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a of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213
원래 관계자용 티켓은 배우당 한 장만 배부된다. 500명이라는 객석의 정원 때문이었다. 그런데 유석은 유명의 몫에 카이의 몫까지 2장을 배부받았다.
나머지 한 장을 줄 사람은…정해져 있다.
‘효준이가 있었다면 효준일 데리고 갔겠지만…’
효준은 캐스팅보트 탈락 후 바로 짐을 싸서 프랑스로 떠났다. 그렇게 까불거리던 애가 완전히 사람이 변해서 ‘그간 속 썩여드려 죄송합니다.’ 하고 작별인사를 하던 장면이 가끔 꿈에서도 나온다.
효준이 제멋대로 굴던 부분이 방송에 나간 이후로 그에 대한 여론은 급격히 안 좋아졌다.
그래도 다시 태어난 듯한 그의 깨끗한 눈빛을 보니, 유석은 그가 굴하지 않고 성장해서 돌아올 것이란 강한 예감이 들었다.
‘그렇게 바꿔 놓다니…’
자신은 설득과 애원, 방치 후 포기 직전까지 갔던 녀석을 그렇게 바꿔 놓은 것을 보면, 유명에겐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 정도로 연기에 진지한 배우니까, 감화시킬 수 있었던 거겠지.’
삐리리리리-
벨이 울린다.
오늘 오기로 예정되어 있는 손님이 도착했나 보다.
커다란 대포 카메라를 손에 들고 있는 포니 테일의 여성은…
“오셨어요, 소진씨.”
“대표님. 이거 꾸…꿈 아니죠?”
유석이 티켓 두 장을 흔들어 보이며 싱긋 웃는다.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듯이.
소진이 미국행을 결정한 것은, 유명이 자신의 조언대로 보형 찬스를 쓰는 모습을 본 직후였다.
이럴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에 내 배우가 이렇게 날아오르는 걸 보는 게 마지막일지 어떻게 아는가, 가서 딱히 할 게 없더라도 이동할 때 모습이라도 담아야 겠다-
그리고 소진은 놀라운 행동력으로 연차를 몰아쓴 후, 비행기를 탔다.
유석에게 정소진은 꽤 기특한 친구였다.
연예기획사를 하며 많은 팬클럽을 접해봤지만, 갓네임드만큼 열정적이면서도 클린한 팬문화를 만들어낸 곳은 처음이었다.
그 중심에 이 말투와 표정에 절도가 넘치는 회장님이 있었다.
미국 팬사이트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먼저 행동에 옮긴 것도 그녀였지.
“비행기에서 내려서 폰 켠 후에 문자보고…저 울었습니다…”
유석은 소진에게 서프라이즈를 해 주었다.
그녀가 출발할 때까지도 말하지 않다가, 비행기를 탄 후에 결선진입과제를 방청시켜 주겠다는 문자를 보낸 것이다.
도착해서 그걸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는 그녀의 눈에는, 아직 붉은 기운이 남아있었다.
“공연장에는 카메라는 안 돼요~”
“에이, 당연하죠!”
소진이 티켓을 들고 팔짝팔짝 뛰었다.
*
결선진입과제가 열리는 .
오늘 이 공연장 앞에는 구름같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관객들보다 기자와 카메라맨이 더 많은 것 같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오늘은 캐스팅보트의 촬영이 최초로 외부에 공개되는 날인 것이다.
사람들은 티비에 비치는 장면을 맹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편집의 힘이 크지 않을까 의심한다. 티비에서 볼 수 있는 그 흥미로운 장면들, 대단한 연기들이 과장된 것은 아닌지 가자미눈을 뜨고 살필 것이다.
참가자들의 팬클럽들도 세를 과시하며 플랜카드를 휘두르고 있었다. 물론 그 중 가장 많은 것은 유명의 팬들이었다.
오늘의 무대는 원래 대극장이다.
하지만 객석 일부와 무대의 절반 정도를 가벽을 세워 사이즈를 줄였다. 그 바깥 쪽에는 카메라와 복잡한 장비들이 즐비하게 세팅되어 있고, 스탭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고 있다.
길이가 길지는 않지만, 무려 네 개의 각각 다른 공연이 한 무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동 무대들이 무대 뒤에서 줄을 서 순서를 기다리며, 천장의 바에는 평소보다 많은 조명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흐읍…역사와 전통이 있는 극장은 공기부터 맛있당.}
‘하하, 오늘 먹을 게 좀 있겠네.’
{네 게 제일 맛있당. 그러니까 제대로 해랑.}
미호가 새침하게 일침을 날리고 휙- 사라진다.
유명은 못 말린다는 듯이 한 번 피식 웃었다.
그리고 드디어,
[캐스팅 보트 시청자 여러분, 제가 누구에요?]제리 하이!!
[뭐라고요? 목소리가 안 들리네. 제리 로우?]제리 하이!!!!
[제리 미들? 에헤이 왜 사람 성을 바꿔 놓고 그러나. 다 같이 하이어(*Higher)!]제리 하이!!!!!!!
[좋아요~ 캐스팅보트의 멋진 진행자, 제리 하이입니다!]녹화가 시작되었다.
181 판도라
관객들은 금색 티켓과 초록색 칩을 쥐고 있었다.
[그리고 나가실 때, 입장할 때 받은 초록색 칩을 가장 좋았던 공연의 박스에 넣어 주시면 됩니다. 관객 투표의 집계 결과는 결선 진출자 선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가장 많은 표를 득한 팀에게는 포상이 주어집니다.]무슨 포상일까.
[패션지 보그에서, 1위 팀의 이번 공연 컨셉을 그대로 활용하여 화보를 찍어 주시기로 했습니다. 이 화보는 다음 보그지 표지에 실릴 것이며, 해당 배우들에게는 모델료도 지급됩니다!]와아아아–
관객의 함성이 터져 나왔고, 무대 뒤에서 그 소식을 들은 참가자들의 눈에 욕심이 서렸다.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지의 표지 모델이라…자신의 얼굴을 대중들에게 각인할 커다란 기회이다.
[그럼 시작합니다~ 경연이라고 해도 정식 공연인만큼, 공연 중에는 정숙한 관람, 아시죠?]제리가 눈을 찡긋하고 무대 뒤로 사라졌다.
첫 번째 조는 조지 하우슬리가 연출하고, 카이와 앙투안이 소속된 조.
세 명의 타입이 다른 갱스터들이, 한 명의 ‘중요 인물’을 손에 넣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씬들은 긴박하면서도 웃음 포인트가 살아 있었다.
여유롭게 상대를 농락하는 갱스터의 캐릭터는 앙투안에게 의외로 잘 어울렸으며, 카이는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표정으로 가장 음험한 역할을 맡아 시선을 끌었다.
‘정말 빠르게 느네…’
유명은 카이의 연기를 보고 감탄했다.
몇 년 후 세계를 풍미할 자질이 있는 배우답게, 그는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앙투안은…타고난 스타성이 있고…’
그에게는 매력이 있다. 느긋한 움직임을 관객들은 애타게 기다리게 된다.
카이가 많이 늘긴 했어도, 이미 프랑스에서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배우를 따라올 수준은 아직 되지 못했다.
짝짝짝짝–
1팀의 공연이 끝났다.
다음 팀을 위한 10분의 무대 조정 시간 동안, 관객들은 함께 온 사람과 공연에 대한 열띤 감상을 나누고 있다.
그리고 2조와 3조의 공연.
각각 로맨스물과 스릴러물을 보여준 두 조의 공연 역시 상당한 수준이었다.
일반적인 오디션 쇼프로그램의 참가자들 수준을 넘어섰다는 에 대한 평판. 시초는 어느 배우였으나, 지금은 그에 자극받은 다른 배우들도 훌쩍 수준이 올라와 있었다.
{오디션 전체의 수준을 올려버린 거냥…}
미호가 공연이 가장 잘 보이는 각도의 허공에서 누운 채로 컁컁 웃었다.
[잠시 후 4조의 공연이 시작되겠습니다.]그리고 드디어, 유명의 연기가 시작된다.
*
데렉은 심사위원들을 위해 마련된 로열석에 앉아 있었다.
주변에 위치한 관객들이 그를 살짝 눈짓하며 수군수군대는 것이 보였다. ‘데렉이다!’ ‘데렉 맥커디야!!’
지겨울 정도로 익숙한 시선들을 무심히 받아내며, 그는 생각에 잠겼다.
‘신유명에 위고 비아드라…’
위고 비아드라면, 영화계 행사에서 여러 번 만난 적 있었다. 미친 놈끼리는 알아본다는 말도 있듯이, 데렉은 위고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그의 연출 능력은 인정하고 있었다.
‘공연명은…판도라.’
판도라의 항아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야기겠지.
인류가 겪는 모든 고통이 그녀로부터 비롯되었다는 판도라 신화. 그것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해 죽을 지경이었고, 알아볼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데렉은 꾸욱 참아왔다.
선입견이 없는 상태에서, 완결된 작품으로 온전한 느낌을 받고 싶었기에.
장내의 불이 다시 꺼진다.
벌써 네 번째의 암전.
긴장이 느슨해질만도 한 시간인데, 객석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도 팽팽하다. 가장 기다리고 있는 배우가 나올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감지한 것이다.
데렉도 저도 모르게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였다.
샤악-
희미하게 빛이 새어 들어온다.
무대 중앙에는 한 사람이 맨발로 서 있다. 제대로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남성의 골격이다.
그리고 무대 뒤쪽에는 두 개의 계단이 위치한다.
무대 정중선에서 시작되는 계단은 양쪽 무대 끝으로 갈 수록 높아져, 마치 벌어진 한 쌍의 날개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양 끝, 가장 높은 단에 서 있는 두 사람의 실루엣이 보인다.
파앗-
그 두 명의 머리 위로 빛이 떨어진다. 아마 백라이트도 함께 켜진 모양인지, 형체의 외곽이 후광을 받은 듯 선명해진다.
데렉도 잘 알고 있는 두 명이다.
프리야가는 환하게 반짝이는 금빛 드레스를 입고 있다.
마르타의 몸을 빈 곳 없이 감싸고 있는 것은 무광택의 새까만 라텍스 재질의 의상.
누가 보아도 천사와 악마이다.
‘그렇다면…판도라가 신유명…이라고?!’
데렉이 알고 있는 판도라는 여성.
이로써 이 공연이 판도라 신화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아님이 밝혀졌다.
우웅- 목소리가 울린다.
[신은 인간을 만들었고,] [인간을 세상에 내려보내기 전, 여러 가지 자질을 부여했다.]빛을 받은 두 존재는 키도 체구도 비슷하여, 마치 반대의 속성을 가진 쌍둥이처럼 보인다.
한 마디씩을 던진 그들이 입을 모아 벌린다.
[판도라, 신의 선물] [판도라, 신의 선물]그들이 각각 오른손과 왼손을 내밀어 무대 중앙을 가리켰다.
그 곳에 스팟 조명이 떨어진다.
드디어 드러난 판도라의 얼굴에는…
기묘할 정도로 표정이 없었다.
*
천사가 나부끼듯 가볍게 계단을 내려온다.
[판도라. 신을 가장 닮은 피조물이여.나는 너에게 많은 것을 줄 수 있어. 산들바람이 귓가에 스칠 때의 기쁨, 첫 사랑의 달콤함, 다른 사람이 너를 갈구하게 하는 매력, 잘 익은 수확물의 첫 입을 깨물 때의 감동. 이 모든 행복은 네 것이 될 거란다.]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의 피조물은 유리알같은 눈에 그녀를 투영시키고 있다.
[첫 번째로 너에게 기쁨을 선물하노라.]첫 장면부터 인상적이었다.
천사의 얼굴에 떠오르는 투명한 기쁨.
그 기쁨이 표정이 없는 것 같던 판도라의 얼굴에 서서히 떠오르면서, 천사의 얼굴에서는 서서히 사라졌다. 마치 이식되듯이.
[두 번째로 너에게 사랑을 선물하노라.]이번에는 천사의 얼굴에 순수한 사랑의 감정이 드리운다.
그것이 줄어들면서 기쁨이 서렸던 판도라에 얼굴에 사랑이 함께 스민다. 사랑의 기쁨.
그 부분까지 보고 데렉은 이후의 진행을 예감할 수 있었다.
‘설마…계속 감정을 쌓아가려고…!’
설마는 역시였다.
쌓아가는 감정이 세 개, 네 개로 늘어났다.
복잡한 감정 표현, 그것 자체가 놀라운 것은 아니었다. 데렉 자신도 최고의 배우였기에.
하지만, 모두 밝은 톤의 감정들인데도 명확하게 느낌이 구분되는 것이 놀라웠으며,
감정이 추가로 쌓일 때마다 변해가는 얼굴의 움직임이…믿을 수 없이 자연스러웠다.
데렉은 순간 망연해졌다.
‘나에게 저런 과제가 부여된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가…’
못할 거 같다, 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자신은 데렉 맥커디니까.
하지만 자신이라 해도 이 과제를 일주일 안에 완성해 낼 수 있을지는…
그는 심사위원석의 팔걸이를 터질듯이 움켜쥐었다.
[아아…]천사가 탄성을 내뱉는다.
천사가 속삭일 때마다 온갖 긍정적인 감정들을 한 겹씩 덮어쓴 태초의 인간은, 결국 스스로 환하게 빛을 뿜어내는 듯 찬란하고 아름다운 얼굴이 된다.
그것을 보고 천사는 자신이 만든 피조물을 감탄하듯이 자애롭게 바라본다.
그 때, 반대쪽 계단에서 악마가 내려온다.
판도라의 앞으로 다가온 그는, 천사를 툭- 밀쳐냈다.
[나도 그에게 선물할 거야.] [저리 가. 축복받은 존재에게 저주는 필요없어.] [시끄러. 네가 참견할 일이 아니야. 그는 신의 권능을 이어받은 고등한 존재, 무엇을 받을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지. 판도라, 나의 선물을 받겠어?]악마가 꿀같이 달콤하게 말한다.
그것을 신호로 판도라의 얼굴을 가득 채우고 있던 긍정적인 감정들이 하나씩 지워진다.
다시 무로 돌아간 상태에서 그는 악마의 얼굴을 투명하게 눈에 담는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안 돼, 판도라…!] [현명한 아이구나. 그의 선택이 이루어졌으니 너는 참견할 자격이 없어. 저리가.]데렉이 탄식을 내뱉었다.
‘이번엔…어두운 감정들을 똑같이 쌓아가겠군…’
선과 마찬가지로 순수하게 누적될 그의 악. 다른 배우의 연기가 이토록 기대되기는 처음이다.
데렉은 쿵쿵 뛰는 가슴을 내리눌렀다.
[나는 너에게 첫 번째로 너에게 거짓을 말할 능력을 주겠다.]악마의 얼굴에 위선적인 표정이 떠오른다. 악의를 숨기고 억지로 웃는 가식적인 표정. 판도라가 그 표정을 옮겨 담는다. 흰 도화지에 검은 획이 그어진다.
[두 번째로 너에게 아첨을 선물하노라.]이번에는 비굴한 표정이 더해진다.
거짓과 비굴함이 섞인 표정은, 조금 전과 같은 인물이라는 것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지극히 추악했다.
[세 번째로 너에게 증오를 선물하노라.]그 말에 위선과 아첨으로 번들한 얼굴에 증오가 깔린다. 증오를 깐 채로 웃음을 짓는 그 표정이…너무도 인간적이라는 것에 탄식이 나온다.
[네 번째로 너에게 호기심을 선물하노라.]악의로 뒤덮인 얼굴에 마지막으로, 호기심이 곁들인다.
그 말을 끝으로 천사와 악마는 서로를 노려보며 퇴장한다.
두리번-
홀로 남은 인간은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탐색한다. 어느새 얼굴에는 온갖 선한 감정과 악한 감정이 어우러져, 그저 ‘인간’이 되었다.
그는 무대 위를 샅샅이 훑어본 후, 마지막으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본다.
호기심이 마지막으로 향하는 곳은, 결국 자신이라는 존재.
자신의 어깨를, 무릎을 하나하나 만져보던 그가 첫 목소리를 낸다.
[나는 인간…]*
2장.
텅빈 무대에 판도라가 걸어 들어온다.
처음의 새하얀 로브가 아닌 알록달록한 색상의 옷을 입고 띠를 두른 그의 얼굴에는 다양한 감정이 복잡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그는 구석에서 못 보던 항아리를 하나 발견한다.
밀봉된 항아리.
판도라의 눈에서 호기심이 진하게 빛나고, 그것을 열어 보기 직전에 천사가 달려 나온다.
[안 돼 판도라! 그건 절대 열어선 안 되는 항아리야.] [안 돼요?] [안 돼. 그걸 열면 인간에겐 어마어마한 불행이 닥칠 거야. 꾹 참아야 해.] [왜요?]왜? 라는 질문에 천사의 눈썹이 위로 올라간다. 그녀는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친절한 목소리로 설명한다.
[신의 뜻이야.]신의 뜻.
그 절대적인 말에 판도라는 대항할 말이 없어 입을 닫고, 천사는 엄한 표정을 한 번 더 지은 후 퇴장한다.
그러나 꾸중을 듣고도 항아리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판도라. 이번에는 악마가 등장한다.
[궁금하지 않아, 판도라? 너는 호기심을 받았을 텐데.] [궁금해요.] [네 의지대로 행해.] [하지만 열지 않는 것이 신의 뜻이라고 하셨는 걸요.]그 말에 악마는 혀를 쯧쯧 차더니 그를 한심하게 바라본다.
[네 의지가 고작 그것밖에 되지 않는다니, 실망스럽구나.]악마도 퇴장한다.
판도라는 웅크리고 앉아 항아리를 바라본다. 손이 그 위를 오르락내리락 한다.
다시 나타난 천사가 엄포를 놓는다.
[안 돼 판도라. 후회할거야.] [왜요? 이 안에 뭐가 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