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a of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219
팬클럽이라니. 특정인을 우상화하고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그들이 혐오해 마지 않는 비논리의 극점에 있는 모임을 말하는 것인가.
[b.qao] 아니…물론 나도 그의 연기를 보고 감탄했지만…팬클럽이라니···어떻게 도미 네가… [domi] 맹목, 무조건적 신뢰, 지지. 무척 싫어하는 말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통하는 말일지도 몰라. 그것 또한 세계의 또다른 진실이라면, 나는 그 길을 가 봐야 할 것 같다. [est] 도미······그는 핸드폰을 열어 과감하게 문자창에, 신유명의 번호 1을 누르고···
‘이걸 누르는 순간, 이전의 내 세계와는 이별이다.’
매우 심각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SEND버튼을 꾸욱 눌렀다.
시청자 투표가 완료되었다. 여전히 그의 친구들은 채팅창에서 난리를 치고 있었지만, 그들을 설득하는 것은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늦지 않았다.
이제, 티비화면은 심사평으로 넘어갔다.
[많이들 예상하셨겠지만, 유명과 셀리나는 1차 과제에서 즉석으로 ‘프리퀄’을 만들었습니다.]나탈리의 말에 객석에서 커다란 함성이 터진다.
[즉흥 연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특히 생방이라는 압박감 넘치는 상황에서는, 버벅대다 말이 꼬이고 연기를 중단한다 한들 이상하지 않죠. 그런데 앞과 뒤를 계산해서 스토리가 모순없이 이어지게, 그러면서도 긴장을 놓치지 않고 즉석에서 연기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저는 보고도 믿기지가 않아요. 과연 저라면 가능했을까 자문해보게 되는 연기였습니다.]나탈리의 진솔한 말에 객석이 조용해진다.
그녀는 저런 배우였다. 최고의 위치에서도, 타인의 연기를 보며 자신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배우.
데렉의 자신감과 나탈리의 겸손함은 궁극적으론 같다. 그만큼 연기에 자신을 던진 사람들만이 갖추게 되는 미덕이었다.
유명은 그 말을 듣고 감사의 표시로 고개를 살짝 숙였다.
[차기작은 카일러와 같은 시기 개봉을 반드시 피하도록 하겠습니다.]조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감탄을 표했고,
[오늘 상황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어요. 작가로서…저는 캐스팅보트에서 엄청난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에바는 눈시울이 살짝 붉어져, 장황하게 오랜 시간 심사평을 남겼다.
그리고 데렉.
[사실, 저는 오늘 즉흥극에서 메인 과제와 관련된 내용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어? 그래요? 하기야 이번 즉흥과제를 2인극으로 하거나, 팀 조합하는 걸 데렉이 결정했죠. 그런데 그게 정답이라기엔 너무 무리한 해답 아닌가요?] [정답은 아닙니다만…저라면 그렇게 했을 것 같은데, 저같은 미친놈이 또 없나 궁금했거든요.]그리고 유명을 정확히 바라보며 살짝 분한 표정을 연출한다.
[역시 미친놈이 또 있네요.] [와아…유명씨 미친분한테 미쳤다고 인정받으니 기분이 어때요?]제리의 놀림에 유명이 피식 웃었다.
그리고, 이제 심사위원 점수를 공개할 시간이었다.
[자아~~ 여태까진 앙투안이 가장 높은 점수였죠. 앙투안은 데렉에게 90, 나탈리에게 92, 조지와 에바에게 96점을 받아 총합 374점을 받았습니다! 그럼 신유명 참가자의 점수, 공개해주세요-!]삐비비비-
전광판의 숫자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189 내가 잘 하는 것
점수는 놀랍지 않게도,
[우왓!!! 생방 1차에서 벌써 전 심사위원 백 점이 나왔습니다!! 축하드립니다~~]와아아아아–!!
네 명의 심사위원이 모두 백 점을 주었다.
믿기 힘든, 하지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에 관객들이 거대한 환호를 보냈다.
유명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갑자기 엉뚱한 생각이 들어서였다.
‘초등학교 때도 올백은 받아본 적이 없는데. 엄마가 좋아하실까?’
다른 참가자들도 군말없이 박수를 쳤다.
시샘이나 질투도 어느 정도 경쟁이 될 때 생기는 거였다. 너무 차이가 나버리면, 그냥 압도되는 것이었다.
‘아직까지도 그를 제대로 보지 못했어···’
앙투안은 그를 충분히 고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보니 그게 아니었다. 자신이 이미 해보았던 연기와 캐릭터.
마치 접바둑을 두듯 돌을 많이 올려둔 상태로 시작해서라도, 한 번은 무승부로 가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그마저도 산산이 부수어졌다.
‘더…열심히 해야 해.’
그가 이를 꽈악 악물었다.
분명 이번 생방에서 자신의 점수는 신유명 다음으로 높다. 점수로 따지자면 400점 만점에 26점 차이. 하지만 100점 만점으로 놓지 않고 완전한 자유평가를 했다면, 그와 자신의 점수 차는 한참 더 나지 않을까.
지금 그의 감정은 패배감이 아니었다. 경쟁선상에조차 설 수 없었다는 자괴감이었고, 배우로서 부끄럽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앙투안은 이번 오디션이 끝나면, 위고의 브라이즈 극단에 지원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비록, 속은 엄청 터지겠지만···
[문자 투표 종료, 5-4-3-2-1!! 끝났습니다!] [이번에는 현장 투표를 마감합니다!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관객 여러분께서는 이제 선택을 마쳐주시기 바랍니다- 카운트다운 다 같이- 세엣! 두울! 하나!!]우와아아아아–
우레와 같은 함성이 울리며 현장투표까지 마무리되었다.
[캐스팅보트 첫 번째 생방, 천 분의 현장 관객들과, 이 방송을 함께 보고 계신 모든 시청자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늘 여기 있는 6명의 참가자 중 4명이 붙고 2명이 떨어집니다. 과연 2차 생방의 주인공들은 누구누구가 될까요~~]둥둥둥둥- 긴장을 고조시키는 비트 소리.
손을 꽈악 쥔 프리야와 검은 얼굴이 하얘보일 정도로 긴장한 카이,
여전히 멍한 눈빛으로 두리번거리는 마르타와 다른 생각에 잠겨있는 듯한 앙투안,
최선을 다한 연기에 만족하는 듯 환한 얼굴의 셀리나와,
그리고 조용한 미소를 짓고 있는 유명.
모든 참가자들의 얼굴이 번갈아 가며 한 번씩 클로즈업되고,
[합격자는 바로–!]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유명 신, 앙투안 모니에, 마르타 가르시에, 셀리나 벤슨! 축하드립니다!!]원생의 우승자였던 프리야가, 생방 1차에서 떨어진 것이었다.
*
‘악역을 소화해 내지 못했을 때도 우승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왜 벌써 떨어진 걸까.’
그 날 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유명은 골똘히 생각했다.
프리야가 하트로이트의 딸이란 게 밝혀졌다는 호재는 그대로이고, 연기 실력은 원생보다 더욱 발전했다. 그런데 왜 결과는 더 나빠진 걸까.
미호가 슬쩍 끼어든다.
{섭리라는 게 그렇게 더하기 빼기가 딱 되는 게 아니당.}
‘미호는 이유를 알겠어?’
{흠…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변화한 거지 않겠냥.}
‘가치?’
미호가 또 뭔가 어려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똑똑해 보이는 귀가 쫑긋거린다.
{원생에는 하트로이트라는 배경이 ‘연기’라는 본질을 가릴 정도로 크게 작용했었지. 하지만…지금 캐스팅 보트의 핫 키워드는 누가 뭐래도 ‘연기력’이당.}
혜성같이 나타난 동양배우 한 명.
한 화에 쏟아져 나온 그 배우의 이야기에 대한 대중의 호응이 너무 컸기에, 그 순간부터 캐스팅보트의 판단기준은 인종도 외모도 배경도 그 무엇도 아닌, ‘연기력’이 되었다.
하트로이트의 미공개된 막내딸.
이것은 분명 프리야라는 배우에게 호감을 주는 요소이기는 했지만, 이번 생에서 사람들은 그것보다 연기력이라는 가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
‘세상이 달라지는 느낌이 묘하네. 정치, 경제, 사회의 큰 틀은 별로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
{바뀐 건 너뿐이니까. 너에게 영향받은 사람 위주로 바뀌어 가는 거지. 하지만 점점 달라질거당. 네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의 범위가 훨씬 넓어질 테니깡.}
지금도 관객의 ‘의식’이나 ‘가치’,
유명이 프리야라는 개인에게 미친 영향보다 시청자라는 거대한 집단에 미친 영향이 더 컸기에, 프리야가 이번 스테이지에서 탈락해 버렸다.
그게 나쁜 것은 아니다.
원생의 프리야는 우승을 했지만 좋은 배우가 되지 못했고,
현생의 프리야는 이 시점에서 떨어졌지만 훨씬 더 좋은 배우가 될 가능성이 싹텄기 때문에.
{그러니까 네가 미안해할 건 없당. 실력만 보면 지금쯤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공.}
유명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프리야의 자리를 뺏은 게 아닐까 조금 꺼림칙하던 마음을 떨쳐 버렸다.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더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이지, 지금 이 자리에서 얼마나 1등에 가까워지냐는 아니니까.
[저, 옆에 좀 앉아도 돼요?]카이가 슬그머니 눈치를 보더니 옆자리에 다가와 앉는다.
[형. 그동안 감사했어요.] [카이···]여기, 또 한 명의 ‘달라진’ 배우가 있다.
프리야가 유명의 등장으로 인해 캐스팅보트에서 원래보다 빨리 떨어진 케이스라면, 카이는 유명으로 인해 훨씬 높이까지 올라온 케이스.
그리고 이 배우는 이제 같은 기획사의 동료가 되었다.
[그렇게 서운한 표정 짓지 마. 자주 볼건데 뭐.] [그러게요. 사실 실력에 비해 과분할만큼 높이 올라온 거라, 떨어지는 거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데…형 옆에 있으면 더 배울 수 있을텐데 싶어서요, 헤헷.]유명은 이런 욕심이 싫지 않았다.
어찌보면 왜 자신에게 맡겨놓은 것처럼 치대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연기가 좋아서, 너무 좋아서 미칠 것 같은데 아무리 노력해도 인정받지 못했었다.
아무도 고칠 점을 지적해주지 않는 막막함 하에서 몇 년을 살아왔던가.
그런 경험 때문에라도, 유명은 열심히 하는 배우들에게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었고, 그렇게 발전한 배우들이 자신의 좋은 동료, 혹은 경쟁자가 되어 함께 즐겁게 연기하기를 기대했다.
[연습하다 막히는 데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 봐.] [그래도 돼요?! 형 바쁘신데 귀찮으실까봐…] [괜찮아. 하지만 최선을 다 해봐도 안 풀릴 때 물어봐야 해. 충분히 고민 안해보고 낼름 물어보면 혼나.]카이는 그 말에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미 카이의 우상과도 같았다.
좋은 형, 된 사람, 그리고 어떤 배역을 줘도 기대를 훌쩍 넘은 연기를 보여주는 최고의 배우.
카이는 그의 눈치를 슬쩍 보며 꼬물꼬물 종이를 꺼냈다.
퇴소 전에 싸인을 꼭 받아야 했다.
*
프리야는 본가로 향했다.
그녀는 생방 전에 주어졌던 2주간의 휴식기간을 숙소에서 보냈다.
유명이 그녀에게 해 주었던 말. ‘가족들이 잘못 가르쳤던 거다.’라는 말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퇴소한 지금, 근 두 달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보내 준 리무진을 타고 거대한 저택에 도착하자, 가족들이 뛰쳐나와 그녀를 반겼다.
[어머, 우리 딸 왔구나!] [다녀왔습니다.] [와아…프리실라! 하트로이트에 엄청난 스타가 나다니!] [연기하는 모습을 보니 평소보다 더 예쁘던걸~ 정말 멋져.]따스하게 맞아주는 가족들을 보니, 그들을 거북하게 여겼던 스스로에게 죄책감이 들려고 했다. 프리야는 서먹한 마음을 지우려고 애쓰며 방긋 웃었다.
하지만, 부담스러운 이야기들은 식사 후에 시작되었다.
[와…우리 딸이 그 정도로 잘 할 줄은 정말 몰랐네.] [아니에요, 헤헷. 더 잘 하는 사람들도 많은 걸요.] [아냐. 정말 놀랐어…특히 그 결선진입과제에서 ‘악마’같이 돌변하는 부분은 정말 소름끼쳤지 뭐야. 우리 딸, 이렇게 착한 데 어디서 그런 표정을 배웠을까?]엄마는 그 말을 칭찬처럼 꺼냈지만,
프리야는 친구에게 뻐기는 어린 딸을 타이르던 엄마의 ‘걱정스런’ 느낌을 그 말에서 다시 받았다.
울컥 솟아오르는 반발심을 지그시 억누른다.
‘아직은…아니야.’
언젠가 가족들과 ‘진짜 대화’를 하고 싶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가 가장 선하고 정당하다고 믿고 있는 만큼, 그 과정은 무척 길고 어려울 것이다.
스스로 옳다고 믿는 말을 제대로 된 말로 꺼낼 수 있을만큼 자신이 무르익지 않았다. 자신의 생각이 좀 더 깊어지고 마음이 좀 더 단단해진 후에, 그 때는 전투를 시작할 것이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진짜 가족이 되기 위해서.
페일은 프리야와 나이 차가 많이 나는 큰오빠의 딸, 즉 프리야의 큰조카이다.
주입식 교육을 받은 하트로이트의 아이들 중, 가장 삐딱선을 타고 있는 아이.
얼마 전까진 자신도 페일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이 집안의 교육에도 문제가 있다. 조카도 억눌린 채로 어딘가 뒤틀렸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페일의 진짜 속마음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프리야가 벌떡 일어섰다.
[페일은 방에 있나요?] [응? 으…응. 그래, 네가 가서 잘 타일러보렴.]프리야는 조카의 방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당장 집안 전체와 싸울 순 없더라도, 또다른 희생양을 만들지는 않겠다고,
고모로서 조카를 지켜 주겠다고 결심하며.
[누구야!] [페일, 나 프리야 고모야.]그녀는 손잡이를 단단히 잡고 문을 열었다.
*
evar: 언니!
six: 왜, 에바.
evar: 나…고백할 게 있어요
에바는 머리를 달달 볶다 못해, 그녀의 채팅친구 six에게 자신의 정체를 공개하고 의논할 마음을 먹었다.
자신의 실체를 여태 밝히지 못했었다. 캐스팅보트 관계자다 보니 쉽게 공개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하지만, 벌써 한 달 넘게 연락하고 지낸 결과 six는 정말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섰다. 그리고 그녀가 풀리지 않는 대본에 대한 힌트를 구해 보고 싶을만큼, 매우 반짝거리고 재기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것도.
evar: 사실 언니…캐스팅보트 심사위원으로 나오는 에바 도브란스키가 나야!
그녀는 이 말을 친 후 눈을 크게 뜨고 채팅창을 노려보았다.
예상반응 1. 뻥치지마 뻥쟁아.
예상반응 2. 아니, 어떻게 여태까지 감쪽같이 감출 수가 있어!
예상반응 3. 저…정말? 당신이 그 미친 재능을 가지고 시나리오, 연극 대본, 드라마 대본을 넘나든다는 천재 작가 에바 도브란스키라고?!
‘후…화는 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런데, 돌아온 반응은 그 어느 것도 아니었다.
six: 사실 알고 있었어.
evar: 어어…어떻게요!
six: 그야…채팅 닉네임이 에바잖아?
evar: 세상에 에바라는 이름이 한 둘은 아니잖아요?
six: 우리 처음 만난 날 사진도 교환했잖아.
분명 자신의 사진을 주기는 했다.
하지만…민망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자신은 사진과 실물이 꽤나 다른 편이다. 전문 용어로 사진빨이라고 한다.
evar: 그…사진과 실물이 조금…다르지 않았어요?
그 말에 육미영은 찔끔했다.
그녀가 에바의 사진을 보고 실물을 알 수 있었던 건…그녀가 자신과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다. 자신이 화장빨과 사진빨을 받으면, 에바가 보내 준 그 사진과 매우 흡사한 얼굴이 된다.
그리고, 캐스팅보트를 보기 시작한 후에는 완전히 그녀가 에바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고.
six: 흠흠…내가 눈썰미가 좀 좋은 편이라서…
evar: 그럼 여태 왜 캐스팅보트 얘긴 한 번도 안 물어봤어요?
six: 방송 중이잖아. 따로 얘기 안 꺼내길래 물으면 곤란한 부분인가 했어.
그리고 그녀는 ‘언니’의 배려심에 깊은 감명을 받는다.
유명도 그렇더니 six도 무척 속이 깊다…한국인들은 원래 배려심의 민족인가!
그리고, six가 한마디를 덧붙인다.
six: 그리고 에바가 말해줬으니, 나도 얘기해줄게. 사실 나도 작가야.
evar: 언니도 작가?
six: 응…사실 보내줬던 , 그거 메인 작가가 나야.
evar: !!!
에바가 놀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연예학개론. 미드와는 무척 스타일이 다르지만, 그 드라마 안의 캐릭터나 이야기들은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어 무척 좋아했다.
게다가 보형이! 보형이의 창시자님이라니!
evar: 오…마이갓…언니! 팬이에요!
six: 내가 더 팬이지. 캐스팅보트의 아리자데 정말 너무 좋았어. 어떻게 대본 바깥의 세계까지 대본으로 만들 생각을 했어?
evar: 고마워요. 그런데 그 얘긴 나중에 하고, 언니! 의논할 게 있어요!
에바는 six의 정체가 밝혀지자마자, 그녀에게 의논하고 싶었던 일을 바로 털어놓았다.
evar: 판도라…판도라 이상의 대본이 도저히 안떠올라요. 대본도 대본이지만 연기가 워낙 좋았어서 그런지 너무 완벽한 작품이었어서…ㅠㅠ
six: 왜 심오한 거 하려고 해? 그런 건 연출가들한테나 맡기고 잘 하는 걸 해.
evar: 내가…잘 하는 것?
에바와 육(six)의 대화는 밤늦도록 계속되었다.
190 주인공이 있는 영화
생방 1차를 본 후 나탈리는 중대한 결심을 했다.
‘꼭 내가 양보해야 할 이유는 없지.’
유명과 셀리나가 함께 연기하는 것을 보고 나서 그녀는 크게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