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64
Chapter 64 – 찬탈자(7)
-유화야. 너는 언제나 우아하게 있어야 한다.
할아버지의 말이었다.
-약자는 없는 존재이기에 발악한다. 하나라도 더 갈취하려고 들지. 그러나 강자는 아량을 보여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있는것이 많은 강자가 지닌 권리기 때문이지.
홍유화는 승부욕의 화신이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할아버지가 경쟁을 시키면서 그들을 떨어트려서일까. 아니면 없었던 존재에서 있었던 존재가 되어서일까.
모르겠다.
뭐가 되었든, 자신은 있었으니까. 자존심이었을까. 혹은 자만감이었을까.
‘이기고 싶다.’
상대의 능력을 빼앗아서라도.
그것이 설사…….
홍유화는 눈을 떴다.
파직.
자신의 안에서 무언가가 깨지는듯한 소리가 들렸다.
파직파직파직.
‘간절해 보지 못해서였나.’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기고 싶다.
그 마음에 그녀의 재능이 반응했다.
화아악!
붉은색의 연꽃이 피었다.
그것은 홍유화의 긍지이기도 했었다.
왜냐하면 자신의 할아버지는 틀린 말을 하지 않았으니까.
남의 것을 뺏지 않는다.
남의 것을 탐하지 않는다.
항상 공정하게 경쟁하면 너는 언젠간 내 자리에 있을 것이다.
홍유화는 재능의 화신이기도 했다.
할아버지의 말이었지만, 홍유화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했었다.
김서현을 만났다.
자신보다 뛰어난 마법실력을 갖춘 에르실을 보았다.
그리고 누구보다 오롯하게 존재한 이서하란 존재를 만났다.
세계는 넓다.
그리고 그들이 보여준 세계는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세계와는 달랐지만,
꽤 재밌었다.
홍유화의 머리 위에.
그것은 자그마한 왕관이 되었다.
직감적으로. 홍유화는 자신이 어떤 ‘재능’을 개화한 것을 깨달았다.
“하…….”
허탈한. 그러면서도 즐거운 미소를 띄웠다.
이 주변에 있는 모든 인물들의 재능을 직감했다. 그리고 자신의 재능은 ‘그들의 재능’을 선택해서 ‘약탈’할 수 있는 재능이란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우선은.
홍유화는 가느다란 팔을 뻗었다. 그 목표는 죽음에서 돌아온 미노타우르스였다.
그저 선택하는 행동.
으적.
무언가 먹어치우는 소리가 들리면서.
홍유화의 손에서.
화르륵!
선명한, 보랏빛의 불꽃. 죽음이 피어올랐다.
***
시간을 조금 되돌려서,미노타우르스가 죽기 직전.
“씨앗이로군.”
천견이 입을 열었다.
서예빈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씨앗.
그것은 외계에서 온 물건이었다.
괴수에게 심으면 괴수가 죽고 나서 외계의 힘을 받은 괴수로 재탄생시키는 물건. 인간에게 사용하면 강제적으로 마인으로 화하게 하는 물건이기도 했다.
“하긴. 이상한 일이기도 했다. 고작 흉악이 나섰는데 놈들이 일으킨 피해는 전혀 없었으니까.”
“이상할 것까지도 없지. 실제로 제법 위험하지 않았는가? 그 결계 때문에.”
결계.
안쪽에서 모두를 가두는 결계였다. 파마의 이명을 받은 송라희 교수가 풀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결계.
그 결계는 이서하가 나서자 순식간에 풀어버렸다.
‘보상을 더 줘야 되는 걸까.’
서예빈은 쓴웃음을 지었다.
-우오오오오오!
사기가 미노타우르스를 감쌌다.
보랏빛의 불꽃이 나타났다.
“어떻게 할 건가.”
천견과 황제.
그 둘은 이명을 가진 초월자들이다. 학생들 수준에서 저 정도의 괴수는 절망 그 자체지만 이들은 그 괴수가 수백 마리 몰려와도 괴수들이 절망할 수준의 무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오롯한 초월자이기 때문이었다.
“글쎄.”
서예빈은 이서하를 바라봤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그랬다.
그래서 서예빈은 그에게 흥미를 느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재능을 보는 눈은 천견보다 월등할 거라 자부했는데, 그것조차도 이젠 모르겠다.
콰아아아아앙!
이서하가 검을 들어 올렸다. 미노타우르스가 주먹을 쥐고 그대로 후려쳤다. 이서하가 밀려났다.
“승산으로 따지자면 10%……정도인가.”
“글쎄. 내 눈으로는 30%쯤 되어 보이는데.”
“그런가.”
천견은 앞을 바라봤다.
이서하는 여전히 보이지 않지만, 그가 다루는 힘은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해졌다.
저 소년은.
“……!”
천견이 시선을 돌렸다.
붉은색 머리의 소녀, 홍유화를 향해서.
“무슨 일이지?”
“맙소사. ‘부정’이 저런 힘을 갖고 있었다고? 아니, 이건 별의 소녀가 지닌 ‘긍정’의 힘이기도 한데.”
천견은 멍한 표정으로 홍유화를 보며 중얼거렸다.
서예빈도 홍유화를 바라봤다.
화륵.
그녀의 머리 위, 홍련이 피어올랐다. 그것은 이내 왕관이 되어 그녀의 머리 위로 안착했다.
‘……뭐지?’
본능적으로. 서예빈은 순간 홍유화를 ‘적대’했다.
그녀는 무슨 짓을 쓰더라도 서예빈을 위협하지 못한다. 그러나 서예빈은 순간 그녀에게 ‘위험’을 느끼고 그녀를 경계했다.
홍유화가 손을 뻗었다. 사염을 두른 미노타우르스에게.
“…….”
“……!”
그리고 홍유화의 손에서 죽음이 피어 올랐다.
***
콰아아아앙!
검은색의 주먹이 다가온다. 흑천으로 후려쳤다.
-피해라!
-서하 님!
흑천과 영천의 소리가 들렸다. 감각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느낌에 나는 허공을 박찼다.
파앙!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한 번 더 회피.
‘이거로 끝이군.’
이제 허공을 박차는 전투는 부족하다. 흑익을 꺼내야 했다.
아공간에서 재빨리 비약을 꺼내 입에 넣었다.
[근력의 비약을 섭취했습니다! 30분동안 근력이 5 증가합니다!] [민첩의 비약을 섭취했습니다! 30분동안 민첩이 5 증가합니다!] [체력의 비약을 섭취했습니다! 30분동안 체력이 5 증가합니다!]그리고 흑색의 팔찌를 건드렸다. 흑검을 생성.
념으로 흑검을 조종하면서 발판을 만들고 일부는 눈을 던졌다.
깡!
그러나 역천을 담지 않은 공격은 통하지 않았다.
‘까다로워.’
방어력과 공격력.
둘 중 하나라도 약하면 모를까, 둘 다 굉장히 준수하다.
화르륵!
그리고 저 불꽃도 거슬린다. 보랏빛의 불꽃이 피어오른다. 감각이 경종을 보낸다. 거슬린다고 표현했지만, 잘못 맞으면 한 방에 죽는다.
상대는 코인이 수백 개가 있고 내 코인은 하나.
‘하.’
빌어먹을 망겜.
나는 한숨을 내쉬며 역천을 불어넣었다.
‘오의는 안돼.’
무저갱.
그것은 강력한 힘을 자랑하지만, 그만큼 역천의 소모가 심하다. 단 한 번 쓰는 것으로 내가 리타이어 된다.
차근차근 체력을 깎아내고, 큰 일격을 꽂는다.
“서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낡은 검을 들고 돌진하는 김서현이 보였다.
“박운혁, 막을 테니까 바로 꽃아!”
“알았다!”
미노타우르스가 크게 발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내려찍기. 김서현은 재빠르게 다가가서 검으로 태극을 그렸다.
태극혜검.
태극이 그려졌다. 원의 형태의 태극이 그려지면서 미노타우르스의 발길질을 그대로 흘렸다.
“뭔 놈의 힘이……!”
김서현은 경악하면서도 반대쪽 손으로 용을 만들었다.
콰드득!
땅속에서 용의 형태가 튀어나오며 미노타우르스를 묶었다.
“하앗!”
벼락처럼 튀어오른 박운혁의 창에 바람과 벼락이 머물렀다.
“풍뢰참!”
기술명을 외치는 광경은 꽤 우스꽝스러웠지만, 공격까지 우스꽝스럽지 않았다.
수십 개의 벼락과 바람을 머금은 참격을 토해내며 미노타우르스의 겉가죽을 긁었다.
“……내 풍뢰참이 고작 생채기 수준이라고?”
“넋 놓지 말고 비켜요.”
에르실이 뛰쳐나갔다.
눈에 있는 별이 회전했다.
“몽중화.”
푸른색의 나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십 개의 나비가 머물렀다.
몽중화.
환상마법의 대가가 자신의 환상을 현실에 침식시키는 기술. 마력소모가 크지만, 환상을 현실에 머물게하며 환상에 강한 괴수들이나 인간을 공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나비가 달라붙었다. 미노타우르스의 검은색 피부가 하얗게 물들었다.
-우오오오오오!
‘데미지는 들어가는군.’
땅을 박찬다.
성신안을 켰다. 흑섬보. 그리고 지척에 다다르고.
역천을 흑천에 밀어 넣었다. 역천을먹은 흑천의 검신에 검은색의 기가 일렁인다.
검기.
는 아니다. 이것은 단순히 역천을 무식하게 때려 넣고, 역천 지배력으로 만든 칼날.
개념마저 자르는 힘은 존재하지 않지만.
‘이 정도면 해볼 만 해.’
화르르륵!
보랏빛의 불꽃이 크게 퍼졌다. 나를 삼키려 했다.
팟!
흑천일보.
[흑천일보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흑천일보의 숙련도가 ‘완숙’되었습니다. 공간에 간섭합니다.]시선에 모든것이 검은색 배경에 하얀색의 선이 그려지기 시작한다. ‘공간’이 접히면서 보랏빛의 불꽃을 통과했다.
그리고 흑천을 역수로 잡았다.
이대로 뿔에 박아 넣는다면.
번뜩.
미노타우르스의 눈이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감각이 경고했다.
화악!
보랏빛의 불꽃이 한점으로 응축한다.
‘패턴 추가까지 있냐.’
헛웃음이 나왔다.
흑검을 생성했다. 위치는 바로 발아래.
흑섬보를 펼치기에 적당한 크기가 아니다. 이를 악물고 흑검을 박차서 도약.
파아앙!
공기를 꿰뚫고 보랏빛의 섬광이 솟았다. 사염으로 응축한 빔. 그것이 내 심장부분을 노렸다.
‘피할 수 없다…….’
직감이었다.
그동안 적지 않은 전투를 해오면서 얻은 경험에서 나온.
-주인!
손을 내밀었다.
개념 스탯 역천. 30%를 남기고 모조리 손에 때려 박았다. 그리고 념.
흑린黑鱗
손에 검은색의 비늘이 돋았다.
‘이대로.’
뚫는다.
활로는 그것 뿐이었다. 내 목숨을 베팅하고 가장 승률이 높은 방법.
죽음이라는 놈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파앗!
보랏빛의 섬광이 부딪친다. 열기가 느껴진다. 간접적인 영향임에도 피부가 따갑다.
‘큭.’
손이 덜덜 떨린다. 역천이 미친듯이 새어나간다. 이를 악물었다.
‘더.’
조금만 더.
몇 초 남짓한 시간이 영겁처럼 느껴졌다. 이글거리는 보랏빛의 섬광의 기세가 약해지고 이내, 멎었다.
그리고 당황이 서린 미노타우르스가 보였다.
흑천을 들었다.
그리고 이대로,
‘어?’
균형이 무너졌다. 어째서? 사지는 멀쩡한데.
-쿠흐.
미노타우르스의 눈이 반달을 그렸다. 손을 그대로 올렸다. 보랏빛의 불꽃이 피었다.
이를 악 물었다. 념. 흑천에 담긴 역천의 힘이 응축되고, 그것이 미노타우르스의 가슴에 팍-꽃혔다.
그리고 보랏빛의 불꽃이.
사라졌다.
“생각보다 별거 아닌데?”
도도한 목소리가 들렸다.
떨어지는 찰나.
누군가 공주님 안기 자세로 나를 안았다.
“생각보다 약하네, 너.”
나는 반사적으로 웃어버렸다.
도도하게 미소지으면서 홍련의 왕관을 쓴 홍유화가 말했다. 보랏빛의 불꽃을 피우면서.
“거기서 지켜보고 있어.”
“막타치게? 우리가 피 다 빼놨는데.”
“흠, 그렇게 보일 수도 있네. 일어설 수 있어?”
“어.”
홍유화의 어깨에 기대며 나는 몸을 일으켰다. 념으로 몸을 고정하니 일어설만했다.
“약점은 머리에 있는 뿔.”
“그래 보여. 마나가 저기에 몰려 있거든.”
“근데 이제 제대로 쓸 수 있는 거야?”
“응.”
홍유화는 재수없게 웃으면서 말했다.
우웅!
공기가 진동한다.
홍유화가 오른손을 뻗었다. 적색의 빛을 내뿜으며 마도서가 나왔다. 왼손을 뻗었다. 보랏빛의 불꽃이 피었다.
적색과 보라색이 융화된다. 그것은 한 점으로 응축되며.
“에르실.”
“네?”
“네 재능 좀 빌려 쓰자.”
홍유화는 그렇게 말하며 에르실에게 손을 뻗었다. 순간 마력이 폭증하면서 마력이 한점으로 응축되고.
기가 플레어.
파아아앗!
눈부시도록 빛나는 섬광이 모든것을 가르며 미노타우르스의 상체를 꿰뚫어버렸다.
“미안, 너무 약해서 그만 죽여버리고 말았네.”
홍유화는 태연자약하게 말했다.
헛웃음을 짓고 기절하려는 찰나.
“그리고 이번에도 내가 이겼네. 서하 너, 생각보다 허접이네.”
“……뭐?”
홍유화(2승 89패)주제에…….
나는 말을 다 잇지 못했다.
이성의 끈이 끊기며 의식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