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7)
새로운 스킬 (3)
“스킬이요? 하긴, 이제 월에 억 단위로 버실 테니 충분히 필요하기는 합니다.”
“네. 그래서 헌터웹에서 사려고 알아봤더니 스킬이 되게 비싸더라구요.”
“헌터웹은 좀 위험합니다. 사기가 많아서.”
“아···.”
“원래 아이템 정보를 감정하는 스킬을 지닌 감정사들은 드물거든요. 스킬 스크롤이니 스킬구니, 마법서니, 비급 같은 것들은 매매할 때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안전하게 강남에 있는 헌터마켓을 이용하는 게 좋죠. 한 번 구경 가보실까요?”
강준모의 제안에 두 사람은 즉석에서 강남에 위치한 헌터마켓으로 이동했다.
헌터마켓은 업체명인데, 헌터와 각성자들을 위한 물품을 판매하는 곳 중에 가장 유명했다. 물물거래가 성행하던 헌터 시장을 깔끔한 백화점 형태로 탈바꿈시킨 최초의 업체로서, 백화점 형태로 운영되는 그곳은 장비부터 속옷까지 없는 게 없었다.
30분 가량 차로 이동하여 도착한 헌터마켓은 초고층 빌딩이었다.
“어릴 때 몇 번 왔었는데 볼 때마다 높네요.”
“아무래도 헌터 장비나 몬스터 재료가 큰 게 많다보니 그렇죠. 헌터님, 들어가시죠.”
헌터마켓 안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1층은 몬스터 부산물을 이용하여 만든 사치품들과 명품관들.
마정석을 이용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올라가자 스킬관이 나타났다. 백화점답게 호객행위는 없었지만, 저마다의 업체들이 스킬구와 스킬 스크롤 등을 깔끔하게 정리해놓고 판매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업체.
[헤리티지(Heritage)]
명품 아이템 판매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브랜드 헤리티지였다.
그리고 명품 브랜드 업체이지만 소소한 아이템들도 팔았다.
“여기 한번 보고 갈까요.”
상우는 강준모와 함께 헤리티지 매장에 들어섰다.
다른 매장과는 다르게 유리구슬처럼 생긴 갖가지 색상의 스킬구들이 매장에 진열되어 있었다. 매장 진열장은 [물리], [초능] 계열로 분류가 나뉘어 있었는데, [물리] 계열은 대부분 단순히 훈련만 하면 얻을 수 있는 스킬들이었다.
“··· 가구 제작 스킬이라. 궁서체 손글씨 스킬도 있네요. 이건 299만원이네.”
굳이 스킬을 사서 익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찾는 사람들이 없었다. 다만 그 희소성 때문에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상태.
‘전력질주 스킬 같은 건 괜찮아 보인다. 근데 이건 비싸네.’
물리 계열 중에서도 쓸만한 게 몇 가지 보이긴 했지만, 그런 스킬들은 가격대가 높았기에 지금으로선 그림의 떡.
마음속 버킷리스트에만 담아둔 상우는 텔레파시 계열 스킬을 찾고 있었기 때문에 초능 계열 스킬들이 진열된 쪽을 살폈다.
역시 가격이 비쌌다.
기본 가격대가 1천만원대.
조그만 빛의 구를 만들어 간단히 빛을 밝히는 ‘라이트’ 스킬의 경우, 아이템 드랍률이 높아 희소성이 비교적 낮은데도 불구하고 1천만원 선이었으니 말 다했다.
‘라이트 스킬 같은 건 그냥 3만원짜리 LED 랜턴 사면 되잖아. 이걸 천만원이나 받아먹네.’
도저히 살 엄두를 못내고 궁시렁거리면서 텔레파시 계열 스킬들을 찾고 있을 때였다. 예쁘장한 매장 직원이 다가와 인사를 했다.
“어서오세요. 찾으시는 게 있으신가요?”
“어, 음. 혹시 텔레파시 계열 스킬 있나요?”
“텔레파시요? 잠시만요.”
매장 컴퓨터에서 간단히 품목 데이터를 검색해본 직원은, 이윽고 텔레파시 계열 스킬들이 어디 있는지 안내했다.
“여기부터 저기까지 다 텔레파시 관련 스킬들입니다. 스킬 설명은 여기 이름표 아래 붙어있어요.”
“네, 감사합니다. 천천히 살펴볼게요.”
매장직원이 다시 다른 손님을 맞으러 가고, 강준모가 상우에게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헌터님. 근데 텔레파시 계열 스킬은 왜 필요하신 겁니까?”
“아, 그게 분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시야를 공유하고 싶어서요. 명령을 내릴 때 어떤 상황인지 알아야하니까요.”
“확실히 그렇겠네요.”
상우는 결국 텔레파시 계열 스킬들 가운데서 ‘패밀리어’ 스킬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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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동물이나 펫, 소환수 등에 해당 스킬을 사용하면, 대상의 시각, 후각, 청각과 같은 감각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주의사항: 사람에게 사용 불가능합니다! 적용 불가능한 몬스터나 동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격: 129,99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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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근데 가격이 심상치 않다. 아마도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가격이 더해진 것일까.
‘사람에게 못 쓴다라. 하지만 분신은 사람이 아니니까.’
상우는 분신은 마나유기체 같은 거라서 괜찮을 거라 여겼다.
강준모는 상우가 패밀리어 스킬구를 쳐다보고 있자 의아해했다.
“이건 패밀리어 스킬인데.”
“분신한테도 왠지 적용이 될 거 같아서요.”
“··· 음, 글쎄요.”
강준모는 좀 애매하다는 눈치였다.
하긴 분신이 소환되는 건 맞지만 소환‘수’라고 부르기엔 애매했으니까.
그러든 말든 상우는 그토록 가지고 싶었던 스킬구를 보게 되자, 지르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결국 이를 억제하지 못하고···
“에이전트님, 저 가불 가능할까요?”
질렀다.
* * *
강준모에게 선급금 5000만원을 받고, 3개월 할부까지 더해서 스킬구를 산 상우는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빨리 스킬구를 사용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집에 도착한 상우는 바로 박스를 뜯어봤다.
뽁뽁이 비닐과 함께 조심스럽게 포장된 스킬구.
“자, 설명서를 좀 봐볼까.”
스킬구는 잠시 두고 설명서를 읽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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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Heritage)]
[제품명] 스킬구
[사용법] 스킬구에 마나를 주입하십시오. 마나 컨트롤이 불가능한 사용자께서는 스킬구에 신체를 접촉한 상태로 동봉된 스킬구 활성기의 전원 버튼을 눌러주세요.
[반품/교환시 주의사항] 스킬구 사용 이후에는 반품/교환이 불가능합니다. 육안으로 확인하였을 때 제품에 이상이 있는 경우, 사용 전에 반품/교환 신청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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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우는 마나 컨트롤이 안되는 상태이므로 남은 건 활성기를 사용하는 방법 뿐.
‘이렇게 하는 건가?’
그는 스킬구를 꺼내고 동봉된 리모콘 모양의 활성기를 꺼냈다.
이후 왼손에 가만히 스킬구를 들고는, 오른손으로 활성기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스킬구는 갑자기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위이잉-
그렇게 몇초가 지났을 무렵.
빛을 뿜어내던 스킬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패밀리어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상우는 드디어 패밀리어 스킬을 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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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어/시전형(Lv.1)] 대상 예속 개체의 감각을 공유합니다. 레벨에 따라 감응 범위가 늘어납니다.
-현재 시전 범위: 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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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배웠다!’
상세히 스킬 설명을 읽어본 상우.
이내 실망을 금치 못했다.
‘에게, 고작 스킬 범위가 요거밖에 안된다고?’
거리는 고작 1km.
이래서는 활용도가 좁을 터였다.
‘레벨을 올리면 거리가 좀 늘어나겠지. 일단 사용해보자.’
상우는 근처 공원에서 운동 중이었던 2호를 불러들였다.
그리고는 패밀리어 스킬을 사용하였다.
스킬을 사용한다는 마음을 가지자, 몸의 기운이 쑥 빠져나갔다. 다만 분신술을 사용할 때와는 마나의 움직임이 좀 달랐고, 느낌도 달랐다.
‘혹시 패밀리어 스킬이 분신에게 적용이 안되면 어쩌지’라는 일말의 우려와 달리 정상적으로 분신에게 패밀리어 스킬이 먹혔다.
스킬이 사용되자, 트레이닝복 차림의 2호를 바라보고 있던 상우의 시야가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렸다.
이후 마치 어디론가 빨려들어가는 듯 시야가 일그러지더니, 어느새 익숙한 자취방과 청바지에 셔츠를 입은 상우 자신의 모습이 전방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게 2호의 시야인가.’
2호는 아무런 명령이 없었음에도 상우를 바라보고 있다가도 가끔씩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런 2호의 시점으로 보면서 상우는 신기했다.
자기 자신의 시야와는 약간 다른, 붕 떠있는 신기한 감각.
상우는 2호에게 움직임을 명령했다.
‘왼쪽으로 돌아봐.’
왼쪽으로 회전하는 2호.
직접 움직이는 것과는 달랐다.
사람이란 게 생각을 거치지 않고 자율신경계의 신경 반응에 의해 직관적으로 움직이지만, 2호는 직접 명령해야 움직이는 게 달랐던 것.
상우는 제자리 점프나, 팔굽혀펴기, 앉았다 일어났다 등을 시켜보았다.
곧잘 따라하는 2호.
‘굳이 자세히 행동을 지정 안해줘도 되는구나. 평소 명령하듯이 큰 범주로 명령하면 잘 알아듣네. 그렇다면···.’
상우는 2호에게 공원에 가서 운동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자 현관문을 열고 근처 공원으로 가는 2호.
이윽고 공원에 도착한 2호는 공원을 달리기 시작했다.
천천히 달리는 조깅 수준이 아니었다. 그렇게 1~2분쯤 달리자 숨이 가빠오는 2호.
2호의 숨 가쁜 느낌이 상우에게 바로 전달되었다.
‘뭐야, 왜 이렇게 힘들어.’
2호의 감각을 공유하기 때문에 패밀리어 스킬로 2호의 시야를 보고 있는 상우 역시 매우 힘들었다.
마치 자신이 뛰고 있는 기분.
‘이거 오래 못써먹겠네. 가끔씩 상태 확인하는 정도로 써야지, 원.’
패밀리어 스킬을 이용해 원격에서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본 상우는 스킬 사용을 취소하였다.
그러자 자신의 몸의 원래 감각이 제대로 느껴졌다.
몸 안의 에너지가 어디론가 빠져나간 듯한, 왠지 나른하고 지친 기분이었다.
‘이게 은근히 마나 소모가 있나보네.’
패밀리어 스킬은 시전형(액티브) 스킬 중에서도 지속시전형(채널링: 지속시간 동안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 시전자가 다른 행동을 할 수 없음) 스킬에 가까웠다.
약간 나른했지만, 상우는 체육관에서 실전무술 훈련을 하고 있을 1호에게 스킬을 사용해보았다.
지도 어플을 통해 자취방과 체육관의 거리를 보니 1km가 안되는 거 같았기 때문.
스킬을 사용하자 몸 안의 기운이 빠져나가는 감각이 들었다.
그러고는 상우와 1호 사이에 연결되어있는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연결감, 링크를 통해 패밀리어 스킬의 마력이 흘러가는 게 느껴졌다.
이윽고 상우의 시야가 흔들리며 새로운 배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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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리스로 뒤덮인 바닥.
하이퍼마샬아츠짐 체육관이다.
지금 상우는 1호의 시야로 보고 있는 것.
그리고 시야는 휙휙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1호는 앞으로 달리고 있었던 거다.
그리곤 곧장 눈앞으로 높다란 벽이 다가왔다.
‘뭐야!’
부딪힐까 놀라움도 잠시, 1호는 벽에 다다라 힘껏 점프를 하며 벽을 향해 반대쪽 발을 내딛었다.
그러고 발이 벽에 닿자, 앞으로 향하던 힘의 반작용을 이용하여 위로 치솟아올랐다.
거의 1미터 가까이 치솟아 오른 1호.
동시에 한 손을 뻗어 벽 위 끝자락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는 나머지 한 손도 끌어올린 1호는 두 발로 벽을 밀어내는 힘과 남은 추진력을 살려서 벽 위로 순식간에 올라섰다.
“와- 이걸 한 번에 해내시네요. 역시 에이스입니다.”
아래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큰 소리로 칭찬을 해왔다.
1호가 바라보니 이종훈 코치였다.
“자, 상우 씨 내려오세요. 내려오실 때 낙법 있죠? 뛰어내려서 착지할 때 아까 배웠던 낙법 쓰시면 되겠습니다. 하나, 둘, 셋 하면 뛰세요. 하나, 둘, 셋!”
그러자 1호가 거의 2~3m는 되어 보이는 높이에서 뛰어내렸다.
‘으악!’
시야를 공유하고 있던 상우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기겁했지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뛰어내린 1호는 바닥에 발이 닿으려는 순간 몸을 둥글게 말면서 굴러서 낙법을 시전했다.
그리고는 조금의 충격도 없이 안전하게 착지한 1호.
“브라보! 대박입니다. 진짜 잘하시네요. 하하.”
이종훈이 엄지를 척 세우고는 박수를 쳤다.
그때였다.
시야가 어지러워지면서 곧 토할 거 같은 느낌이 들더니 1호와의 연결이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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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는 패밀리어 스킬이 강제로 종료되었음을 눈치챘다.
‘마나를 다 썼나.’
지독한 탈력감과 함께 온몸의 기운이 빠진 게 죽을 거 같이 피곤했다.
체내의 마나를 모두 소진했을 때 발생하는 현상.
하지만 상우는 웃고 있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으니까.
‘1호, 아니 분신들이 사격만 잘하는 게 아니잖아?’
1호의 몸놀림과 뛰어난 운동신경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엿본 상우.
그의 눈빛이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