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55)
한편 그 시각.
상우의 분신 10호는 상우를 대신하여 대학 수업을 대신 듣고 있었다.
10호가 듣고 있는 과목은 전공 과목 중 하나인 거시경제학.
“…국민경제순환 모형이란 경제주체가 여러 시장에서 서로 거래하는 것을 모형화한 것을 말합니다. 가계와 기업만 존재하는 2부문 단순모형에서 가계는 생산요소를 공급하여 얻는 소득인 요소소득(factor income)으로 생산물을 구입하고, 기업은 생산물 판매를 통해 얻은 수입으로 요소비용(factor costs)를 지급하여 생산요소를 구입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경제의 순환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며 일정 기간의 이러한 흐름에서 소비와 투자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명 같은 한국어임에도 외국어, 아니 외계어처럼 들리는 교수의 강의.
분신 10호는 이를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경제학 전공책을 펴놓은 채 묵묵히 교수의 강의를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지켜봤다.
그런 분신 10호를 보는 주변의 시선들.
“…진짜 잘생겼어.”
“맞아. 완전 조각 아니니? 성격만 좋았으면 딱인데.”
주변 여학생들이 상우를 두고 소곤소곤 떠들었다.
“성격? 왜?”
“지난번에 예진이가 상우 오빠한테 대시했다가 완전 개무시당했잖아.”
“아, 진짜로?”
“응. 그때 내가 근처에 있어서 봤는데, 거들떠도 안보더라.”
“대박. 그렇게 안 봤는데.”
아마도 분신에게 대시했었던 여학생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분신은 상우가 준 명령 외적인 건 전부 신경도 안 썼을 터.
이로 인해 오해가 생기려던 순간이었다.
두 여학생들 옆에서 듣고 있던 한 남학생이 끼어들었다.
“야야, 저거 분신이잖아. 그것도 몰랐어?”
“분신?”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어리둥절해하는 그녀들에게 그 남자는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그래. 저거 분신이야. 상우 형 맨날 분신 대출시켜놓고 학교 안 나오는 거 몰랐냐.”
“아….”
그제야 전후사정을 눈치챈 그녀들.
“그럼 예진이가 까인 것도…?”
“분신이니까 로봇처럼 개무시했겠지.”
“아하. 난 그것도 모르고.”
“그러네. 상우 오빠가 그럴 리가 없지.”
그녀들은 마치 상우를 원래부터 잘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어이구. 지들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쯧쯧.”
그런 그녀들을 한심하게 쳐다보는 남학생.
“뭐래. 넌 가만히 있어 오징어야.”
“뭐? 오징어 중의 짱이라는 갑오징어한테 한 번 맞아볼래?”
“풋. 크크크큭.”
그렇게 그들이 떠드는 가운데.
어느덧 강의가 끝날 시간이 다가왔다.
“…이것으로 오늘 강의는 마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끝을 내려는 가운데.
40대로 보이는 경제학 교수가 뭔가 깜빡했다는 듯 서둘러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아아, 제가 미처 깜빡했네요. 그동안 제가 과제를 내드리지는 않았죠?”
“예.”
뭔가 불길한 교수의 질문.
아니나 다를까.
“다음 시간에 간단히 쪽지시험을 볼 예정입니다. 범위는 교내 경제학 포털 사이트에 등록해둘 테니 참고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이만.”
그러자 사방에서 터져나오는 대학생들의 탄식.
“아….”
“아, 안 돼!”
“교수님 쪽지시험이라니, 이게 무슨 소립니까?”
“쪽지시험이라니… 중간고사도 아닌데 시험이라니!”
그들 모두가 절망하는 가운데 분신 10호는 묵묵히 자리를 정리하고는 다음 강의를 듣기 위해 강의실을 벗어났다.
그런 분신을 보며 한마디씩 하는 학생들.
“우리야 그렇다치더라도 저 형은 어쩌려고 그러지.”
“맞아. 분신이 대신 공부도 되진 않을 거 아니야.”
“그렇겠지? 그래도 내 밑에 한 명은 깔고 시작하겠네. 후아.”
그들 모두가 분신에게 대출을 맡겨놓은 상우에게서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몰랐던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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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마인드(Lv.69)/영구지속형]: 정신 집단의 중추가 됩니다. 정신의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분신 강화: 분신의 본체 능력치 반영 비율이 82.5%가 됩니다.
-커맨더: 정신이 연결된 예속 개체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개체 파악: 예속 개체의 상태를 살필 수 있습니다. 명령을 체계화합니다.
-다중 업무: 동시에 여러 가지 일처리를 가능하게 합니다.
-정신 방벽: 정신을 보호하고 강화합니다.
-사고 강화: 분신의 판단 능력과 사고능력이 강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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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오버마인드 스킬의 레벨이 오르면서 어느덧 분신은 본체 능력의 80%에 달하는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 새로 개방된 특성으로 인해 분신 개별의 사고 능력이 강화된 상태.
때문에 분신이 보고 듣는 것 모두 상우의 기억으로 포함될 확률이 높아진 상태였다.
즉, 분신을 이용해 암기를 한다든지 하는 공부를 시키는 행위도 이제 가능해졌다는 의미.
물론 상우가 직접 보고 암기하는 효율에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모르는 주변 사람들.
그들은 새로 편입한 상우가 그들의 성적 생태계에 얼마나 교란을 일으킬지 상상을 하지 못했다.
* * *
다음 날.
상우는 애슐리로부터 타이베른 포탈과 관련한 정보들을 모은 자료들을 넘겨받았다.
자료 내부에는 타이베른 포탈에 대한 위도와 경도 좌표로 표기된 위치 정보와, 그 내부에 대한 정보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어디 보자…. 북위 39°45, 서경 154°29이라….’
상우는 스마트고글로 지도 어플을 띄워 해당 좌표를 살펴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태평양 한가운데였다.
‘여기 심해에 자리하고 있다고? 흐음….’
심해라는 얘기를 듣고 보니 언젠가 사부 레이븐에게 들었던 그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사부님도 지구에서 정신을 차렸을 때 바다 한가운데에 있으셨다고 했지. 그럼 얼추 맞는구나.’
리버의 손길로부터 포탈을 뛰어들어 간신히 목숨을 건진 레이븐.
이후 그가 깨어난 곳은 바다 한가운데.
그리고 애슐리가 준 정보에 의하면 타이베른 포탈의 위치는 태평양 한복판에 위치한 심해 속.
‘딱딱 맞아. 그리고… 바다속 한가운데에 있으니 그 누구도 못 찾았던 거구나.’
그리고 상우는 애슐리가 왜 루카스보고 회귀자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포탈을 혼자 알고 있었던 게 말이 돼? 역시 회귀자가 맞는 건가.’
세상 누구나 꿈꾸는 과거로 돌아가길 바라는 비현실적인 꿈.
만약 루카스가 진짜 회귀자라면, 그런 모두의 염원을 현실로 이뤄낸 전세계에 존재하는 유일의 단 한 명일 터였다.
‘회귀자라…. 하지만 난 이제 부럽지 않지.’
그러나 이제 상우가 딱히 부러워할 이유는 없었다.
왜냐하면 상우는 딱히 과거로 돌아가지 않아도 지금도 충분히 잘 먹고 잘살고 있었고, 이미 많은 걸 이뤄낸 상태였다.
그렇기에 굳이 지금 이뤄놓은 걸 버리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루카스가 회귀자라는 사실을 알고 신기해할 뿐.
‘흠, 그나저나 여기까지 가서 침입하는 게 문제군.’
심해에 위치한 타이베른 포탈은 루카스가 만든 관리소에 의해 봉쇄되어 있었다.
입구가 아예 없는 상태고, 출입은 오로지 루카스의 순간이동 능력을 통해서만 오고 간다고.
‘외부에서 침입할 경우 어뢰 공격 등으로 박살이 난다 이거지.’
거기에 육지에 비해 훨씬 더 거대한 해상 몬스터들이 태평양에 득실거렸기에 웬만한 장비와 헌터로는 침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물론 상우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너무 요란해서 루카스한테 대놓고 들키면 안 되니까. 계획을 짜야겠어.’
상우는 가능한 방법들을 떠올렸다.
1. 개인용 비행기를 타고 가서 해당 좌표에서 뛰어내린다. 이후 심해로 잠수하여 포탈 관리소로 침투한다.
2. 해당 좌표와 가장 가까운 위치인 하와이까지 이동한다. 이후 수영이나 비행을 통해 해당 위치로 개인 침투한다.
2가지 계획이었다.
둘 다 외부에서 침투하는 단순한 계획.
이는 내부 인사를 알지 못하는 상우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였다.
‘그래도 단순무식한 게 효과는 확실하겠지.’
그리고 이 두 가지 계획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었다.
먼저 첫 번째 계획은 빠르고 편하다는 장점이었다.
비행기를 타고 해당 좌표까지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첫 번째 계획은 레이더 같은 데에 걸릴 확률이 99%지.’
그러나 보안이 생명인 이번 계획에 있어서 보안성이 걸린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했다.
그리고 두 번째.
이 계획은 일반적인 레이더 탐지에서 절대 걸리지 않는 소형 물체인 인간이 움직이는 것이기에 보안이 확실했다.
누가 홀로 바다를 헤엄치거나 날아서 침투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테니까.
‘아, 혹시 요새 각성자들이 많아서 그런 레이더도 개발하긴 했으려나? 그건 잘 모르겠네.’
물론 상우가 잘 모르는 신형 레이더 장비 같은 게 있어서 그런 상우를 잡아낼지도 몰랐다.
하지만 첫 번째 계획에 비하면 보안성 측면에서 확실한 편.
다만 족히 수백 킬로미터는 될 그 먼 거리를 날아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 굉장한 단점으로 작용했다.
‘물론 난 분신을 움직일 거라서 상관이 없지만.’
분신 1기만 움직여도 수백킬로미터를 날아다니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체력 수치가 거의 100 도달한 이후로, 아직까지 상우뿐만 아니라 분신들 역시도 체력 면에서 지쳐서 나가떨어지는 점은 없었으니까.
‘흠, 그럼 여러 가지로 봤을 때 리스크가 제일 적은 두 번째 계획으로 가야겠군.’
결국 상우가 고른 건 두 번째 안.
하와이까지 이동하여 날아서 침투하는 계획이었다.
‘그럼 일단 하와이를 가야 하는데 거기까지 가는 건 무슨 명목으로 출장을 가야 좋을까. 사냥? 레이드? 관광?’
평소처럼 사냥으로 하려던 상우.
그러다 문득 ‘관광’에 생각이 미쳤다.
‘그러고 보니 가족들이랑 해외여행 한 번도 못 가봤네.’
그렇다.
사실 상우는 그 많은 돈을 벌었음에도 그동안 한 번도 가족들과 함께 해외로 가본 적이 없었던 것.
어렸을 때는 원래 집안이 그렇게 여유가 많지 않았기에 못갔었고, 지금 돈을 많이 버는 중에는 여러 가지 일들이 겹쳐서 바쁜 탓이기도 했다.
때문에 사냥을 이유로 프랑스, 중국, 미국, 일본 등등 세계 각지로 떠났던 상우와 달리 그의 엄마, 아빠, 여동생은 단 한 번도 해외로 출국한 경험이 없는 상태였다.
‘그래, 좋아. 이 기회에 가족들과 함께 휴가나 갔다오자. 겸사겸사 타이베른 포탈로 갈 건덕지도 만들고.’
그리고 여유가 있어서일까.
상우는 즉석에서 가족들의 휴가를 결정했다.
‘우현이도 데려가야지. 좋아하려나.’
쇠뿔도 단김에 뺄 겸, 상우는 곧장 자신의 하와이 휴가 계획을 메신저 단톡방을 통해 모두에게 알렸다.
-[상어]: 여러분
-[상어]: 다음 주에 모두 약속이나 스케줄 잡힌 거 있으신 분?
-[지우]: ㄴㄴ
-[보조개 이애숙]: 아니~ 없어~
-[보조개 이애숙]: 아들~ 왜?
-[정성현]: 없다
-[정성현]: 무슨 일이냐
-[김우현]: 없어. 왜?
모두가 없다고 답하길래 상우가 휴가 계획을 알리려는 순간.
지우가 토를 달았다.
-[지우]: 맞다. 나 다음 주 목요일에 친구랑 로또타워 가기로 했어.
-[지우]: 왜?
그 말에 답하는 상우.
-[상어]: 됐어. 그럼 넌 오지 말고.
-[상어]: 여러분, 공지사항이 있습니다.
-[상어]: 다음주, 아니, 이번 주 토요일부터 다음 주 일요일까지 하와이로 가족 휴가를 갈까 합니다.
-[상어]: 생각해 보니 그동안 가족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더라구요.
-[상어]: 그래서 계획해 보려는 건데
-[상어]: 모두 어떠세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