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79)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자신을 괴롭혀오는 그 이름.
‘…이미 끝난 줄 알았거늘.’
레이븐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예전에 들었을 때 의식하긴 했다.
하나, 이미 망해가는 영지에서 혼자의 힘으로 무엇을 할 수 있으랴.
그래서 신경을 덜 쓰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도 힘이 남아있었더냐.’
세력이든 개인의 무력이든, 이제는 자신이 넘어선 줄 알았는데.
지켜본 결과는 판이했다.
자신조차도 감당하기 어려워 보이는 저 거대한 불꽃의 회오리.
그걸 제어하고 있는 듯한 레이븐과 그의 조력자들.
‘저게 다 제자라고 했던가.’
저 많은 숫자의 제자들이 다 그랜드 소드 마스터로 보였다.
‘…미쳤군.’
그랜드 소드 마스터 한 명만 나타나도 후작, 아니, 공작의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제국이다.
근데 그 숫자가 열 명이라니.
‘이건 위험하다.’
비스마르크 공작은 레이븐 공작가가 비상하는 그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빌어먹을!”
쾅!
박살 나는 집무실.
그의 몸에서 순간적으로 퍼진 기파를 감당하지 못하고 집무실 집기 대부분이 파손되었다.
그러자.
“무슨 일이십니까!”
바깥에 있던 경비 병력들이 소란을 듣고 집무실 문을 박차고 우르르 몰려들어왔다.
그들이 목도한 건 난장판이 되어버린 공작의 집무실과 성난 얼굴의 공작이었다.
“신경 쓸 거 없다. 나가봐.”
“…옙!”
비스마르크 공작은 평소에는 꽤나 온후한 성격이지만, 저런 표정을 지을 때는 악마 같이 돌변하곤 했다.
그랬기에 경비병력들은 괜히 불똥이 튈까 싶어서 후다닥 빠져나갔다.
다시 홀로 남겨진 공작.
그의 머릿속은 팽팽 돌아갔다.
‘…관계를 개선해야 하는가.’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저런 엄청난 전력을 보유하게 된 레이븐 공작가를 적으로 돌리는 건 멍청한 짓이었다.
아니, 가만히 나둬도 알아서 클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거늘.’
비스마르크 공작은 못내 아쉬웠다.
곧 죽음을 앞둔 황제.
아직 힘이 없는 황태자.
모든 권력이 온전히 자신에게 있는 지금, 비스마르크 왕가라는 새로운 왕조를 열 기회가 곧 올 게 분명했으니까.
그런데, 이 상황에서 레이븐 공작가의 힘을 인정하고 대우를 해준다면?
‘권력을 잃은 놈팽이들이 레이븐에게 개떼처럼 들러붙겠지.’
결과적으로, 자신의 반대 세력의 힘이 강해질 것이다.
반대로 자신의 권력은 약해질 터.
‘하나 무슨 수로 막는단 말인가.’
십여 명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들을 말이다.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하지. 바로 ‘그분’을 부른다면….’
그분.
전대 공작인 자신의 아버지에게 마법을 배운 이계인.
최단기간에 9클래스에 오른 희대의 천재.
결국, 이계인의 몸으로 궁정마법사의 자리까지 올랐던 입지전적의 남자.
그리고, 이제는 은퇴하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
‘리버님….’
한때는 질투했었으나, 그의 압도적인 힘을 목도하고는 그런 반발심마저 사라졌다.
이제는 그저 존경할 뿐.
‘그 분에게 부탁을 드린다면….’
레이븐도 그가 손가락 하나 까딱한다면 곧바로 ‘삭제’될 터였다.
그랜드 소드 마스터가 아무리 몰려든다 해도 말이다.
‘…그래. 지금이 그 기회다.’
비스마르크 공작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자신의 목에 걸린 펜던트를 손으로 집어 얼굴 가까이 들어올렸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리버에게 통신할 수 있는 유일한 아티팩트.
그는 가만히 펜던트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 * *
“바레인 경, 소식 들으셨습니까? 전 레이븐 공작이 돌아왔더군요.”
약간 굵은 듯하지만, 때 묻지 않은 듯한 미성의 목소리가 방안에 퍼졌다.
“예. 현재 그 일로 제국이 떠들썩하지 않습니까.”
바레인이라 불린 노인이 그 미성의 목소리에 조용히 화답하였다.
늙은 노신의 눈동자에는 존경의 눈빛이 가득했다.
그의 앞에 있는 건 자신의 주인이자, 제국의 주인이 되어야 할 몸.
제 1황자, 하르딘 유렌시아였으니까.
“…그렇죠. 솔직히 전 제국의 수호검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본 적도 없고,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까요.”
뜸을 들이며 얘기하는 하르딘.
바레인은 가만히 젊은 황자의 목소리에 맞장구 쳤다.
“모를 수밖에요.”
“그래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비스마르크 공작이 그를 수도로 부르지 않는 걸 굳이 지적하진 않았습니다.”
병상에 누운 황제 대신 대소사를 처리하는 비스마르크 공작.
그리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 얘기하는 황자의 말.
슬픈 현실이었다.
하르딘 황자의 말이 이어졌다.
“그런데 웬걸요. 홀로 오크군단을 절멸시켰다니…. 정말 엄청난 인물 아닙니까?”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하르딘 황자는 바레인을 바라보았다.
“그렇지요. 그는 실종 전에도 전설적인 영웅이었습니다.”
바레인이 담담하게 맞장구쳤다.
같이 싸워왔던 옛 동료, 레이븐.
그를 생각하자 떠오르는 이미지는 ‘강함’, 그 자체였으니까.
“그래서 바레인 경. 저는 결심했습니다.”
하르딘 황자가 창밖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그러곤 창밖에 펼쳐진 노을을 구경하는 하르딘.
황도에 펼쳐진 아름다운 노을 빛에 시선을 뺏긴 듯하다.
“무엇을 말씀이십니까.”
바레인이 황자의 결심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그러자, 흘러나오는 그의 대답.
“…제국의 수호검을 제 편으로 만들 겁니다.”
레이븐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겠다는 당찬 황자의 포부.
그의 얼굴에 번져가는 노을의 주황빛과 함께,
힘이 없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황자에게 한 줄기 희망이 번져가고 있었다.
* * *
분신들과 함께 레이븐 영지로 돌아온 상우 일행.
그들의 활약은 이내 영지 전체에 퍼져나갔고,
“레이븐!”
“레이븐!”
“레이븐!”
레이븐 영지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얼마나 열정적인지 몰려든 인파로 인해 레이븐 공작가가 조용할 날이 없을 정도였다.
“후아… 좀 쉬자.”
사부인 레이븐은 동생인 나이젤 레이븐 공작과 함께 민심에 화답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느라 바쁜 상황.
상우만이 분신 하나를 대동시켜놓고 본인은 뒤로 빠져나왔다.
‘차라리 싸우는 게 낫지.’
싸움이라면 다 때려 부수면 그만인데, 영지민들의 열화에 호응하기 위해 연설을 하거나 낯을 팔러 다니는 행사는 왠지 피곤하기만 했다.
그래서 분신을 보내놓고 본인은 빠진 것.
그리고 그제야 좀 조용해진 상우는 잊고 있던 보상들을 확인할 겨를이 생겼다.
‘이제 스킬 확인 좀 해볼까.’
상우는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시스템 스킬창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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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술(Lv.31)/시전형]: 기운을 소모하여 자신과 똑같이 생긴 분신을 소환합니다. 레벨에 따라 소환 가능한 개체수가 늘어납니다.
-현재 소환 가능한 개체수: 31
-재사용 대기 시간: 10시간 15분
-본체의 장비 2개를 복사합니다.
-위상전이: 본체와 분신의 위치가 전환됩니다.
-특수 분신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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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술 스킬은 이번 전투를 통해 30레벨을 넘어선 상태였다.
‘특성이 따로 추가되진 않았네.’
대신 장비 복사 능력이 2개까지 복제가 가능해졌다.
‘이건 좋네. 활용이 무궁무진해지겠어.’
항상 전투슈트를 복제하고 나면 다른 장비를 복제할 겨를이 없었는데, 이제 무기 역시 복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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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마인드(Lv.60)/영구지속형]: 정신 집단의 중추가 됩니다. 정신의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분신 강화: 분신의 본체 능력치 반영 비율이 80%가 됩니다.
-커맨더: 정신이 연결된 예속 개체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개체 파악: 예속 개체의 상태를 살필 수 있습니다. 명령을 체계화합니다.
-다중 업무: 동시에 여러 가지 일처리를 가능하게 합니다.
-정신 방벽: 정신을 보호하고 강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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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오버마인드 스킬은 레벨이 60이 되어, 드디어 분신의 능력치 반영 비율이 80%가 되었다.
현재 상우의 능력치가 800가량이니, 분신 하나하나가 640에 달하는 능력치를 발휘하게 된 셈이었다.
‘뉴클리어 레이저 같은 건 능력치 상관없이 똑같이 쎄지만.’
마력에 영향을 받아 강해지는 스킬들과 달리, 고정 데미지를 가진 스킬류는 분신이든 상우 본체든 상관없이 똑같이 강했다.
‘그래도 나쁘지 않아. 내년쯤이면, 능력치 100% 반영도 찍겠는데?’
지금의 성장 비율로 봤을 때 오버마인드 스킬이 100레벨이 된다면, 분신의 능력치 반영 비율은 100%가 될 터였다.
‘개쩔겠군.’
상우는 그 날을 위해 앞으로 더욱더 열심히 분신들을 굴려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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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마흡정/영구지속형(Lv.80)]: 몬스터의 정수를 흡수합니다.
-몬스터 처치시 80% 확률로 해당 몬스터의 능력치를 흡수합니다.
-몬스터의 강함에 따라 증가폭이 달라집니다.
-일격에 처치 시 능력치 흡수 확률이 크게 증가합니다.
-대형 몬스터일수록 능력치 흡수율이 크게 증가합니다.
-코어를 섭취하면 추가 능력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몬스터 사체를 섭취하면 추가 능력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낮은 확률로 주변 몬스터의 기운이 흡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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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덧 80레벨이 된 괴마흡정 스킬.
새로 추가된 특성이 눈에 띄었다.
‘주변 몬스터의 기운이 흡수 된다라….’
마나 같은 무형의 기운을 흡수하는 형태인 것 같았다.
‘개꿀이네.’
이제 분신을 활용해 몬스터를 죽이는 것 뿐만 아니라, 가만히 비비적(?)거리기만 해도 능력치가 오른다는 의미였으니까.
물론 낮은 확률이라는 설명 때문에 그리 효율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뭐 없는 것보단 나으니까.’
상우는 흐뭇하게 자신이 기존에 가졌던 다른 스킬들 역시 살펴보았다.
스톰브링어 검법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스톰코어 마나엔진, 금강불괴 같은 스킬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그 외에 자잘한 스킬들 역시 대부분 상승.
‘그럼 이제 새로 얻은 스킬들 좀 살펴볼까.’
상우는 스킬창을 내려서 새로 추가된 스킬들을 확인했다.
얼마나 많은 몬스터들을 죽였는지, 수십 가지의 스킬들이 생성되어 있었다.
그중 눈에 띄는 스킬들은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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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폭화/시전형(Lv.1)]
·[배틀오라/영구지속형(Lv.1)]
·[커맨드오라/영구지속형(Lv.1)]
·[야수 조련/시전형(Lv.1)]
·[야성의 힘/시전형(Lv.1)]
·[토템/시전형(Lv.1)]
·[힐링 와드/시전형(Lv.1)]
·[뱀파릭 와드/시전형(Lv.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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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폭화는 말 그대로 순간적으로 분노에 몸을 맡겨 신체 능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스킬이었다.
이성을 잃게 되지만, 강해지는 일종의 필살기.
‘분신한테 써봐야겠네.’
정신적으로 거의 난공불락에 가까운 분신이 분노 상태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상우는 왠지 그럴싸한 그림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배틀 오라, 커맨드 오라… 이게 개꿀인데?’
그리고 예상 외의 수익이 있었다.
드락사르를 처치하면서 생겼던 배틀 오라와 커맨드 오라 스킬.
해당 스킬은 자연스럽게 몸의 기운이 외부로 퍼져나가, 일정 영역 내에 있는 모든 아군의 신체 능력을 향상시켜주거나 정신력을 북돋아주는 스킬이었다.
일종의 패시브 스킬.
‘분신 능력치가 더 오르겠는걸.’
이미 기본 능력치가 상당히 높은 상태였기에, 능력치를 더 올려주는 이런 패시브류 스킬은 상우와 상성이 매우 좋았다.
‘두 개 건졌고, 후후.’
상우는 좋은 스킬들을 얻어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나머지 스킬들을 살폈다.
하지만 나머지는 고만고만했다.
야수 조련은 몬스터들을 길들이는 일종의 테이밍 스킬이었고.
야성의 힘은 짐승의 힘을 끌어다쓰는 일종의 버프였는데 광폭화의 하위버전처럼 느껴졌다.
토템은 말 그대로 나무토막에 해당 스킬을 사용하여 버프를 걸어주는 토템을 만들어내는 스킬이었는데, 그다지 효과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전투 중에 토템 같은 건 부서지기 십상이니까.
토템 스킬과 비슷한 와드 스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뭐, 나중에 써먹을 데가 있겠지.’
상우는 그 이후로는 별다를 스킬이 없어서 스킬 창 확인을 멈추려했다.
그때 그의 눈을 사로잡은 한 줄기의 메시지.
[오크 제사장 비오란의 소화가 완료되었습니다.]
[소울 링크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새로운 스킬이 생성되었다는 시스템 메시지였다.
‘소울 링크?’
생소한 스킬명에 상우는 재빨리 스킬창 최하단을 재빨리 살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