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06)
노크소리와 함께 게스트룸의 문을 열려했다.
다행히 상우가 재빠르게 염동력으로 게스트룸의 문의 잠금장치를 걸어버렸기에 열지 못했다.
하지만, 그 소리는 김우현이 놀라기엔 충분했다.
“··· 흣!”
놀란 그녀는 후다닥 상우의 몸에서 떨어져 침대 구석으로 갔다.
“··· 거기 누구 있어요?”
지우의 목소리가 바깥에서 들려왔다.
상우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대답했다.
“응, 나야.”
“아, 오빠구나. 시끄러워서 와봤어. 누가 소리 지르는 거 들리던데. 누구야?”
“그, 그거? 아, 영화 봤어. 응, 영화야, 영화.”
“··· 으이구. 좀 조용히 좀 봐. 사람 잠 좀 자게. 오빠는 몇 시간 안자도 안 피곤할지 몰라도 난 아니거든.”
“하하. 알았어. 그니까 가서 얼른 자라, 나도 곧 잘 거니까.”
“응. 오빠도 잘 자.”
그렇게 돌아간 지우.
가만히 지우의 발소리에 집중하던 상우는 여동생 지우의 방문이 닫히자 한숨을 푹 쉬었다.
몸은 달아올랐지만, 분위기는 가라앉아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우현은 이불로 몸을 감싼 채 고개만 빼꼼 내놓고 상우를 쳐다보고 있었다.
“··· 너 안 덥냐?”
상우는 어색함에 아무 얘기나 했다.
“··· 아니 더워.”
“그런데 왜 그러고 있어.”
“그냥···.”
“그럼 이불 치워. 에어컨 틀어줄게.”
말과 함께 상우는 스마트고글로 애플리케이션을 조작하여 에어컨을 가동하였다.
위이이잉-
방안에 퍼지기 시작하는 찬바람.
그와 함께 뜨거웠던 몸이 식어가며 이성이 깨어나는 듯 했다.
그건 우현도 마찬가지였다.
“상우야.”
“응?”
“··· 나 잘 건데 이제 나가줄래?”
“아···.”
상우를 쫓아내는 우현.
그는 뭔가 아쉬움이 있었지만, 차마 더 붙잡지 못했다.
아직 친구 사이라는 이성이 남아있었기에.
“그래. 알았어. 나 간다. 잘 자.”
“응···.”
그렇게 우현을 둔 채 방으로 돌아온 상우.
그 와중에도 챙겨온 캔맥주는 냉장고에서 꺼내놓은 지 오래되어 뜨뜻미지근해져 있었다.
상우는 아이스 스킬로 캔맥주를 차갑게 식히고는 한 모금 마셨다.
꿀꺽-
차가운 맥주가 목구멍을 지나자 머리가 좀 상쾌해지는 걸 느꼈다. 다만, 궁금증은 풀렸지만 지금 심정은 복잡했다.
‘하··· 판도라의 상자를 연 느낌이네.’
절친했던 친구이자 동료가 여자라니.
그렇게 상우의 첫 여사친으로 등극하게 된 우현이었다.
다만, 상우는 우현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그 감정과, 아직도 우현의 보드라운 입술의 감촉이 떠올랐다.
앞으로 우현의 얼굴을 볼 때마다 자꾸 생각날 터.
‘정말 남녀 사이에 우정이란 게 있을까. 만약 그런 게 없다면, 우현이의 마음은 어떻게 하지.’
왠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상우는 앞으로 우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질 않았다.
친구로서, 아니면 이성으로서.
그렇게 고민만 남긴 채 밤은 깊어갔다.
* * *
그 일이 있은 뒤.
상우와 우현은 마치 서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소처럼 지냈다.
“우현쓰, 몬스터 쇼크 한 판 할래?”
“응? 그, 그럴까?”
상우는 일단 우현이를 친구로 대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였다.
물론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좋은 친구였는데 잃고 싶지 않아. 그리고, 만약 사귀게 된다면 좀 더 알아보고 만나도 되니까.’
때문에 평소처럼 우현이를 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당연하게도 일부 어색함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상우가 일부러 먼저 게임 하자, 맛집 가자 등등 여러 가지 건수로 다가가 말을 거는 등 노력이 필요하긴 했다.
그런 노력 끝에 어느 정도 관계가 회복된 거였다.
“아이템 네가 먹을래?”
“어? 아냐. 너 써.”
그리고 관계가 예전 같지만은 않고, 변화가 좀 있었다.
이제 예전의 시니컬하고 틱틱거리던 우현의 태도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
그녀는 왠지 수줍어하며 말을 아끼고 있었다.
그렇게 살짝 어색해진 우현이와의 사이를 돌리기 위해 애쓰는 사이, 이주일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에 별일은 없었다.
한남동에 짓고 있는 새 보금자리의 세이프 하우스는 척척 지어지고 있었고, 분신들은 열심히 굴리고 있었으며, 염동력을 익혀서 편법으로 쓰던 스톰브링어 검법 6단계인 회풍참을 완벽하게 구사하게 되었다는 정도였다.
그리고 상우가 핵반응 스킬과 아공간을 결합하여 사용하는 기술인 ‘뉴클리어 레이저’ 역시 아공간의 공간이 늘어나면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능력치도 상우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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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치]
·근력: 72.198 → 79.001
·순발력: 74.378 → 81.489
·체력: 70.203 → 77.045
·지구력: 69.419 → 76.479
·마력: 80.415 → 87.432
·활력: 33.480 → 40.120
·재생력: 71.948 → 79.123
·정신력: 52.642 → 60.786
·물리내성: 100
·마법내성: 70.506 → 79.891
·독내성: 79.320 → 79.752
·화염내성: 10.987 → 27.867
·냉기내성: 24.311 → 24.133
·전기내성: 3.600 → 11.768 ───────────────
2주라는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고, 5기의 분신들을 집 짓는 공사현장에 투입했음에도 성장속도가 비약적이었다.
남해안에서 발생한 몬스터 웨이브의 잔여 몬스터들을 처리하는 것 때문에 요즘 몬스터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덕분에 분신들은 몬스터들을 찾아다니는 수고나 딜레이 없이 계속 사냥을 할 수 있었고, 이는 빠른 능력치 상승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화염 내성의 성장이 비약적이었다.
신체 핵반응과 뉴클리어 바디 스킬을 계속 사용하여 연습한 덕분이 컸다.
‘이대로만 가도 1~2년 내에 세계 최정상은 문제없어.’
지금의 성장속도라면 루카스도, 그리고 마스터라 불리는 그 남자도 다 이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물론, 능력치뿐만 아니라 스킬들의 레벨도 계속 올려야하겠지만.
* * *
그리고 상우가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사이.
레이븐과 분신들이 대련을 하며 훈련을 하는 체육관에는 요즘 변화가 생겼다.
요즘 들어 분신이 자유롭게 스톰브링어 검법을 수련하는 가운데, 레이븐은 대련 대신 한쪽에서 명상에 잠겨 있는 나날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리아를 만난 이후 타이베른 행성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생겨난 버릇이었다.
물론, 루카스가 현재 타이베른 포탈을 둘러싼 암투가 치열하여 지금 당장은 이동하기 어렵다고 하였지만, 레이븐은 고향이 손에 닿을 듯 가까워지자 조급해지는 자신을 느꼈다.
‘과연 지금의 내가 리버를 상대할 수 있는가.’
30년의 시간 동안, 레이븐은 그때보다 훨씬 강해졌다.
하지만, 상대가 리버라면 그는 감히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다.
[죽어라]
한 마디에 무너져 내리던 드래곤과 동료들.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했으니까.
‘공간도 베어버리는 공간참이라면 유효할 거다. 하지만, 닿지 않는다면 소용없지.’
9단계에 이르러 신검합일의 경지에 다다라 이룩한 검, 공간참.
하지만, 그 공격범위가 매우 짧다는 게 큰 단점이었다.
마법을 사용하는 리버라면 거리를 절대 주지 않을 것이기에, 공간참을 격중시키는 일은 요원해보였다.
‘10단계를 발동할 수 있다면··· 가능할지도.’
몸에 신을 받아들이는, 신격화시키는 경지.
스스로 바람과 번개의 신이 된다면, 리버를 상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 레이븐의 경지는 아직 9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물론 그마저도, 스톰브링어 검법을 익혔던 모든 역대 검사들의 성취를 뛰어넘는 성과긴 했지만.
‘풍신, 그리고 뇌신의 경지는 존재하는가. 신이란 무엇인가. 사람이 신이 될 수 있는가. 어렵구나.’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는 경지.
9단계 공간참 역시 이론상으로만 존재했지만, 레이븐은 피나는 노력 끝에 이룩하는데 성공했다.
그렇기에 10단계 역시 도달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도저히 길이 보이지 않을 뿐.
그저 ‘풍뢰신(God of Storm)’이라는 경지의 이름만 전해져오는 상상의 경지를 고뇌하고 또 고뇌할 뿐이었다.
그렇게 하나의 화두를 붙들고 명상 아닌 명상에 빠져 있는 레이븐.
조급해지려는 자신을 달래기 위해 그렇게 강제로 명상에 몰두해있던 그때.
옆에서 수련 중이던 분신이 다가왔다.
“사부님, 시간이 되었습니다.”
벌써 대련을 할 시간이 된 것인지, 분신은 매크로처럼 정확한 시간에 와서 그에게 예의바르게 얘기했다.
무감정한 표정의 분신을 잠시 쳐다보던 레이븐.
‘오히려 제자 녀석이야 말로 대안이 될 수도···.’
자신은 9단계까지의 길을 확실히 알고 있다. 제자를 스톰브링어 검법 9단계까지 이끌어낸다면.
자신은 못하지만, 블링크와 같은 공간이동을 하면서 공간참을 남발하는 전무후무한 검사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그것도 수십 명이 말이다.
그 생각을 하니 레이븐은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꼈다.
‘벌써 제자가 듬직하다고 느껴지다니··· 죽을 때가 된 건가.’
피식 웃으며 레이븐은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래, 오늘도 시작해보자꾸나.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체육관에 단 2기밖에 없었던 분신의 옆으로 아공간이 열렸다.
그리고 튀어나오는 두 기의 분신들.
사냥하다 왔는지 전투 슈트에는 초록색 핏자국이 곳곳에 튀어있었다.
하지만 듀베르가 만든 파워드 슈트를 복제한 거라 오물은 금세 슈트를 타고 흘러내려 체육관 바닥을 더럽혔다.
사사삭-
그리고 분신들은 순식간에 레이븐의 사방을 점했다.
레이븐은 새로운 자신의 애검, 에아를 꺼내들었다.
-오너라.
그 말과 함께 한 사람과 네 기의 분신들이 체육관 내에서 사라졌고,
쏴아아아아-
동시에 체육관에 광풍이 몰아쳤다.
* * *
분신 20호는 논산에 있는 육군훈련소에 와 있었다.
“잘 갔다 와라 인마.”
“그래, 상우야. 몸조심하고.”
“비누 주워달라고 하면 절대 주우면 안 되는 거 알지?”
20호 앞에서 떠들어대는 세 남자.
상우의 경도를 비롯한 학교 동기들이었다.
경도에게만 군 입대에 대해 얘기했는데 그걸 또 떠벌리고 다닌 듯했다.
그래서 가족들한테도 얘기하지 않고 입대했음에도 상우를 배웅한답시고 이렇게 찾아온 거였다.
이미 20호에게 접속해 있는 상우가 한숨을 쉬었다.
“에휴, 꼴랑 4주 있는데 왜 왔냐. 뭐 대단한 거라고.”
“야, 울 아빠가 그러는데 군 입대할 때 와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랬어. 그치?”
“응. 맞아. 그니까 은혜 잊지 마라. 알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벌써 김칫국부터 마시는 친구들이었다.
특히 실실거리는 경도를 보자, 상우는 어이없었다.
“시끄러 인마. 소개팅이나 제대로 된 애 좀 데려와.”
“야, 주희 걔 정도면 충분히 괜찮지. 니가 눈이 높은 거야.”
“괜찮긴 개뿔. 딱 봐도 인조인간이드만.”
“뭔 인조인간이야. 그 정도면 예쁜 편이지.”
“퍽이나. 난 너무 티나게 성형한 건 별로거든.”
“새끼, 눈 드럽게 높아졌네. 알았어. 내가 더 알아본다. 대신 잘 되면 잊지 마라. 알았냐?”
얼마 전에 경도가 주선해준다던 소개팅.
경도는 소개팅 상대를 미리 상우에게 사진으로 소개해줬는데, 너무 상우의 스타일이 아니었던 것.
평범한 대학생이라지만, 인조인간처럼 성형한 얼굴에 두꺼운 화장, 값비싼 명품으로 치장한 패션은 상우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상우가 이미 미인들을 많이 만나보면서 눈이 너무 높아진 탓도 있었다.
“그건 당연하지. 내가 은혜는 백배 천배로 갚는다.”
“오키. 야, 근데 저기 뭐냐? 연예인 왔나.” 경도가 턱짓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상우가 돌아보자, 과연 그곳에는 팬들로 보이는 한 무리의 여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꺅꺅거리고 있었다.
“오빠, 잘 다녀오세요!”
“몸 조심하세요!”
“강준영 뽀에버!”
“와~!”
연예인이 입소한 듯 했다.
‘강준영? 아, 그 아이돌 헌터구나.’
아이돌 출신인 B급 헌터 강준영.
원래는 남자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던 가수였는데, 각성 이후 특출난 능력 덕분에 자신이 공대장으로 있는 개인 공대를 만들어서 활동하는 유명 헌터였다.
잘생긴 외모와 화려한 스킬 덕분에 인기가 매우 많았고, 헌터로서의 능력도 꽤 출중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연, 상우가 시선을 두리번거리자, 이내 머리를 노랗게 탈색하고 귀에 피어싱을 한 잘생긴 사내, 강준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상우도 티비에서 몇 번 보았던 그 얼굴은 팬들을 보며 방글방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주뇽 오빠! 꺄아아악!”
“오빠가 나 봤어!”
“진짜 다치지 마요! 오빠!”
그 모습을 보며 상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저러고 다니면 뭐가 남는다고··· 난 팬심을 이해할 수가 없어.”
“야, 그런 말 조심해라. 너도 팬클럽 생겼잖냐.”
“내가? 금시초문인데.”
“진짜야. 만약 너 입대한다고 얘기했으면 니 팬들도 왔을걸?”
자신의 팬클럽도 생겼다는 경도의 말.
하지만 상우는 믿지 않았다.
하도 경도의 낚시에 많이 당했기 때문이다.
“에이 설마. 암튼 그건 됐고, 니네 차 타고 왔어?”
“어. 경도네 아빠 차 빌려서 타고 왔지.”
“그럼 차 타고 돌아가겠네. 귀찮겠다. 내가 서울로 쏴줄까?”
“진짜로? 어떻게?”
“식은 죽 먹기지. 일단 차 어딨는데.”
“저기.”
“끌고 와봐.”
상우의 말에 경도가 차를 운전해왔다.
“야, 다 타. 집에 보내줄라니까.”
“오케이. 기달려.”
나머지 두 명의 친구들인 정승이와 찬우도 서둘러 차에 탑승했다.
그러자,
[아공간]
상우가 아공간을 열어 차를 덮어버렸다.
스으으윽-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승용차.
그 차는 서울에 있던 분신이 아공간을 열어 내보내줄 터였다.
그렇게 친구들을 보내버린(?) 상우.
“휴, 드디어 좀 조용하네.”
상우는 친구들을 보내버린 게 후련하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군입대를 하는 자신을 챙겨준 사실에 알게 모르게 흐뭇해하고 있었다.
‘내가 친구를 역시 잘 뒀어.’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한 편.
상우가 아공간으로 차를 집어삼키는 걸 보면서 입대를 압둔 청년들과 가족들, 그리고 군인들의 시선은 상우에게 쏠려 있었다.
“저거 아공간이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