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75)
-볼케닉 레이저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그래. 엘리멘탈 소드 중 하나다. 불을 다루는 검이지.
레이븐이 설명했지만, 굳이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불과 관련된 검으로 보였다.
‘엘리멘탈 소드 중 하나라….’
상우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저 붉은 검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길이가 5미터는 족히 넘어보였는데, 거인의 크기인 드락사르에게 잘 어울리는 크기였다.
‘저건 못 써먹겠네.’
무게는 상관없지만, 크기가 너무 크다보니 상우가 다루기엔 무리가 있어보였다.
그래서 탐욕스러운(?) 상우의 마음을 그다지 끌지 못했다.
그저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할 뿐.
원래 이게 정상적인 반응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상우와 레이븐, 분신들이 경계하는 사이.
쿠어어어!
짧은 괴성과 함께 드락사르가 뛰어올랐다.
아니, 쏘아져왔다.
쐐애애애애액-
거대한 덩치에 걸맞지 않는 엄청난 속도의 돌진.
상우 일행 주변에 도달한 녀석은 거대한 볼케닉 레이저를 휘둘렀다.
그러자 검의 자취를 따라 일어나는 불길.
상우는 검의 궤적을 두 눈에 똑똑히 담았다.
블링크 스킬 한 방이면 피할 수 있는 정직한 검로였다.
하나.
‘한번 힘 좀 느껴볼까나.’
상우는 정면으로 맞서는 길을 택했다.
드락사르라는 저 오크의 힘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풍혼에 힘을 불어넣으며 드락사르에 맞섰다.
그와 동시에 뜨거운 열기와 함께 상우를 향해 내리꽂히는 볼케닉 레이저.
꽝!!!
엄청난 충격 탓에 귀가 마비될 것 같은 굉음이 발생하며 대기가 터져나갔다.
그 압력이 어찌나 대단한지 다른 분신이 제어하던 중력 제어의 힘이 풀릴 정도였다.
그 탓에 바닥에 쓰러져 있던 오크들과 폭풍참에 의해 갈린 먼지들이 압력에 따라 구체의 형상으로 사방팔방 튕겨 나갔다.
쓰스스스스스스스스-!
사정없이 휘몰아치는 바람.
분신들도 검을 땅에 박아넣는다던지 하여 자리를 단단히 고정하는 사이.
레이븐만이 스톰브링어의 바람을 다루는 힘으로 평온하게 상우와 드락사르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자야!
아니, 그의 마음이 평온하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 둘의 맞대결을 똑똑히 지켜보았던 레이븐.
그는 이미 놀란 상태로 전방을 향해 몸을 날리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놀라운 결과의 당사자인 상우.
치이이익-
그의 오른쪽에서 뭔가 지글거리면서 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매캐한 고기 탄 냄새가 전장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으으윽….”
그와 동시에 드락사르의 앞에 있던 상우가 신음을 흘렸다.
어딘가 고통스럽다는 듯이.
사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상우의 오른쪽 팔은 떨어져 나간 채 바닥을 뒹굴고 있었고.
대신 어깻죽지부터 옆구리까지 시꺼먼 재만이 오른팔이 있던 자리에 가득할 뿐이었다.
크르르르르르….
그리고 만족스럽다는 듯 그르렁거리는 드락사르.
녀석은 그러면서 상우는 내버려 둔 채 자신에게 짓쳐들어오는 레이븐과 격돌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놀랍게도 상우는 드락사르와의 맞대결에서 패하고 만 거였다.
“젠장… 쪽팔리게….”
오러블레이드를 끌어올린 채 호기롭게 드락사르의 볼케닉 레이저를 맞았던 상우.
그는 검끼리 맞부딪치는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볼케닉 레이저의 검신이 초고온과 함께 불꽃으로 화하더니, 그대로 풍혼과 상우의 몸을 갈라버렸던 거였다.
‘…너무 방심했어.’
덕분에 상우는 생전 처음 맞보는 살과 뼈가 떨어져나가는 고통을 맛보게 되었다.
예전이었다면 벌써 쇼크사했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통증.
하나 그동안 정신력을 높여둔 게 효과가 있었던 탓일까.
처음 겪는 끔찍한 고통임에도 불구하고 상우는 용케 쓰러지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대신 자신에게 고통을 안겨준 드락사르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난 아직 목숨이 남아 있다고.’
보통 사람이라면 팔이 잘린 순간 게임 끝이었겠지만.
그에게는 게임에서 지더라도 다시 이어서 할 수 있는 목숨, 바로 ‘분신’이 있었으니까.
상우는 레이븐이 드락사르를 공격하는 사이 곧장 행동했다.
[접속 해제]
먼저 다친 분신의 몸에서 접속을 끊고, 옆에 있던 새로운 분신의 몸으로 접속했다.
그러자 싹 가시는 고통.
그렇게 고통 하나 없이 쌩쌩한 지금 분신의 감각을 느끼며, 상우는 팔을 돌리며 몸을 풀었다.
동시에 다친 분신의 몸을 움직였다.
[아공간]
볼케닉 레이저에 의해 두 동강이 나버린 채 바닥에 널브러진 풍혼.
그 검에는 자체재생기능이 있었기에, 상우는 아무렇지 않게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염동력]
그다음으로는 염동력으로 바닥에 떨어진 오른팔을 들어 올려 몸통에 갖다 대었고.
[성력]
[리커버리]
[그레이트 힐]
회복 스킬을 퍼붓자 부상 입은 분신의 몸이 조금씩 회복되는 듯싶었다.
하나 볼케닉 레이저로 살이 지져진 탓일까.
생각과 달리 화상으로 인해 회복 속도가 매우 더뎠다.
‘회복은 가능하겠는데. 근데 시간이 좀 걸리겠어.’
그래서 상우는 분신의 회복을 포기했다.
자신에게 유효타를 먹일 수 있는 적을 앞에 두고 마음 좋게 회복시키고 있을 여유도 없었고, 어차피 분신이야 다시 재소환하면 되니까.
‘그래도 역소환하기 전에 할 게 있지.’
그래도 이대로 분신을 돌려보내면 아까우니(?) 상우는 부상당한 분신에게 한 가지 명령을 내렸다.
[뉴클리어 바디]
바로 숙련도가 낮아 폭발 위험이 높은 스킬을 테스트한 것이었다.
그리고 상우의 명령에 따라 온몸이 순식간에 불꽃에 휩싸인 분신.
‘공격해.’
그 분신은 곧장 한창 격돌 중인 드락사르와 레이븐이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
그와 함께 잠시 상우의 통제에 벗어나 있어서 멀뚱히 선 채로 오크 잡무리들을 상대하던 분신들 역시 본격적으로 그 둘의 싸움에 끼어들었다.
샤샤샤샤샤샥-
레이븐은 드락사르보다 훨씬 빠른 기동력을 바탕으로 녀석의 몸에 생채기를 하나둘 늘려가는 중이었다.
그의 빛살처럼 휘몰아치는 연참과 바람의 공격.
바람 한 줄기 한 줄기가 검기였기에 매우 날카롭고 위력이 있었다.
게다가 스톰브링어 때문인지 평소보다 훨씬 위력이 강해보였다.
반면에 드락사르는 강력해 보이는 검을 지녔지만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느렸고, 기술에 밀려 레이븐을 한 대도 못 맞추고 있었다.
누가봐도 레이븐이 우세해보이는 상황.
하지만 상황은 그닥 좋지 않았다.
생채기가 생기는 것보다 회복되는 게 더 빨라서 제대로 된 유효타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드락사르를 상대하는 레이븐의 머리가 전투의 수를 계산하며 핑핑 돌아갔다.
‘생각보다 맷집이 강하다… 그렇다면 공간참으로 단숨에 베어버려야 하는데.’
그러나 공간참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딜레이가 필요했다.
그리고 이런 강자간의 싸움에서 그 딜레이는 억겁의 시간만큼 길었다.
그렇기에 지금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 레이븐은 함부로 공간참을 펼칠 수 없었다.
때문에 자잘자잘한 공격으로 데미지를 조금씩 축적시키는 형태로 지지부진한 싸움을 이끌어가는 레이븐.
그때 상우의 텔레파시가 전해졌다.
-사부님, 지금 들어갑니다. 조심하세요.
뉴클리어 바디를 시전한 분신으로 돌입하기 전에 상우가 레이븐을 향해 경고한 것.
-알았다.
그런 상우의 메시지를 들은 레이븐이 드락사르와 거리를 벌리려 하였다.
하지만.
쿠어어어-!
미친 듯이 발광하는 드락사르가 좀처럼 레이븐과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거기에 그동안 드락사르의 존재감에 묻혀 있는 줄도 몰랐던 오크 주술사, 비오란.
드락사르의 등에 매달려 있던 녀석까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기괴한 주문을 외우며 그 공세에 힘을 실기 시작했다.
-???? ??????? ?????? ??????? ????? ??? ?? ???????? ??? ????? ?? ?????, ???? ????(위대한 전쟁의 신이시여. 전사의 영혼이 지금 이 땅에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부디 이들을 굽어살피시어, 힘을 내려주소서).
오크들의 잊혀진 고대의 언어로 읊조리는 비오란.
몬스터화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문을 외우는 모습이, 마치 그가 진정 살아 있는 것처럼 여겨지게 했다.
그리고 비오란의 주문에 따라 드락사르는 힘이 용솟음치는지 괴성을 질러대며 사방을 불태울 듯이 볼케닉 레이저를 휘둘러댔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
볼케닉 레이저의 검신이 완연한 불꽃으로 변하더니 사방팔방 불줄기를 뿜어냈다.
화아아아아악-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어버리는 평원.
그리고 이어지는 비오란의 주술.
-???? ???? ??????? ?????? ?? ?????? ???? ?????, ?????? ????? ??? ??????? ????? ??? ????????? ?????? ?? ????? ?? ??? ????(우리는 모두 위대한 전쟁의 신의 자손. 몸은 다르지만 영혼은 하나일 지어니. 집결하라. 전사의 영혼들이여. 모두의 힘은 하나가 될지어다).
그 주술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미 쓰러져 있던 주변의 오크들의 몸에 똑같은 형상의 붉은 기운들이 서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제자리에서 비척비척 일어나는 오크들.
크르르르르-
그어어어어-
신기하게도 녀석들은 불꽃의 범위에 포함되었음에도 몸에 화상하나 입지 않은 상태였다.
그리고 더욱 이상한 점이 있었으니.
부상이 심한 오크들의 몸이 먼지처럼 흩어지더니 사라져버렸고,
스스스스스-
비교적 부상 정도가 얕았던 오크들의 몸이 순식간에 회복되어버렸던 것이었다.
‘…이게 뭐야.’
그 신기한 현상에 상우가 비쩍 마른 꼬맹이 같은 오크인 비오란과 회복된 오크들을 보며 안색을 찌푸리는 사이.
분신들이 디버프를 시전 했다.
[질투의 낙인]
[마비]
[쇄약]
[혼란]
엔비가 사용한 질투의 낙인을 제외한, 스킬로 배운 디버프 3종 세트였다.
하나, 역시 보스급이라 그런 걸까.
질투의 낙인을 제외하고는 디버프가 제대로 먹혀들지는 않았다.
약간의 멈칫거림도 없이 멀쩡히 움직이는 드락사르.
녀석은 성가시다는 듯 엔비와 분신들을 쳐다보았다.
‘지금!’
하나 그게 상우의 목적.
드락사르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하자마자 허공을 빙글빙글 돌며 날아다니던 뉴클리어 분신이 녀석을 향해 직격했다.
화아아아아아아-
마치 제트기의 추진화력과 같은 불꽃을 길게 늘어뜨리며 엄청난 속도로 드락사르와 부딪친 분신.
‘이건 못 견딜 거다. 괴물 놈아.’
안 그래도 거인이라 과녁이 컸기에 분신의 공격이 빛나갈 일도 없었다.
그래서 상우는 분신이 드락사르의 몸을 꿰뚫어버리라고 장담하던 찰나였다.
쐐애애액-
드락사르는 레이븐을 공격하던 와중에도 재빨리 반응하여 핵에너지 덩어리인 분신의 몸에 볼케닉 레이저를 휘둘렀고.
콰아아아아아-
믿을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놀랍게도 뉴클리어 바디 상태인 분신이 그대로 볼케닉 레이저의 검신으로 흡수되어버렸던 것이었다.
“이런 미친….”
상우가 당황하는 사이.
분신의 핵에너지를 흡수한 볼케닉 레이저의 불꽃 검신이 미친 듯이 타오르며 그 기세를 키워나갔다.
안 그래도 5미터는 넘어보였던 검신이었는데 이제는 드락사르의 키를 넘어 거의 건물만한 길이로 커져버린 상태였다.
한눈에 보기에도 위력이 심상치 않아 보이는 상태.
그리고 커진 불꽃만큼 드락사르의 힘도 강해진 것일까.
녀석의 몸이 빛살처럼 사라지더니 상우와 레이븐, 분신들 한가운데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레이븐의 경고가 상우의 뇌리에서 다급히 울려 퍼졌다.
-피해라!
사부의 경고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드락사르의 볼케닉 레이저도 그들이 있는 지면을 향해 떨어졌다.
꽝!!!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