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213)
“응응.”
우현이 믿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상우는 그녀를 꼬옥 안아주었다.
“…숨 막혀.”
“숨 막히라고 그러는 거야.”
“치이….”
“헤헤. 또 할까?”
“…아픈데. 나중에 해.”
그녀가 망설였다.
상우가 입을 열었다.
“너도 좀 세져야지. 독내성 올리고 나면 독성술도 마스터하고. 혹시 알아? 독성술 레벨이 오르면 블랙 드래곤 하트 가공하는 방법이 생길지.”
설득하던 상우가 나중에는 신이 나서 말했다.
하지만 우현은 심드렁한 표정이었다.
“흠, 난 이제 강해지는 거 관심 없어.”
“왜?”
“그야… 오빠가 있으니까.”
그녀가 그 말을 내뱉고는 민망한 듯 상우의 시선을 피했다.
“뭐? 하하하하. 다시 말해봐.”
“…뭘.”
“오빠라고.”
“싫어, 멍청아.”
우현이 상우를 밀어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흐트러진 옷차림을 바로 하는 그녀.
“어디 가려고?”
“목 말라서 물 마시려고.”
“기다려봐.”
상우가 아공간에서 컵 하나를 꺼내들었다.
[워터]
그러곤 워터 스킬로 컵에 물을 생성해 우현에게 건넸다.
“마셔.”
우현이 인상을 찌푸렸다.
“이거 맛 없잖아.”
그녀가 질색했다.
대기에 있는 수증기를 모아서 물을 생성해내는 워터 마법.
이 스킬로 만들어진 물은 말 그대로 증류수나 다름 없었기에 아무런 미네랄도 없었고, 물맛이 끔찍했다.
“그런가. 난 맛만 좋던데.”
물을 대신 마신 상우가 아공간에서 생수 한 통을 꺼내들었다.
거기에 물을 따라주니 우현이 곧잘 마신다.
물을 마시는 동안 맥동하는 그녀의 목선이 탐스러웠다.
다 마신 그녀가 인사를 전했다.
“고마워.”
“뭘.”
사랑스러운 여자친구를 위해 뭔들 못해주랴.
상우는 아름다운 그녀를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 외출이나 갈까?”
“외출? 어디로 가게?”
“뭐, 간편하게 오이도나 갔다오자.”
“음, 좋아. 잠깐만.”
우현이 외출을 위해 한쪽에 놓인 군모를 집어들었다.
그녀가 상우를 제일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한 시도 몸에서 떼놓은 적이 없었던 바로 그 군모였다.
‘아버지 유품이랬었지.’
상우는 새삼스레 그 군모를 쳐다보았다.
아직 그녀와 사귀기 이전에 얼핏 듣기로는 아버지의 유품이라고 했었다.
그 이후로 항상 가지고 다녔다고.
‘모자 하나 새로 사줘야 하나.’
사실 그녀는 머리가 길어진 이후로는 그 군모를 잘 쓰고 다니지도 않았다.
그저 허리춤에 채워놓거나 부채 대용으로 쓰는 정도였다.
아마도 잃어버릴까 두려워서일 터였다.
“그거 아버지 유품이랬지.”
“응, 맞아.”
상우가 기억하고 있자, 우현이 놀란 눈치였다.
그녀는 군모를 소중하게 쓰다듬더니 허리춤에 채웠다.
준비를 마친 그녀.
그 모습을 보던 상우는 그녀의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는 걸 깨달았다.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어?”
말을 하며 상우는 우현을 안아들었다.
[아공간]
그러곤 아공간을 뛰어넘어 지하주차장에 내려섰다.
널따란 공간에 차는 고작 두 대 뿐이었다.
한남동 저택을 지을 당시 상우가 차를 수집할 걸 염두에 두고 미리 큰 주차공간을 설계했는데, 그때 몇 개 주문을 넣은 차량이 아직 출고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우현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익숙한 듯 람보르기니로 걸어갔다.
우현도 입을 열었다.
“음… 나도 잘 몰라. 너무 어릴 때 기억밖에 없거든. 기억나는 건 군인이셨다는 거. 그리고… 대격변 때 실종되셨다는 거….”
“…그렇구나.”
“그래도 좋은 분이셨어.”
차에 올라타며 상우는 미안해졌다.
괜히 무거운 주제를 건드린 거 같았다.
우현 역시 괜히 감상에 젖은 듯 군모를 만지작거렸다.
상우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살아계실 거야.”
“그렇겠지.”
“그러니까, 더 행복하게 살면 돼. 그러다보면 언젠가 만나게 될 거야.”
상우는 우현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녀가 상우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괜한 진지한 분위기가 싫어서였을까.
우현은 스피커의 전원 버튼을 틀어 음악을 틀었다.
흥겨운 팝송이 흘러나왔다.
그 음악을 들으며 상우도 괜히 흥이 나는 척 어깨를 들썩였다.
슬픔을 떨쳐버릴 때다.
“A-yo! 준비됐지.”
“…뭐해?”
“안전벨트 메라. 간다!”
상우는 거칠게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부아아아앙-
람보르기니의 차체가 거칠게 튀어나갔다.
몸이 뒤로 쏠리는 기분을 느끼며 그녀가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악!”
* * *
후쿠시마 외곽.
몬스터 웨이브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복구 작업도 완료된 시점의 그곳의 어느 조용한 필드.
금발의 백인이 바닥에 쓰러졌다.
그의 온몸은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가 잘려나가 매우 처참했다.
“…사, 살려줘….”
남자는 꿈틀거리며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했다.
그가 꿈틀거릴수록 잘려나간 면에서 피가 꿈틀꿈틀 솟구쳤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그의 얼굴은 분명 익숙했다.
그렇다.
그는 비전이라 불리던 S급 헌터.
버디 핀이었다.
초인 중의 초인이라는 S급 헌터가 어떻게 된 일일까.
“미안하군, 이번 일은 유감이야.”
그런 그의 앞에 있는 또 다른 남자.
덥수룩한 수염에 근육질의 체구를 감싼 값비싼 아르마니 정장.
호쾌한 인상의 그는 댄 빌레리안이었다.
그는 검지손가락을 펴 위를 가리켰다.
“…하지만 나도 위에서 내려온 명령이라서.”
빌레리안의 아무것도 없는 손에서 두 장의 카드가 튀어나왔다.
마치 마술처럼.
그 카드는 금새 붉게 타올랐고, 빌레리안은 카드를 비전에게 던졌다.
착!
그러자, 잘린 팔다리에 달라붙어 거칠게 타오르는 카드.
“크아아아악!!!”
고통스러운지 비명을 지르는 비전에게 빌레리안이 달려들었다.
팍!
그의 발에 후두부를 정통으로 가격당한 비전이 정신을 잃었는지 비명소리는 끊겼다.
그 모습을 보며 빌레리안이 한숨을 쉬었다.
“원망하지는 말라고.”
그는 곧장 스마트고글을 조작했다.
“…목표물 확보했습니다. 예. 예. 곧 가겠습니다.”
정신을 잃은 비전을 어깨에 맨 빌레리안.
그가 움직이자, 주변에 있던 일행들이 튀어나왔다.
온갖 무장을 한 그들은, 빌레리안을 호위하며 움직였고.
그들은 무사히 밴에 올라탈 수 있었다.
그렇게 떠나가는 이들.
일본에서 일어난 그 사건을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 * *
“비전이 당했군.”
홀로그램 모니터를 바라보던 루카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일루미나티의 은밀한 손길이 시작되었다.
거칠게 마수를 뻗쳐오는 그들.
‘비전이 시작이니, 곧 움직일 터.’
루카스는 일루미나티의 본격적인 행사가 곧 시작될 것임을 깨달았다.
‘마스터… 무슨 생각인 것이냐.’
그의 속내를 알 수 없었다.
루카스의 기억 속에서는 세계를 집어삼킬 듯 움직이던 마스터는 마지막 순간 사라져버렸으니까.
‘그래도 대비를 해야겠지.’
루카스는 그의 기억을 끄집어내, 이 시기 즈음에 실종되는 헌터들의 명단을 추렸다.
‘…불렛 마스터, 루치아노, 그리고… 애슐리.’
애슐리.
오라클이라 불리는 그녀.
그녀가 마스터의 행사에 의해 사라지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그녀를 잃는 건 전인류의 손해지.’
그녀의 실종을 막아야 한다.
루카스는 마주치기 싫었던 ‘그’의 손을 빌려야할 때임을 깨달았다.
‘…라모스.’
실질적으로 블랙메시아를 이끄는 장본인.
루카스의 눈이 침잠해 들어갔다.
* * *
쏴아아아아악-
마치 제트기가 하늘을 뚫고 지나가는 듯한 소리와 함께,
타다닷-
베르샤엘 후작이 내려섬과 동시에 레이븐과 나이젤, 상우 역시 자리에 내려섰다.
“…허억… 허억.”
나이젤이 떨리는 무릎을 부여잡고 헉헉거렸다.
장시간의 비행이 노년에게 무리를 가한 듯싶었다.
-괜찮으세요?
상우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허억…. 괜찮네. 괜찮아.
몇 번 심호흡을 하던 나이젤은 겨우 정신을 차렸다.
-고생하셨소. 들어가시지요.
잠시 기다리던 베르샤엘 후작이 안내를 시작했다.
그들이 내려선 곳은 바로 유렌시아 제국의 황궁이었다.
이미 그들이 내려서기 전에 연락이 있었는지, 지나다니는 시녀와 시종들이 자연스럽게 인사를 전해왔다.
“황제 폐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따라오십시오.”
한 시녀의 안내를 따라 걸어들어가길 몇 분.
복잡한 황궁 복도를 지나 거대한 제전 같은 공간에 들어섰다.
그곳에는 높은 자리에 올라 앉아 있는 황제와, 양쪽에 도열해 있는 신하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어서 오시오.
황제의 목소리가 제전에 쩌렁쩌렁 퍼졌다.
역시 9클래스의 마법사답게 음성에 실린 마력이 압도적이었다.
-레이븐 공작, 그리고 베르샤엘 후작.
레이븐 공작인 나이젤과 베르샤엘 후작만 언급하는 비스마르크 황제.
그는 일부러 레이븐과 상우의 존재는 언급하지 않았다.
마치 존재감이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것처럼.
‘유치하군.’
하나 그런 사소한 건 신경 쓰지 않는 듯 레이븐은 성큼성큼 걸어 제전의 홀을 지나 황제의 밑에 가 섰다.
일행도 마찬가지였다.
-황제 페하를 뵙습니다.
-황제 페하를 뵙습니다.
-황제 페하를 뵙습니다.
-황제 페하를 뵙습니다.
부복하며 예를 취하는 그들.
황제가 그런 그들을 흡족하게 바라보았다.
-그래, 고생 많았소. 프로스트 스타를 가져왔다지?
-예. 그렇습니다. 폐하.
그 말에 비스마르크 황제의 눈에 의구심이 깃들었다.
-믿을 수 없군. 고작 일주일도 안 되어 구해오다니.
-…….
-아, 의심하는 건 아닐세. 그저 어서 보고 싶군.
황제의 말에 베르샤엘 후작이 상우에게 눈치를 줬다.
상우는 눈치 껏 앞으로 나서며 아공간을 열었다.
[아공간]
그곳에서 튀어나오는 푸르스름한 명검.
프로스트 스타였다.
-여
습니다. 폐하.
상우는 부복하며 검을 두 손으로 높게 쳐들었다.
매우 공손한 자세.
하지만 속으로는 불만이 가득했다.
‘어우, 오글거려 죽겠네.’
황제의 존재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로마에서는 로마의 법을 따를 수밖에.
상우는 애써 장단을 맞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태도가 마음에 드는지 비스마르크 황제가 껄껄거리며 웃었다.
-자네가 레이븐의 제자군. 참으로 늠름하도다.
-감사합니다. 폐하.
-그보단 이게 프로스트 스타…! 가까이 봐야겠군.
비스마르크 황제가 멀리 떨어져 있는 프로스트 스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위이이잉-
그러자, 그의 염동력에 의해 프로스트 스타가 둥실 떠오르며 그의 손에 들어왔다.
그가 검을 손에 쥐려는 순간이었다.
베르샤엘 후작이 다급히 외쳤다.
-폐하, 검을 쥐시면 안 됩니다!
그말에 덜컥 멈추는 황제.
그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그렇지. 검의 시련을 받게 되는 걸 깜빡 잊었군. 흠흠.
검을 손에 쥐는 걸 포기한 황제는 그저 검을 앞에 두고 찬찬히 살폈다.
마치 거대한 보석과 고드름, 얼음 결정 같은 반투명한 검.
예술품과도 같은 그 검을 보며 황제의 얼굴이 무언가에 홀린 듯 변했다.
-실로 아름답구나….
엘리멘탈 소드 중의 하나이자, 냉기를 다루는 전설의 검.
멀리서밖에 볼 수 없었던 그 검이 마침내 자신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황제는 감회가 새로운 듯 검을 찬찬히 살폈다.
완전히 검에 빠져버린 표정.
그 모습을 보며 상우는 속내를 감추며 비웃었다.
‘병신… 저거 짝퉁인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