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78)
뉴클리어 레이저 못지않은 어마어마한 불줄기들.
그 불줄기는 회오리를 관통했다.
아니, 관통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나.
후우우우욱-
이내 소용돌이치는 회오리에 휘말리더니, 회오리와 완전히 결합해버렸다.
그렇게 완성된 불꽃의 회오리.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불의 신이 강림하기 위해서 하늘과 땅을 잇는 불꽃의 통로를 만들었다면 이러할까.
엄청난 기세로 불꽃의 회오리는 땅과 대기 모든 것을 태워버리기 시작했다.
키에에에에에에엑!!!
끄아아아아아아아아!!!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소리.
불꽃의 회오리 안에 있던 오크들이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 채 잿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그 주변 역시 멀쩡하지 못했다.
초고온이 주변에도 여파를 미쳤으니까.
알들이 잘 익은 완숙 계란처럼 익어가더니 이내 새까맣게 타버리고, 재가 되는 모습이 빠르게 번져갔다.
-…물러나야겠구나….
그 엄청난 위력에 레이븐의 경고와 함께 상우와 레이븐 모두 뒤로 훌쩍 물러났다.
-크흠…
고통스러운지 신음을 흘리는 상우.
레이븐 역시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현재 중첩된 용풍참을 유지시키는 마력이 폭풍참을 넘어설 정도였으니까.
그래서인지, 이미 그들의 슈트는 땀으로 푹 절어 있었다.
불꽃의 회오리가 만들어낸 열기 때문인지, 아니면 힘들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 와중에도 회오리는 끝나지 않고 타올랐다.
지글지글-
땅을 뒤덮은 점액질은 이미 타버린지 오래.
코어 역시 완전히 타들어 갔다.
거기에 더해 고체인 땅이, 액체가 되어 녹아내렸다.
벌겋게 달아오른 지면.
돌이 용암이 되고, 이내 기화하는 장관이 연출되었다.
그리고 그 뜨거운 용암조차 바람에 휘말려 회오리와 하나가 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상우와 레이븐은 본능적으로 끝내야 함을 느꼈다.
-그만!
레이븐의 의념과 함께 용풍참의 기운을 거둬들이는 상우와 분신들.
뉴클리어 분신들 역시 뿜어내던 불길을 중단하였다.
하나.
-…이거 안 멈추는데요?
상우가 곤란하다는 듯 말했다.
사실 이미 통제불능 상태로 마구마구 회전하던 회오리였기에 불꽃의 회오리를 멈추는 게 매우 어려웠으니까.
-역회전을 걸어라.
-넵.
레이븐의 간단한 해결책에 상우는 용풍참의 기운을 역으로 돌리는데 최선을 다했다.
거기에 오버마인드 스킬로 아쿠아 룰러 스킬과 아이스 스피어 스킬들을 활용해 불꽃을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치이이이이이이이익-
얼음과 물이 닿자마자 기화하는 불꽃의 회오리.
그 미친 회오리가 잠잠해진 건 몇 시간이 지난 후였다.
* * *
몇 시간 후.
털썩-
상우는 바닥에 몸을 뉘였다.
그의 온몸의 힘은 바닥난 상태였다.
땅에 설 힘도 없는 상태.
전신에 충만했던 마나는 사라졌고, 미약해진 스톰코어만 맹렬히 회전하며 주변의 마나를 끌어당기고 있을 뿐이었다.
-…진짜 죽겠네요…
중얼거리는 상우.
그리고.
털썩-
레이븐 역시 바닥에 몸을 맡겼다.
-나도 죽겠구나… 콜록…
말하다가 사레가 들었는지 콜록거리는 레이븐.
그는 스톰브링어가 있었음에도 완전히 지친 상태였다.
‘스톰브링어가 없었다면….’
만약 스톰브링어의 힘이 없었다면, 그 통제불가의 불꽃의 회오리는 엄청난 재앙을 가져왔을 수도 있었다.
-그래도 해냈네요.
상우가 옆으로 고개를 돌려 레이븐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직도 고온의 열기로 달아올라 미친 듯이 휘몰아치는 대기 속에서 보이는 천진난만한 미소였다.
그리고 그런 상우의 웃음에 피식 웃으며 대꾸하는 레이븐.
-너무 잘해내서 탈이지.
사실 레이븐은 코어를 정리할 때 걱정하고 있었다.
자신이 아직 유렌시아 제국에서 활동하던 당시.
잠깐이지만 코어 원정대에 속해 코어를 파괴하려 했을 때를 기억했기 때문이다.
‘파수꾼… 나오기도 전에 녹아버렸나.’
파수꾼.
코어를 파괴하려 하면 나타나던 강력한 몬스터들로, 유렌시아 제국에서 붙인 이름이었다.
유렌시아 제국을 공격하는 끝없는 몬스터 웨이브에는 절대 등장하지 않던 녀석들은, 오직 코어를 향한 외부 공격이 감지될 때만 나타났다.
코어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코어마다 천편일률적으로 다르게 생긴 녀석들은 하나같이 엄청난 강함을 지녔다.
당시에 잠깐 결성되었던 원정대에 함께 했던 드래곤들마저 쩔쩔 멜 정도였으니 말 다한 셈.
‘이미 당한 적도 있었고….’
그래도 코어를 파괴하냐 못하냐에 따라 타이베른 행성 인류의 미래가 걸려 있었기에, 그 당시 소수정예로 꾸려진 원정대는 위험을 감수하고 코어를 파괴하러 다녔다.
하지만, 위험천만한 격전 도중 결국 파수꾼 중 하나에게 패했고, 그 뒤로 원정대 활동이 잠정 중단된 상태였던 것.
그렇게 해체된 원정대는 레이븐이 지구에 떨어지고 난 후 시간이 흘러 다시 재결성되긴 했다.
유렌시아 황제가 반대세력을 숙청하기 위한 수단으로 말이다.
‘제자와 함께라면 해볼 만할 거 같았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
지금 그와 상우가 없앤 코어 정도의 크기라면 반드시 파수꾼이 있었을 터.
그런데 레이븐과 상우가 펼친 엄청난 위력의 불꽃의 회오리에 휘말렸는지 파수꾼은 나타나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리고 그런 레이븐의 추측은 정확했다.
불꽃의 회오리가 날뛸 당시,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재생력이 0.001 올랐습니다.]
[재생력이 0.001 올랐습니다.]
…[야수 조련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야성의 힘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토템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힐링 와드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질긴 가죽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질긴 가죽 스킬이 금강불괴 스킬에 흡수됩니다.]
[금강불괴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상우의 시스템 메시지 창은 쉴 새 없이 울렸고.
[플라즈마 광선포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이터널 바디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파수꾼을 처치하면서 얻은 걸로 보이는 유니크한 능력까지 얻은 상태였다.
게다가 오크군단을 처리하고 주변 코어 일부만 소탕하려 했던 레이븐은, 처음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목표를 200% 이상 달성한 상태였다.
거의 수십 킬로미터를 움직이며 코어 수십 개를 파괴했으니까.
‘다 제자 덕분이야.’
만약 그 혼자였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일들이었다.
-근데 사부님.
그때 레이븐의 상념을 깨는 상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음? 왜 그러느냐.
-그냥 이대로 코어 다 쓸어버릴까요?
짧은 시간이지만 꽤나 몸이 회복되었는지 몸을 일으키며 호기롭게 얘기하는 상우.
다 죽어가던 목소리는 온데간데없이 그의 목소리에서는 힘이 느껴졌다.
그 모습을 보며 레이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난 됐구나. 좀 쉬어야겠어.
아무리 초인인 레이븐일지라도, 몇 시간 이어진 격전(사실 마나컨트롤이 거의 전부였다)에 완전히 지쳐버렸던 것.
그와 반대로 상우는 완전히 쌩쌩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게 상우의 재생력과 활력 수치는 현재 ‘미친’ 수준이 되어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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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치]
·근력: 211.317 → 831.299
·순발력: 207.123 → 819.451
·체력: 202.938 → 822.893
·지구력: 201.919 → 829.788
·마력: 220.998 → 855.354
·활력: 119.299 → 703.656
·재생력: 189.754 → 810.554
·정신력: 134.392 → 800.001
·물리내성: 179.987 → 230.644
·마법내성: 167.299 → 211.789
·독내성: 131.199 → 200.787
·화염내성: 112.723 → 278.344
·냉기내성: 101.228 → 113.357
·전기내성: 87.115 → 88.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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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800에 달한 엄청난 기본 능력치.
얼마 전까지 능력치 100을 넘지 못해 빌빌거리던 상우였는데 순식간에 능력치 1,000이 코앞이 되었다.
‘1이 평범한 일반인의 최대 힘이라 치면… 지금의 나는 800명 분의 힘을 발휘하는 건가.’
시스템을 연구한 지구의 수많은 각성자들의 이론.
그들의 이론상으로는 그러했다.
그렇게 따져보자 상우는 자신의 성장속도가 너무 빨라 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딱히 능력치 100일 때랑 큰 차이도 잘 안 느껴지는데.’
요즘에는 체감도 잘 되지도 않았다.
예전에 능력치가 빌빌거리던 시절에는 스탯이 1만 올라도 몸이 부쩍 변하는 걸 느꼈었는데 말이다.
지금은 그저 능력치 창 수치가 변한 것과, 전력을 다할 때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음을 깨달을 뿐이다.
‘…이젠 좀 무섭기도 해. 앞으로 더 빨라질 텐데. 후…’
그리고 이 성장속도는 더 빨라질 터였다.
분신술 스킬의 레벨이 올라가면서 늘어나는 분신들.
그 분신들이 싸울 때마다 성장하는 자신.
자신을 따라 같이 성장하는 분신들.
녀석들이 발휘하는 힘이 강해질수록, 몬스터들을 더 많이, 더 빨리 사냥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더더욱 강해지는 상우.
이 선순환의 고리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었다.
게다가 전장의 구렁텅이에 빠진 타이베른 행성.
이곳에 온 이후로 상우의 선순환은 극에 달했다.
발에 채일 정도로 넘쳐나는 몬스터들.
그 녀석들을 상대로 범위기술을 펼칠 때마다 스탯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고 있었다.
마치 게임에서 몰이사냥을 하는 것처럼.
‘…코어 앞에 분신들 박아놓고 사냥만 시킬까.’
코어는 몬스터를 생산하고.
분신은 몬스터를 죽여서 능력치와 스킬 숙련도를 올리고.
상우는 강해지고.
이 일을 몇 번만 반복하면 상우는 엄청나게 강해질 터였다.
‘스탯 1만, 아니 10만도 가능할 거 같은데.’
왠지 능력치 1,000에 도달하면 다시 한계에 봉착할 것 같은 느낌이 있긴 했지만 말이다.
‘그 정도로 강해지면 난 어떻게 되는 거지. 그냥 인간일까. 힘 조절은 되려나.’
지금도 우현이를 만날 때, 힘 조절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
자칫 힘을 크게 쓰면 가녀린 그녀의 몸이 망가질 테니까.
‘…지금은 힘 조절이 무리 없이 잘 되지만 너무 강해지는 것도 고민이네.’
평범한 인간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강해지는 것도 조절해야 할 것 같은 단계에 도달한 상우였다.
이미 넘쳐나는 스킬들은 날을 잡고 확인해야 할 정도로 쌓여가는 상태.
그렇게 강해져서일까.
이제는 자신의 앞에 있는 레이븐마저도, 넘어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
‘사부님의 공간참만 조심하면 아마 내가 그냥 이기겠지.’
아니, 분신으로 차륜전만 펼쳐도 그냥 이길 터였다.
상우는 자신의 옆에 누워 있는 레이븐의 모습을 보며 위화감을 느꼈다.
어느덧 커버린 자신.
작아 보이는 스승.
고온의 대기를 견뎌내느라 스톰브링어를 꼭 쥔, 지친 그의 얼굴이 안쓰럽다.
아마도 상우의 회복을 기다리느라 이곳을 떠나자는 등의 별 재촉을 안했을 터.
상우는 괜히 가슴이 뭉클하였다.
-…일단 집으로 돌아갈까요?
상우의 말에 레이븐이 제자의 안부를 묻는다.
-이제 회복되었느냐.
-네. 멀쩡해요.
-그럼 가자꾸나.
내심 반가운 기색이었다.
상우는 지체 없이 아공간을 열었다.
[아공간]
허공에 열리는 공허의 문.
그리고 상우와 레이븐, 분신들은 모두 아공간을 향해 뛰어들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 * *
제국은 난리가 났다.
레이븐 영지에서 시작된 소문.
매년 이맘때쯤이면 찾아오던 오크군단이 궤멸했다는 소문이었다.
간만에, 아니, 수십 년만에 퍼진 승전보였기 때문일까.
제국의 국영 언론사를 통해 그 소식은 대대적으로 선전되었다.
지구의 것을 본 따서 만든 듯한 뉴스를 통해서 말이다.
“자네 그 소식 들었는가?”
“무슨 소식?”
“전 레이븐 공작이 돌아왔다는 건 알지?”
“그건 알지. 혹시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아니. 일이 생긴 건 아니라네. 오히려 그가 일을 저질렀지.”
“무슨 일?”
“혼자 오크 군단을 궤멸시켰다는구만.”
“뭐? 그게 사실인가?”
“사실이고 말고. 오늘 크리스탈 비전에 온통 그 소식 뿐이더군.”
“이거 대박이군. 나도 좀 봐야겠어.”
그렇게 입소문이 퍼져나가고.
모두에게 잊혀졌던, 망한 영지로 각인되었던 레이븐 영지는, 다시 제국민들의 뇌리에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 * *
“…이게 사실인가?”
심각한 안색의 비스마르크 공작.
그의 앞에 있는 마나통신기에서 감시요원의 거친 목소리로 대답이 나왔다.
-그렇습니다. 공작님. 원시마법으로 촬영한 결과물입니다.
“음….”
공작은 다시 감시요원이 보내온 촬영물을 돌려보았다.
영상에 잡힌 어마어마한 불꽃의 회오리.
그리고 그 주변에 떠 있는 티끌처럼 작아보이는 실루엣들.
그 숫자가 십여 명은 넘어보였다.
그 가운데 존재감을 뿜어내는 은발의 머리칼을 가진 남자.
분명 비스마르크 공작이 기억하는 레이븐이었다.
‘…레이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