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86
Chapter 86 – 근원(5)
퀘스트의 알람창이 나온 직후.
콰아앙!
거대한 충격파가 퍼지면서, 주위를 뒤흔들었다.
“……!”
중앙에서 거대한 흐름이 응집하기 시작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탁하고, 어둡고, 부정한 마력이 모여들고.
사아아아아.
이내, 그것이 거대한 나무로 만들어졌다.
나무가 우거진 늪지대임에도 일반인의 시야로 확연히 보이는 검은색의 나무.
마계수(魔界樹).
“미친! 마기다!”
“어째서? 여기는 헌터들이 다니는 늪지대일 뿐인데?”
헌터들이 공황에 빠졌다.
“잠깐, 저거 마계수가 아닌가?”
“모두 뭉쳐! 가지고 있는 시체 다 버리고 그냥 모여!”
상황을 파악한 헌터들이 최대한 많은 사람을 모았다.
마계수는 그 자체로 강하지는 않다. 저 정도 크기라면, 대충 적당한 중격 영웅 혼자서 감당할 수 있을 정도.
그러나 그 정도라면 헌터들이 저렇게 공황에 빠질 이유가 없다. 마계수가 까다로운 것은, 마계수를 기준으로 일종의 ‘영역’을 만들기 때문이다.
사아아아-.
마기가 농축된다. 리자드맨의 피부가 검은색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근처에 있는 나무들의 요사한 힘이 깃들기 시작했다.
“이건…….”
“마계수의 힘이야. 마계수를 기준으로 일종의 영역을 생성해서 땅을 오염시키지.”
“……영역이면 상격이 가질 힘이잖아?”
김아라가 크게 놀랐다.
“괜찮아, 그 정도는 아니야.”
“그래?”
“저건 영역에 집중한 일종의 나무 형태의 괴수니까. 본체는 그렇게 강하지 않아. 문제는 영역 내에 있는 괴수들이지.”
“키에에엑!”
흑빛의 비늘을 가진 리자드맨이 울부짖으며 근처의 헌터를 노렸다.
“으아악! 저, 저리 가!”
탕탕탕!
총소리가 울리며 리자드맨 피부에 불꽃이 튀었다.
그러나 리자드맨의 비늘은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맙소사, 저 놈들 총이 통하지 않아?!”
“총사들은 전부 후방으로 빠져! 전방은 전사들이 틀어막아!”
누군가의 외침에 헌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헌터들은 애초에 영웅에 도전하지 못해서 하급의 괴수도 겨우 사냥하는 이들. 대부분이 마총사(魔銃士)이기 때문이다.
전사들은 그럭저럭 있지만, 리자드맨을 죽일 화력이 대부분 없는 이들이다.
“가자, 아라야.”
“응.”
나는 김아라를 대동하고 앞으로 나섰다. 지금 나서지 않으면 이들의 피해가 너무 커지기 때문이다.
“자네들 전사들인가? 학생으로 보이는데, 뒤로 물러나게.”
앞으로 향하자 성인 몸통만 한 방패를 든 이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한국영웅학교 학생이거든요.”
“그, 그런가! 그럼 부탁하지.”
한국영웅학교 학생증을 보여주니 얼굴이 밝아지며 길을 터줬다. 한국영웅학교는 전 세계에서 천재, 혹은 영재들이 모이는 곳.
어떤 이들은 그곳을 별들의 학교라고 부를 정도로 온갖 천재들이 모인다.
당연하게도 한국영웅의 학생 한 명이 여기에 있는 헌터들보다 훨씬 우수하다.
“내가 보조할게. 아라가 앞에 서.”
“오랜만에 진짜 실력을 내보이게?”
김아라가 조금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 진짜 실력은 학교에서 보여주는 그대로지만, 일부 학생들은 내가 실력을 숨기고, 근접전으로 실력을 키우고 있다-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해도 내 초기의 모습이 좀 약하긴 한데.’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물러났다. 흑천을 들었다.
지금부터 사용할 것은 술법이다. 흑천은 검이면서 역천의 매개체─. 마법사들이 쓰는 마도서나, 지팡이와 같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힘을 좀 아껴놓기 위함이었다.
‘영천.’
-넵, 서하 님!
영천이 튀어나오며 내 앞에 섰다.
빛나는 부적들이 내 주변을 감싸며, 영천이 술식을 짜아 올렸다. 내가 하는 일은 간단하다. 그 술식에 역천을 흘려 넣는 것.
파앗!
술법이 발현되며, 부적 하나가 김아라에게 흘러들어 갔다.
“이건…….”
“가속과 감각을 증가시키는 술법이야. 어차피 아라한테 근력증가는 필요 없으니까.”
“…….”
묘하게 노려보는 것 같은 건 착각일까.
-여성에게 힘이 세다는 말을 돌려 말하는 건 너무 심한 말 같아요.
‘…….’
김아라가 거인의 칼을 들었다.
검이라고 하기엔, 너무 무식해 보이는 형태. 본디 크기는 2m. 그것이 김아라의 근원력을 먹으면서 커지기 시작한다.
“후읍.”
크게 발을 앞으로 내디뎠다. 그녀의 기세가 바뀌었다. 마치 태산을 가르는듯한, 기세의 형태로.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
“키엑?”
“키에에엑!”
리자드맨들이 당황한다. 김아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느새 15m까지 커진 대검을 휘둘렀다.
콰아아아앙!
총마저 버틴 리자드맨들은 거인의 칼을 버티지 못했다. 마치 거대한 것에 치이듯, 리자드맨의 몸이 산산이조각나며, 육편이되어 흩날렸다.
“누, 누구야? 무슨 사람이 10m나 되는 거검을 저리 가볍게 들어?”
“그게 무슨 상관인가? 새로운 영웅이겠지! 중요한 건, 여기서 믿을 사람은 저 여성뿐이네!”
여기저기에 있던 헌터들이 그녀의 근처로 모이기 시작했다.
“쿠오오오오!”
강렬한 마력이 담긴 포효.
시선을 옮기니 그곳에는 거대한 리자드맨이 있었다. 키는 3m 정도 되었으며, 검과 방패를 든 형태였다.
“리자드맨 전사장!”
“저건 중격중에서도 상급에 해당하는 존재인데…….”
헌터들이 전의를 잃었다.
혹은 김아라에게 기대하는 듯한 눈치로 그녀를 봤다.
‘그럼 가볼까?’
나는 조용히 공격 술법을 준비했다.
-서하 님에게 공격술법은 사실 별로 좋지 않은 선택이에요. 서하 님이 가진 역천 지배력은 전대 천마가 초월하여 얻은 지배력과 동등하거나 그 위의 수준이기 때문이죠.
지이잉.
불어넣은 역천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손톱만 한 구체로 변했을 때, 순간 머리가 지끈거렸다. 나는 당황했다.
역천을 다룸에 있어서, 전대 천마와 맞먹는 지배력을 가진 내가 술법을 다루는 데에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어렵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롭게 술법을 만들었어요.
‘이건?’
-역천을 압축하고, 압축하고, 압축한 형태예요. 사실, 이걸 술법이라고 부르기도 뭣하기는 해요. 요리로 치면 그저 좋은 고기를 구운 방식하고도 같아서.
-주인의 터무니없는 역천 지배력덕분에 만들 수 있는 술법이지. 압축은 원래 위력만큼 정직하게 상승하지만……대부분의 마법사나 술법사들은 그걸 몰라서 압축하지 않는다. 그나마 하는 자들도 2번에서 3번 정도. 그러나 주인의 지배력 덕분에 10번 이상 압축한 형태다.
-사실 이 정도 되는 지배력이라면 다른 공격 방법이 있지만, 서하 님은 아직 중격이기에, 이런 방식은 어마어마한 공격력을 가진 술법으로 변한거죠. 오직 서하 님이기에 가능한 방법이에요.
‘그런가.’
나는 그것을 리자드맨 전사장에게 던졌다.
“크헷.”
리자드맨 전사장이 비웃으며 그것을 가볍게 방패로 내리치자.
우우우우우웅!
강렬한 파장을 뿜으며, 구체에서 충격파가 터져나갔다.
콰아아앙!
충격파의 범위는 좁았다. 전사장만이 범위에 휘말렸으니까.
그러나 위력은 간단하지 않았다. 충격파가 전사장의 육체의 파편조차 남기지 않고, 집어삼켰으니까.
“……오.”
생각보다 절륜한 위력에 나는 나지막이 감탄해버리고 말았다.
“자, 자네! 어, 엄청난 마법사였군!”
옆에 있던 헌터가 그렇게 말하며 내 근처로 왔다.
“우리가 다른 것들은 몰라도 막기 하나는 잘하네. 이제부터 우리가 지켜도 될까?”
“네, 그렇게 하세요.”
사실 그들이 지키는 것보다 내가 움직이는 게 편하고 효율적이다. 그러나 지금은 난이도 지옥이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우우웅!
다시 한 번 마계수를 중심으로 크게 파문이 퍼졌다.
“아닛?!”
“모, 모두 나무로부터 떨어져!”
헌터들이 기겁하며 소리쳤다.
거뭇거뭇한 나무가 크게 부풀어 올랐다. 이윽고 뿌리를 다리처럼 움직이며 그것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식인나무네요. 저건 좀 귀찮은데.”
식인 나무는 핵을 파괴하지 않는 이상, 잘 죽지 않기 때문이다. 식물계의 좀비 같은 놈들이다.
‘영천.’
-넵!
영천이 술식 짜아올렸다. 내가 할 일은 간단하다. 영천에게 역천을 주입한다.
검은색의 화살촉 같은 것이 수십 개씩 만들어졌다.
달칵.
심상에서 무언가 켜지는 소리가 들리며 세상이 뒤바뀌기 시작한다. 성신안으로 나무의 핵을 관찰했다.
‘……뭐지.’
성신안을 키니, 다른 게 보였다. 마계수 근처에서 결계같은 것이.
나는 눈에 역천의 기운을 북돋았다. 그러니 더 자세하게 보였다.
검은 외투에 가면을 쓴 놈들이 보였다.
‘……저 놈들이 왜?’
암염의 날개다. 빌런 집단이며 정보단체로 활동했다가, 영웅들에게 대판 깨지고 세가 크게 약화한 집단이지만 지금의 내 상대로는 벅찬 놈들이다. 원래대로라면, ‘상고의 성신’놈들이 있었을 태지만, 난이도 때문에 바뀐것 같다.
‘안 좋은데.’
마공녀의 말이 떠올랐다.
칠악이 내 현상금을 올려서 다른 이들이 나를 노린다고.
우선, 나는 화살촉들을 날려 나무의 핵에 모조리 꽂아버렸다.
“술법으로 표식을 남겼으니 다들, 표식을 중점으로 치면 됩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앞으로 뛰쳐나갔다.
“저는 제 한 몸 건질 수 있으니, 알아서 살아남으세요.”
헌터들에게 말하고 김아라에게 갔다.
“아라야. 빠르게 끝내자.”
“알았어.”
김아라는 굳이 왜라고 묻지 않았다. 묵묵하게 검을 다시 잡았다.
“표식은 무시해. 어차피 저건 헌터들을 위해서 만든 거니까.”
“알았어.”
“작전은 간단해. 빠르게 마계수를 향해 돌진한다. 그 과정에서 자잘한 건 내가 막아줄게.”
나는 최근에 얻은 재능, 영능의 방패를 펼쳤다. 김아라의 전방에 반투명한 막이 생겼다.
“아라는 앞만 봐. 내가 지켜줄 테니까.”
“…….”
왠지 모르게 조금 상기된 채, 김아라가 앞으로 향했다.
크에엑.
나무들이 괴상한 소리를 내며, 우리를 막았다.
콰득!
김아라가 10m 크기의 거검으로 모조리 박살을 내 버렸다. 다만, 보랏빛의 구체 몇 개가 김아라를 향해 노리고 왔다.
저주.
나무형태의 괴수들은 모두 저주를 어느정도 다룬다. 하물며 어둠에 물든 저주는 그 힘이 터무니없이 강하지만.
“저주는 무시해!”
서걱.
내가 흑천을 념으로 다루면서 저주를 베었다.
김아라가 잠깐 놀란 눈으로 날 보다가 이내 달리기 시작했다.
콰득. 콰득. 콰득.
우리는 불도저처럼 모든 것을 밀어내며 일직선으로 달렸다. 중간중간 오는 저주는 내가 커버하고, 김아라가 밀어내는 무식한 작전.
그러나 막을 수 없다면 이보다 효과적인 것은 없다.
“저번부터 느끼는 건데 우리 상성이 좋지 않냐?”
“…….”
김아라가 볼에 홍조를 띄우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옆에서 날라오는 저주를 걷어차고 외쳤다.
“한 번 더!”
“응.”
김아라가 거검을 크게 휘둘렀다. 나무가 산산이 박살 나는 것을 보고, 전방을 바라봤다. 마계수가 불길한 힘을 내뿜고 있었다.
그 힘은 명백히 조금 전보다 강해져 있었다.
암염의 날개 놈들이 무슨 수작을 부렸을 터.
그리고 마계수가 방벽을 쌓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는 식인 나무들을 모조리 자신의 근처로 두르기 시작했다. 그 두께는 이미 30m를 훌쩍 넘겼다.
“좋네.”
“응?”
“한 번에 끝장내기 쉽게, 저렇게 모여주는 게.”
나는 김아라를 바라봤다.
“할 수 있지?”
김아라는 마계수를 바라봤다.
“내가 베라는 거야?”
“응.”
저 방벽은 꽤 두껍다. 아마 조금 전 내가 쓴 술법을 1발 정도는 먹여야 방벽이 뚫릴 거다.
‘그건 효율이 안 좋아.’
생각보다 정신력의 소모가 크기 떄문이다.
나는 김아라를 바라봤다. 그녀는 저 나무를 베어내는 것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근원력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르는 거다.
“할 수는 있어. 파천을 사용하면…….”
“파천은 쓰지 마. 근원력만을 써도 가능해. 대검의 길이는 한 30m 정도면 충분하고.”
“……그게 가능해?”
“너라면.”
패왕조차도, 이 시점에서 불가능하다.
그러나 김아라가 타고난 핏줄은 굉장히 특별하기에 가능했다. 그녀는 패왕의 딸이면서, 패왕의 피보다는 그 선조의 피를 짙게 이었다.
근원력은 패왕 조차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
그는 거인의 핏줄을 개화하고, 특수 스탯 근원력을 가지지 못했으니까.
별빛의 마력은 상상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녀가 가진 근원력은 믿음이 중요하다.
김아라는 조용히 눈을 감고 나를 바라봤다.
“지금은 적들이 너무 많아. 그러니까 최대한 힘을 아껴야 하기도 하고.”
그리고 파천은 적들을 당황시킬 한 수가 될 것이다.
“믿기 좀 힘들겠지만, 아라 넌, 네 생각보다 훨씬 더…….”
사실, 이렇게 말했지만, 그녀가 한 번에 할 수 있을거라 믿지 않았다. 근원력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근원으로 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다르게 말하자면 믿음이 없다면 강한 힘을 내기 힘들다.
나는 그것을 한 번에 성공하리라 믿지 않는다. 하지만 김아라가 훗 날 성장할 동력을 줄것이다.
그러니까 후방에서 흑천으로 지원을…….
“믿을게.”
김아라가 그렇게 말하며 검을 강하게 쥐었다.
“서하, 네가.”
김아라는 무언가 말하려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내가 좋아하는 네가, 나를 믿고 있으니까.”
“……어?”
김아라가 조용히 호흡했다.
“그럼 잠깐 다녀올게.”
*
도약.
콰앙!!
지면이 무너지며 그녀가 뛰쳐나갔다. 그리고 아래에 있는 나무를 한 번 더 있는 힘껏 밟았다.
쾅!!!
그리고 한 번 더 도약. 이번에 김아라는 거검을 젖혔다.
우웅!
거인의 칼이 커지기 시작한다. 1m 남짓한 검이 김아라의 근원력을 빨아들이며 이내 30m에 달하는 거검으로 변했다.
그 힘에 당황했는지, 결계에서 마법사들로 보이는 이들이 재빠르게 마법으로 마계수 주변에 방어막을 만들기 시작했다.
김아라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단순하게 베어낼 뿐이었다. 이서하가 자신을 믿어 줬다. 우습게도 그거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순수한 믿음.
그리고 근원력이 그녀의 믿음에 따라 반응했다.
파천신공(破天神功).
파천일극참(破天一極斬).
서걱-.
무언가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참격이 모습을 드러내며.
50m 전방에 있는 모든 것을 갈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