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46)
거대한 뼈 (2)
루카스는 도시를 살폈다.
타이탄 스켈레톤을 처리하기 전, 샤토브리앙을 찾기 위해서였다.
사실 샤토브리앙에게 칠죄종의 단서를 건네준 건 다름 아닌 ‘조지’ 루카스, 점퍼였다.
‘원래대로라면 진즉에 봉인이 풀려났어야 했는데.’
하지만, 그가 예상한 시기에 샤토브리앙은 탐식을 얻지 못했고, 타이탄 스켈레톤도 지상에 나오지 않았다.
결국 변수를 줄이기 위해 루카스는 본인이 직접 나선 거였다.
‘지금쯤 부상을 입었겠지.’
샤토브리앙은 탐식의 상징을 얻기 직전에, 오염지역에 너무 노출된 탓에 빈사상태일 것이었다.
그래도 탐식의 힘이 육체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저 정도 지진에서는 살아남았을 터.
도시를 살피는 루카스의 눈이 빛났다.
‘어디 있냐, 샤토. 아니, 글러트니. 탐식을 대신 짊어졌으니, 이제 안락한 곳으로 휴양을 보내주마.’
칠죄종의 상징을 얻은 자를 죽여도, 새로운 곳에서 그 상징은 다시 나타났다.
때문에 탐식의 상징을 지닌 자를 통째로 봉인해놓는 게 가장 이로웠다.
‘또 다시 날뛰지 못하게 해주마.’
칠죄종은 죄악의 씨앗들.
가진 자는 힘을 얻지만, 반대로 끊임없이 죄악을 강요당한다.
절대적인 악의 화신이 되는 거였다.
물론, 예외도 있었다.
‘··· 그 괴물 같은 레오가르도 녀석만 빼고.’
루카스는 상상 이상의 괴물, 레오가르도를 떠올렸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때, 타이탄 스켈레톤이 또 한 걸음을 내딛었다.
쿠구구구궁-!
건물들이 또다시 무너졌다.
덩치가 덩치인 만큼 굼뜬 모습이었다.
그 위력은 무지막지했지만.
‘이런··· 더 부수기 전에 대책부터 마련해야겠는걸.’
지금은 샤토브리앙을 찾는 것보단, 타이탄 스켈레톤을 막는 게 급선무로 보였다.
타이탄 스켈레톤은 잊혀진 고대 신족, 타이탄의 유해로 만들어진 스켈레톤이었다.
거대한 크기뿐만 아니라, 뼈 자체가 웬만한 금속 뺨치는 강도였고, 마법 내성을 지니고 있어서 상대하기 굉장히 까다로웠다.
게다가 스켈레톤 특유의 재결합하는 재생력까지.
‘하지만, 블레스만 오면 해결된다.’
S급 헌터 블레스.
강력한 성력을 지닌 그가 가세한다면, 아무리 대단한 스켈레톤이라 할지라도 버텨내지 못할 터였다.
‘물론, 다른 헌터들도 필요하긴 하지.’
타이탄 스켈레톤을 가루로 만들어줄 녀석들이 말이다.
루카스는 이미 몇 명을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일단 그 녀석이나 한 번 찔러볼까.’
목표를 정한 루카스의 몸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팟!
* * *
타이베른 행성.
레오가르도가 크라니드와 몬스터들을 때려잡고 있는 그곳에 루카스가 나타났다.
공중에 그가 나타나자마자, 레오가르도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무슨 일이지.
공간을 격하고 레오가르도의 목소리가 루카스의 뇌리에 박혔다.
-레오가르도, 너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 말에 레오가르도가 몬스터들을 날려버리며 피식 조소를 흘렸다.
-도움이라··· 점퍼가 도움을 청하다니 의외군.
-너라면 흥미를 가질 만 한 녀석이 지구에 나타났다.
루카스는 타이탄 스켈레톤에 대해 설명했다.
그 말에 레오가르도가 반응을 보였다.
-흥미가 돋는군.
-수락한다면 바로 이동하지.
-아니. 난 가지 않겠다.
레오가르도는 루카스의 제안을 거절했다.
-어째서지?
-그냥 누구의 의도대로 움직인다는 게 마음에 안들거든.
-··· 알았다.
루카스는 쉽사리 수긍했다.
‘어차피 녀석이 거절할 걸 알았지. 수락했으면 일이 좀 수월했을 텐데 아쉽군. 플랜 B로 진행해야겠어.’
루카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사라졌다.
레오가르도의 고집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오만한 남자였으니까.
* * *
프랑스의 S급 헌터, 샤를 데옹.
니드호그라는 한 자루 세검을 다루는 그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대상을 찌르고 베어버리는 속검의 달인이었다.
하지만, 그런 무시무시한 검술과는 별개로, 고풍스러운 정장에 둥글게 말린 멋들어진 콧수염을 기르고 있는 중년의 신사였다.
평소라면 느긋하게 자신의 저택에서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있을 그지만, 헌터 협회로부터 도시급 재해를 막아달라는 호출을 받았기에 검을 들고 나서려던 참이었다.
팟!
그때 마나 유동과 함께, 그의 앞에 점퍼, 루카스가 나타났다.
“안녕하십니까, 샤를 씨.”
역시 깔끔한 슈트를 착용하고 있는 루카스가 예를 갖춰 인사했다.
“아! 루카스 씨! 오랜만입니다. 정말 반갑군요.”
“예, 저도 반갑습니다. 전보다 더 잘생겨지셨군요.”
“하하. 빈말이라도 기분이 좋군요. 근데, 루카스 씨. 먼 길 찾아와주셨는데, 아쉽지만 지금 경보가 발령되어 길게 얘기하지 못할 거 같습니다. 다음에 해후를 나누도록 하지요.”
“그렇다면 제가 제때 찾아온 거 같군요. 사실 제가 찾아온 이유는 샤를 씨를 모셔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모셔다 드리지요.”
“이런··· 이거 제가 점퍼의 능력을 깜빡했습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루카스가 샤를의 손을 잡았다.
팟!
* * *
완전히 멸망해버린 땅, 아프리카.
그곳은 결계에 휩싸인 채 꾸역꾸역 몬스터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한 남자가 그 위험천만한 대지를 걷고 있었다.
그을린 얼굴은 피부는 팽팽했지만 땟국물이 줄줄 흘렀고, 뒤로 질끈 묶은 머리카락은 희끗희끗 흰머리가 가득했다.
게다가, 옷은 헤질 대로 헤져서 금방이라도 부서질 거 같았다.
하지만, 그런 초라한 행색의 그는 조금도 위험을 못 느끼고 있는 거 같았다.
낡은 검집에 들어간 채 그의 왼손에 들려있는 검 한 자루를 믿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몬스터의 습격에 대한 우려는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캬아아아아-
남자를 향해 달려드는 집채만 한 드레이크와 와이번들.
하지만,
털썩-
털썩-
털썩-
···
그 집채만 한 드레이크부터 시작하여, 남자의 일정 주변으로 다가오는 몬스터들이 이유도 없이 죽어나갔다.
몬스터들은 왜 죽는지 모르는 불나방처럼 그런 남자를 향해 뛰어들고 있었다.
남자가 이동할수록, 대지에는 몬스터 사체들이 쌓여갔다.
그리고, 그 사체들에는 묘한 빨간 실금이 그어져 있었다.
“무료하구나···.”
녀석을 꺾기 위해 구도에 나선지도 어언 20년.
중국의 검성도 만나보았지만, 그의 욕구를 채워주지는 못했다.
오늘도 그저, 움직이고 또 움직일 뿐.
그런 그의 앞에 루카스가 나타났다.
“아, 지금 찾았다. 수고했네.”
통신 중이었는지 스마트고글을 종료하며 루카스가 남자의 앞에 섰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인라이튼 그룹을 이끌고 있는, 미국의 S급 헌터, 루카스라고 합니다.”
“루카스··· 점퍼. 맞는가.”
“예. 그런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지요.”
“여기 온 이유는 나와 겨루기 위해서인가.”
“아닙니다. 감히 소드시커와 합을 겨룰 간 큰 위인이 있을까요. 하하. 지금 온 이유는 도움을 요청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 말해보게.”
“당신도 흥미로워 할 얘기입니다. 지금 프랑스에···.”
루카스는 타이탄 스켈레톤에 대해 설명했다.
그 얘기를 들은 남자의 흐리멍덩한 눈에 생기가 감돌았다.
“··· 재미있겠군. 안내를 부탁하겠네.”
“감사합니다. 그럼 잠시 몸에 손을 좀···.”
말과 함께 루카스가 손을 뻗었다.
순간, 어마어마한 살기가 루카스를 에워쌌다.
‘크윽- 이런 기세라니.’
살기.
누군가를 죽인다는 마음가짐.
하지만 그런 마음만으로 물리력을 행사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루카스의 얼굴은 마치 무언가에 베인 것처럼 하나둘 생채기가 나고 있었다.
“나는 누가 허락 없이 내 몸에 손을 대는 걸 매우, 매우 싫어하네.”
“··· 그럼 이동할 방법이 없습니다만.”
물론 루카스에게 방법이 없지는 않았다.
다만, 복잡해질 뿐이다.
“먼저 가게. 나는 내 방식대로 따라갈 터이니.”
“알겠습니다···.”
루카스는 소드시커, 그의 능력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따라오겠다는 건지 감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고집부리는 그의 마음을 돌리기도 뭐한 상황이다.
‘마음만 먹으면 내가 이기겠지만.’
지금은 드잡이할 상황이 아니니, 져줄 수밖에.
“그럼 먼저 가겠습니다.”
팟!
루카스가 사라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남자, 소드시커는 왼손에 들린 검에 천천히 오른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그의 오른손이 검의 손잡이를 움켜쥐는 순간.
[공간참]
그의 검이 루카스가 사라진 공간을 찢어발겼다.
촤아악-
그리고 그 찢어진 공간 속으로 소드시커는 훌쩍 뛰어들었다.
* * *
화려한 펍.
그곳에서 한 남자가 홀로 술잔, 아니 술병을 기울이고 있었다.
벌컥- 벌컥-
입을 타고 흘러내린 술이 고급 셔츠를 적셨다.
남자는 까끌까끌하게 난 수염과, 얼룩진 셔츠로 엉망인 차림새였다.
“··· Fuck!”
그는 뭐가 마음에 안드는 건지 갑자기 술병을 벽에 집어던졌다.
쨍그랑!
그의 사나운 행동에 순간 펍에 있는 모두의 시선이 그를 향했지만, 이내 원상태로 돌아갔다.
“또 시작이네.”
“어휴, S급들은 다 저러나. 인성이···.”
“쉿. 그가 듣겠어.”
수근 대는 사람들의 목소리.
하지만, 술잔을 집어드는 남자, 스컬리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젠장··· 취할 수가 없잖아.”
인생의 유일한 낙이었던 음주와 흡연.
그는 그걸 즐기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
각성을 했기 때문이다.
헌터도 취하게 만든다는 드래곤 브레스라는 술을 마셔보아도 취하지 않는 건 똑같았다.
그저 술맛을 느끼기 위해 들이부을 뿐이었다.
스컬리는 다시 술을 주문했다.
“어이, 술 가져와.”
“잠시만요. 주문은 취소하죠.”
스컬리의 옆에 누군가 앉았다.
그는 자신의 옆에 앉은 사람을 고개를 돌려 쳐다보았다.
멋진 슈트에 깔끔한 헤어스타일.
루카스였다.
“당신은···.”
“오랜만이군요, 존 스컬리 씨. 아니 블레스.”
루카스는 빙글 웃어보였다.
“술은 제가 살 테니, 잠시 가주셔야겠습니다.”
“뭐? 당신이 뭔데···.”
“급한 일이거든요.”
루카스가 스컬리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팟!
* * *
스컬리는 눈 깜빡할 사이에, 자신이 어느 폐허 한복판에 서 있음을 깨달았다.
점퍼가 자신을 옮겼음을 깨달은 스컬리는 화가 뻗쳐올랐다.
그는 곧 바로 옆에 있는 점퍼에게 삿대질을 했다.
“아니, 누구 맘대로 날···.”
“결례를 용서해주시지요. 하지만, 국가적 위기상황이어서 당신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저길 보십시오.”
스컬리는 그가 가리킨 곳을 바라봤다.
거대한, 아니 거대하다는 말로도 모자랄 정도로 커다란 스켈레톤이 움직이고 있었다.
“뭐야, 저 뼈다귀는.”
“타이탄 스켈레톤입니다. 고대 타이탄족의 사체로 만들어진 스켈레톤이라 하면 이해가 되시려나요.”
“··· 음···.”
그런 타이탄 스켈레톤을 두 남자, 샤를 데옹과 소드시커가 막아서고 있었다.
타이탄 스켈레톤의 크기에 비하면 거의 콩알만한 크기.
허나, 두 남자의 몸이 흐릿하게 사라진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소드시커의 낡은 검에서 뿜어져 나온 검강이 요동치며 강기의 폭풍을 일으켰다.
쑤와아아아아-
스켈레톤의 종아리 뼈가 그 폭풍에 휘말리자 잘게잘게 쪼개졌다.
동시에, 샤를 데옹의 세검이 미친 듯이 휘둘러지며 구름 같은 검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조각조각 나뉘어진 스켈레톤의 뼈를 구름 같은 검기가 감싸 안았다.
촤자자자자자자작-
두 검에서 뿜어진 빛이 뼈를 휘감은 건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
쩌저적-!
그리곤, 스켈레톤의 오른쪽 종아리 뼈가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다리가 사라지자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쓰러지는 스켈레톤.
쿠과과과과광-!!!
스켈레톤이 이미 폐허가 되어있던 파리시를 다시 한 번 깔아뭉갰다.
[크아아아아아아아-!! 이런 벌레 같은 것들이!!!]
대기가 쩌렁쩌렁하게 울리며 알 수 없는 언어가 귀를 아프게 했다.
허나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샤를 데옹이 소드시커에게 말을 건넸다.
-흠, 못 보던 분이신데 제법이시군요.
-당신이야말로 재밌는 검을 쓰는군. 어때, 끝나고 한 번 붙어보지 않겠는가.
-바라던 바입니다.
그와 동시에, 도시 전체에 뒹굴고 있는 해골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바닥을 향하는 해골의 눈.
[불타올라라!!!]
그 시뻘건 안광에서 레이저처럼 빛이 뿜어져 나왔다.
푸화아아아아아악-!
안광의 뜨거운 빛이 도시를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가자, 파리시의 기다란 불의 길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빛은 스컬리가 있는 쪽으로도 향했다.
“이크···.”
스컬리는 재빨리 성력으로 몸을 둘러쌌다.
성스러운 하얀색 빛으로 둘러싸인 스컬리.
쏴아아아아-
빛에 직격 당했지만, ‘성벽’은 끄떡없었다.
하지만, 괜히 끌려와서 싸움에 참여하게 된 스컬리는 화가 잔뜩 난 상태였다.
“야! 똑바로 좀 막으라고!”
그와 동시에,
하늘에 드리운 구름이 빛을 품기 시작했다.
성스러운 빛을 가득 품은 구름.
이윽고, 하늘에서 빛의 기둥이 쏟아져 내렸다.
그 빛의 기둥이 향한 곳은 바로 타이탄 스켈레톤의 머리.
콰과과과과과광-!!!
빛의 기둥에 직격당한 타이탄 스켈레톤의 두개골이 흐물흐물해지더니, 재처럼 휘날리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아악-!!!]
대략 5초간 지속된 빛의 기둥.
하지만, 그 잠깐의 노출에 수백 미터 크기에 달하는 타이탄 스켈레톤의 머리는 한순간에 증발해버렸다.
어마어마한 위력이었다.
“역시 블레스군요. 위력이 대단합니다.”
안광 레이저가 뿜어져나올 때는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타이탄 스켈레톤의 머리가 사라지자 다시 스컬리의 옆에 선 루카스였다.
스컬리는 화가 났다.
“됐고, 다시 날 돌려보내라.”
“도움을 주셨으니 당연히 돌려보내드려야죠.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루카스가 턱짓을 했다.
스컬리가 그가 가리킨 방향을 따라가 보니, 타이탄 스켈레톤이 보였다.
머리와 오른쪽 종아리가 날아간 괴물.
하지만, 바닥에 흩어진 잔해들이 타이탄 스켈레톤의 본체로 날아오더니, 재결합하고 있었다.
“보시다시피 아까 같은 걸로 좀 오래 쬐어주셔야 할 거 같아요.”
“··· 이런 씨발.”
스컬리가 애꿎은 바닥을 팍 찼다.
“내가 왜, 널 도와줘야 하지?”
“그야 당연히, 인류를 위해서지요. 그리고, 프랑스 정부와 제가 섭섭지 않은 보상을 챙겨드리겠습니다. 당신은 술에 취할 방법을 찾고 있지요? 그 해결책도 마련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도움을 주시지요.”
루카스는 스컬리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있었는지, 속사포처럼 제안을 걸어왔다.
그가 빙글빙글 웃었다.
‘술에 취할 방법이 있다고?’
루카스가 뭐라고 해도 거절할 마음이었던 스컬리.
하지만, 그의 제안을 듣자 솔깃해지는 자신을 느꼈다.
이 얼마나 찾아왔던 방법인가.
‘웃는 것도 마음에 안 들고 밥맛 떨어지는 녀석이지만, 그게 진짜라면···. 그래, 조건이 괜찮은 거 같군. 오랜만에 힘 좀 써볼까.’
그가 루카스의 제안을 수락하려는 찰나였다.
쑤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무언가 빨려 들어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소리의 진원지는 타이탄 스켈레톤이 쓰러진 곳이었다.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두 사람.
그곳엔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재결합을 위해 날아오르고 있던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가루.
그 뼛가루가 푸른 기운에 휩싸여 한쪽으로 차곡차곡 내려서고 있었다.
마치 굴뚝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거꾸로 향하는 듯한 모습.
그리고 그 뼛가루의 종착지는,
한 남자의 입속이었다.
쓰으으으으으으으으웁-!!
강골체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가루를 흡입하고 있는 그 남자는 글러트니였다.
탐식의 힘이 발휘되고 있었던 거였다.
몇 분 전.
상우 일행은 타이탄 스켈레톤을 피해 파리 시내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괴물의 진행방향과 반대로 뛰자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후아- 살았다.”
“멈추지마! 언제 녀석이 돌아올지 모른다고. 빨리 뚫고 나가자! 딜 개시!”
이제 주변에 있는 건 보통의 언데드들 뿐이었다.
배철민이 방패로 단단히 탱킹하는 사이 딜러들이 달려들었다.
상우와 분신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거기에 구미호로 변한 한미호까지 가세하여 언데드들을 휩쓸었다.
‘어, 스킬 돌아왔다.’
그렇게 언데드들을 소탕하고 있을 때, 어느덧 분신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초기화되었다.
상우는 곧장 새로운 분신, 글러트니를 소환했다.
스스슥-
슈트를 착용한 상우와 똑같이 생긴 분신, 글러트니가 나타났다.
겉 외양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속은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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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식의 분신, 글러트니Gluttony》
탐식에 잠식되어버린 분신입니다.
모든 걸 집어삼키는 ‘탐식’의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섭취한 대상의 힘을 흡수합니다.
섭취한 대상에 따라 소화시간이 달라집니다.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조각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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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신들과 다르게, 글러트니는 탐식이라는 힘을 사용할 수가 있었다.
탐식은 섭취한 모든 걸 소화하여 흡수하는 힘.
그 힘을 사용했는지, 글러트니는 이미 무언가 소화 중이었다.
아마도 공동에서 주웠던 돌멩이가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조각이었던 거 같았다.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조각 1개가 소화되었습니다.]
[마법내성이 0.001 올랐습니다.]
뼛조각은 곧 소화되어버렸다.
‘괴마흡정 스킬과 비슷한데? 먹으면 능력치가 오르는 거려나.’
원래대로라면 분신과 상우는 경험을 공유하기에, 분신이 얻은 능력이 상우에게도 생겨야 맞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탐식의 분신이라는 새로운 분신만 생겨났을 뿐, 상우에게는 탐식이란 능력이 생기지 않았다.
‘그 구슬을 분신이 먹어서 그런가. 나도 탐식이란 능력이 생겼으면 좋았을 텐데.’
물론 그 무지막지한 배고픔은 사양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글러트니가 이상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까드득-
으적으적-
상우가 명령을 내리지도 않았는데, 글러트니가 갑자기 주변에 널린 언데드 사체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한 거였다.
처음에는 입으로 으적으적 씹어 먹더니, 어느 순간 씹지도 않고 입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기 시작했다.
입과 식도를 통해 꾸역꾸역 들어가기 시작한 언데드 사체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언데드 사체들을 진공청소기처럼 입으로 흡입하기 시작했다.
“뭐, 뭐죠? 상우 씨, 분신이 왜 저럽니까.”
놀란 길드원들이 소리쳤다.
하지만, 놀라기는 상우도 마찬가지였다.
“그, 글쎄요? 갑자기 왜 이러지.”
“뭐야, 쟤 무서워···.”
사실 탐식의 상징은 오랜 세월 타이탄의 사체에 자리한 채 그 힘을 흡수하며 봉인하고 있었기에 탐식의 힘이 과하게 축적된 상태였다.
때문에 탐식의 상징을 흡수한 지금 글러트니의 몸속에는 과포화된 탐식의 힘이 남아있었다.
탐식의 힘은 먹어치우는 욕구.
그 욕구가 과해지자 글러트니는 통제를 잃고 마구마구 집어삼키고 있었던 거였다.
[탐식의 힘이 포화 상태입니다.]
[탐식의 힘이 일시적으로 강화됩니다.]
[탐식의 힘이 강제 발동됩니다.]
글러트니에게만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들.
하지만 상우는 현재 글러트니의 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상우는 글러트니와 패밀리어 스킬로 동화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끔찍한 허기짐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아.’
그리고 언데드를 씹어 먹는 감각을 누가 맛보고 싶겠는가.
따라서 글러트니의 이상행동을 어리둥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때였다.
전장에 변화가 생겨났다.
쩌저적-!
타이탄 스켈레톤의 종아리뼈가 갑자기 가루가 되어버렸던 거였다.
“으아아악! 피해요!”
일행들은 쓰러지는 스켈레톤을 피해 허겁지겁 도망쳤다.
다행히 그들이 있는 방향으로 쓰러지지 않았기에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
이윽고, 시뻘건 안광의 레이저가 도시를 불태우는 광경과 그런 해골을 하늘에서 내리꽂힌 빛의 기둥이 날려버리는 것까지 목격했다.
“··· 저게 S급들이라고···?”
“사람이 아닌 거 같은데···.”
천외천의 싸움에 모두 넋놓고 있을 무렵.
상우는 뭔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가 노리는 건 허공을 수놓고 있는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가루였다.
‘여기까지 와서 아무 소득도 없이 돌아갈 순 없지.’
상우는 저 거대한 스켈레톤이 어떤 존재인지는 모르겠지만, 척 보기에도 S급 몬스터로 보였다.
분신이 흡수 중이었던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조각이라는 아이템을 보았을 때, 아마도 저 거대한 스켈레톤의 이름일 거라고 판단했다.
타이탄이라는 강력해 보이는 이름이라면, 그 뼈도 대단할 터.
그래서 그는 저 뼛가루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
‘글러트니, 저 거대 스켈레톤의 뼛가루를 먹어라.’
도망치는 와중에도 언데드 사체를 우걱우걱 먹고 있던 글러트니.
그의 명령에 글러트니가 땅바닥에 눈처럼 뿌려진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가루를 손으로 퍼담아 입에 털어 넣었다.
으적으적-
그러자, 글러트니가 소화 중인 대상에 있던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가루가 추가되었다.
───────────────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가루 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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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뼛가루들은 글러트니가 먹을 때마다 그 양이 계속 늘어났다.
1kg,
2kg,
3kg,
···
‘하지만 느려.’
타이탄 스켈레톤의 크기는 수백미터.
그 거대한 체구의 일부분인 종아리뼈만 해도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거기서 나온 뼛가루를 어느 세월에 다 먹어 치운단 말인가.
상우는 도움을 요청했다.
“여러분, 제가 저기 흩어진 뼛가루가 필요해서 그런데, 혹시 저 뼛가루를 모아줄 능력이 있으신 분 계시나요?”
“나나나! 나 가능해.”
한미호가 손을 번쩍 들고 폴짝폴짝 뛰었다.
상우가 그녀에게 부탁을 했다.
“저 뼛가루 좀 모아주실 수 있으실까요?
“웅. 가능해. 근데 왜에~?”
“분신한테 먹이려구요.”
“에에?”
놀라는 한미호.
하지만 상우의 거듭된 부탁에 어깨를 으쓱하더니 이내 앞으로 나섰다.
그녀의 몸에서 푸른 기운이 서리더니, 이내 그 기운은 도깨비불처럼 일렁거리며 허공에 둥둥 떴다.
그 도깨비불은 앞으로 나아가면서 넓게 퍼지더니 바람을 동반한 채 뼛가루를 공중으로 끌어올렸다.
쏴아아아아아아아-
도깨비불이 만들어낸 무형의 힘에 휘말려 연기처럼 움직이는 뼛가루들.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그 연기의 움직임이 장엄해보였다.
“모았어. 이제 어떡해?”
“저 분신 입으로 넣어주세요.”
“으으··· 너 취향 이상하구나.”
“··· 알았으니까 부탁드려요.”
상우의 부탁에 뼛가루의 연기가 글러트니의 입으로 향했다.
‘모두 삼켜버려!’
그리고 글러트니는 상우의 명령을 잘 따라주었다.
밀려들어오는 뼛가루들을 모두 입으로 흡입하기 시작했던 거였다.
쓰으으으으으으으으웁-!!
어마어마한 뼛가루 연기가 글러트니의 입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 상우 씨, 저 분신 능력이 대체 뭡니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잘 먹는다는 것밖에는요.”
이미 상우의 체구를 훨씬 넘은 뼛가루의 연기가 글러트니의 몸속으로 빨려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몸에는 조금도 이상이 보이지 않았다.
배도 조금도 튀어나오지 않았다.
‘뭐지? 배에 아공간이라도 있나.’
상우가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무지막지했다.
사실 탐식의 힘이 포화상태라 일시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을 뿐이었지만.
그리고, 그때.
쌓이기 시작한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가루들이 소화 흡수되기 시작했다.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가루 1kg이 소화되었습니다.]
[마법 내성이 0.001 올랐습니다.]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가루 1kg이 소화되었습니다.]
[마법 내성이 0.001 올랐습니다.]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가루 2kg이 소화되었습니다.]
[마법 내성이 0.001 올랐습니다.]
···
동시에, 그토록 안 오르던 마법내성이 미친 듯이 오르기 시작했다.
‘헐, 마법 내성을 올려주는 아이템이라고?’
마법 내성은 매우 올리기 힘든 능력치였다.
오죽하면 상우가 오염지역에서 마법 내성 노가다를 할 생각을 했을까.
그런데 오염지역은 이제 사라진 상황.
‘대신 저 뼛가루만 있으면···.’
마법 내성을 올리는 건 일도 아니었다.
탐식의 힘으로 뼛가루를 소화 흡수할 때마다 마법내성이 올랐으니까.
상우는 본능적으로 이번이 큰 기회임을 알았다.
‘어떻게 해서든 저 스켈레톤 뼈를 다 얻어야해.’
상우의 눈이 빛났다.
그리고 모든 상황이 그를 위해 흘러가기 시작했다.
S급 헌터로 보이는 두 명의 검사는 영리하게도 타이탄 스켈레톤의 관절부분을 모두 썰어버렸다.
이제 남은 건 조각나버린 뼈기둥들 뿐이라 타이탄 스켈레톤은 움직일 수 없게 되어버렸다.
타이탄 스켈레톤은 그 거대한 덩치가 무색하게도 샌드백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던 거다.
이후는 철저한 요리시간이었다.
두 S급 헌터뿐만 아니라, 블레스, 거기에 상우 일행, 카타콤 곳곳에 퍼져있던 다른 각성자들, 뒤늦게 프랑스 헌터협회를 통해 파견된 프랑스의 헌터들까지 가세하여 타이탄 스켈레톤의 온몸을 부시기 시작했다.
쾅! 쾅! 쾅!
“딜러들 힘 좀 내!”
“법사들은 뼛조각들 재결합 못하게 막고!”
헌터들의 단결 아래, 수백미터에 달하는 타이탄 스켈레톤이 빠른 속도로 부서져나갔다.
이 기세라면 하루 안에 모두 분해해버릴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렇게 모두가 S급 몬스터를 사냥에 열중하고 있을 무렵.
루카스는 홀로 안색을 굳힌 채 묵묵히 상황을 쳐다보고 있었다.
글러트니가 사용하는 탐식의 힘을 목도한 탓이다.
‘탐식의 힘을 얻은 게 샤토브리앙이 아니라고?’
그렇다면 그의 계획은 크게 어긋난 거였다.
변수가 발생해버리고 만 것.
그리고 루카스의 시선을 잡아끄는 건 글러트니 외에도 그와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몇 명 더 있었다는 거였다.
‘쌍둥이란 건가. 아니지, 쌍둥이들이 저렇게 많다는 건 말이 안돼. 비슷한 몸을 만들어내는 능력인가. 아니면, 모습을 복사하는 건가.’
루카스는 곧장 자신의 직속 정보팀에 연락을 취했다.
“지금 내가 보는 영상에 비친 헌터가 누구인지 알아내게.”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정보팀은 신속정확하게 정상우의 정보를 요약하여 루카스에게 전달하였다.
스마트고글에 떠오른 정상우의 정보를 보며 루카스는 안색을 굳혔다.
‘분신술이라···. 처음 보는 헌터다.’
그가 알던 기억에는 분신술을 쓰는 헌터가 없었다.
‘설마, 각성프로그램으로 인한 변수란 말인가.’
상대는 고작 C급 헌터.
변수라 부르기에도 애매한 수준의 헌터였다.
하지만 루카스는 변수가 매우 싫었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만드는 법이지.’
모든 건 자신의 통제 하에 있어야 했다.
그는 정상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성을 느꼈다.
“뒤풀이에 초대를 해야겠군.”
쓸모가 있는지 없는지 루카스 본인이 판단할 터였다.
만약 쓸모가 없다면···.
‘처리할 수밖에.’
* * *
분신들과 상우 일행, 수많은 헌터들 모두가 힘을 합하여 타이탄 스켈레톤을 때려 부순 지 몇 시간 정도 지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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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 스켈레톤의 뼛가루 1,901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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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 스켈레톤의 다리 한쪽 가까이가 글러트니의 입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그 조그만 위장 속으로 말이다.
‘위에 아공간이 생겼거나, 탐식의 힘 자체가 아공간이 있다는 건가. 대단하군.’
그리고 뼛가루가 조금씩 소화가 진행됨에 따라 0.5밖에 안되었던 상우의 마법 내성은 벌써 2를 넘어있었다.
수치가 가파르게 증가하자, 상우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신체 겉면에 보이지 않는 마나가 단단하게 결집하는 게 느껴졌다.
마치 코팅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게 마법 내성이구나.’
아마도 체외에 결집되는 마나가 마법의 충격을 덜어주는 형태로 보였다.
마법내성이 오르면 오를수록 이 마나의 밀집도가 오르는 것일 터.
그리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났다.
뼛가루를 많이 흡수한 탓인지, 새로운 스킬이 생겨난 것이다.
[강골체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동시에 상우의 몸에 변화가 일어났다.
골격의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된 거였다.
우드득- 뚜둑- 뚜둑-
“컥!”
상우는 뼈가 갈리는 엄청난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뭐야, 왜 이래!”
쓰러진 그를 길드원들이 건드리려 할 때, 한미호가 가로막았다.
“건드리지 마!”
한미호의 얼굴은 평소와 달리 진지해보였다.
“중요한 변화 중이니까.”
그녀는 상우의 내적 변화를 눈치챈 듯 했다.
그런 그녀의 말마따나 상우의 몸은 지금 변화 중이었다.
골밀도가 높아지고, 탄성이 증가하였으며, 신체를 구성하는 뼈의 두께가 조금씩 두꺼워졌다.
다만, 그런 뼈의 움직임은 반드시 고통을 수반했다.
대가가 큰 고통이었다.
“끄으으아아아아아아···!”
다행히 길게 느껴졌던 짧은 시간이 지나가고 골격의 변화는 마무리되었다.
“괜찮아요?”
상우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자, 배철민이 걱정스레 물었다.
“아뇨. 너무 아프네요.”
“몸이 울룩불룩 움직이길래 갑자기 환골탈태라도 겪나 싶었는데 아니네.”
한미호의 말에 상우는 자신의 몸을 더듬더듬 만져보았다.
전에 비해 굵어진 손가락 마디마디와, 팔다리가 눈에 띄었다.
‘뼈가 굵어진 건가.’
혹시나 싶은 마음에 머리를 만져봤지만, 두개골은 커진 거 같지 않았다.
‘다행이다.’
뼈가 튼튼해지는 건 좋지만, 머리가 커지는 건 사양이었다.
상우는 정확한 스펙을 확인하기 위해 스킬창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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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골체/영구지속형(Lv.1)]: 골격이 강화됩니다. 레벨이 오를수록 뼈의 성분과 구성에 변화가 나타납니다.
-골밀도가 조금 증가합니다.
-골탄성이 조금 증가합니다.
-뼈의 재생력이 조금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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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건 골기포션의 효과랑 똑같잖아?’
상우가 카타콤에 와서 언데드들을 잡은 이유는 좋은 품질의 뼈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왜냐면 그 뼈를 재료로 김우현의 특제표 골기포션을 제조해야했으니까.
그런데, 강골체 스킬이 생기면서 골기포션의 효과를 대체해버렸다.
목표를 달성해버린 셈이다.
‘강골체라는 스킬이 이렇게 쉽게 얻어지는 건가.’
그리고 상우가 갸우뚱하는 와중에도,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가루 20kg이 소화되었습니다.]
[마법 내성이 0.001 올랐습니다.]
[타이탄 스켈레톤의 뼛가루 21kg이 소화되었습니다.]
[마법 내성이 0.001 올랐습니다.]
[강골체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
마법 내성과 강골체는 급속도로 강해지고 있었다.
물론, 점차 능력치가 오르는 효과가 감소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상우는 상관하지 않았다.
어차피 뼈라면 사방에 널려있었으니까.
상우는 바닥에 누워서 저항하지 못한 채 썰려나가고 있는 타이탄 스켈레톤이 이뻐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능력치를 올려줄 아주 이쁜 몬스터로 말이다.
‘글러트니가 배부를 때까지, 모조리 씹어 먹어주마.’
그의 입가에 음흉한 미소가 떠올랐다.