기교?
내가 이곳에 떨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무슨 기교를 익히는가.
‘진짜 똥겜이네.’
그럼에도 나는 웃을 수 있었다.
욕을하면서 몸을 움직인다.
눈 앞에 있는 마인을 몇 번 사냥해봤다.
그림자 뱀처럼 지긋지긋할 정도로 잡은 것은 아니다.
잡은게 300번이 좀 넘나?
그정도 즘 잡은 걸로 기억한다.
내 머릿속에는 마인이 어떤 능력을 쓰는지, 어떤 공격을 하는지 다 알고 있다.
-주인, 눈을 크게 떠라. 상대의 모든 것을 봐라. 그것이 바로 싸움의 시작이니.
흑천마검의 조언을 따랐다.
마인이 움직인다. 그 움직임은 단순하나 대응하기 힘들다.
압도적인 능력치 차이.
어깨가 움직인다. 궤적을 따라 몸을 숙였다. 그리고 흑천마검으로 안쪽을 찌른다.
“거슬리게!”
마인이 발을 내디딘다. 동작이 적다. 찌르는 걸 멈추고 옆으로 빠졌다.
마인이 바로 반응하는 찰나.
흑천마검에 역천을 불어넣었다.
패혼.
“흡!?”
순간 마인이 움찔거렸다.
그 자체로도 패혼은 강한 힘이지만, 역천을 불어넣는다면, 더욱 상대를 옭아맬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진실 속의 환상.
마인의 팔 근육이 부풀어 오른다. 확신에 찬 눈동자로 내 몸통에 정확하게 꽂히는 주먹.
“속임수를!”
확신에 찬 눈동자가 경악으로 뒤섞였다.
마인이 근육을 뒤틀며 몸을 움직였다.
그것은 분명 크나큰 위험을 짊어지는 행동.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허몽의 각인이 보여준 환상이 마인에게 그만큼 위협적이었다는 말이기도 하다는 거다.
“거지같은 새끼가──! 네놈을 갈갈이 찢어서 죽여버리겠다──!”
나는 념을 집중했다. 역천을 모조리 끌어모았다.
흑천마검을 마인의 머리로 집어 던지며 손끝에 힘을 집중했다.
“핫, 그딴 잔재주를…….”
마인이 흑천마검을 손으로 쳐냈다. 내 공격은 회피하면서.
념,
을 극도로 쏟아부었다. 흑천마검이 공중에서 멈추고 그대로 마인에게 쏘아졌다.
“이것이 진짜로구나!”
마인이 흑천마검을 움켜쥐었다. 아주 짧은 시간.
내가 마인에게 닿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같잖은 수작을!”
마인의 배 부근에서 팔이 하나 튀어나왔다.
흑린(黑鱗).
역천이 손을 뒤덮는다.
콰득.
손이 그대로 마인을 꿰뚫는다.
흑린의 힘은 이능의 범접을 거부하는 힘.
몸 전체가 이능으로 가득찬 마인은 이 방어가 절대적인 공격과도 같았다.
그것이 마인의 팔을 꿰뚫고 복부까지 닿았다.
“미……친…….”
“아까부터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너, 말이 너무 많아.”
그리고 흑경(黑勁).
내부에서부터 발산되는 파문이 마인의 모든것을 헤집어 놓는다.
끼익.
마인의 몸이 부풀었다가 줄어든다.
역천이 마인의 몸을 헤집는 까닭이었다.
여기까지 온 이상 마인이 나를 이길 방법은 없다.
내가 미쳐서 역천을 거두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네, 네놈이 그 예언의……!”
마인의 눈이 험악해졌다. 마인의 몸이 부풀어 오르다가 이내 멈췄다.
자신의 몸을 폭발시켜서 나와 같이 죽고 싶어했던 모양이지만, 역천은 그리 녹록한 힘이 아니니까.
‘흠.’
나는 조금 전 마인의 말을 떠올렸다.
예언.
이 세계에는 신비라는 게 존재한다.
그것은 이 세계의 법칙에 어긋나는 힘을 정신의 형태로 쓸 수 있는 힘.
그리고 영웅을 지지하는 선의 세력과 악을 지지하는 세력에 각각 예언자가 한 명씩 있다.
예언의 존재는 마를 집어삼킬 존재이다.─라는 말은 이 업계에 발을 내딛는 존재라면 대부분 알 정도로 유명하다.
그 존재는 모든 마인을 절멸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하니까.
나는 김서현 쪽을 바라봤다.
저쪽도 마인을 죽이고 있었다.
머리를 터트리고 가슴을 터트렸다.
마인은 저렇게 해도 살아날 경우가 있어서. 홍유화가 불꽃으로 자글자글 태우자 이제야 안심한 듯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허공을 바라봤다.
[메인 퀘스트 Chapter. 2 : 시내에서 날뛰는 흑마회(黑魔會)를 저지하라. 완료.]그럼 이제 보상을 받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